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남’에게 묻고픈 산행 - 진해웅산`벚꽃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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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좌천에 장복산이 흐른다

파란하늘이 흐르고

벚꽃구름이 흐른다

인파가 흐르는

여좌천에 바닷바람이 밀려온다

새라복수병의 사랑이 묻은

벚꽃팝콘이 튀어오른다

팝콘 향 그윽한 여좌천

꽃잎 흐르는데

떨어지는 벚꽃 잡질 못하고

흐르는 물 막질 못하니

더디, 더디 게만이라도

흘러라, 한 철이 십 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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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도 더 지난 어느 날, 산악카펠 뒤지던 난 ‘진해웅산-벚꽃산행’에 눈이 박혔었다.

아내에게 말하자 아낸, 황 형님댁에 전활 했고 그쪽에서도 오케이 한다고 해 예약을 했것다.

그땐 오늘쯤이면 두 커플이 십년 만에 찾는 진해하늘은 온통 벚꽃으로 뒤덮일 거라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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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광덕산우회는 우리 두 커플을 태워 진해를 향했고, 끼어든 우린 별나게끔 장복터널을 통과하자마자 하차하여 그네들과 정 반대편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안민고개 아래 남중학교에서 만나기로 양해를 얻기까지 했다.

까닭은 작년 이맘때 난 이미 오늘같은 코스(천자봉-시루봉-웅산-안민고개)로 산행을 했었는데다, 더는 아내와 황형커플이 산행보다는 벚꽃놀이에 입맛을 다신 소이였다.

근데 우리 두 커플이 내린 장복공원의 벚나무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였던지 나지에 우수수 매단 꽃망울은 붉으스레 팝콘튀기 전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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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하여 낙담한 우린 장복산을 오르다 ‘오살 놈의 겨울이 굼뜬지 봄이 굼뜬지 꽃구경은 물건넛구먼’이라고 씨오리다가 멍석바위가 나타나자 덥석 주저앉았다.

장복공원에서 마진터널까지의 꼬부랑길에 늘어선 벚꽃에 취하며 장복산을 오른다는 기대심보가 뒤틀린 탓 이였다.

아내가 나섰다.

 “장복산은 담에 가고 벚꽃구경이나 합시다.”고.

자릴 털고 되짚어 하산한다.

여좌천에 닿았다.

팝콘이 튀기 시작해 파란하늘엔 수없이 박힌 팝콘으로 벚꽃구름을 일궜다.

성급한 꽃잎은 흐르는 물 타고 여행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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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가엔 상춘객(嘗春客)들이 울긋불긋 또 하나의 꽃길을 이룬다.

우리도 흐르는 인화(人花)에 한 점이 돼 여좌천(余佐川)을 따라 흐르다가 통제부, 시가지, 안민고개를 훑는 산행 아닌 벚꽃탐방 길에 들어섰다.

흐르는 건 개천물, 벚꽃, 인파, 자동차만이 아니다.

꽃향기도 흐르고 사람냄새를 껴안은 시간도 흐르고 있었다.

아깐 굼벵이 봄을 못 마땅해 했었는데 이젠 시간을 붙잡아 더디 가길 바라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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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杜甫)의 시 가석(可惜) 한 구절이 절절해 졌다.

“꽃잎은 무엇이 급해 저리 빨리 날리는가(花飛有底急)

  늙어가니 봄이 더디기를 바라는데(老去願春遲)”

진해여고 뒤뜰 잔디밭에서 점심자릴 폈다.

두 커플이 단촐하게, 이렇게 좋은 날 - 푸른 하늘엔 꽃구름 일고, 꽃향기 짙무른 따스한 봄날에 야외점심을 까먹는다는 게 얼마만인가!?

 

“장복산 안 가길 잘했네!”

사구동성(四口同聲)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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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1시반이 되자 자릴 털었다.

다시 여좌천, 해군통제부, 시내를 훑고 안민고갤 향하기로 했다.

그런데 모든 게 굼떴다.

시내의 벚꽃은 터널을 이룬 채고. 인파는 나무늘보처럼 인도에 달라붙었으며, 차량은 큰길에 널브러져 버렸다.

더디 가길 바랐던 것들이 멈춰 섰는데도 시간은 흘러 3시가 됐다.

4시까지 만나기로 약속한 남중학교까진 걸어서 40분은 족히 걸린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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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들이 길바닥에 박제로 남아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손님은 애만 태운다.

경화동행 버스를 묻자 어떤 아주머닌 한 시간 동안 소식이 없다고 투털댄다.

택시도 씨에스타에 들었나?

하긴 타 봐야 우리까지 길바닥에 박제로 남을터?

걷기로 했다.

드디어 남중학교정문에 닿았다.

전활 꺼내 총무님과 통화를 시도했다.

학교에 버스를 댈 수가 없어 화장장입구에 있으니 좀만 더 올라오라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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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길에 남중정문이 빤히 보이는데 더 올라오면 된다니 환장할 노릇이라.

철도 건널목 간수님께 물었더니 이 근방에 화장장은 없단다.

다시 전활 걸었다.

예의 좀만 올라오면 된다 해서 걸으면 얼마나 걸리겠느냐? 고 되묻자 한 15분쯤 걸린단다.

근데 택시가 눈에 들어왔다.

잡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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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장으로 갑시다.”

“예”

“걸어서 15분쯤 걸린다는데 어디쯤입니까?”

“네~에? 누가 그럽디까? 이봉주가 달려도 택 없는 기라”

“그리 멀단 말이오?”

“이 차로 15분 걸린다면 모르겠소만-.”

"!!---?????"

택시기사와 선문답하다 화장장입구에서 택신 유턴하여 멈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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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님과 버스기사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얼른 다가서고 총무님은 이미 지불한 택시비를 내겠다고 야단법석(?)이다.

뒤풀이 하다 반기는 광덕산우님들의 친절이 고마웠다.

근데 말이다.

총무님께 ‘15분’이란 말의 애매함을 묻고 싶었지만, 또 다른 애매함이 더 있어 입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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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테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죽자고 걸어 내려온 남중학교 앞인데 거기서 좀 올라오라고 해 갈피잡기 애매한 기라. 통상 이럴 때 올라오란 건 애매~합니다! 잉’

‘걸어서 15분 거리가 택시요금이 5천원이니께 이것도 좀 애매!~합디다 잉’

‘택시요금은 지불했는데 총무님이 내미는 5만원 권 받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것도 좀 애매~하구요 잉’

‘굼벵이 오줌 싸듯 오살 나게 굼뜨는 게 겨울인지 봄인지 그것도 애매~하던디요 잉’

‘지금 이렇게 끌쩍대고 있는 산행후기가 산행긴지 여행긴지 고것도 참 애매~하당 게요 잉’

 

 

 

 

 

 

오늘은 참으로 애매한 게 많아 그 많은 애매~한 걸 다 개콘 ‘애정남’에게 물어야 될지 말지 그 문제도 애매~하구요 잉‘

암튼 광덕부부산우회원님들!

고마웠습니다.

건승하시고 즐산 이어가시길 빕니다.

                                                                2012. 04.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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