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고 가을 분위기가 완연해진 10월 5일(월요일), 6시 55분경 동서울버스터미널 매표소에 도착해서 충주행 버스표를 끊는다. 요금은 7100원. 7시 정각에 출발한 시외버스는 8시 31분경 충주공용버스터미널에 도착하는데 곧 터미널 앞의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서 잠시 기다리니 8시 40분경 송계행 246번 시내버스가 도착한다. 이 버스는 8시 41분에 출발하여 지릅재와 미륵리를 지나서 55분 만인 9시 36분에 만수휴게소 앞에 도착한다. 요금은 1150원.

휴게소 뒤에 우뚝 서 있는 박쥐봉이 인상적인 만수휴게소 앞에서 만수교를 건너면 제천시 한수면인데 만수교를 건너기 전에 만수봉 들머리가 있다. 들머리에서 짧은 내리막을 내려서면 육각정이 있고 여기서 계곡을 건너 등로를 따라 5분쯤 걸어가면 길의 오른쪽에 멋지게 지어 놓은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일을 보고 산행 준비를 마친 뒤 만수골을 오른쪽에 끼고 몇 분쯤 걸어가면 만수봉으로 오르는 능선길과 계곡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의 능선길을 택해서 철계단을 오르면 곧 초입부터 가파른 나무계단이 설치돼 있는 능선길이 길게 이어진다.

시간 여유가 많다고 판단해서 기암 위의 작은 쉼터에서도 잠시 쉬다가 쇠난간과 계단이 설치된 가파른 길을 천천히 올라서 만수봉까지 2.0 킬로미터가 남았다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는 곳에 닿으니 왼쪽 뒤에 그늘지고 전망이 좋으며 앉아 쉬기에도 좋은, 바닥이 평평한 기암이 여러 개 있는 절묘한 쉼터가 있어서 여기에서도 느긋하게 쉬며 가장 가까운 곳에 이웃하고 있는 박쥐봉과 북바위산을 비롯한 주변 산세를 조망해 본다.


 


만수휴게소와 그 뒤의 박쥐봉.


 


만수교를 건너기 전의 만수봉 들머리.


 


월악산 국립공원지역인 만수봉 들머리의 육각정.


 


만수봉 들머리에서 계곡을 건너 5분쯤 걸어가면 나오는 화장실.


 


만수골의 정경.


 


만수교에서 10분쯤 걸어가면 나오는 능선과 계곡 갈림길.


 


기암 위의 작은 쉼터.


 


암릉길의 쇠난간과 계단.


 


가파른 나무계단.


 


그늘지고 전망이 좋은 쉼터.


 

완만한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가파른 길을 오르다보면 능선 오름길에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설치돼 있고 왼쪽의 비탈에 길이 닦여져 있는 곳을 만나게 되는데 왼쪽의 우회로로 5분쯤 나아가면 다시 바위가 많은 능선길로 오르게 된다. 험한 능선을 잠시 우회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있는 능선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우회로가 나 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 길은 용암봉을 우회하는 길이다. 쇠난간이 설치돼 있는 우회로로 나아가면 만수봉이 눈앞에 다가오고 만수봉에서 휘어지는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포암산의 두 봉우리도 가깝게 다가온다.

용암봉을 자신도 모르게 우회하여 내려가면 조릿대숲길에 이어 바위가 많은 오르막을 올라서 해발 983 미터의 만수봉 정상에 이른다.

덕주봉과 월악산이 가깝게 보이는 만수봉 정상에서 북쪽인 월악산과 반대쪽인 남쪽으로 길쭉한 너럭바위를 넘어서 가보니 여기에도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매달려 있는데 지도를 보니 등로 표시는 돼 있지 않지만 만수골로 내려가게 되는 만수봉 남릉이다.

만수봉 정상에서 30분 이상 쉬다가 월악산 쪽으로 나아가면 직진하는 길에는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설치돼 있고 오른쪽으로 꺾어져 조릿대숲길을 지나면 만수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있는 능선길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비탈길.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있는, 해발 892 미터의 용암봉 정상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에서 바라본 만수봉.


 


용암봉 정상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에서 바라본 포암산의 두 봉우리.


 


용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


 


등로의 정경.


 


해발 983 미터의 만수봉 정상.


 


만수봉 정상에서 바라본 덕주봉과 월악산.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있는, 만수골로 내려가게 되는 만수봉 남릉.


 


만수골, 포암산 갈림길의 방향표지판.


 

만수골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능선을 따라 나아가면 짧지만 길쭉하고 평평한 암릉길을 지나게 되는데 이 암릉에서 뒤돌아보는 만수봉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평탄한 정상부분의 능선이 매우 독특하게 보인다.

만수봉 정상에서 한 시간 만에 백두대간과 만나는 마골치에 닿는데 여기서 직진하여 대미산에 이르는 백두대간길은 국립공원 자연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읽어보면 마골치에서 관음재에 이르는 백두대간길이 출입이 금지된 곳이라고 잘못 기재해 놓은 글들이 눈에 띄는데 마골치에서 관음재, 포암산을 거쳐 하늘재에 이르는 백두대간길은 엄연히 법정등산로다.

마골치에서 잠시 쉬다가 오른쪽으로 꺾어져 포암산으로 향하는 길의 초입은 한반도의 등뼈 격인 백두대간길이라고 하기에는 지형이 무척 애매해서 만수봉에서 마골치로 내려온 능선과 그 밑의 계곡 사이에 위치한 비탈길을 만수봉 쪽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길은 곧 확연한 능선길로 이어지고 고지대의 호젓한 능선길이 주는 심원한 맛을 느끼게 한다.

마골치에서 40분 남짓 걸어 닿은 관음재에서 오른쪽(북쪽)으로 꺾어져 내려가는 길은 비법정탐방로로 출입이 금지돼 있다. 여기서 잠시 쉬다가 직진하여 포암산 쪽으로 10분 가까이 나아가면 포암산까지 0.6 킬로미터가 남았다는 방향표지판이 나오는데 만수봉 정상에서 여기까지는 완만한 기복이 있는 유순한 육산의 길이었지만 여기서부터 포암산 정상을 거쳐 하늘재까지는 대체로 꽤 험한 길이 이어진다.

가파르고 험한 길을 오르다보면 고지대에 서서히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데 관음재에서 30분 만에, 포암산 정상과 마주보고 있으며 포암산의 아우봉 격이라고 할 수 있는 960봉에 오르게 된다.


 


조릿대숲길.


 


짧지만 꽤 인상적인 암릉길.


 


짧은 암릉길에서 바라본, 남북으로 길게 평평한 만수봉의 정상부분(왼쪽이 정상).


 


헬리포트.


 


백두대간길과 만나는 마골치에서 직진하는 대미산 방향은 출입금지지역임.


 


지형이 애매한, 마골치에서 포암산으로 향하는 길의 초입부분.


 


만수골로 내려가는 북쪽의 계곡길은 출입이 금지된 관음재.


 


길이 가파르고 험해지기 시작하는 지점의 방향표지판.


 


서서히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고지대.


 


포암산 정상의 동북쪽에 위치한, 아우봉 같은 봉우리 - 해발 960 미터.


 

960봉을 내려서면 곧 포암산 정상까지 0.2 킬로미터가 남았다는 방향표지판을 보게 되는데 960봉을 내려서서 작고 둥그런 둔덕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960봉에서 13분 만에 해발 961.7 미터의 포암산 정상에 오른다.

남쪽으로는 주흘산이 바라보이고 북쪽으로는 월악산, 용암봉, 덕주봉, 만수봉과 함께 방금 내려온 960봉이 선명하게 바라보이는 포암산 정상에서 30분 이상 쉬다가 하늘재로 내려서는 길은 오늘의 산행중 가장 까다롭고 험한 길이다.


 


960봉을 내려서면 곧 나오는 방향표지판.


 


960봉 내림길에 바라본 포암산 정상.


 


포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월악산과 용암봉, 덕주봉, 만수봉, 960봉.


 


줌으로 당겨 잡은 월악산과 용암봉, 덕주봉.


 


포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흘산.


 


포암산 정상 - 해발 961.7 미터.


 

포암산 정상에서 5분 남짓 내려서면 로프가 길게 설치돼 있는 가파른 내리막의 암릉길이 나오는데 로프를 잡고 내려서다가 거침없이 탁 트인 조망에 흠뻑 빠져들어 주변의 빼어난 산세를 카메라에 담으며 또 한 번 늦장을 부리게 된다. 주흘산으로부터 월항삼봉(탄항산), 부봉, 깃대봉, 마역봉, 신선봉, 북바위산, 박쥐봉, 용마산, 용암봉, 월악산, 덕주봉, 만수봉에 이르는 주변의 빼어난 산군의 웅장한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명산들이 밀집해 있는 이 지역에 대한 신비감과 경외감마저 일어난다. 그리고 발밑에 뻗어 있는 포암산 서릉의 모습도 자못 기운차다.

바위 벼랑 밑의 고사목도 보고 암벽 옆의 좁은 길도 지나서 변화무쌍한 암릉길은 계속 이어진다. 멋진 소나무 한 그루와 작은 돌탑이 있는 그림 같은 암릉길도 지나고 큰 돌탑이 있는 곳을 지나 멋진 기암이 옆에 버티고 서 있는 전망바위에 닿는다.


 


로프가 설치된 암릉길에서 바라본 주흘산.


 


로프가 설치된 암릉길에서 바라본 월항삼봉(탄항산)과 부봉.


 


로프가 설치된 암릉길에서 바라본 깃대봉, 마역봉, 신선봉, 북바위산과 포암산 서릉.


 


로프가 설치된 암릉길에서 바라본 북바위산과 박쥐봉, 용마산.


 


로프가 설치된 암릉길에서 바라본 월악산과 용암봉, 덕주봉, 만수봉.


 


로프가 설치된 암릉길.


 


기암의 정경.


 


바위 벼랑 밑의 고사목.


 


암벽 옆의 등로.


 

주흘산과 탄항산이 가깝게 보이는 전망바위의 바로 옆에는 푸르른 나무들과 어우러져서 더 멋지게 보이는 기암이 자리 잡고 있다. 그 기암이 주는 운치를 만끽하기 위해 여기서도 잠시 앉아 쉬다가 험로를 내려서면 어느새 하늘샘에 닿는다. 하늘샘에서 샘물을 한 바가지 받아 마시고 나서 너덜겅을 지나면 인공의 배수로가 설치돼 있는 곳에 닿고 여기서 직진하는 평지 같은 길과 왼쪽으로 꺾어져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데 왼쪽으로 꺾어져 내려가니 3분 만에 오늘의 포암산 날머리인 하늘재에 닿는다.

하늘재에서 바라보는 포암산은 베바우산(布巖山)이라는 이름 그대로 커다란 삼베 천을 세워 놓은 듯한 흰 화강암의 절벽이 시야를 압도한다. 하늘재의 옛 이름인 계립령의 유허비도 읽어보며 하늘재에서 잠시 머물다가 비포장의 임도를 거쳐 미륵리로 내려가는 길은 잔돌이 많이 깔려 있는 흙길이다. 임도를 바쁜 걸음으로 걸어서 하늘재에서 25분 만에 하늘재 표지석이 있는 갈림길에 닿고 다시 15분 만에 245번 시내버스 종점 부근까지 내려와서 일단 열려 있는 식당에 들러 능이술을 반주로 산채비빔밥을 주문해 먹고 바로 앞의 버스 종점으로 걸음을 옮기니 245번 시내버스가 이미 대기하고 있다. 19시 15분에 출발한 막차는 20시경 충주공용버스터미널 앞에 도착해서 매표소에서 동서울행 20시 20분발 버스표를 끊어서 귀가한다.

오늘의 산행에는 9시간 5분이 걸렸고 이 중에서 약 2시간 35분의 길고 잦은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순수산행시간은 6시간 30분이 걸렸다.

월악산 국립공원지역의 산들이라서 등로 정비와 방향표지판 설치는 잘 돼 있었고 주변에 빼어난 풍광을 지닌 명산들이 많아서 조망도 꽤 좋았고 특히 험준한 포암산의 경관은 특출한 것이었다.

그리고 요즘 산에서 눈으로 직접 멧돼지를 보지는 못했지만 멧돼지가 파헤친 흙이나 멧돼지의 배설물, 등로 근처에서 나는 짐승 소리 등으로 미뤄볼 때 호젓한 산길에 멧돼지의 존재가 감지되는 것은 큰 위협이 아닐 수 없기에 배낭에 멧돼지가 싫어하는 금속성이 나는 종을 달고 다니니 고요한 절간의 풍경 소리 마냥 종이 은은히 울리면서 멧돼지의 접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작은 안심을 하게 된다.

가쁜 숨을 몰아쉬고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내리는 산이란 내게 있어서 도대체 무슨 의미일지 잠시 가만히 생각해 본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주흘산과 월항삼봉(탄항산).


 


전망바위 옆의 멋진 기암.


 


기암 옆의 등로.


 


하늘샘.


 


포암산 날머리인 하늘재.


 


삼베를 세워 놓은 듯한 베바우산(布巖山)의 흰 화강암 절벽.


 


계립령(하늘재) 유허비.


 


미륵리로 내려가는 비포장임도의 정경.


 


하늘재 표지석이 있는 갈림길.


 


산채비빔밥과 능이술.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