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산-8] 유명산

 

 

2012년 12월 7일

 

 

농다치고개- ▲660봉 - ▲798(소구니산) - 유명산 정상- 가일리, 유명산 매표소

 

 

 

 

높이 862m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산 정상에서 말을 길렀다고 해서 마유산이라고 부른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의 이름은 1973년 엠포르산악회가 국토 자오선 종주를 하던 중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이 산을 발견하고 산악회 대원 중 진유명이라는 여성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동쪽으로 용문산(1,157m)과 이웃해 있고 약 5km에 이르는 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산줄기가 사방으로 이어져 있어 얼핏 험해 보이나 능선이 완만해서 가족산행지로도 적합하다. 가일리에서 선어치고개 쪽으로 가는 도중에는 삼림욕장을 비롯하여 체력단련장·캠프장 등을 갖춘 자연휴양림이 있다.


산행은 설악면 가일리나 옥천면 신복리에서 시작하는데, 가일리에서 출발하여 곧장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오른 뒤 유명계곡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산행 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관광 명소로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을 지닌 용소와 용문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와 합쳐져 생긴 유명계곡(입구지계곡)이 유명하다.

 

 

 

 

양평버스터미널에서 설악, 청평行 버스가 9시 10분에 출발했다. 폭설로 인하여 산간마을에 버스가 운행할지 불분명하더

니 다행이었다. 올들어 눈이 잦게 내리고 있다. 서울은 벌써 한 겨울 적설량의 40%을 내렸다고 한다. 관측이래 서울

의 네번째로 적설량이 많았다고 하니 올해는 추위도 일찍 찾아왔고 눈도 많이 내리는 혹한의 장기화는 계속 될 것 같다고 했

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니 지구는 지금 어데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잠시 농다치 고개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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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기맥이란 백두대간 상에 있는 오대산 두로봉에서 두갈래의 산줄기가 분기되는데 남쪽 동대산쪽으로는 백두대간이 이어

지고, 또 하나의 줄기는 서남진하여 오대산, 계방산, 덕고산, 운무산, 수리봉, 대학산, 덕구산, 응곡산, 만대산, 오음산, 금물

산, 시루봉, 갈기산, 폭산(문례봉), 용문산, 유명산, 소구니산, 옥산, 청계산을 거쳐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수리에서 그

맥을 다하는 약 160km의 산줄기를 말한다란 안내판이 농다치 현위치를 잘 설명해 주고 있었다.

 

 

시집가는 딸의 농을 지고 가다 길이 하도 좁아 여기저기 농이 부딪혔다하여 농다치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이 고개에 눈이

내린다. 농다치의 청평가는 도로에 눈이 내리니 언덕을 올라가는 마음이 포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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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털같은 눈송이가 쌓인 눈이 땅위에도 나무에도 하얗다. 누구 하나 발자욱 없는 이정표가 더듬더듬 내 발자욱 찍어낸다.

그리운 소식을 싣고 내려와 한아름 안겨 줄듯 한 느낌 지난 여름과 가을의 종적을 감추고 겨울 옷으로 갈아 입은 색깔이 갈

색과 흰 눈뿐이다.

 

 

오늘은 그럴싸한 눈놀이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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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

 

 

헬기장이 하얀 이불로 포근하게 덮어 주고 있는 것만 같다. 빈 나무만 빼고 온 세상을 덮었으니 흰 세상에 나 혼자만이

이 산에 남겨져 있는 것 같다. 눈보러 왔으니 눈속에 갇혀 커피 한 잔을 마시니 세상 부러울 것 없으리.

 

 

누군가의 실낫같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펑퍼짐하게 앉았다. 그냥 이렇게 마냥 앉아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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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봉)

 

 

큰 소나무가 있는 널따란 공터에 660봉의 삼각점 표시가 되어 있는데 눈이 쌓여 삼각점이 보이지 않는다. 삼각점이 있을

위치에 발로 눈을 치워 보지만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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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서너치 정도 보인다'는 뜻의

선어치고개로 가면 중미산,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 산줄기의 양수리로 가 맥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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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자태만이 회색빛이다. 총총 걸음 흰 눈을 밟고 겨울 산을 향해 가는 소구니산의 행복은 마냥 즐거웠다.

아무런 생각도, 이념도 머져 있는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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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한 신선이 남한강에서 고기를 잡아 설악의 장락으로 가던 길에 하늘이 서너 뺨 밖에 보이지 않는다하여 이름을 얻은 서너치고개를 넘는데, 갑자기 잡은 고기가 되살아나 선어(鮮魚)가 되었고 이 선어가 이번에 오르는 소구니산과 유명산을 날아 넘어 어비산(魚飛山)에 내려앉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옛날이 언제인지 정확히 모르겠으나 이 전설에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숨어 있습니다.

남한강에서 고기를 잡은 신선이 서너치고개에 올라선 것은 이 고개를 넘어 설악으로 내려간 다음 장락으로 가려고 했기 때문일 텐데 별안간 고기가 선어가 되어 방향을 90도 확 튼 것입니다. 선어가 된 고기는 서너치고개에서 소구니산과 유명산을 차례로 날아오른 다음 건너편 어비산으로 내려앉았으니 이 고기야말로 산줄기를 이어서 오르내리는 오늘날의 종주산행을 새롭게 시도해 보인 것입니다. 아쉽게도 전설이 어비산에서 끝나 선어의 그 후 향방을 알 수는 없으나, 이 선어가 내친 김에 산줄기 위를 날며 장락산까지 갔다가 그 아래 장락으로 하산해 잡은 고기를 잃고 속상해 하는 신선을 만났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선어의 비행코스는 이러했을 것입니다. 어비산에서 동쪽으로 날아가 용문산북쪽의 된봉고개에 이른 다음 방향을 북쪽으로 선회해 한강장락단맥의 산줄기를 따라 비행했을 것입니다. 봉미산과 보리산을 차례로 넘어 장락산 고스락에 내려앉아 한 숨 돌린 후 장락마을로 내려가 신선과 재회하는 것으로 전설을 끝맺어도 좋았을 것이, 이 고기가 선어가 된 본뜻이 탈출에 있지 않고 종주산행을 여는데 있었기에 산 위를 날며 그 뜻을 이룬 고기가 신선을 다시 만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선어가 열어준 길을 따라 걷는 이번 산행이 “전설의 고향" 드라마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사람들이 자주 걷는 길을 택한 신선 역할보다 산줄기를 이어가 종주산행의 기원을 연(?) 선어 역에 더 마음이 끌리는 것은 저도 어쩔 수 없는 산 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의산하 비엠더블유님 글 중

 

 

 

선어의 비행코스 이야기가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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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구니산)

 

 

소구니산에 오니

사람 발자욱이 있다. 유명산에서 올라온 사람도 있다. 오가는 인사가 크고 웃는 것을 보고 "눈이 많이 오네요" 눈이 주는 호강은 그냥

아름답다라고 서로는 말하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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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시시한 길을 걷는다. 바람불고 싸래기 눈이 얼굴을 때려 산 길위에 걷는 내가 투정하면 유명산은 날 받아 줄것 같지 않다.

 

을씨년스러운 겨울의 옷을 입고 있는 이 길에 보이는 거라곤 눈과 나무와 하늘뿐 눈을 뿌리며 불어오는 바람이 심상치 않다.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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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산 가는 길에

 

 

 

마유산 가는 길에..

 

 

바람과 흰 눈이 언덕 너머로 초원과 바람과 구름의 길이 이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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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처럼 얼굴을 때려 얼굴을 들 수 없이 걷는다.

 

바람불지 않는 안부에 앉아 눈방석을 하니 엉덩이가 차가워 더 춥다.

몇 년 전 이 혹한에 설악산에서 어떻게 이 겨울 산행을 이겨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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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 공터에 하얀 눈 위에 의자가 있다. 평화롭게 보이는 정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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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의 요새처럼 자리 잡고 있는 언덕위의 의자가 풍경과 참 아름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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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산이 마유산으로 부르는 것은 이곳의 억새 때문일께다.

바람에 눈이 옆으로 내린다. 유명산 가는 언덕에 넓은 초원은 온통 금빛으로 눈을 맞는다.

 

 

옛날 조선조때는 이곳에 야생마들이 많아 커다란 군마소(軍馬所)가 있었다는 것. 이 말들은 제주도에서 흔히 보는

조랑말이 아니라 제법 커다란 중마(中馬)였는데 요즘 경마에 쓰이는 서양말보다는 약간 작았으나 산을 뛰어 오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고 술회한다. 특히 말들이 뛰는 소리가 천둥치듯 했으며 말 울음 소리도 운치를 더해 줬지만 요

즘은 흔적도 없다고 이 너른 억새 평원을 기록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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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明山(유명산)雪花(설화)속에 오똑선"작은 雪嶽(설악)" 본디... 물 맑기로 소문난 곳이유명산(有明山(유명산)·866m)이다....

晋有明(진유명)씨의 이름을 따서 유명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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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그 날, 그 산 아닌가. 雪花(설화)속에 오똑선"작은 雪嶽(설악)"

내가 선 여기가 용문산도 백운봉도 소구니산도 눈 속에 묻었다.

 

짙은 회색빛이 대부산(어비산), 중미산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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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산을 내려 오는 길에 쭉쭉 뻗은 전마무숲입니다.

 

흰색과 회색과 흑갈색만 하루종일 보다 푸른색을 보니 반갑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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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참나무 군락도 눈과 함께 시너지를 한층 높여 주더이다.

 

가평군 설악면과 양평군 옥천면의 경계에 솟은 유명산은 해발 844미터라고는 믿어지지가 않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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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일리로 내려 오면서 큰 눈이 뜨더이다. 유명산 계곡에서 흐르던 물이 얼어 수정집을 지었네요.

 

 

 

유명산 매표소로 내려오니 기암괴석과 계곡의 맑은 물을 따라 산행을 하면 완만하면서도 급한 등산로가 교차되어

지루하지 않은 등산을 즐길수 있다. 2.6km의 순환도로와 주차장, 멋진 농나무집, 오토캠프장은 콘크리트 문화에

젖은 우리들에게 색다른 정취를 자아낸다라고 유명산 휴양림를 소개하고 있었다

 

 

 

.

1990년 언론의 유명산 기록을 보니

작은 '설악산' 산이 그렇게 높지 않으면서도 계곡이 깊고 울창한 수림에 기암괴봉이 늘어 섰으며 수많은 담소와 물

맑기로 소문난 곳이 유명산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산에서 하루종일 눈만 보았다.

 

 

내려온 산을 뒤돌아 보니 회색빛 설경의 산이 저무는 하루의 어둠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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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의 잣은 유명하다. 특산물이다. 주차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잣칼국수와 잣막걸리로 유명산은 끝이 났다.

 

잣칼국수는 처음 먹어보는 거고 잣막걸리는 먹어 본 적이 있다.

 

 

금빛억새풀과 싸래기눈이 어울어져 바람에 흩뿌려지던 구릉지대의 연릉으로 기억될 것이다.

 

산따라

 

눈따라

 

구름따라

 

말이 뛰놀던 초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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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역 전철타러 가는 길에도 눈이 펑펑 내린다. 유명산은 싸래기 눈였는데 이 도시는 펑펑눈으로 내린다.

 

 

가던 길 아쉬워 닭갈비 한 판 얹어 먹던 그 시간도 청평역을 떠날 때까지 흰 눈으로 덮은 눈놀이는 계속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