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거창 월봉산 산행기

산행일 : 2006. 7. 8(토). 흐림

같이 간 사람들 : 홀로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남령재 (11:27. 895m)

  ☞ 1234봉 (14:31~14:34)

  ☞ 월봉산 (14:47~15:03. 1,279m)

  ☞ 헬기장 (15:07)

  ☞ 안부사거리 (15:26~16:00)

  ☞ 임도 (16:48)

  ☞ 노상저수지 (17:00)

  

총 산행시간 : 5시간 33분 (순수 산행만 한다면 4시간이면 족함)

구간별 거리 :

남령재→(2.9km)→1234봉→(0.5km)→월봉산→(1.3km)→안부사거리→(약2.0km?)→노상저수지

총 산행거리 : 약 6.7 km

산행지도

 


 

 

산행기

  아침에 눈을 뜨니 9시가 다 되었다. 늦잠을 자버린 것이다.

서둘러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365자동화코너에서 현금조금 찾고, 콩나물국밥집에서 아침도 먹고 공기 하나 추가해 도시락도 싸고, 남원→장수나들목→서상나들목을 빠져나와 서상면 택시부에 이른다.

택시부엔 두 명의 기사분이 갑자기 차에서 내려 다가오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명함이나 하나 주세요. 남령재에서 월봉산거쳐서 거망산까지 가려고 하는데,

이따가 오후에 거망산 아래 용추사에서 전화하면 오실 수 있죠?”

“수망령까지는 차가 간신히 갈수 있지만 용추사까진 길이 비포장인데다가 험해서 못갑니다.

지프차밖에 못갑니다. 그리고 오늘 시간이 늦어서 거망산까지 못가십니다.”

  

  지도를 꺼내 보여주자 큰목재 이전 이정표에서 노상저수지로 하산하는 게 제일 좋다고 한다. 그들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택시가 앞장을 서고 내차가 그 뒤를 따라 노상저수지까지 간다. 노상저수지에 차를 세워놓고 택시로 갈아탄 후 남령재로 올라간다. 친절한 택시기사아저씨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연신 카메라에 담는 나를 위해 잠시 차를 세우려고까지 한다. (남령재까지 13,000원)


 

  

남령재로 오르다가 차창밖으로 보이는 수리덤

 

 남령재 산행들머리는 잘 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역력하다. 잠깐 오르니 능선에 올라서고, 아름다운 털중나리꽃이 심심치 않게 피어있어서 눈이 즐겁고, 산행이 즐겁다.

거대한 수리덤이 안개 속에 보였다, 안보였다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수리덤 아래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돌아보니 가다가 길이 끊어진다. 할 수 없이 왼쪽 정규등산로로 우회를 하여 수리덤을 지나간다.

칼날봉인듯한 곳도 마찬가지로 왼쪽으로 우회를 하여 한참 내려갔다가 올라간다.

  

  

남령재 산행들머리

수리덤
 

 

 

                                                                   털중나리

 

노루오줌

 

칼날능선

 

  칼날능선을 지나자 멀리 월봉산이 보이고 암봉이 다시 이어진다. 암봉 위에 올라서서 운무가 걷히기를 기다려보지만 월봉산 주능선은 끝내 모습을 보여주질 않는다. 안개 속에 파묻힌 주능선이 이토록 아름답다면 안개가 걷히고선 더욱 아름다울 것이 아닌가. 안타깝도다. 다음기회에 다시 겨울에 한 번 와야할 것 같다. 몇 개의 봉우리를 넘었는지 모른다. 산행로가 갑자기 싸리나무, 미역줄나무로 뒤덮여 길이 잘 보이질 않는다. 나뭇가지와 풀이 종아리를 사정없이 휘감아서 따갑다. 제법 큰 평전도 지난다.

배가 고파 어느 펑퍼짐한 암릉에 앉아 신선이 된 듯한 착각 속에서 도시락을 꺼내 놓고 월봉산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는다. 밥이 너무 되서 마치 모래알을 씹는듯하다.

  

되돌아보니 멀리 칼날봉이 보인다.
 

가야할 길

 

기암들

 

 

백두대간 할미봉이 보이고 왼쪽으로 백두대간이 송두리째 잘려나간 모습도 보인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본다.

 

 

                                                                        기린초

  

제법 넓은 평전에서 바라본 할미봉

  

  

  

  

며느리밥풀꽃

  

  

숙은노루오줌

  

안개 속의 기암

  

그다지 위험한 구간은 없다.

  

  

  

왼쪽봉이 월봉산 정상

  

기암

  

  급경사를 치고 올라간 봉우리는 정상이 아니었다. 500m를 더 가야 정상이다. 월봉산 정상석은 두개였다. 두개 다 앙증맞을 정도로 아담하여 다른 산의 커다란 그것에 비해 권위적이지 않아서 좋다.

배낭을 벗어 한 쪽에 놓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카메라를 배낭에 넣은 후 윈드자켓을 입고 일어선다. 길이 아까보다 더 험하다. 정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아서 종아리는 점점 더 생채기가 생기며 따가워진다.

  

월봉산 정상
 

은꿩의다리

 

  안부사거리에 도착해 가늘어진 빗방울을 보고 윈드자켓을 벗어 배낭에 집어넣는다. 분리해냈던 무릎아래 바지도 다시 부착하여 종아리를 옷자락 속에 감춘다. 노상저수지(이정표엔 서상상남리로 표기되어있음.)로 하산하는 초반은 숲이 우거져서 정글을 헤치고 지나가는 형국이다. 거미줄이란 거미줄은 얼굴에 죄다 달라붙는다.

산죽밭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길은 좋아진다. 음침한 계곡을 몇 번 건너고 나면 아름답고 시원한 폭포가 줄줄이 이어져 가는 객을 붙잡는다.

폭포탐험을 하면서 하산하다보니 갑자기 임도가 나온다. 임도가 나오고 임도 따라 저수지 오른쪽으로 십분 정도만 가면 물도 없는 노상저수지 제방에 올라서게 된다.


 

  

안부사거리.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노상저수지, 직진하면 거망산으로 갈 수 있다.


 


 


 

 

 

 

 

 

                                                                     원추리

 

                                                                      붓꽃

 

                                                                        일월비비추

 

노상저수지

 

                                                       서상나들목 가는길의 코스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