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부용지맥종주제2구간

 

언제 : 2006. 6. 24(흙의날) 맑음

 

어디를 : 충북 음성군 생극면, 충주시 신니면을 이어주는 82번국지도 못고개부터 잠시 북진을 하다가 생극면과 신니면의 경계를 따라 북진을 하다가 음성군 감곡면과 충주시 노은면의 경계를 따라 계속 북진을 해 오른쪽 상떼힐CC 입구 상촌마을 내려가는 임도까지 한남금북부용지맥 약15km

 

누가 : 신경수

 

종주에 필요한 5만분의1 지형도 도엽명 : 음성 장호원

 

구간거리 : 15.7km 지맥거리 14.7km  하산거리 : 1km

 

구간시간 12:50  지맥시간 7:10  하산시간 0:10  휴식 2:10  헤맴 3:20

 

산행경로 : 못고개(190m)-3번국도-안골고개(249m, 2km)-

               수레의산(679.4m, 2km/4km)-610봉(1km/5km)-

               솔고개(270, 2.5/7.5)-행덕산(447.7, 1.5/9)-

               원통산(610, 2.2/11.2)-570봉(1/12.2)-상촌고개(2.4/14.7)-

              상촌마을 상떼힐CC입구(1km/15.7km)

 

참으로 묘한 일기예보다

연나흘을 비가 온다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먼산을 가려고 예약한 기차표를 미련 때문에 해약도 못하고 망설이다 경기 강원 중부이북은 비가 오지 않는다는 예보로 바뀌고 나는 쾌재를 부르며 먼산행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준비를 하는데 마눌이 친절하게 다가오며

“어디?”

“머언데”

“무신소리 칵!”

일언지하에 말리는 마눌 야속하지만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하니 어찌하겠는가?

 

출발 몇 시간 전에 취소를 하고(벌금이 600원인가 하는데 또 600원이 날아갔다) 당일치기 산행으로 바꾸고 잠을 청한뒤 비몽사몽간에 월드컵 축구소리에 일어나 준비하고 시청 앞으로 가는 내내 기사아저씨가 켜놓은 라디오에 귀를 기울인다

 

이게 무슨 소리 심판의 오심으로 가만히 서서 한골을 먹고 2:0으로 지고 만다

 

“제기럴..........”

아무리 실력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서글픈 세상에 산다지만 피판지 뭔지 국제적인 명성이 있는 말 그대로 국제적인 기구에서 하는 일도 진배가 없으니 세상이 통째로 썩어버려 냄새가 푹푹 나는 것 같아 역겨운 마음이 먼저든다   

 

오바이트 안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성질을 삭이고 있는데 이번에는 경복궁역에서 버스를 세우고 무조건 내리란다 월드컵 응원 때문에 더 이상은 운행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제기럴! 오늘 일정이 왜 이렇게 꼬이냐” 투덜투덜....

시청앞까지 걸어가기는 그렇고 일단은 3호선을 타고 2호선을 갈아타기로 한다 한량하던 전철이 종로3가에 이르러 지엄하신 치우천황님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달려들며 인간 폭풍을 일으키는데 가히 그 인파는 살인적이다

만약 저 인원이 폭동을 일으킨다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정말로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본다

 

을지로3가역에 내려 환승을 하는 통로도 매한가지다

천천히 걸어가니까 다행이지만 저 인원이 달리기라도 하며 앞사람이 계단에서 구를 경우를 상상하며 으휴 그런 일은 없어야지

 

그나저나 대단한 국민들이다

평소때 같으면 모두들 곤하게 자고 있을 시간 연인들끼리 친구들끼리 심지어는 온가족이 나들이를 나온 것 같이 아이들 손을 잡고 인파에 휩싸여 바삐 사라지는 수많은 군상들...

 

그들을 이 자리에 나올 수있게 하는 원동력은 과연 무었일까?

진정한 애국자, 축구의 광, 스포츠 찬양론자, 억압되었던 성질의 분출구, 남들이 가니까 나도 가는 군중심리?..........등 등 등

 

물론 이기면 국력을 과시할 수도 있고 억눌렸던 마음도 후련하게 풀 수있어 더 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축구만이 다 인 것은 아니다

 

일평생을 바쳐 인류를 위해 지대한 업적을 쌓은 많은 선현들이 있으며 지금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그런 일들을 수행하다 한알의 씨앗이 되고 아주 작은 거름이 되어 사라져가는 이름 없는 풀씨들도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영광은 최종적으로 발표한 한사람의 몫이 되고 마는 것이 아닌가 그의 업적으로.........

 

사라져 가는 이들!

그들 하나하나에 애정을 가져주는 그러한 사회가 그리워지는 것은 왜 일까?

 

수많은 운동 중의 하나인 축구!

마치 이 순간 이 세상의 모든 것이 걸린 것 같은 착각 속에 모두들 사는 것 같아 나 자신이 이방인이 된 느낌이 들며 좀 묘한 감정에 머리를 가로젓는다

 

산행기 쓰다 별 이상한 곳으로 자꾸 빠져드는 나를 정리하고......

 

환승을 하는데 평소때 같으면 앉아서 가야하는 시간에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다

천태만상의 젊은이들 속에 늙다리 하나가 큰 배낭매고 들어가니 모두들 이방인 취급을 하는 것 같다

 

동서울터미널도 붉은악마들로 만원이다

그리고보니 서울에 모인 붉은악마들은 모두 다 서울 사람들이 아니란 이야기다 모두들 시외버스를 기다리는 눈치다

참 정성도 대단하다*^_~~~  

매사에 그렇게 적극적이라면 우리 대한민국은 벌써 지구를 접수하고 우주까지 석권했으리란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결국은 첫버스를 놓치고 오뎅국물 마시며 시간을 기다린다

 

7시 동서울 출발 예정보다 빨리 8:20 무극(금왕읍) 도착 택시로 음성군 생극면과 충주시 신니면의 경계인 82번국지도 붕어해장국집이 있고 못고개 표시석이 있는 못고개에 8시30분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무극택시 : 043-877-0034

 

못고개 : 8:30

 

좌측으로 이동 건널목을 건너서 “오생2리” 버스정류장 몇m전 밭으로 짧은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잠깐 올라 수풀이 무성하게 우거진 개망초 하얀꽃이 만발한 길을 오르다 오른쪽에 수도시설 탱크를 보고 가시 초지를 헤집으며 오르면 조망좋은 묘지가 나오고 능선은 왼쪽 절개지가로 연결이 되나 그 아래가 천길만길 고속도로같은 3번국도 절개지이다

 

그리고 그 길을 건너려면 경험측상 어차피 오른쪽으로 내려와서 도로 교각 밑으로 도로를 따라 건너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한두번 혼난 고속도로 절개지이냐

과감히 빽을 해서 다시 못고개로 내려와 국지도를 따라 우측으로 내려가 국도 교각 밑으로 나가 왼쪽으로 오르는 1차선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주)원택 쪽으로 오른다

 

잠시 가다 왼쪽 주유소 오르는 길(인도만 있음)로 올라가 도로 갓길로 가다 능선으로 붙어도 되지만 나는 그리 하기가 왠지 싫어 그냥 (주)원택을 지나 자갈깔린 길로 바뀌며 능선 우측 산사면을 돌아가다 흙길로 바뀌고 이내 돈깨나 들인 납골당에서 길은 없어진다

 

오른쪽으로 한10여m 산으로 들어가면 바로 능선이며 희미한 능선길이 나타난다

 

본능선 : 9:00

 

자 여기까지는 잘 판단을 하고 왔는데 그 다음이 문제다

가면서 길이 점점 좋아지며 둔덕같은 잔봉들을 넘다 뭔가 이상하여 그제사 나침판을 확인해보니 서남방향이라 도면하고 아무리 대조를 해보아도 서남방향으로는 능선이 나오지 않는데 사람이 환장할 일이 아니냐

 

처음부터 9시에 올라온 본능선으로 빽을 했으면 될일을 중간에서 찾는다고 이능선 저능선을 타다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고 원위치 한다

 

본능선 : 10:20(1시간 20분 헤맴)

 

본능선에 잠깐 올라간 둔덕에서 길은 없지만 무조건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진행해야 한다 하여간 길 좋은 능선이 계속되면 무조건 지맥능선에서 이탈했다고 보면 된다

 

길이 없을 것 같지만 잘 보면 가시초지로 묻힌 길이 있음을 알수가 있다

가시초지를 걷어내며 내려가면 안부로 오른쪽으로 밭과 민가 한 채가 보이고 좌측으로 산으로 오르는 묵은 임도가 초지로 묻혀있다

아마도 이곳이 도면상 안골고개인 것 같다

 

좌측으로 가시 섞인 수풀을 헤집고 가다 보면 양갈래길이 나오고 결론적으로 양쪽길 다 올라보았지만 묘지에서 길은 끊어지고 잡목 가시가 빽빽하게 밀림을 이루고 있어 뚫고 오를 수가 없다

 

포기하고 다시 원위치하여 우측 밭 있는 곳으로 나가 민가 평상에 앉아 묘안을 강구한다

 

인기척은 안들리고 수도시설은 꼭지가 없어 사용할 수가 없고 할 수없이 무더움을 가지고 간 얼음물로 식히며 결론을 짓는다

 

천상 능선을 뚫을 수 없으니 대안으로 동네길로 나가 길 따라오르다 상황을 보아가며 능선으로 붙기로 한다

 

안골고개 우측 민가 :  10:35  11:05 출발(20분 헤맴) (10분 휴식)

 

앞에 보이는 도로로 나가니 의외로 2차선도로가 아닌가 그렇다면 이 도로가 능선을 넘어간다 말이지 횡재를 만난 기분인데 조금 후에 실망으로 바뀐다

 

잠시 오르면 포장길은 끝나고 쇠줄이 쳐져있는 묵은 임도는 수풀 무성한 길이다

잠시 오르면 폐창고 몇동이 부서지고 망가진채 버려져 있어 어쩐지 기분이 으스스하고 기분이 안좋다

 

묵은 임도는 바로 여기서 끝이 나고 버려진 너른 밭에는 키를 넘는 개망초 군락지로 각종 잡풀들이 혼재해 있어 그런 곳을 길을 내며 간다는 것이 고통으로 다가온다

 

풀밑 형태도 모르고 지나가다간 어떠한 봉변을 당할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풀을 눕혀가며 진행을 하는데 그 너른 밭에 하얀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피여있어 한두송이 일때는 느낄 수 없는 집단의 아름다움이 배어나온다

 

우리꽃이 아니라 별 감흥은 일어나지 않지만 현재는 아마도 제일 빠른 번식 속도로 전국 어디에나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번식력이 가장 강한 토착화된 외래품종이 되어 있질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여곡절 끝에 좌측 능선으로 붙고 나니 다행히 가시덤불 키작은 잡관목은 아니라 적이 안심을 한다

이 너른 밭이 아마도 도면에 표시된 장자울마을 천양원목장이었던 것 같다

 

11:25

 

잡목 뚫고 오르다 녹슨 철조망을 만나면 개구멍으로 빠져나가고 11:30

 

쉬어가기 좋은 석곽묘를 지나고 : 11 : 35

 

잘 보면 작은 너덜이 보인다 10분 쉬고 덕분에 너덜을 따라 오르면 편하다 또 철조망 이번에는 납작해진대로 넘어 이번에는 낮게 쳐진 철사줄을 가볍게 넘어 능선으로 쉽게 올라서면 희미한 능선길이 나오며 키큰 나무들이라 산림욕하기 좋다

 

아마도 사람들이 전혀 다니지 않고 묻혀가는 길로 현재로선 이렇게 밖에 오를수가 없는 것 같으며 만약 이런 방법이 아니라면 일부 구간을 생략하고 수레의산 일반등산로로 올라 진행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본능선 : 12:15(10분 휴식 40분 헤맴)

 

갈길은 먼데 장애물은 자꾸 나타나고 이 일을 어이할꼬?

예전에 짐승을 잡기 위해 파놓은 무너진 함정들이 자주 나타나고 이윽고 길흔적은 없어지고 빨래판 같은 산사면을 적당히 오르니 그래도 길 흔적 비슷한 T자길이 나온다 좌측 북쪽으로 오른다

 

12:30

 

초지 잡목으로 된 등고선상 530봉을 오른다  :  12:35

 

도면에는 좌우길이 있으나 실제로는 묻혀서 없어져버린 안부로 내려선다

 

12:40

 

급경사를 박박 기어서 오르니 그 앞으로 더큰 시커먼 산괴가 어른거린다

또 박박 기어서 오르니 정상 직전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지맥길이 좋고 정상으로 몇발작 오르니 그 앞으로 직진하는 길도 좋다

 

아마도 도면상 서진하는 능선을 따라 생극면 차곡리 수레울이나 생리 만태동으로 내려가는 수레의산 일반 등산로인 것 같다

 

뭉뚝한 대삼각점이 정상임을 알리고 정상석이 세 개나 있다

“수레의산 679.4m 1999. 12.27 금왕일출산악회” 화강암 정상석

“수레의산 679.4m 음성군” 작은 오석 정상석

“수레의산 679.4m 음성군 상여바위 4.3km↔헬기장 1.6km 음성군" 큰 오석 정상석이 그들이다

 

서진하는 능선으로 나가 반질반질하게 확 터진 등산로변 조그만 바위에 앉아 그래도 신랑 새벽에 산길에 듭신다고 월드컵 보면서 싸준 유부초밥으로 성대한 산상식사를 하시고 아예 불어오는 바람에 눈까지 감고 명상(?)에 잠겨본다

 

수레의산 : 13:15  14:05  출발(50분 휴식)

 

미리 기록을 한다면 초장 헤맨것과 가다 쉬다를 반복함으로 인해 결국 오늘의 목적지안 이문고개까지 가지 못하고 탈출했으며 그 다음날 이번 지맥길 완주를 목표하였으나 이문고개 부근과 오갑산에서 또 헤맨 결과 4km 정도를 남겨놓고 탈출하는 비극을 맞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씨알 하나가 떨어져 창대하는 것과 같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모여 그런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온 길을 되짚어 정상 직전 오른쪽 동북으로 가는 길도 산책로 수준으로 뚫려있어 이곳 주민들이 애용하는 등산로인 것 같다

 

내려갔다 오르면 등고선상 610봉으로 바위들이 듬성듬성 널려있는 이름도 예쁜 자주봉산 갈림 삼거리이며 길은 자연스럽게 오른쪽 자주봉산으로 가는 길로 연결이 된다

 

지맥은 왼쪽 북쪽으로 진행을 한다

 

등고선상 610봉 자주봉단맥 갈림길  :  14:25

 

가는 능선은 가끔씩 바위들도 나오는 멋진 능선길이 이어지며 쉬어가기 좋은 소나무쉼터에 이른다

 

잠깐 내려간 초지 안부에 소나무 한그루가 멋들어지며 인위적으로 누가 무슨 용도로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조그만 연못에 물이 하나 가득하다

실제로는 좌우로 내려가는 길이 좋은데 도면에는 길 표시가 전혀 없다

 

십자안부  :  14:35

 

가시 초지라 신경 좀 쓰고 오르면 등고선상 590봉으로 좌측 서쪽으로 가면 수리산 가는 여맥이다

여기서 수리산으로 가는 것이 수레의산 일반등산로이고 지맥은 오른쪽으로 가는데 길이 엄청 나뻐지며 길 흔적 정도로 변한다

 

약먹은 병아리처럼 졸립기는 왜 이렇게 졸립냐

하기사 약을 몇주먹씩 먹어가며 산행을 하니 졸립기도 하겠다

 

한숨 자고 출발한다 

 

등고선상 590봉:  14:45  15:10  출발(25분 휴식)

 

나도 한심해 죽겠는데 이 시간에 우는 닭은 어느나라 닭이냐

한번도 아니고 연거푸 “꼬끼요~~~, 꼭끼요~오~~”

이 시간에 우는 것으로 보아 정신 나간 닭인데 본연의 임무인 꼭두새벽 일나가라고 우는 닭은 아닐 것이고 배가 고파 우는 닭이냐? 님이 그리워 우는 닭이냐? 나처럼 갈길이 멀어 한심해서 우는 닭이냐?

 

살짝 오른 둔덕에서 길 흔적이나 모양새로 보아 오른쪽 동남방향으로 무심코 진행하기 쉽다

내려가다 바위무더기들이 나오면 일단은 잘못간 것이니 빽을 해서 둔덕에서 왼쪽 길 흔적 전혀 없는 잡목을 뚫으며 급경사를 내려가면서 능선을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

 

둔덕  : 15:25  15:55  출발(30분 헤맴)

 

잔가지들이 수없이 많으니 잘못 간 것 같으면 능선을 갈아타야 한다

내려가다 좌측으로 건너 붙어 팔래판 같은 펑퍼짐한 능선을 가늠하다 평지 비슷한 지형이 되면서 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높은 능선이 지맥같은 생각이 안드는 것은 아니나 무시하고 초지일관 방향(북동)에 충실해야 한다

가시길을 나가는 것은 그래도 산딸기 따먹으며 진행하니 시간은 걸려도 재미는 쏠쏠하다

 

길따라 나가면 너른 밭이 나오고 민가 한 채가 나오며 정면에 “대진산업주식회사” 판넬건물이 눈하나 가득 들어온다

 

2차선도로 도면상 솔고개로 내려서니 “월정리” 마을석과 “솔고개” 작은 비석이이 서있고 “음성 감곡 충주 노은” 교통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세상에 제법 큰동네가 고갯마루를 형성하고 있으며 영업을 하는지 안하는지는 모르나 음식점도 하나 있다

 

솔고개 : 16:10

 

오른쪽 산길 비슷한 곳이 있어 마침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네분에게 오르는 길을 물어보니 손사래를 먼저 친다

능선으로 붙는 길은 회사에서 철조망을 쳐놔서 오르는 길이 없어졌다고 하며 오르면 내려올 수가 없을 것(?)이라며 만류를 한다

“가지 마아 가민 못내려와아”

 

동네길따라 포장도로를 오르면 오른쪽 산등성이에 신축중인 주택이 한동 보이고 거기서 왼쪽 산으로 오르는 너른 길이 보인다

 

잠시 오르다보면 길이 끊어지고 무작정 숲으로 들어가 오르는 길은 키큰 나무숲이라 오를 만 하다

 

잠시 오르면 본능선 무덤 1기가 나온다

 

약먹은 달구새끼가 속 좋을 리가 있나 쉬기 좋은 자리라 또 주저앉는다

 

본능선  :  16:20  16:35  출발(15분 휴식)

 

가시 초지 길 흔적을 잘 찾아 오르면 길이 점점 좋아지며 세맨말뚝이 있는 정상으로 추정되는 봉우리에 좋은 T자길이 열린다

 

도면상 367.9봉 : 16:50

 

길 좋은 십자안부로 내려선다

좌측 음성군 감곡면 월정리 다리골에서 우측 충주시 노은면 곧은터를 연결하는 고갯길이다

 

십자안부 : 16:55

 

이제부터 도면상 삼각점이 있는 행덕산 오름길이다

 

오르다가 ╣자길을 지나고  :  17:05

 

둔덕봉을 올라서면 좌측으로 길이 좋으나 그리가면 안되고 우측 북쪽으로 가야 지맥길이다

 

17:25

 

묘까지만 길이 좋고 그 후로는 길이 엉망이 되는데 길을 덮은 가시와 잡관목으로 진행이 어려우나 산딸기를 따먹는 재미에 복분자 가시는 애교로 봐주고 산초 기타 가시들은 웬수같고 보기도 싫어진다 그만 좀 해라 그만 좀... 아주 애원을 한다

 

행덕산인 줄 알고 올랐는데 잡목속 둔덕으로 아무런 표식이 없다

그러나 비록 삼각점을 찾지는 못했으나 시간상으로나 고도를 높인 정도를 보아 틀림이 없을 것 같은데 영 자신이 서질 않는다 삼각점이 없으니.....

 

행덕산  :  17:35

 

가시길을 벗어나고 또 오른 잡목 둔덕봉  :  17:50

 

해지기 전에 어디 탈출할 길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마땅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가는 내내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보련단맥 산줄기의 웅장한 산세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승대산에서 국망산으로 연결된 그 산줄기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원통산 오름길 드디어 산세가 험악해지며 ╣자길 탈출로를 지나 잠시 오르면 또 ╣자길이 보이고 스텐이정주에 철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좌로 가면 “구절터 300m” 드디어 원통산 일반 등산로가 시작되는 것이다 좌로 가면 감곡면 영산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원통산 정상 몇m전 기괴한 소나무 쉼터를 지나면 “원통산 645m 음성군” 예의 그 오석 정상석이 서있다

 

스덴이정주에 좌 “월정리 2.7km" 직진해서 좌로 꺾어지면 "신댓말 5km" 직진하면 ”JC동산 4.3km"

예의 그 세맨기둥도 정상을 지키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여기서 JC동산이라 함은 아마도 도면상 충주시 앙성면 지당리 상촌마을에 “홀인원골프장”이라고 표시된 골프장을 말하는 것 같다  

내가 가야할 길이 바로 그길이다

 

원통산 얼마나 원통한 일이 많았으면 산이름이 원수 원한 그런 뜻인 원망할 원(怨) 대단히 서럽다는 뜻인 애통 원통의 그 서러워할 통(慟)자를 써서 원통산(怨慟山)이다

 

오늘날 이 산 7, 8부 능선까지 깎아내어 골프장이 될 것을 미리 알고 원통하다 하여 원통산이라고 부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본다

 

원통산 : 19:00  19:10  출발(10분 휴식)

 

여기서 막바로 서쪽으로 내려가려고 하지말고 일단은 좋은 길을 따라 앞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로 올라야 한다

멀리서 보면 이 두개의 봉우리가 마치 형제인양 나란히 쌍봉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둔덕봉 : 19:20

 

오른쪽 굵은 밧줄이 매어진 곳으로 급경사를 한동안 내려가야 하는데 물론 밧줄이 없어도 조심하면 문제될 것은 없지만 있으니 참으로 편하다

곰팡이 등이 끼여 시커멓게 썩어가는 것이 힘을 버텨줄지 몰라 불안했으나 워낙 굵은 동아줄이라 잘도 버티며 오랜 세월 풍상을 격고 있는 것이다

 

급경사로 떨어진 안부에 스텐이정주가 나온다

이곳은 “질마재” 직진 “JC동산” “오갑교 4km” “원통산 0.8km"

감곡면 사곡리와 노은면 대덕리를 이어주는 고개다

 

질마재 : 19:30

 

오름길 철탑을 지나 : 19:35

 

“152포중” 솔숲속에 세맨말뚝이 있는 등고선상 570봉으로 북진하면 지맥길이고 오른쪽 동쪽으로 가면 승대산 국망산으로 가는 보련단맥 아름답고 중후한 산줄기이다

 

등고선상 570봉 보련단맥 분기봉 : 19:45

 

바로 이 두산줄기에 싸여있는 것이 골프장이다

내려가면서 오른쪽 아래로 골프장 형광색 불빛이 아른거리고 밤은 서서히 찾아드는데 내려갈 길은 있는지....

 

바위 섞인 둔덕을 넘어 : 17:55

 

밤이 되고 희미한 능선은 랜턴 불빛으로는 가늠이 안되고 그저 동물적인 직감으로 헤치며 뚝 떨어지며 프라스틱 녹색 골프장 수로가 능선으로 나 있다 어느 순간 수로도 없어지고 가시 관목을 피해서 내려서니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고 잠깐 내려가니 잘가꾼 묘2기가 나온다

 

쉬어가기가 좋아 오른쪽으로 골프장입구 비슷한 곳도 보이고 일단은 안심하고 푹 쉰다

 

한기는 이제 떼를 막쓴 새무덤이고 한기는 잔디가 잘 가꾸어진 묘인데 그 묘 앞에서 밤중에 청승을 떨고 있는 나를 사람들이 보았다면 무어라 할까?

글쎄 약간 맛이 갔다고 하지 않을는지 ㅎㅎㅎㅎㅎ

 

에고 이럴 때가 아니지 좀 전에 보았던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내려가다 가시에 갇혀 꼼짝 못하고 뺑뺑이를 돌다가 빽을 해서 쉬었던 묘로 다시 간다

 

이번에는 능선을 가늠한다고 묘 왼쪽 능선으로 들어가 또 뺑뺑이를 잠시 돌다 뚫지 못하고 다시 묘로 나온다   

 

결국 좌측으로는 탈출로가 없다는 결론이다

 

╠자길 묘 : 20:30  20:50  출발(10분 휴식 10분 헤맴)

 

묘지 오르는 길로 내려가니 맙소사 바로 그곳이 임도 고갯마루다

허탈~~~~ 다 밤이 빗은 일이다

 

이곳이 바로 오늘 탈출로로 점찍어놓은 왼쪽 감곡면 사곡리 윗사장골이나 오른쪽 충주시 앙성면 지당리 먹뱅이마을이나 상촌마을로 내려가는 점선으로 양쪽 계곡으로 대형V자 형태로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곳이다

 

솔직히 말해 왼쪽 사장골로 내려가는 것이 감곡까지 거리도 가깝고 보기싫은 골프장도 구경 안하고 좋은 일이라 임도따라 가다 임도는 없어지고 수풀 무성한 밭가운데를 지나가는데 그 끝에가니 탈출 불가능이다

 

고생만 하다 임도 고개로 다시 빽을 한다

달밤의 쑈라더니 내가 바로 그짝이네 그랴 ㅎㅎㅎㅎ

 

내일 확인된 사항이지만 이 밭을 대각선으로 능선을 가늠하며 질러 나가는 것이 맥인 줄이야 이 밤중에 어떻게 알 수 있으리요 복장 터지는 일이네

이왕지사 이리 된 것 아예 이문고개까지 진행해 목표달성을 해버려 그냥...

 

아니지 상태가 어떤지도 모르고 길 없는 산속에서 사람 잡을 일 있나 만약 건전지라도 떨어지는 날이면 꼼짝없이 앉아서 날을 샐 수밖에 없는 일 아닌가

 

속 차리고 골프장인들 방법이 있나 오른쪽으로 임도따라 탈출을 한다

 

내려가서 불켜진 집으로 들어가 확인을 한결과 예상대로 상대촌 상촌마을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임도고개를 상촌고개라고 불러본다

 

상촌고개 : 20:55  21:10  출발(15분 헤맴)

 

잠시 내려가니 도로입구 갈림길에 "상떼힐CC" 안내판이 나오고 관리사무소가 나온다 골프장 안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감곡택시를 부른다

음성택시 감곡영업소 : 043-881-4266

 

10분이면 내려올 거리를 별밤에 별쑈를 다했다

 

나중에 확인 결과 5만 지도에는 “홀인원골프장”이고 도로 지도에는 “장호원골프장”이고 현지에선 “상떼힐CC”란다

 

충북 충주시 앙성면 지당리 상촌마을 상떼힐CC 입구 : 21:20

 

그후

 

이로써 잠자고 헤맨 시간이 능선 종주시간하고 맞먹는 이상한 산행을 접는데 감곡으로 가니(12000원) 상당히 큰 면으로 없는 것 없이 모든 것이 다 있으나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점이 없다

 

즉 밤에는 술손님 외에는 재료가 떨어졌다는둥 영업시간이 마감되었다는둥 뭐 그런 잡다한 이유를 붙여 거절을 당하며 감곡면내를 몇바퀴 돌며 주유하다 할 수 없이 지친 다리를 끌고 청미천 다리를 건너 장호원으로 가니 24시 김밥집이 목하 영업중이다

 

얼마나 반가운지

세숫대야냉면을 사리 하나 더 얹어서 시원하게 더위를 식히고 하루를 접는데 내친 김에 여관도 장호원에서 해결을 한다

 

주인이 친절해서 카드도 아무 말 안하고 반갑게 받고 새벽에 가져갈 얼음물도 싫은 기색 안보이고 얼려 주겠단다 고마워라

이리되니 결국 감곡에서 쓸 돈을 장호원에다 쓴 꼴이 되어버렸다

 

오늘 오른 수레의산이나 원통산 일반 등산로는 그야말로 산책로 수준으로 이 고장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받고 있다는 것을 등산로가 대변해 주고 있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평야지대에서 솟은 산이라 만만히 볼 산은 아니며 사방으로 뻗은 지능선이 깊고 길어 심산유곡을 방불케 하고 조망도 뻥뻥 터져 산행의 묘미를 한껏 돋우는 그런 산이란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