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4일부터 6일까지는 이천의 산수유꽃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다. 4월 4일(금요일), 아침 6시 40분에 집을 나와 전철로 강변역까지 가서 테크노마트 앞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7시 40분. 동원대학교까지 가는 1113-1번 직행좌석버스 중에서 최근에 광주를 거치지 않고 단축된 노선으로 운행하는 광역급행버스의 첫 차가 이미 버스 정류장 앞에 정차해 있다. 출근시각의 하행 버스에 한해 7시 45분부터 9시까지 15분 간격으로 6회 운행되는 이 버스는 일반 직행좌석버스보다 이삼십분 정도 더 빠르게 종점에 도착한다고 한다.

7시 45분에 출발한 광역급행버스는 1시간 3분 만에 동원대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버스 종점의 한 정류장 전인 넋고개 앞에 정차한다. 넋고개 앞에서 내려 동원대학교 정문 쪽으로 가서 이어지는 차도를 보니 인도가 없어서 전용차도인가 의아해 하며 망설이다가 편도 3차선 도로에서 3차선으로는 차가 달리지 않는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광주와 이천의 경계인 넋고개를 지나니 콘크리이트 축대 위에 ‘정개산 등산로 입구’라는 표지판이 있고 좀 더 나아가니 임도가 나타난다. 그 임도를 오르니 곧 정개산, 원적산 등산 안내도와 이천 의병 전적비 사이로 능선 바로 밑의 임도가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콘크리이트 포장의 임도를 구불구불 오르니 임도는 어느덧 비포장으로 바뀌고 17분 만에 송전탑 건설 노동자들이 작업용으로 임시로 가설해 놓은 듯한 사다리가 설치돼 있는 곳을 지나게 된다. 이곳이 능선에 빨리 오를 수 있는 곳이지만 임도를 5분 더 걸으니 범바위약수터가 나오고 그 오른쪽에 정상적인 정개산 들머리가 나 있다. 여기서 샘물 맛도 보고 손수 만든 도너츠로 아침을 대신하며 20분쯤 쉬다가 기나긴 나무계단길을 10분쯤 오르면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주능선에 닿는데 방향표지판에는 현위치가 ‘주능1봉’이라고 표기돼 있다.

10분 만에 봉현리 갈림길에 닿고 다시 4분 만에 현위치가 ‘주능2봉’이라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봉우리를 지난다. 이어서 잠시 후 큰 철탑 밑을 지나고 나서 남정리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건설자재 운반용 케이블카의 삭도와 큰 철탑 밑을 지나서 잠시 오르면 정개산 정상이다. 
 


광주와 이천의 경계인 넋고개. 
 


정개산, 원적산 등산안내도와 이천 의병 전적비가 있는 임도의 산행 들머리. 
 


구불구불 오르는 임도. 
 


송전탑 건설 노동자들이 작업용으로 임시로 가설해 놓은 사다리. 
 


범바위약수터. 
 


범바위약수터 옆의 정개산 들머리. 
 


나무계단을 10분쯤 오르면 닿는 정개산 주능선의 주능1봉. 
 


주능2봉. 
 

우리말로 소당산이라고도 불리우는 해발 407 미터의 정개산 정상에서는 비록 황사로 인해 희뿌옇게 보이지만 지나온 능선과 앞으로 가야할 능선이 잘 조망되고 이천시내도 잘 조망된다. 호젓한 정상의 바위에 앉아서 25분쯤 조망을 즐기다가 내려서면 곧 봉현리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로프 난간이 설치된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좌우에 봉현리와 지석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안부 사거리다.

능선길을 오르내리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547봉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다. 도암리 갈림길을 지나서 골프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조망 좋은 봉우리에 닿는데 방향표지판에 현위치가 ‘주능3봉’이라고 표기돼 있는 547봉이다. 정개산 정상에서 1시간이 걸렸다. 여기서 15분쯤 쉬며 예쁘게 조성해 놓은 골프장을 한참 내려다보는데 부자들을 위해 건설한 골프장의 잔디를 가꾸기 위해 뿌린 제초제가 자연환경을 파괴한다고 생각하니 골프장의 인공미는 한낱 부질없는 물질적 폭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개산(소당산)의 정상표지석 - 해발 407 미터. 
 


정개산 정상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길. 
 


정개산 정상에서 바라본 547봉과 천덕봉, 원적봉. 
 


정개산 정상의 전경. 
 


바위 위의 나비 한 마리. 
 


뒤돌아본 정개산 정상부분. 
 


등로 옆의 기암. 
 


547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골프장. 
 


방향표지판에 현위치가 ‘주능3봉’이라고 표기돼 있는 547봉 정상. 
 

547봉을 내려와서 장동리 갈림길을 지나고 등로 옆에 무덤 한 기가 쓸쓸히 자리잡고 있는 곳을 지나서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499봉 정상에 이르니 원적산의 천덕봉과 원적봉의 모습이 눈앞에 다가오기 시작한다.

천덕봉 밑의 헬리포트에 이르니 군부대의 사격장으로 쓰이는 이곳은 풀을 모두 베어 민둥산으로 만들어 놓아서 황량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털을 모두 깎아 놓은 애완견을 연상시킨다. 뒤를 돌아보면 547봉과 499봉의 모습이 눈에 차고 앞을 보면 민둥산의 능선과 비탈이 장엄하게 펼쳐지고 있다.

산의 이모저모를 열심히 카메라에 담으며 등로의 왼쪽으로 약간 벗어나 있는, 첫 번째 붉은 깃발이 꽂혀 있는 봉우리로 올라본다. 여태까지 지나온 능선과 봉우리, 헬리포트가 조망되고 547봉의 밑에 골프장이 있듯이 이 봉우리의 밑에도 다른 골프장이 멋지게 조성돼 있다.

명성산이나 각흘산을 연상시키는 능선길을, 오른다는 것 자체보다는 조망하고 촬영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자주 발걸음을 멈추며 천천히 올라 547봉에서 1시간 20분 만에 넓은 헬리포트와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해발 634.5 미터의 원적산 천덕봉 정상에 오른다. 천덕봉은 원적산의 주봉이자 이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499봉 정상. 
 


499봉 내림길에 바라본 천덕봉. 
 


499봉 내림길에 바라본 원적봉. 
 


헬리포트에서 바라본 천덕봉(오른쪽). 
 


천덕봉 오름길에 바라본 원적봉. 
 


붉은 깃발이 꽂혀 있는 봉우리에서 바라본 547봉과 499봉, 헬리포트. 
 


붉은 깃발이 꽂혀 있는 봉우리에서 내려다본 골프장. 
 


눈앞에 다가온 천덕봉 1. 
 


547봉과 499봉, 헬리포트, 붉은 깃발이 꽂혀 있는 봉우리 1. 
 


눈앞에 다가온 원적봉 2. 
 


547봉과 499봉, 헬리포트, 붉은 깃발이 꽂혀 있는 봉우리 2. 
 


안부에 철탑이 있는 정개산과 547봉, 499봉, 헬리포트, 붉은 깃발이 꽂혀 있는 봉우리. 
 

정상표지석이 세 개나 설치돼 있는 천덕봉 정상은 사방으로 조망이 뚫려 있지만 황사로 인해 희뿌옇게 보일 뿐이다. 맑은 날씨지만 조망을 가리는 황사의 위력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천덕봉 정상에서 20분쯤 쉬다가 두 번째 붉은 깃발이 설치돼 있는 봉우리와 헬리포트를 지나 천덕봉 정상에서 22분 만에 헬리포트인 해발 563.5 미터의 원적봉 정상에 오른다. 천덕봉 정상에 비해서는 좁은 편이지만 여기도 사방으로 조망이 뚫려 있는데 황사가 안개처럼 시야를 가로막고 있는 게 안타깝다. 원적봉 정상에서 10분 가까이 쉬다가 하산을 시작한다. 
 


원적산 천덕봉의 정상표지석 - 해발 634.5 미터. 
 


천덕봉 정상에서 바라본 원적봉. 
 


헬리포트인 천덕봉 정상의 전경. 
 


두 번째 붉은 깃발이 꽂혀 있는 봉우리. 
 


두 번째 붉은 깃발이 꽂혀 있는 봉우리에서 바라본 헬리포트와 원적봉. 
 


원적봉 오름길에 바라본 지나온 능선길. 
 


눈앞에 다가온 원적봉 1. 
 


눈앞에 다가온 원적봉 2. 
 


헬리포트인 원적봉 정상의 전경. 
 


원적봉에서 영원사로 가는 능선길. 
 


원적산 원적봉의 정상표지판 - 해발 563.5 미터. 
 

잠시 후 낙수제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서 영원사 쪽으로 직진하고 원적사 갈림길에서도 영원사 쪽으로 직진하여 원적봉 정상에서 30분 만에 영원사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있는 안부 삼거리에 이른다. 이곳의 방향표지판에는 직진하는 능선길은 임도와 연결된다고 적혀 있다. 안부 삼거리의 나무 벤취에 앉아 15분쯤 쉬다가 계곡길을 구불구불 20분 가까이 내려가면 바로 앞에 영원사의 범종각이 보이는 원적산 날머리에 이른다.

영원사를 10분 남짓 둘러보다가 영원사 경내를 벗어나 임도로 내려서니 샛노란 산수유꽃들이 탐스럽게 활짝 피어 있다. 거리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산수유꽃들을 감상하며 송말1리의 버스 정류장까지 내려가서 마을 주민에게 산수유꽃 축제행사장과 반룡송이 있는 곳을 물어보고 나서 일단 반룡송을 먼저 보기로 하고 산수유마을을 안내하는 장승 한 쌍이 서 있는 차도로 나가서 왼쪽으로 꺾어져 잠시 걸으니 오른쪽에 반룡송 입구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그 길로 걸어 들어가니 이천 9경 중 제 6경이고 천연기념물 제 381호인 반룡송(蟠龍松)이 있는데 용이 휘감은 소나무라는 뜻으로 풀이되고 높이는 낮지만 소나무 껍질이 붉고 옆으로 넓게 퍼져서 나뭇가지들이 기이하게 자란 모습이 소나무를 용이 휘어감은 것처럼 보여진다.

잠시 반룡송을 구경하다가 다시 차도로 나와서 익살맞게 생긴 장승 한 쌍이 지키고 있는 송말리의 산수유마을 입구로 되돌아와 송말1리의 버스 정류장이 있는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져 길을 따라 10분 남짓 걸으면 산수유꽃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도립리의 산수유마을 입구다. 
 


영원사 하산길이 있는 안부 삼거리. 
 


영원사의 범종각. 
 


안부 삼거리에서 골짜기의 등로를 20분 가까이 내려와 닿은 원적산 날머리. 
 


영원사의 멋진 소나무. 
 


영원사의 대웅전. 
 


수령 800년인 영원사 은행나무. 
 


임도 주변의 산수유나무. 
 


반룡송(蟠龍松). 
 


반룡송 근처에서 바라본 원적산. 
 


도립리 산수유마을 입구의 장승 한 쌍. 
 

마을 안으로 10분쯤 걸어 들어가면 조선 중종 때 여섯 선비가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는 정자인 육괴정(六槐亭)이 나타나고 좀 더 걸어 올라가면 원적봉에서부터 노랫소리가 들려오던 산수유꽃 축제행사장은 오늘의 행사가 다 끝나고 텅 비어 있다.

이곳에 온 이상 산수유막걸리를 마시지 않으면 섭섭할 듯하여 노점에서 산수유막걸리 한 병과 도토리묵무침 한 접시를 시킨다. 붉은 산수유 열매를 갈아 넣었는지 붉은 색이 도는 산수유막걸리는 향긋하고 달콤하리라는 기대가 너무 컸었는지 그리 감칠맛이 나지는 않았고 도토리묵무침도 같이 무친 나물이 써서 씁쓰레했지만 그런대로 산행의 피로를 풀 만했다.

술과 안주를 비우고 산수유마을 입구까지 내려오니 산수유꽃 축제기간에만 운행하는 무료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이 버스를 타고 30분 만에 이천종합터미널에 도착해서 동서울행 버스표를 끊는다. 요금은 3800원. 19시 정각에 출발한 버스는 1시간 10분 만인 20시 10분경에 동서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정개산, 원적산 종주에서 받은, 다른 산들과 또 다른 특이한 감흥은 꽤 인상적인 것이었고 비록 늦게 하산해서 산수유꽃 축제행사는 보지 못했지만 송말리와 도립리의 거리를 가득 채우며 흐드러지게 핀 샛노란 산수유꽃의 정취는 감상인파의 축제 분위기와 함께 울적한 마음을 봄기분에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도립1리의 산수유마을 표지석.

 


육괴정(六槐亭). 
 


그네.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꽃 1.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꽃 2.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꽃 3.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꽃 4. 
 


산수유막걸리와 도토리묵무침. 
 


오늘의 산행로 - 검은 색 선은 왕복한 구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