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황석산~거망산~월봉산

산행일 : 2009년 11월21~22일 (토~일요일)

누구랑 : 뫼오름.거브기.산이랑.큰곰.호준.겨우달려.문필봉.산찾사.

산행코스 : 거연정~우전마을~피바위~황석산~뫼재~거망샘 (1박)

               거망샘~거망산~은신치~큰목재~월봉산~수리덤~남령.

 

 (산행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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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 내리는 한밤...

기관차의 서치라이트에 비친 들녁의 황량한 느낌은

내 마음의 공허함 때문은 아녔는지 ? 

 

달리고 달려 도착한 대전역에 이르러

눈꺼플 천근만근의 몸으로 여명의 아침을 맞이한다.

이쯤이야 예전엔 꺼떡 없었는데...

 

퇴근하여 한숨 좀 붙이려 했는데 배가 고파 못 자겠다.

초록잎새를 깨워 이른 아침을 하라 이른다.

서울에 유학간 막내도 내려오고 군대간 큰놈 휴가를 오니

모처럼 한가족 한식탁에 둘러앉아 밥한끼 먹을 기회인데 내가 빠저야 될것 같다.

마눌 초록잎새가 말은 없어도 표정은 서운함을 안고 있다.

더구나 오늘은 장인의 생신일인데...

 

초록잎새의 부름에

벌떡 일어날 수 있으니 잠깐의 토막잠 30분은 보약이다.

덕분에 천근만근의 눈꺼플이 두근 정도로 가벼워 졌다.

 

부지런을 떨며 집을 나서 약속장소에 나갔다.

반가운님들....

 

항상 그런다.

먼데서 오신님들이 먼저 와 기다리는거...

대개가 다 그럴거다.

먼데서는 늦을까봐 서둘다 보니 이르게 도착하고

이까이거 뭐~ 꾸물대다 가까운곳에서 더 늦고...

 

잠시의 기다림도 즐거움인건

산을 찾는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일거다.

 

산은 조급증에 못된 심성의 나 같은 넘들도

산을 찾는 그날 만큼은 한없이 너그러운 품성을 갖게 해준다.

기다리는랴 따스한 차안을 벗어나자 알싸한 공기가 코 끝을 간지럽힌다.

느낌이 청량하다.

 

아~!

이젠 진짜루 겨울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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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바라보니

덕유산이 흰눈을 뒤집어 쓰고 있다.

멋지다.

간밤의 진눈깨비가 고산에선 흰눈으로 내려 앉았나 보다.

 

"우리 산행지 옮길까 ?"

"나 저기로 가고 싶다"

 

"그려~ 나두"

 

다들 내말에 동조는 하는데

차는 덕유산과 점점 더 멀어저 간다.

놓친고기와 남의 손에 든 떡이 더 커보이듯

덕유의 아름다운 자태에 내 가슴이 탄다.

 

"그런디 올라가믄 다 녹을거여~"

 

"그치~?"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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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연정 휴게소...

산행을 준비한다.

비박 장비를 챙긴 베낭이 무겁게 어깨를 짖 누른다.

 

개떨듯 안떨구

잘 자는 척도는 베낭의 높이와 비례한다.

척 보니 느림보 거브기 형님의 베낭이 젤 높다.

등 껍따구 뜨뜻하게 뎁혀오면 식는데도 3박4일 걸릴텐데 뭔 놈의 비박장비가 한가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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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전마을로 향하는 입구...

거북이 한마리가 길게 누워있다.

거북이 바위에 거브기님이 올라 탄다.

 

저 거북이 분명 암놈일겨~

나중에 증명사진 남겨서 거브기 형수님 자라님 한티 일러야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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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전마을로 올라가는 입구엔

이마을의 수호신 쯤 될 법한 커다란 고목이 눈길을 끈다.

 

고목을 스처 지나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박 산행에

한컷 들뜬 필봉아우가 또 그넘의 인생타령 이다.

 

"형님들 인생 뭐~ 있슈~?"

"이렇게 사는게 인생이쥐~"

 

이빠진 뚝배기에 꽁보리밥으로 배를 채우고

누더기 이불에 발을 뻗는 궁한 살림이지만 친구가 오면

차 달일 약탕기 하나, 외로울 때 꺼내 튕길 거문고,그리고.시렁에 책궤 하나.

산수속에 거닐 나귀 한 마리만 있으면 된다 말했다는 기묘사화때 축출 당해 유배지에서

훈장으로 살던 김 정국의 한마디가 생각난다.

 

필봉아우는 아마도

함께할 산우가 있고 사시사철 비박을 떠나도

교회 가는데 뭐라 하지만 않는다면 바가지 안 긁는 착한 마눌과 여시같은

딸래미 듬직한 아들넘이면 닐~리리 인생 만족한 넘이 확실하다.

 

삶이란

소유의 가치를 추구하냐와  

존재의 가치를 추구하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고 본다.

경제적인 양보단 문화적인 질을 추구하는 삶....

그게 우리 산우들 삶의 방식이 아닌지 ?

 

가진게 없어도 또는 풍족함이 없더라도

비소유에서 가치를 찾는 단순인생이 어쩌면 삶의 질이

재벌의 할아버지보다 더 높은 인생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린 대통령도 재벌도 부럽지 않는 인생이다.

 

그래서 껄렁거리듯 지껄여댄

이말 한마디에 와 닿은 의미가 나에겐 심오한 철학이다.

 

인생 모~ 있어유~?

이렇게 사는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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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전마을을 지나

산행 들머리를 앞두고 점심을 먹기로 한다.

항상 그렇듯

베낭은 작아도 옹골지게 온갖 먹거리 가득한

큰곰님의 보따리가 풀리자 먹거리가 줄줄이 나온다.

라면이 끓는 동안 큰곰님표 꼬막을 까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에선 처다보도 안던 라면이 나와선 왜그리 맛난지 ?

라면에 최고의 궁합인 김장김치와 총각김치로 좀 이르다 싶은 점심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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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짐은 무겁고 밤셈으로 피곤한 몸은 천근만근인데

때맞춰 그득 들이민 위장의 포만감으로 졸음은 실실 몰려와 걷기 싫다.

한숨 때리고 가면 참 좋겠구만 모두들 잘도 걷는다.

 

황석산 정상을 향한 오름길의 화두는

필봉의 베낭무게다.

댓빵으로 큰 필봉의 베낭을 바라보며

거브기님의 한마디...

 

"삘봉이~"

"너 그 베낭 공갈 베낭이지 ?"

 

잠깐의 휴식...

그여 무게를 확인하는 산우들...

 

"거봐~"

"삘봉이 베낭은 뽕~ 베냥여~"

 

ㅋㅋㅋㅋㅋ

세상엔 뽕~ 부라쟈만 있는게 아니다

베낭도 뽕~ 베낭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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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로는 계곡을 건넌다.

너럭 암반이 길게 드리운 계곡 입구에 서 있는 안내판....

피바위에 대한 설명이다.

 

우리나라 산들은 왜그리 아픈 사연들이 많은지 ?

모든것이 다 외세의 침입으로 원한에 사무친 민초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나라를 지탱하고 지켜온건

그 잘난 나랏님이나 잘 배워 잘먹고 잘사는 상류층이 아닌

못난 무지렁이 같은 민초들였슴을 이 피바위가 증명하고 있다.

 

이곳 피바위는 임진왜란에 상처받은 민초들의 현장이다.

이걸 보노라니 문득 요즘 한창 논란에 휩싸인 민족문제 연구소의

친일파 명단 발표가 생각난다.

사실 논란거리도 아니다.

당연한 일을 너무 늦게 해서 일어난 일이다.

그것도 정부가 해야될 일을...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마구잡이식 또는 화해와 협력으로 미래를 여는데 역행하는

어쩌구 저쩌구의 억지논리를 펴는 무리들은 대게가 다 친일의 후손일거다.

시대적 상황에 어쩔수 없이 부역가고 왜놈한티 물 한모금 밥 한끼 대접한걸 가지고

친일명단에 올라가지 않을건 그네들이 더 잘 알거다.

그네들이 말하는 시대적 상황에 맞게 아첨 잘하고 처신 잘하여 잘 처먹었을뿐만 아니라 

후손들 교육 잘시켜 지금까지 우리나라 상층부의 귀족으로 권세와 영광을 자손대대로 누리는 넘들이 친일이다.

친일명단에 왈가왈부 하는 넘들께 이말을 하고 싶다.

난 친일 후손이 아녔나 보다.

그래서 지지리 궁상의 가난뱅이 농사꾼 아들 중 천덕꾸러기 둘째라 가방끈이 무쟈게  짧다.

당연히 고상한 언어구사를 못한다.

 

니기미 조시다.

 

용서와 화해 ?

그건 아직도 이국땅에서 하층민으로 전락한채

그 잘난 조국에서 조차 버림받아 오늘날까지 비참한 생을 영위하고 있는

독립군 후손들이 할 얘기지 니네들이 감히 지껄여댈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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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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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겨우달려가

오늘은 막걷다 보니 덥나보다

혼자서 훌러덩 옷을 벗어 란닝구 차림이다.

 

그래서 오늘 만큼은

필봉아우가 막달려로 닉을 바꿔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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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 도착이다.

타는 갈증을 삭히는 귤 하나씩 돌아가고 휴식이다.

시원한 귤에 달콤한 휴식이 길게 이어진다.

발아래 시원한 조망이 열리니 가슴도 함께 시원하다.

정면으로 바라뵈는 괘관산의 연능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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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황석산 정상을 코앞에 둔 황석산성에 도착했다.

허물어저 버린 성터에 잡초만 무성하던 예전에 올라와 본 기억뿐이라

깔끔하게 복원된 성터가 멋지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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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질랜드를 복창하며

가장 힘들게 뒤늦게 올라선 거브기 형님이

베낭을 열더니 캔 두개를 꺼낸다.

맛좋은 황도다.

베낭이 크기도 하지만 꽁꽁 숨겨둔 먹거리도 대단하다.

자라님이 새벽에 쒀 줬다는 도토리묵과

녹두 빈대떡은 오늘밤에 먹어야 된다며 단속이 심하다.

나같음 무거워 얼른 내 놓것는디 참말루 미련 곰팅이가 따로 없다.

 

맛좋은 안주가 등장했으니

酒님을 안 모실 님들이 아니다.

갈길도 멀고 험하니 정말로 딱 한잔의 정상주만 돌아간다.

신심이 두터운 겨우달려는 그것이 몹시도 서운한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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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앞둔 삼거리에

베낭을 내려놓고 황석산 정상을 올랐다.

황석산 정상에서 북봉까지 암릉을 타야 제맛인데 겨울철이고

특히나 베낭이 무겁고 커 안전상 되돌아 내려와 우회하기로 한다.

 

정상의 풍광이 멋지다.

조망이 끝없이 펼처진 정상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낸다.

가야산 황매산 남덕유에서 북덕유은 물론 괘관산을 넘어 지리산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의 지리 주능선이 아스라히 그 모습을 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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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산 정상 응달에 남아있는 상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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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봉의 거북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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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봉 거북바위에서 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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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산 정상을 되돌아 내려와

북봉을 지나자 암릉길이 끝나고 보드라운 육산이다.

 

아직도 남아있는

으악새 슬피우는 억새밭의 능선길을 걷는다.

 

끝없이 이어지는 능선길에

도란 도란 산우들의 정담도 끝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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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걷는다 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은 어느덧

우리들의 보금자리 거망샘에 가까이 다가선다.

 

거망산보다 더 높은

1245봉을 내려서는 응달에 이르자

겨울의 진객 상고대가 반겨준다.

 

이게 웬 횡재여~!!!

모두들 입가에 미소가 흐른다.

 

꽃중에 꽃 눈꽃....

풍족하진 않지만 그래도 상고대다.

그 순백한 아름다움이란 딱히 뭐라 표현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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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망샘과 아주 가까운 안부의

아늑한 장소가 우리가 하룻밤 신세질 비박지다.

 

아직 해는 중천이나

겨울의 해는 일찍 떨어진다.

 

어둡기전

보금자리를 짖는랴 모두들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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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 먼저

체온보존이 우선..

그럴려면 젖은 속옷을 갈아입는야...

 

추위엔 별 수 없는지 거브기도

헌 등껍따구를 벗어던지구 새 등껍따구를 디집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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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프아래가 내 보금자리다.

나 뫼오름님.겨우달려가 함께 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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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일행들은

1인용 텐트로 각자 잠자리를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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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겨울해가 짧다.

벌써 해는 뉘엿 뉘엿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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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뫼오름님표

쫄때기 돼지괴기로 안주를 만들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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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식수로 쓸 샘물을 받으러

거망샘을 갔는데 샘물은 질~질~질~ 거린다.

한참을 걸려 겨우 식수통을 채워 아지트로 귀환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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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벌써 그새 꼴까닥 햇님은 넘어가 버렸다.

덕분에 멋진 일몰사진을 담는데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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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를 뺀 담금주를 모아놨다.

 

솔향기 그득한 솔잎주.

옹기를 깬다는 복분자술.

매실주.

관절에 최고라는 마가목주.

 

헤아려 보니 8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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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짓는 김 모락 모락 피는 동안

해는 더 넘어가 어둠이 내려앉는 산정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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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해를

조각달님이 마중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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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어둠에 갖힌 산정에

이마에 불을 밝힌 산우들의 불빛에 의지해

허기진 배를 채우는 성찬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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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뫼오름님표

돼지괴기 쫄대기 살을 안주로 한잔의 술들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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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때기 살이 떨어지기 무섭게

칼잽이 호준님이 먹기좋고 보기좋게 썰어논 오리훈제가 등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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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돌아가는

술잔에 말짱하던 정신도 돌아간다.

 

캄캄한 밤하늘에

무수한 별들도 우리처럼 잔치를 벌렸다.

산우들의 잔속에 별이 떨어저 담긴다.

잔속에 잠긴 별을 마신다.

어느새 조각달도 잔속에 너울댄다.

그 조각달은 어느틈 내 가슴속을 항해하고 있다.

 

술잔이 돌고 돌아

내 머리를 돌게 만드나

찬바람 한번 불고 가니 정신이 번쩍 나는데

순간 발이 시렵다.

거브기님이 신겨 줬는지 내가 빼앗아 신었는지 모르나

우야튼 따스한 덧버선이 신겨지고.....

 

언제 침낭에 들었는지 모르겠다.

한밤 호준님의 호통에 깜짝놀라 깨어 일어나 보니 새벽 1시다.

호준님의 잠꼬대가 리얼하다.

 

"야~ 짜샤~!"

"일처리 그것밖에 못하겠어~?"

 

호준님은 회사에서 후임을 한참 구박중이다.

덕분에 일어난 깜깜한 야밤...

싸늘한 밤하늘에 보석처럼 빛나는 별들이 무수히도 쏟아저 내리고 있다.

 

이쪽 저쪽에서

모두들 깨어난 산우들의 외침이 한결같다.

 

"우와~!!"

"별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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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새벽....

막내가 죄다 돌아댕기며 깨운다.

간밤에 너무 먹어 그런지 얼굴이 팅팅 부었다.

언제 들어와 잤는지 모르게 청국장과 밥도 못얻어 먹고 잔거 같은데도 그리 됐다.

담근술중 마가목주 등장과 함께 나는 퇴장한거 같다.

쓰러진 술병들을 보니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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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꿈지럭 거리며 일어났다.

그런데...

전날 받아온 식수가 꽁꽁 얼어 버렸다.

거망샘에 가보니 거기도 얼었다.

 

거브기님이 불을 펴 식수를 녹인다.

그래야 아침을 먹을 수 있기에...

 

다들 일어났는데

정작 우릴 깨운 필봉이가 도로 들어가 자고있다.

거브기님과 내가 합세하여 필봉의 텐트에서 폴대지주와 팩을 뽑아 버렸다.

ㅋㅋㅋㅋㅋ

지가 벨수 있나 일어 나야쥐~ 

그래도 불만은 없나보다.

형님들의 짖궂음에 아뭇소리 못하고 부시시 일어나는 필봉의 얼굴에 웃음이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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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 느려 터질것 같은 거브기님이 젤 부지런하다.

이른 아침 식수를 녹여 누릉지를 끓이고 국을 뎁혀 아침을 차렸다.

덕분에 모두들 맛난 아침을 편안히 제공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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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출발이다.

첫오름은 거망산 정상...

정상을 향한 오름질로 바쁜 산우들 뒷태가 그림이다.

스산함과 쓸쓸함이 감도는 풍광이 운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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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망산 정상...

예전 앙징맞은 작은 빗돌이 한켠으로 물러나고

중국풍의 촌스럼 물씬 풍기는 뻘건 글씨가 거망산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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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5.8봉을 넘는 암릉길에 이어

은신치까지 전날 주님을 모신 고단한 몸이 

감당하기 적당한 육산의 등로가 가는내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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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내내

금원산과 기백산이 유혹한다.

그러나 오늘 목적지는 월봉산을 넘어 남령이다.

 

파아란 하늘이 맑다.

그 하늘 아래를 걷는 우리의 마음도 맑고 푸르다.

 

잠시의 걸음을 멈추고

간식으로 힘을 비축후 가던길을 재촉한다.

 

더 해찰을 부리고 싶으나

오늘은 그럴수 없다.

거브기님이 숙직이란다.

늦지 않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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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바라보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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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거망산이 아스라이 멀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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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휴식....

은신치를 지나고 수망령과 갈리는 삼거리에서

우린 큰목재를 넘겨 월봉산을 오르기전 시원하고 달은

배 한조각으로 갈증을 삭힌후 다시 힘을 내 가던길을 재촉한다.

 

항상 나이가 젤 많으면서도

선두를 쌩쌩 잘도 달아나던 뫼오름님이 이제야 기운을 차린다.

아마도 전날 주님을 모신 영향이 큰가 보다.

오늘은 아침부터 맨 후미에서 헤브작 헤브작 힘들어 하셨다.

 

정작 헤브작 헤~브작 대야 하는건

거브기님이 전공인데 오늘만은 절대 아니다.

웬일인지 오늘은 초장부터 선두다.

제일 큰 베낭의 무게가 장난이 아님에도 잘 나간다.

출근시간이 걱정스런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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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목재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오름길이 또 시작이다.

 

에구~!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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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봉산 정상..

안따깝게도 정상비가 쓰러저 반토막이 났다.

언제쯤 다시 일으켜 제대로 세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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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봉산을 스처지나 멀어질 수록

수리덤은 가까워 오고 그 뒤의 남덕유에서 부터

시작된 능선이 향적봉까지 아름다운 곡선미를 자랑하며 달겨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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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넘겨

바람이 자는 아늑한 장소를 찾다보니

수리덤과 점점 더 가까워 온다.

 

암릉이 바람을 막아주는

적당한 장소에 도착하여 역시나 바로 먹을 수 있는 라면을 끓였다.

추위를 달래는덴 역시 뜨끈한 국물이 최고인 라면이다.

중식으로 속을 덥힌후 다시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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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브기님이 선두를 이끈다.

지금껏 육산은 시간을 단축하여 빠르게 진행 했는데

수리덤을 향한 암릉길은 아무래도 더디다.

잔설이 미끄럽고 암릉을 만나면 커다란 베낭이 거추장 스럽다.

그래도 거브기님 잘도 간다.

역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구 직장일이 걱정인가 보다

왜 안그러겠는가 ?

산우들께 동료에게 늦는다구 전화햇으니 걱정마라 안심을 시키나

거브기님이 저렇게 서둘땐 그래도 부담백배인건만은 사실이다.

 

디뚱 디뚱 무거운 베낭에

무거운 몸띵이를 끌고 고군분투하는 거브기님은 분명

집에 두고온 사랑하는 자라님과

어여쁜 딸래님 남생이는 물론 말 잘 안듣는 웬수 같다고는 하나

공부 잘해 유학까지 보내 놓은 든든한 아들 청거브기 얼굴이 떠 올려질게 분명하다.

 

나 늦어서 짤리믄 우야믄 존노~!

 

사실 요거이

진짜 거브기 성님의 심정은 아녔을지 ?


 

 

 (에구~에구~ 디질랜드 거브님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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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짐을 가득 진 거북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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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리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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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덤을 지나 남령을 향해

차량을 회수하러 거브기님과 호준님이 바람처럼 사라졌다.

 

천천히 내려선 남령 37번 국도...

지나던 트럭을 세우니 뒤에라도 탈거면 타란다.

이런 고마울데가...

 

역시 정 많은 사람들은

평범하고 가난한 사람들이다.

차량 히치에 성공하는건 그래서 대개가

이런 서민들의 차량이고 고급 차량은 100% 실패다.

덕분에 시간이 많이 절약됐다.

서상읍에서 거브기님과 호준님을 만나 대전으로 바삐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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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브기님이 서둘러 떠나고...

남은 일행이 뒷풀이로 헤어짐의 서운함을 달랜다.

 

1박2일의 여정...

추위속에서 코끝이 알싸한 하늘을 바라보던 한밤중

총총히 빛나는 보석같은 별들이 무수히 쏟아저 내리던 지난밤도 이젠 추억이 됐다.

함께 하신 님들과 이젠 또다시 한겨울 눈속에서의 비박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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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신 산우님께 감사드리며....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