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산행기
-종주 산행을 실패하고-


ㅇ 일시 : 2005. 3. 13(일)
ㅇ 코스 : 천황사매표소-천황사옛터-구름다리-사자봉-구름다리-바람골-천황사매표소

 


월출산 오름 길
아직 피지도 못한 동백꽃 위로 눈 내린다
꺾일 줄 모르는 산죽 위로도 눈 내린다

  

구름다리 건너 사자봉 넘어
이제 조금만 더 오르면 천황봉인데
아내가 미끄러지는 난간을 붙들고 길을 막는다
사랑아 이제 그만 돌아가자고 길을 막는다

  

예서 이렇게 등 돌리고 나면
바람골 저 깊고 깊은 절벽
동백꽃으로 떠돌 그리움들을 어찌 다 감당하라고

  

구름다리 난간에 갇혀
탈출할 줄 모르고 울어대는  사랑을 어떡하라고

  

한 발 한 발
사랑아
월출산은 무정하게 멀어져만 간다

  

 

   월출산을 천황봉에서 구름다리를 지나 도갑사쪽으로 종주할 계획이었으나, 남도 지방에 내린 뜻밖의 눈으로 인하여 사자봉에서 그만 산행을 포기하여야 했습니다. 설마 하고 겨울 장비를 준비하지 않은 것이 더 이상의 산행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건 항상 만반의 준비를 하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산행이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중간에 포기하였지만 아이젠도 차지 않은 채 그 미끄럽고 험한 산을 종주하신 지리선녀 부부께 더 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또한 그 날 안전하게 산행을 마치신 모든 분들께도 박수를 보냅니다.

   월출산은 저와는 참 인연이 닿지 않는 산인 것 같습니다. 항상 구름다리 근처에서 일이 생겨 더 이상의 진행을 어렵게 만들곤 하는 산입니다. 그럴수록 더욱 더 오르고 싶어지게 만드는 산이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월출산의 품에 안길 날을 꿈꾸어 봅니다.


 

(출발 전 잔뜩 흐린 월출산)


 

(오름길에 휘몰아 치는 눈발)


 

(아슬아슬한 구름다리)


 

(바람골의 멋진 암봉들)


 

(사자봉 오름길에 본 구름다리)

  
 

(사자봉 오름길에 또다시 몰려오는 눈구름)


 

(몰려드는 눈구름)


 

(사자봉)


 

(산행을 포기하고 내려오는 길의 구름다리)


 

(하산길의 구름다리)


 

(하산길 풍경)


 

(하산길에 본 구름다리)


 

(산죽위의 눈)


 

(하산하여 본 월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