때 이른 철쭉산행 (보성, 장흥 일림산)

산행일 : 2006. 5. 2(화). 대체로 맑으며 약간의 황사.

같이 간 사람들 : 직장동료들과 함께 (약 50여명)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주차장 (15:06)

  골치 (15:27)

   ☞ 일림산 정상 (16:03~16:07. 664m)

  삼거리 (16:11)

   ☞ 봉수대(주봉산) (16:24~16:26)

   ☞ 삼거리(16:40)

  안부 사거리 (16:47)

   ☞ 보성강 발원지 (16:53~16:55)

  임도 (16:59)

  용추폭포 (17:16~17:18)

   ☞ 주차장 (17:20)

구간별 거리 :

주차장→(1.5km)→골치→(1.8km)→일림산→(0.2km)→삼거리→(0.8km)→봉수대→(0.8km)→삼거리→(0.5km)→안부삼거리→(0.26km)→보성강발원지→(2.2km)→주차장

총 산행거리 : 약 8.06 km

총 산행시간 : 2시간 14분 (순수산행만 한다면 1시간 30분이면 족함) 

산행지도


 

산행기

  오후 3시에 용추계곡 주차장에 도착하여, 5시까지 내려오라는 말을 듣고, 서둘러 올라가게 된다. 계곡을 건너 편백나무숲을 지나 계속해서 추월을 하여 선두 K선생님을 따라 잡고 결국엔 정상까지 같이 가게 된다.

골치산에서 바라본 정상주변의 넓은 철쭉밭은 꽃망울만 맺힌 채 거의 피질 않았다. 이달 중순경에나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용추계곡 주차장

 

용추계곡엔 새로이 구름다리도 놓여졌다.

 

3인조 댄스그룹

 

계곡을 건너고...

 

골치 사거리

 

골치산까지는 철쭉이 제법 피어있다.

 

골치산에서 바라본 일림산. 철쭉이 아직은... 이달 중순경에나 만개할것으로 보인다.

 

  성질급한 철쭉이 한 그루 있어서 산님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

 

  철쭉을 가장 화려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장소

 


 

  정상에 제일 먼저 올라보니 정상석이 땅에 묻혀있다. 씁쓸하다. 작은 땅덩이가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억울한데, 그것도 모자라서 동서지역감정에, 여긴 군(보성군, 장흥군)끼리 싸우고 있다니, 통탄할 노릇이다. 왜 같은 나라사람끼리 서로 싸우고 헐뜯고 감정만을 내세우는지…….  


  일림산 정상에는 정상석이 땅에 파묻혀있다. 보성군과 장흥군 두 자치단체 파워게임의 산물이다.

 

[산하 가족들을 위하여,
일림산 정상의 정상석이 땅에 묻혀있는 사연은 아래와 같습니다. ---한국의 산천에서 발췌---

삼비산 정상에 일림산 정상석이 세워진 것은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가 정확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장흥과 보성 양쪽 군민 모두 추측하고 있다.

국립지리원 발행 1:25,000 지형도에는 장흥군민이 삼비산이라 일컫는 봉이 일림산으로, 1:50,000 지형도에는 삼비산 북동쪽에 솟은 626.8m봉이 일림산으로 표기돼 있어 혼선을 빗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몇 년 전 보성군이 '일림산 해발 664.8m'라 적힌 거대한 빗돌과 철쭉제단을 삼비산 정상에 올려 놓음으로서 양쪽 군민 간에 논란이 커지고 말았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일림산, 삼비산은 보성군과 장흥군의 경계에 위치하고있습니다.)

장흥 산악인들은 <장흥군지>나 <안양면지>에 삼비산 남쪽 기슭 마을들이 예로부터 삼비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으로 일컫고 있다는 점을 들어 산명을 삼비산이라 주장하고 있다. 삼비산 표고는 664.2m에서 2000년 발행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 667.5m로 바뀌어 표기돼 있다.

※ 보성-장흥 산 이름 논쟁 일단락 2005. 8. 24일[연합신문]
"일림산(日林山)으로 통일합니다"
전남 보성군과 장흥군 사이에서 3년여간 논란을 벌였던 산 이름 논쟁은 일림산으로 결정됐다. 전남도는 24일 보성군 웅치면과 장흥군 안양면 경계에 위치한 해발 667.5m의 산 이름에 대한 지명심의위원회를 열고 일림산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3년여 끌어 온 지명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으며 조만간 중앙지명위원회 심의와 고시를 거쳐 국토지리원 지도에 표기하게 된다.]

 

  충남 금산군과 충북 영동군의 경계에 있는 천태산의 정상석은 동쪽면엔 영동군이 서쪽면엔 금산군이 적혀있어서 한 개의 정상석으로 사이좋은 양군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제암산의 정상석은 제암산 정상(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에 있는것이 아니고 정상에서 50m 정도 서쪽 아래에 장흥군이 세워놓았다. 웃기지 않은가! 

 

  정상에서 남서쪽 회룡봉쪽으로 조금 내려가다가 바위 위에서 사진을 몇 컷 찍는다. 일행들이 다 올라오려면 최소한 30분은 기다려야할 것 같아, 빈손으로 올라오신 K선생님에게 생수 0.5ℓ와 찰떡초코파이 한 개를 건네주고 그를 정상에서 기다리라고 해놓고서 봉수대(주봉산)에 혼자 다녀오려고 호남정맥을 타고 내려간다.

봉수대 가는 길은 철쭉과 야생화가 제법 많이 피어있는데다가 바다가 바로 아래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길이다.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조금 내려가서, 동료를 이곳에 남겨두고 혼자서 뒤에 보이는 봉수대까지 가게되지만...

  

                                                              봉수대(주봉산) 능선


 

  봉수대 능선상의 각시붓꽃

 

  처음보는 옅은 보라색 각시붓꽃

 

  봉수대가다가...

 

  능선 끝자락에 다다랐지만 봉수대 흔적도 보이질 않는다.  K선생님이 기다리실 것 같아 다시 삼거리로 돌아가지만 삼거리에서 올려다본 정상에는 아무도 없고 정적만 흐른다. 정상으로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보성강 발원지 쪽으로 하산을 하면서  K선생님에게 계속 전화를 해보지만 도무지 받지를 않는다. 어느 쪽으로 내려가셨을까 궁금하기도하고, 일림산이 초행인 그가 자칫 길이라도 잃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도 된다.

    

봉수대에서 바라본 남해바다

  

봉수대에서 바라본 호남정맥. 왼쪽에 일림산 정상이 보인다.

  

                                   봉수대 능선에서 바라본 제암산 정상의 암봉(가운데 맨뒤)

 

  철쭉

 

  키 큰 철쭉터널

 


   산죽사이로...

 

  보성강 발원지에서 수통에 물을 보충하고 계곡을 건너 숲길을 내려간다. 임도에 내려서서 직진하여 숲길로 내려갈까, 아니면 긴 임도를 따라 내려갈까 잠시 갈등을 겪다가 용추폭포를 카메라에 담기위해 지루한 임도를 택한다.

용추폭포에 다다를 무렵 전화가 걸려온다. 모두들 버스에 탑승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두 사람이 아직 안와서 기다리고 있단다. 잠시 후 K선생님이 도착했다는 전화가 다시 온다. 그는 정상에서 나를 기다리다보니 사람들은 다 내려가고 혼자 무서워서 나를 부르다 지쳐 하산을 하였는데, 길을 모르니 올랐던 길로 기억을 더듬어 아무도 없는 어두운 숲속에서 무섭고 힘들게 내려왔다고 호들갑을 떤다.

    

보성강 발원지 바로 전의 동의나물

  

보성강 발원지

                                                           하산 중 되돌아본 일림산


  용추폭포

 

  마지막에 버스에 오르면서 두 사람은 되레 큰소리를 친다.

“세상에 산에 왔으면 정상을 밟아야지 그렇다고 아무도 안 올라 오는 게 어디 있어? 정상에서 30분이나 기다렸네.”

버스 안은 웃음소리만 들리고 늦게 왔다고 나무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두 사람을 제외한 일행들 대부분은 정상주변에 피지 않은 철쭉을 바라보고, 시간도 촉박해서 골치산에서 곧바로 왔던 길로 하산을 한 것이다.

참으로 황당한 산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