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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얼어 붙은 다산길 2코스, 다산 묘지에서 내려다 본 여유당 풍경- 


다산 한강나루길(팔당역-다산유적지-운길산역)

2017090040호         2017-12-25()


자리한 곳 : 경기도 남양주시

지나온 길 : 팔당역-폐철로(자전거길)-팔당댐-봉안터널-다산길(2코스)-수월정-다산선생묘지-자전거길-운길산역

거리및시간: 3시간 54(12:58~16:52) : 도상거리 13.7km

함께한 이 : 계백 혼자서

산행 날씨 : 맑음


북한산행 계획이 남양주 다(한강나루)길로 바뀐 까닭은?

3일간의 연휴동안 하루는 예식장에 또 하루는 종일토록 겨울비내린 날씨 때문에 산행다운산행을 못했을 뿐만 아니라 送年(송년)이니 북한(백운대)산령님을 알현하고 丁酉年(정유년) 한해동안 무탈하게 보살펴주심에 감사올리고 내년에도 편안하게 살펴주실 것을 염원하기로 마음먹는다. 귀가 때 땀 냄새에서 자유롭고 전철을 편하게 탈 수 있는(북한산우이역-백운대-독바위역)코스를 계획했다.

성탄절이나 평소 휴일처럼 조금 늦은 아침시간에 일어나 환기하려고 창문을 여니 기온은 차갑지만 쏟아지는 햇살이 가득한 맑은 날이라 상쾌한 기분으로 집안일을 끝내고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선다.(10:00)

응암역에 도착해 북한산우이신설선이 어떤 사정으로 운행 중단되었음을 알았다. 들머리로 정했던 북한산보국문역에서의 산행계획이 뜻하지 않게 불가해졌다는 사실에 시쳇말로 김새는 소리(부풀어 올랐던 고무풍선 주둥이가 풀리며 바람 빠지듯)가 귓전을 때리며 순간적으로 북한산행 흥미가 뇌리에서 급하게 빠져나가고 몸이 축하니 늘어지며 생각이 복잡하게 변한다. 일단은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의자에 앉아서 계획했던 逆順(역순)으로 독바위역에서 들머리 할까? 하지만, 이미 흥미를 잃어버려 산행지를 서울둘레길(도봉산역-화랑대역)로 바꿨지만, 전철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기다리기 지루하다 느끼고 있는 그때 반대방향 전동차가 들어와 목적지를 양평물소리길(양평역-국수역)으로 변경하고 디지털 미디어 시티역에 도착하자 경의.중앙선열차가 대기하고 있기에 뛰어서 가까스로 안전하게 환승에 성공해, 상봉역을 지나면서 승객이 한산해지더니 구리역에 정차할 때는 열차가 텅텅 비다시피 하기에 의아했는데, 덕소역에 이르러서야 안내방송을 통해 팔당역까지만 운행하는 열차임을 알았다. 다음 열차를 지루하게 기다리느라 보다는 언젠가 보았던 한강변을 V자로 에워싸고 있는 다산길을 답사하기로 즉석에서 결정하고 팔당역에서 하차한다.(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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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겁결에 선택한 다산길 시작점의 한강주변- 


엉겁결에 201790번째 산행을 다산 한강나루길 확정

화장실에서 들려서 解憂(근심을 풀어내고)하고 산행복장을 갖추고 남양주시가 자랑하는 다산 한강나루길을 경전철 고장때문에 엉겹걸에 답사 하게된, 2017년도의 90번째 산행이며 40번째로 산행기를 써보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진행하며 깨닫는다. 부족하기 짝이 없고 미흡하며 엉성한 글 솜씨로 아름다운 한강나루길을 누더기를 만드는 망신을 당하기보다는 조선의 실학자 정약용 선생의 업적을 반추하며 다음백과에서 깔끔하게 정리된 글을 정중하게 모셔온 행위로 산행기로 가름하기로 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12:58)


南楊州 茶山道路(남양주 다산길)

다산길은 경기도 남양주시가 최근 개장한 트레일이다. 이를테면 남양주의 올레인 셈이다. 남양주는 총면적의 70%가 산림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산만 높은 게 아니다. 물길이 있다. 북한강이 남양주를 따라 흘러와 양수리에서 남한강과 만나 마침내 한강이 된다. 이처럼 남양주는 서울 도심에서 지척이지만 산과 강이 어울려 특별한 걷기 여행코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조선말의 위대한 학자 다산 정약용의 실학정신이 깃들어 있어 역사의 향기도 높다. 다산길의 가장 대표적인 코스는 다산 정약용의 생가와 묘가 있는 능내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이곳은 한강이 넘실거리는 강변이라 다산길이 열리기 전에도 주말이면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최근에는 실학박물관이 개장하고 생가 주변을 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하면서 남양주의 문화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다. 다산길이란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

다산길은 13개 코스에 총 연장길이는 179.8km. 이 가운데 1~7코스가 개장했고, 나머지는 2011년 말 완공 예정이다. 개장된 코스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중앙선 복선화로 폐선이 된 팔당역~능내역~운길산역 구간의 철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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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댐과 봉안터널, 팔당호에서 바라본 검단산과 예빈산- 

 

다산 유적지에서 연꽃 군락지를 돌아보는 쏠쏠한 재미

다산길 가운데 백미는 다산유적지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한강나루길(1코스)과 다산길(2코스), 새소리명당길(3코스) 3개의 트레일이 이곳을 걸쳐간다. 다산유적지 주변에는 연꽃군락지와 한강, 토끼섬, 능내역, 마재성지 등 볼거리도 몰려 있다. 짧게 보려면 다산유적지~연꽃군락지~능내역~마재성지~다산유적지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1시간 내외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눅신하게 철길을 걸어보고 싶다면 여기에 새소리명당길과 한강나루길 일부를 포함하면 좋다. 마재성지에서 새소리명당길을 따라가서 운길산역에서 철길을 따라 능내역으로 돌아오는 한강나루길로 코스를 잡으면 철길 여행과 호젓한 시골길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다산유적지 주차장에서 마재성지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여름철에는 한강의 강변을 더듬어 가는 다산산책로가 좋다. 이 길을 따라 가면 능내리 연꽃마을에서 조성한 연밭을 볼 수 있다. 가을에는 마재고개를 넘어가는 게 좋다. 발에 치이는 낙엽과 분위기 좋은 카페를 끼고 간다. 마재고개는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온 길을 거슬러 간다. 데크로 조성한 인도를 따라 300m쯤 가면 야트막한 고개에 이른다. 이곳에 새소리명당길 6.7km’라는 이정표가 있다. 이후로는 새소리명당길이정표만 따르면 되는데, 갈림길마다 설치되어 있어 길 찾기가 쉽다.

마재성지는 정약용 형제가 천주교를 접했던 곳이다. 또한, 모진 박해와 탄압 속에서도 정약종이 가솔을 데리고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천주교 성지로 지정된 이곳은 여느 성지보다 규모가 작다. 하지만 십자가를 비롯한 성물은 조각품을 보는 것처럼 창의적으로 디자인되어 눈길을 끈다.


한강을 따라 펼쳐진 철길을 걸으며 탁 트인 시야 만끽

마재성지에서 마을길을 따라 내려오면 개구리밥이 잔뜩 떠 있는 저수지다. 저수지에는 돛단배가 서 있다. 여름철에는 수면이 연잎과 개구리밥으로 온통 초록으로 물든다. 밤낮의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나 신비감을 준다. 이곳에서 다산산책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갈 수 있다.

저수지를 지나면 철길과 만난다. 이곳부터 팔당역으로 이어진 구간의 철길이 폐선 구간에서도 백미다. 도로와 마을과 멀찍이 떨어져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가수 윤도현이 부른 여행길의 노랫말처럼 끝없이 이어진 저 철길 따라 기차를 메고 떠나는 여행길의 이미지와 딱 들어맞는 길이다. 그 길 중간에 봉주르라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다. 연인과 나들이 객으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북적거리는 곳이다. 이곳에서 짧게 철로를 거닐어보는 이들도 많다.

300m쯤 더 가면 쉼터가 있다. 데크 위에 벤치를 설치한 이곳에서 바라보는 한강이 아름답다. 이곳을 지나면 새소리명당길은 오른쪽으로 빠진다. 철길을 계속 따라가면 팔당역까지 갈 수 있다. 새소리명당길을 따라 가면 능내2리 마을회관을 경유해 도로를 건넌다. 이 도로 위로는 서울~양평을 잇는 경안로의 고가도로가 지난다. 고가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의 소음이 거슬리지만 이곳만 지나면 아늑한 농로길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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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정에서 바라본 팔당호, 다산선생묘지, 다산길 백미구간 2코스-


아늑한 시골길 지나 다시 철길을 거닐며 향수에 젖어

차량 한 대 겨우 지날 수 있는 농로길은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간다. 고개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소박한 시골풍경이 펼쳐진다. 마을도 집도 없는 시골길이 숲과 밭 사이로 나 있다. 이 길은 성황당고개를 넘어간다. 고개라고 해서 거창하게 높거나 힘들지 않다. 숨이 조금 거칠어질만 하면 고갯마루에 서게 된다. 성황당고개를 넘어서면 조안리의 아늑한 농촌풍경이 펼쳐진다. 성황당고개에서 조안리 입구 철길까지 2km는 마을 진입로를 따라 타박타박 걸어가는 길이다.

조안리 입구에서 다시 철길과 만난다. 새소리명당길을 완주하려면 왼쪽으로 운길산역 방향으로 걷는다. 다산유적지로 되돌아오려면 오른쪽을 택한다. 철길과 함께 양수리~대성리를 잇는 북한강로가 나란히 뻗어 있다. 질주하는 차량의 소음이 조금 거슬리는 곳이다. 그러나 조안면소재지를 지나면서 차량도 뜸하고, 큰길과 작별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다산유적지에서 한껏 도로와 가까워졌던 철길은 능내역에 닿는다. 이제는 더 이상 기차가 오지 않는 쓸쓸한 간이역 풍경이 아릿하게 다가온다. 능내역에서 철길과 작별한다. 능내역 철길에서 왼쪽의 오솔길을 따라 내려오면 마재성지와 만난다. 이곳에서 고개를 넘어가면 다산유적지로 가게 된다.                       -다음 백과-


에필로그

저녁햇살이 반사되어 번쩍번쩍 광나는 운길산역사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중에도 운길산정상은 은근한 손짓으로, 나를 보고 어서오라 유혹하지만 이미 서쪽하늘에 걸려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하루를 내려놓고 저물어가는 햇님에게, 어려울 때나 기쁠 때나 늘 함께했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영원한 벗인 산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는 없었기에, 가까운 시간에 찾아오겠다는 약속으로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는 사이에 열차가 도착한다. 아리수를 가로지른 한강다리 너머로 바라보는 석양은 황홀할 만큼 아름다운 이 자리에 적절한 시간안에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맙고 행복해 이시간이 계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해는 금세 저물고 한강은 순식간에 어둠속으로 사라지나 했는데, 도심의 찬란한 야경으로 어둠속에서 더욱 활기차게 다시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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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유적지에서 한강변 자전거길을 진행하며 만난 풍경-


오늘 있었던 모든 일들이 꿈처럼 느껴졌으며 나(칠순을 바라본 나이니 앞으로의 삶은 순전히 덤이다)라는 사람은 막무가내로 대책은 없으나, 어쩌면 이런 게 행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자투리 시간에도 산행을 떠나는 이유가 때론 죽을 고생을 하면서도 멈추지않고 계속해서 달려온 이유가 지금 마시고 있는 이 소주 한잔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나 홀로 누리는 하산주는 고생 끝에만 찾아오는 짜릿한 즐거움의 다른 이름이다. 내년에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산과 더불어 살아가며 나태해진 나를 초심으로 데려가 주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집에 도착해 씻자마자 기절하듯이 잠들고 말았다 육체적인 고단함은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모든 근심걱정까지 깡그리 잊을 수 있을 만큼 깊고 깊은 단잠을 부상으로 받았다.                   --.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을찾아서~


 

2017-12-28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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