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첫 눈산행 - 용화산 (2006.12.09)


ㅇ 산행지 : 용화산 (강원 춘천, 878m)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양통개울(주차장)(14:30) -> 연습바위(폭발물 처리장)(14:50) -> 계곡 -> 큰고개(15:40) -> 만장봉(16:10) -> 정상(16:30) -> 휴식 -> 양통개울(18:00) (총 3시간 30분)

아침에 일어나보니 날씨가 우중충하다.
일기예보는 오전에 눈이나 비가 오고.. 오후에는 개인다는데..
전날까지 춘천의 오봉산과 홍천의 운무산을 놓고.. 어느 산을 갈까 결정하지 못하고.. 토요일을 맞았다.

일단 떠나자.. 그리고 가면서 생각하자.. 춘천방향으로 향한다.
시간도 많이 지체되어 춘천도착시간이 오후 1시를 넘어서고..
오봉산을 가자니.. 소양호에서 배를 타고 오락가락 하다가 소비하는 시간이 많을 것 같고..
겨울 해는 무척 짧은데.. 용화산이 떠오른다.

2년전 가을에 찾았던 용화산...
그때는 양통마을에서 낙엽을 마음껏 밟으며 고탄령능선으로 용화산 정상을 올랐으나..
나머지 반쪽은 보지 못한 채 시간이 지체되어 양통마을로 하산했다.

이번에는 나머지 반쪽을 보기로 하고.. 양통개울쪽으로 오른다.

양통마을에 접어들자 오는 동안 없던 눈이 쌓여있다.
비포장도로라 양통개울 주차장까지 간신히 애마를 끌고 오른다.
눈 앞에 보이는 용화산은 눈이 쌓여있다. 오늘이 올해의 첫 눈산행이 될 것 같아 기분좋게 산행을 시작한다.

비포장도로를 계속 올라 폭발물 처리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인 듯 싶다.
그러나 이곳에서 큰고개에 이르는 1시간동안 지루할 정도로 계속해서 계곡길이 이어진다.
용화산의 계곡도 상당히 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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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 (멀리 용화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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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동안 이런 길이 계속된다.


계곡에 물이 많다. 계곡이 거의 끝나갈 무렵.. 눈은 신발높이까지 쌓여있고.. 오늘은 눈산행 준비도 않했는데..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서.. 바지와 신발에 묻은 눈이 녹으면서 바지와 신발도 젖어 버린다.
넓은 공터가 있어 앞을 보니 멀리 용화산의 명물 붕어알바위(불알바위의 부드러운 표현?)와 하늘벽, 입석대가 보인다.

직접 오르는 길이 없어 계곡으로 우회하는 것이 약간 지루하게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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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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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대


계곡이 끝나고.. 붕어알바위로 오르는 능선길이 급경사의 오르막이다.
중간 중간에 철봉과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오늘같이 아이젠도 하지않은 눈산행에 많은 도움을 준다.
중간 중간에 눈꽃이 피어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단풍나무에 쌓인 눈이 혼자보기에는 너무 아까울 정도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계곡아래에서 하산중인 산꾼들 세명을 만난 것 외에는.. 지금 시간에 이 산에는 나 혼자인 것 같다.
비탈진 능선길을 지나 붕어알바위에 오르니 깍아지른 절벽의 하늘벽과 입석대가 더 가깝게 보이고.. 아래로는 지나온 양통개울 계곡이 시원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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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의 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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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개에서 능선 오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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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서 하늘벽과 입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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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서 양통개울쪽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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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벽 위 능선길


아래에서 보는 하늘벽과 하늘벽 위의 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하늘벽 위는 그냥 부드러운 바위능선길이다. 바로 옆이 절벽이라 철봉과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밧줄에 의지하여 절벽을 내려다 보니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로 아찔하다.
가까이로 입석대의 웅장한 모습이 보인다.
하늘벽 능선길에는 험한 바위지형에만 사는 노송들이 있다. 정말 철갑을 두른 듯 하다.
불어오는 바람도 만만치않고.. 뿌리를 내릴 곳이라곤 바위밖에 없는데.. 그 틈에서 용케도 기나긴 세월을 견디어왔다.
하늘벽 위의 노송 세그루가 구름낀 하늘과 아름다운 그림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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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벽에서 입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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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벽 위의 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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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하늘벽을 지나고.. 부드러운 능선을 올라 정상에 도착한다.
바닥에 눈이 쌓인 것을 제외하면 2년전의 모습과 똑같다.
정상에서는 눈에 덮힌 고탄령 방향의 능선이 들어온다.
시간도 많이 늦어 하산을 재촉해야 하지만.. 잠시 짐을 풀고..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이며.. 허기를 채운다.
오늘의 주메뉴는 딸랑 찰떡파이 3개와 에이스.. 그나마도 오름길에 찰떡파이 2개는 먹어버리고..

6까지 하산을 하기로 생각하고 하산길을 서두른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 큰고개까지의 가파른 길을 미끄러지듯이 내려오고.. 계곡에 도달하니 이미 날은 껌껌해지고..
갑자기 멧돼지라도 맞닥뜨리면 어떡하나.. 두려운 생각이 든다.
부시럭 소리만 들려도 뒤를 돌아보게 되고.. 아직도 단독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무사히 하산을 완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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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소나무의 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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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고탄령 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