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산(281)-용마산(348)-아차산(285).........................서울에서 토막난 3시간 어디서 보낼까?

  

날짜: 2004/09/05(일)

동행: 나홀로

날씨: 맑지만 스모그

산행경로

망우리검문소-망우산(281)-용마산(348)-아차산(285)-중곡동

산행거리: 9.7km

산행시간(총 3시간 20분, 휴식포함)

1509 망우리검문소

1623 망우산

1709 용마산 아차산 분기 삼거리

1720 용마산

1740 용마산 출발

1805 아차산

1830 기원정사(중곡동) 하산


 

 

 

1.점심은 아이들과 보내야하고 저녁은 약속이 있는데


 

일요일 매번 산에만 다니니 아이들은 아버지와 같이하는 시간이 없어 고아나 다름없다.   아이들과 단란한 척(?)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톰 행크스의 “터미널” 이란 영화를 11시에 보기로 한다. 그리고 오늘 저녁 7시에는 강남에서 저녁 약속 모임이 있다. 그러면 남는 시간은 오후 3~6시 사이의 3시간 ..............정답은 뻔하다. 저번 김용관 선생님이 갔다오신 망우리를 들머리로하는 용마산~아차산 코스가 정답이다. 빼곡한 일정으로 차있는 일요일.........이걸 보람차다고 이야기해야하나?


 

2.택시 속에서 대변신하지만 역시 들머리를 못찾고


 

등산복과 등산화는 살짝 차속에 넣어 놓고 아이들과 오랜만에 영화도 보고(영화 “터미널” 별 5개중 ★★★) 점심도 맛있게 먹는다.  아이들과 마눌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나는 배낭을 꺼내 택시에 올라 윗도리를 훌랑 벗고 산행복장으로 대변신을 한다. (기사아저씨 보지 마세요~)  상봉역에서 교문사거리방향으로 가다 망우검문소에서 내린다. 김용관 선생님 산행기에 나오는 육교인 것 같아 육교를 넘으며 모든 ware(?)를 점검하고 계단을 오르는데..................좌측은 묘지고 우측은 동네마을이다. 동네가 나오는 게 이상해서 좌측 묘지쪽으로 오르는데...........묘지에 묘지를 넘고 넘고 또 넘고........


 

 

 

 

3.망우리 공동묘지를 헤메다


 

능선에 붙을려고 애를 써 봐도 정상쪽의 묘지에는 더 이상 못 올라가게 울타리들이 계속적으로 쳐져있다. 할 수 없이 묘지들을 오르락 내리락 땀은 비오듯이 흐르고 관리가 되지 않은 덤불이 무성한 묘지를 헤쳐 나가다 수없이 가시에 찔린다. 또 시작이군. 뭔가 들머리를 잘못 들어선 것 같은데............아무래도 내가 지금 헤메는 곳이 망우리 공동묘지인 것 같다. 택시기사분이 망우검문소를 잘못 내려 준 것 아닌지.........


 

 

 

4.엄마약수터에서 공동묘지에 약수터가 많은 비밀을 알아내다.


 

드디어 길을 발견하여 다시 내려가 오르니 동네분들이 운동을 하고 있는 약수터가 나온다 철봉을 하는 건장한 아저씨께 망우산을 물으니 다짜고짜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내가 서울 어느 동네에서 온게 길하고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 일요일 오후 시각 공동묘지를 올라서 그런가?) 여기서부터 아저씨의 질문이 이어지는데.... 나보고 망우리 공동묘지 주변에 약수터가 많은 이유를 아냐고 묻는다.(내가 알게 뭐람. 갈길은 바쁜데...쩝 하여간 입심한번 좋다) 알고보니 택시기사분이란다....그러면 그렇지.....“비가 오면 관으로 물이 스며들어가 다시 관 밑으로 빠져나와 지하수를 이룰 때 까지 걸리는 시간이 통상 40~50년 걸립니다. 이런 물들은 병을 고치는 그런 효험이 있어 약수터가 많지요” (허거걱......시체썩은 물이 정화되긴 했다 하더라도 그 물을 먹고 건강해진다? 안먹고 말지.......어히...무서워~)믿거나 말거나 아저씨의 장황설을 듣고 길을 물어보니 8부능선에 있는 망우산 순환도로를 알려준다.

  

불암산 너머 수락산

 

5.망우산을 지나쳐 다시 뒤로 오르다


 

아저씨 말을 믿고 지루한 망우산 순환도로를 따라 오르는데 나이드신 분들이 부채질을 하고 있는 팔각정이 나타나서 망우산을 물으니 지나온 저 뒤쪽을 가르키며 지나왔단다. 어이구!.....8부능선의 순환도로를 따라 정상을 돌아 온것이다. 다시 정 가운데로 빽하여 정상에 도달하지만 아무것도 없고 하얀 깃발하나 꽂혀있다.


 

↗가야할 용마산 능선길
 

6.용마산 가는 풍광 좋은 산책길


 

망우산정상 도장 찍고 다시 팔각정을 지나 본격적인 용마산길로 접어든다. 우측으로는 북한산과 도봉산이 어슴푸레 서울의 스모그속에 자태를 나타내고 있고 북쪽으로는 불암산 암릉 정상 뒤로 걸상한 수락산이 보인다. 남동쪽으로는 검단산과 예봉산이 한강 너머로 보이고......................용마산가는 능선 길은 그야말로 부드러운 산책길이다. 45분정도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니 용마산과 아차산이 갈리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우측길을 통해 용마산쪽으로 방향을 잡는데....... 제법 암릉이 나타나고 오르막이 가팔라진다. 동부간선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아파트위쪽으로 솟아있는산이 용마산이고 별로 볼품이 없다고 느꼈는데 제법 능선을 쫓아가다보니 올라야할 봉우리가 걸상하게 보이고 좌측으로는 아차산의 나지막한 암릉이 반대편에 삐죽삐죽 반복된다. 서울시내를 다니면서 보고 무시했던 용마산과 아차산인데 풍광이 좋고 재미가 솔솔............................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용마산 아차산 능선길


 

7.사통팔달의 조망 용마산정상


 

용마산정상에 오르니 태극기가 펄럭이고 전후좌우 막힘이 없다. 가야할 아차산의 능선이 멋있게 보이고 아이스크림 아저씨에게 1000원주고 하드를 입에 넣고 바위에 앉아 서울구경을 한다. 동부간선도로에서 일요일 차량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고....................커피믹스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이열치열 커피한잔 타먹고...........

 

 


 ↗용마산 봉우리들

  

↗용마산에서 아차산가는 암릉

 

8. 한강을 보며 걷는 아차산 암릉길


 

다시 용마산과 아차산 삼거리로 내려선다. 그런데 거기까지 가지 않고 아차산으로 가는 샛길이 나오며 나무로 잘 만들어진 계단이 이어진다. 아차산능선길에 바로 접어드니 바로 앞의 용마산이 제법 걸상하게 보인다. “그녀석들 제법 서로 걸상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군!” 아차산 능선길은 그야말로 비단길의 산책로.......우측으로는 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조망이 시체말로 끝내준다.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며 나지막한 바위의 암릉위를 걸으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시간만 있으면 팔각정을 지나 워커힐호텔로 가는건데.............그러면 망우리공동묘지에서 출발하여 워커힐호텔에서 산행을 아이러니칼하게 마무리할수 있는건데..........................

 

 

 

↗용마산에서 아차산 능선으로 가는 계단


↗아차산 하산길  (좌측 봉우리가 용마산 우측이 아차산정상)


 


 ↗아차산  능선에서 계속 보이는  유유하게 흐르는 한강


 

9.서울에 이런 좋은 산이 있었다니


 

7시 저녁약속 시각이 사람을 조급하게 만든다. 짧은 중간토막 3시간 30분의 시간을 산에서 보낼수 있었다니................서울에 사는것도 그리 나쁘지 만은 않은 것 같다. 다시 택시에서 땀내나는 옷을 정복으로 갈아입으며 변신을 한다.   

  

 

 

 

Steve Barakatt     "Sensual Night With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