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의 월악산 (2012-4-23)
 
월악산은 자못 험준하며 정상의 봉우리는 마치 석상을 둘러친 듯 바위봉으로,
주봉인 국사봉으로도 불리는 영봉(1,097m),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다는
하설봉, 용두산, 문수봉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영봉은 거대한 암봉으로 이 꼭대기에 서면 월악산 산 그림자를 담고 있는 충주호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산행코스 : 자광사-동창교-송계삼거리-영봉-원점회기
산행길이 : 약 9Km  (산행시간 : 5시간)
 
 봄비치고는 적지않은 비가 이틀간 쏟아지고 오늘은 뭉게구름까지는 아니더라도 파란하늘을 기대
하며 갔는데, 안개 자욱하니 분위기는 좋으나 보이는 것이 별로 없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와 바람한점 없는 촉촉한 날씨가 산행하기 안성맞춤이란 생각은
정상에 오를 때 쯤이면  자욱한 산안개가 다 벗겨지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사람과 자연에게 필요한 것은 적당한 그리움의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데, 그것은 아마 사람이 자연에게
너무 가까이 가면 자연이 훼손된다는 소리일 것이다.
자광사를 지나며 영봉이 있을 것 같은 곳을 올려다 보니  영봉이 정말 있기나 한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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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왔을때도 월악산 영봉은 그 멋진 경치를 내어주지 않았는데,
설마...비온뒤 청량한 하늘을 보여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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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알맞은 등산로를 50여분 오른뒤 제법 가파를 돌계단 등산로를 따박따박  얼마간 오른후
맞이하는 풍광은 가뭄에 단비...아님 꿀맛...황산을 연상케하는 풍광이 안개속에  살짝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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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행길엔 유난히 새소리 아름답다.
잡히기만 한다면 사정없이 뽀뽀라도 해 주고 싶은 소리들이 쉴새없이 들린다.
황산(오늘 지은 이름)쉼터를 지나면 가차없이 가파를 산길이 이어지는데
쇠파이프 난간이 아흔아홉구비라도 되는듯 구불구불  이어져 오른는데 많은 보탬이 된다.
송계 삼거리를 지나 영봉으로 향하는 펑퍼짐 한 산행로는 바람의 길,구름의 길인듯,
바람과 구름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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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가다듬고 영봉을 오르는데 오늘도 영봉의 멋진 풍광을 내어주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의 높이를 낮추고 영봉의 계단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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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안개구름을 이끼가 품었다가 내 뱉는 소리는 초가집 처마밑에서 듣던 소리와 흡사하며
경쾌하기까지 하다...혹시라도 시간을 지체하면 영봉이 열릴까 싶은 마음에 이끼아래에서
그소리를  즐기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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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도 영봉은 그 멋진 풍광을 허락하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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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봉을 찾아 온것만도 장하다....
 영봉 바로 아래에서 영봉이 어디있냐고 물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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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또 다시 와서 활짝 웃는 영봉을 볼 수 있을까....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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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  누운 나무가 옆구리에 가지를  하늘로 하늘로  'ㄴ'자로키워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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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쏟아진 봄비를 온몸으로 대항하다 꽃잎이 마구 찢기었어도 활짝 웃으며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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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행중 볼 수 있었던 곳은 오직 여기뿐....(황산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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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하며 공터에 쑥쑥 자란 쑥을 한바구니 뜯었다.
쑥을 뜯느라 보낸 시간 덕분에 희미하게라도 열어준 월악산 영봉을 올려다 보며
아쉬웠던 마음이 조금은 사그라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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