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을 비껴 찾은 월출산


□ 산행개요


  ○ 산 행 지  : 영암 월출산(809m)

  ○ 산행일자 : 2006년 08월 19일(토요일) /구름 약간, 맑은 날씨

  ○ 산 행 자  : 부산토요산악회 회원 31명과 함께

  ○ 산행코스 : 천황사매표소-바람골 갈림길-구름다리-통천문-천황봉-바람재-경포대

  ○ 산행시간 : 5시간 11분(후미 기준)


□ 산행일지


  08:05  부산 서면 영광도서앞에서 출발(산악회 전용버스)

            오늘 산행은 당초 영덕 팔각산으로 가기로 하였으나, 태풍 우쿵이 동해안지역을 지날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어제 저녁에 산행지를 변경, 영암 월출산으로 가기로 한다.


  11:58  천황사 매표소 도착

            부산에서 출발한 지 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요즘 도로사정이 많이 양호해 진 탓.

            부산에서 오던 중에 비가 내렸으나, 여기는 구름이 약간 있을 뿐, 맑은 날씨다.  


  12:04  산행 시작

            주차장에서 월출산 암봉을 바라보며 도로를 따라가니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산길이 열려있다.


  12:15  들머리 진입

            이정표와 “←등산로” 표지판를 보고 산행로로 들어선다. 반반한 돌바닥의 숲속길이다.


  12:23  바람골 갈림길

            이정표(↖구름다리1.0km/천황봉2.7km, ↗바람폭포0.8km/구름다리0.9km/천황봉2.0km)

            오른쪽 길에는 천황교(나무다리)가 연결되어 있다. 천황교를 건너면 바람골을 거쳐서

            천황봉으로 가는 길. 우리는 왼쪽길로 간다.


  12:34  첫 번째 철계단

            첫 번째 철계단을 지나고 돌길을 이어간다. 10여분후 다시 철계단을 올라서니 영암벌판과

            주위의 낮은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어지는 오르막을 힘겹게 따라간다.


  13:07  이정표(←탐방로 아님, →구름다리 0.2km)

            웅장한 암벽이 가로막고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간다. 암벽이용수칙의 안내문이 있고, 암벽

            에 빨간 로프가 하나 매달려 있는 것을 보니 암벽타기로 많이 이용되는 곳 인듯...

            암벽을 지나치니 길은 비로소 완만해 진다.


  13:14  구름다리 삼거리

            이정표(↑구름다리 0.1km/천황봉1.9km/←바람폭포 0.6km, ↓천황사지[주차장] 0.9km)


  13:16~23  구름다리 /이정표(↑천황봉 1.7km/경포대 3.8km, ↓천황사 1.1km)

            내가 2004년 12월에 왔을 때는 출렁거리는 현수교였는데 새롭게 설치되어 있다. 다리 옆

            안내문에는 2006년 5월에 재시공 되었고, 다리의 재원은 연장 54m, 폭 1.0m, 높이 120m,

            해발 510m로 설명하고 있다. 암벽과 녹음이 조화된 빼어난 주변의 경관에 한동안 걸음을

            옮기지 못하다가...앞서간 회원들을 따라 가파른 철계단을 타고 오른다.


  13:45~14:12  이정표(↑천황봉 1.5km/경포대 3.6km, ↓구름다리 0.4km)

            사자봉 아래 암반에서 서너 팀으로 나누어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 식사후 단체사진을 찍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사자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설치된 덱(deck)을 따라 가니, 길은

            급격한 내림길이 된다. 어이구,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가야 할 텐데...(후미들 생각)

            5분여 동안 떨어지던 내림길은 다시 오름길이 되고...너덜길을 이어 암반길을 올라선다.


  14:37  이정표(↑천황봉 1.0km/경포대 3.1km, ↓구름다리 0.9km)

            이정표를 지나 철계단의 내림길과 오름길, 산길과 돌길의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이윽고,

            능선에 올라서니 천황봉이 눈앞에 나타나고, 줄지어 오르는 회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14:54  경포대 삼거리 /이정표(↑천황봉 0.4km, ←경포대 2.5km, ↓구름다리 1.5km)

            왼쪽길은 경포대로 내려가는 길. 잠시 지나온 능선과 주변 경관을 둘러 본다.


  15:04  통천문 삼거리 /이정표(↑천황봉0.2km, →천황사2.5km, ↓경포대2.7km/구름다리1.4km)

            오른쪽길은 바람골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우리가 왔던 길에서 천황봉을 올라보고 이 길로

            하산하면 원점회귀 코스가 된다.

 

  15:10  통천문

            통천문은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가는 길목에도 있다. 그 곳보다 여기가 더 그럴 듯 한데...

            통천문을 지나 철계단을 내려서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길을 따라 천황봉을 오른다.

            통천문에서 천황봉은 5분 거리인데, 후미 회원이 많이 지쳐 힘겹게 오른다.


  15:18~35  천황봉(809m)

            정상은 넓은 바위봉우리. 그야말로 일망무제로서, 드넓은 영암벌판에 월출산만 우뚝하게

            서 있는 형상이다. 저 아래는 영산강 물줄기가 이어지고, 저 멀리 무등산과 지리산 능선이

            보일 듯 말 듯...길이 멀어 오래 지체하지 못한다. 일단 도갑사까지 가기로 하고 출발...


  15:56  철계단

            우뚝한 암봉을 철계단으로 우회하면서 능선길을 따른다. 주변경관은 설악산에 못지않다.


  16:03~31  바람재 /이정표(↑구정봉 0.5km/도갑사 4.5km, ←경포대 2.5km, ↓천황봉 1.1km)

            바람재에서 경포대로 하산하기로 한다. 회원들이 먼저 내려가고 구정봉쪽을 둘러보러 간

            회원을 기다리다 함께 내려간다. 계곡에 몸을 담글 욕심에 바쁜 걸음이 된다.


  16:48~17:06  경포대 계곡

            앞선 회원들이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있다. 함께 합류하여 몸을 담근다.


  17:10  야영장

            야영장을 통과하니 바로 검표소. 도로를 따라가니 길옆 음식점 평상에 회원들이 있다.


  17:15  산행종료

            모두 함께 저녁식사와 동동주로 산행을 마감한다. 태풍을 피한 산행에 만족하면서...


  18:12  부산출발


  21:46  부산 서면롯데호텔앞 도착 /각자 귀가


□ 산행후기


  산악회에서 영덕 팔각산으로 산행공지를 올렸는데 회원들의 호응도가 아주 높다.

  수요일에 벌써 30여명이 산행을 신청하여, 늦으면 자리잡기도 어려울 조짐이 보였으나,

  난데없는 태풍소식에 신청건수가 주춤하더니, 이미 신청한 이도 꼬리를 내리는 사례가 나타난다.


  하긴, 태풍이 온다는데 선뜻 산행을 약속하기가 머뭇거려 지는 것은 당연할 터.

  그러면서도 일주일을 기다려온 즐거움을 포기해야 하나하고 갈등이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운영진에서 어찌 이러한 회원들의 마음을 모르겠는가.

  초조히 일기예보를 관망하는데, 기어이 태풍은 동해안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확실시 되고,

  태풍의 영향으로 경남북 지역에는 거센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우리가 가기로 한 팔각산은 우중산행이 위험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이 아닌가.

  마땅히 산행을 취소해야 하겠으나,

  이미 산행에 중독(?)된 회원들을 생각하고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한다.


  고심에 고뇌를 더하고, 심사에 숙고를 거듭하던 중 

  그래, 궁즉통(窮卽通)이라, 궁하면 통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태풍이 동해안을 지난다고 하니 우리는 서쪽으로 가면 되지 않겠나 하는데 생각이 미친다.


  해서, 하루 전날밤에 산행지를 변경하여 멀리 서쪽지방의 월출산으로 향한다.

  고속도로로 오던중 간간히 비가 내렸으나 영암으로 들어서자 비 온 흔적도 없는 풍경을 보는데 

  어라, 눈앞에 병풍처럼 홀연히 나타나는 월출산의 자태에 이구동성 탄성이 절로 나온다.


  월출산은 전라남도의 남단 영암벌판에 홀로 우뚝 솟아있는 바위산이다.

  사방 100리에 높은 산이 없고 서해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달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이라 하여 월출산으로 이름되었다 한다.


  월출산은 전남에서 유일한 국립공원으로서 호남의 소금강이라고도 불린다.

  뾰쭉뾰쭉한 성곽과도 같은 바위능선, 기기묘묘한 암봉은 거대한 수석 전시장과 같고,

  천황봉에 서서 드넓은 영암벌과 영산강을 바라보니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기분마저 느낀다.


  나로서는 2004년 12월에 초겨울의 월출산을 다녀 온 이후 2번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금강산에는 견줄 수 없다 하겠으나,

  설악산과 비교할 때 그 규모만 조금 작을 뿐, 산세의 아름다움은 그에 못지 않다고 생각된다.


  회원들중에는 의외로 월출산 산행이 처음인 이들이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부산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지리적 여건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럼에도, 뜻하지 않게 명산 월출산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니

  회장님을 비롯한 운영진에게 감사를 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태풍에게 고마움을 느껴야 하는 것일까...

 

 

▽원문에서 클릭하면 지도를 확대해 볼 수 있음.(원문 및 산행사진 보기 : http://blog.daum.net/jame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