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날씨가 좋은 2월 6일(일요일), 작년부터 한번쯤 가 보고자 했었던 검단산, 고추봉, 용마산 종주를 하기로 한다. 8시 40분에 집을 나서서 전철을 타고 강변역에 내려서 테크노마트 앞의 버스정류장에 닿으니 9시 50분. 5분 정도 기다려서 112-1번 버스를 탄다. 버스는 올림픽대교를 건너서 강동구를 거쳐 서울을 벗어나 하남시를 달린다. 버스로 45분 쯤 달려서 검단산 입구에서 하차하니 사거리의 코너에 위치한 한국 애니메이션 고등학교가 바로 정류장 앞이다. 코너에서 우측으로 가지 않고 좌측으로 하천을 낀 차도 옆의 보도를 걷는다. 112-1번과 112-2번 버스가 서는 버스정류장 한 곳을 더 지나서 좀 더 가니 우측으로 승용차들이 많이 주차돼 있는 도로가 있어서 그 쪽으로 꺾어진다. 오늘의 검단산 들머리인 안창모루의 검단쉼터가 바로 나온다. 들머리에 닿으니 굳이 차도를 끼고 가지 않고 한국 애니메이션 고교의 우측으로 가서 학교를 좌측으로 끼고 와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학교에서 안창모루의 들머리까지 5분 정도 걸린다.

 검단산 초입의 등로는 꽤 넓다. 그런데 오늘은 춥지 않은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산행객들이 너무 많다. 눈이 다 녹아서 깨끗이 말라 있는 등로에는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난다. 상쾌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한 산행길에서 오히려 시내보다 더 심한 먼지를 마시게 되는 아이러니를 겪는 날이다.

 들머리에서 넓지만 가파른 흙길을 30분 쯤 오르니 철책이 설치된 유 길준 묘소가 나타난다. 유 길준 뿐만 아니라 문중의 다른 사람들의 묘도 여러 개가 함께 설치돼 있는 묘소를 둘러 보며 서서 잠시 쉬다가 다시 등로를 오른다.

 유 길준 묘소에서 칠팔분 쯤 오르면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안부에 닿고 안부에는 검단산까지 1.95 킬로미터가 남았다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안부에서 우측으로 꺾어져서 오른다. 한강 건너편의 예봉산과 예빈산이 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기 시작한다. 나무계단이 설치된 지릉길을 오르다 보면 돌계단길이 구불구불 이어지고 돌계단길을 벗어나면 이십여분 후에 검단산 유일의 암릉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로프를 잡는 곳도 있고 약간 아슬아슬한 곳도 있는 암릉지대를 통과한다. 육산인 검단산에서는 이채로운 곳이라서 바위를 타는 재미를 잠시 맛본다. 그리고 암릉 위의 소나무의 자태가 멋있어서 카메라에 담아 본다.



검단산 들머리 - 안창모루의 검단쉼터.



등로의 정경.



유 길준 묘소.



돌계단길.



검단산의 유일한 암릉지대를 통과하며...



암릉 위의 소나무.


 암릉지대를 통과하여 5분 이상 더 진행하니 전망이 좋은 곳이 나타나서 발길을 멈춘다. 여태까지의 한강 건너의 조망은 나뭇가지에 가리워진 채였는데 이 곳에서는 성가시게 조망을 가리는 나뭇가지도 없이 한강 건너편의 적갑산과 예봉산, 예빈산이 잘 조망되고 예봉산과 예빈산 사이로 희미하게 운길산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시야를 우측으로 돌리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와 팔당댐, 팔당호가 내려다 보이고 팔당댐을 지나서 예빈산과 예봉산 밑으로는 서울의 젖줄인 한강의 최상류가 유유히 흐르고 있다.



전망 좋은 곳에서 바라본 예빈산의 직녀봉, 견우봉, 승원봉.



전망 좋은 곳에서 바라본 적갑산, 철문봉, 예봉산, 율리봉.



전망 좋은 곳에서 바라본,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와 팔당댐.



전망 좋은 곳에서 바라본 한강 최상류.



전망 좋은 곳에서 바라본 철문봉, 예봉산, 율리봉과 운길산, 직녀봉, 견우봉, 승원봉.


 전망이 좋은 곳에서 5분 만에 정상이 펜스로 출입이 통제된 서봉(585봉)에 닿는다. 이 곳에서는 검단산 정상과 검단산 못미처의 헬리포트가 있는 봉우리가 잘 조망된다. 다시 지릉길을 20분 쯤 오르니 헬리포트인 봉우리에 닿는다. 헬리포트에서 코 앞에 보이는 검단산 정상에 2분 만에 닿으니 사방의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검단산 정상부의 조망안내도와 삼각점이 설치된 검단산 정상에는 아쉽게도 정상표시석은 설치돼 있지 않다. 앞으로 가야 할 고추봉과 용마산 쪽을 조망해 본다. 헬리포트이기도 한 검단산 정상은 꽤 넓은 편이지만 수십명의 사람들이 떠들썩한 분위기를 만들며 어수선하다. 15분 정도 쉬다가 고추봉을 향해 내려선다.



서봉(585봉)에서 바라본 검단산 정상.



펜스가 설치된 서봉(585봉) 정상.



서봉에서 검단산으로 가는 오르막길.



서봉과 검단산 사이의 헬리포트와 바로 앞의 검단산.



검단산 정상에서 바라본 고추봉과 용마산.



검단산 정상의 삼각점과 안내도 - 해발 650 미터.


 검단산에서 고추봉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에는 자연보호를 위해 등로의 좌우에 출입을 통제하는 펜스가 설치돼 있다. 검단산을 내려선지 3분 만에 삼거리의 방향표지판을 만나는데 산곡초등학교 쪽으로 직진한다. 삼거리에서 다시 9분 만에 삼거리가 나오는데 검단산 정상까지 0.5 킬로미터이고 직진하면 약수터까지 0.4 킬로미터라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용접부위가 떨어진 방향표지판은 바닥의 받침대에 기대어 놓은 상태다. 고추봉으로 향하는 좌측길은 표기돼 있지도 않다. 좌측으로 꺾어져서 고추봉으로 가는 호젓한 지릉길로 들어선다. 이 방향표지판 이후로는 그렇게 들끓던 사람들도 거의 다 사라지고 용마산까지 종주하려는 일부의 산행객들 만이 이 길로 향한다. 그런데 이 이후로는 방향표지판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아서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메모한 것을 의존하게 된다.

 13시 40분 경에 지릉길 옆의 바위 위에서 십여분간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 그리고 아주 큰 철탑(송신탑)이 있는 안부 삼거리를 지나게 된다.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과 직진하는 오르막길이 있어서 좌측에서 올라오는 산행객에게 물어 보니 그 길은 수자원공사에서 올라오는 길이라고 한다. 오르막길로 직진한다. 정취있는 지릉길을 유유자적하게 걷다 보니 일등삼각점이 설치된, 해발 585 미터의 고추봉 정상에 닿는다. 갑성봉이라고도 불리우는 곳이다. 고추봉 정상에서 여태껏 지나쳐 온 길을 되돌아보니 검단산 정상이 올려다 보이고 아까 어느 쪽으로 갈까 잠시 고민했던 철탑이 있는 안부가 빤히 내려다 보인다.



검단산을 내려서서 고추봉으로 가는 길.



용접부위가 떨어져서 바닥에 기대어 놓은 삼거리의 방향표지판 - 고추봉으로 가려면 약수터로 직진하지 않고 좌측으로 꺾어진다.



고추봉으로 가는 지릉길 1.



고추봉으로 가는 지릉길 2.



고추봉으로 가는 지릉길 3.



고추봉으로 가는 지릉길 4.



고추봉에서 뒤돌아 본 검단산과 철탑이 있는 안부 - 고추봉으로 가려면 철탑이 있는 안부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내려서지 말고 직진해야 한다.



고추봉의 일등삼각점 - 해발 585 미터.


 고추봉에서 5분 쯤 쉬다가 다시 용마산을 향해 걷는다. 오늘의 종주는 거리가 짧은 편이라서 시간여유가 많다. 팽나무가 있는 곳에 닿는다. 지표 위로 돌출된 나무 뿌리가 꽤 우람하다. 팽나무를 카메라에 담고 다시 지릉길을 오른다.

 마침내 해발 596 미터의 용마산 정상에 닿는다. 거문봉 또는 일자봉이라고도 불리우는 곳이다. 이 곳에는 삼각점과 함께 정상표시석이 설치돼 있다. 용마산에서는 위치상으로 검단산보다 더 가까운 팔당호의 경치가 잘 조망된다. 그러나 팔당호 건너편의 서울 인근은 회색 스모그의 띠가 두텁게 드리워져 있다. 한참 팔당호를 조망하며 15분 정도 쉬다가 하산을 시작한다.



팽나무의 뿌리.



용마산 오름길에 방금 지나친 팽나무를 뒤돌아보며...



용마산으로 가는 지릉길 1.



용마산으로 가는 지릉길 2.



용마산으로 가는 지릉길 3.



용마산 정상에서 바라본 팔당호와 스모그의 띠.



용마산 정상의 정상표시석과 삼각점 - 해발 596 미터.



엄미리 하산길.


 용마산 정상에서 십분 만에 첫번째 안부 삼거리에 닿는다.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은 밤골 방향이고 직진하는 오르막길이 엄미리 방향이다. 안부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5분 만에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봉우리에 닿고 이 봉우리에서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니 3분 만에 역시 소나무 한 그루가 운치있게 서 있는 봉우리에 닿는다. 그리고 4분 만에 두번째 안부 삼거리에 닿는데 좌측으로 가면 광지원과 남한산성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가면 엄미리와 은고개로 가는 길이다. 우측으로 간다. 10분 만에 큰 철탑(송신탑)과 여러 개의 무덤이 있는 곳에 닿고 무덤 바로 밑에는 세번째 안부 삼거리가 있다. 어느 쪽으로 가도 버스를 타는 데에는 지장이 없지만 좌측은 엄미리로 가고 우측은 은고개를 통과하는 길이다. 좌측으로 내려선다. 무덤이 많은 곳을 지나니 좁은 오솔길이 나온다. 사색하며 호젓하게 걷기에는 참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등로 사이의, 하늘을 향해 치솟은 침엽수들의 모습이 멋져서 카메라에 담는다.



첫번째 안부 삼거리 - 엄미리 방향은 직진, 우측은 밤골 방향.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봉우리.



역시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또 다른 봉우리.



두번째 안부 삼거리 - 좌측은 광지원과 남한산성, 우측은 은고개와 엄미리로 가는 길.



철탑과 여러 개의 무덤이 있는 곳.



무덤 바로 밑의 세 번째 안부 삼거리 - 좌측은 엄미리, 우측은 은고개로 가는길.



엄미리로 내려가는 길 1.



엄미리로 내려가는 길 2.


 등로를 조금 더 내려가니 큰 자연석에 죽림원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 부근에 대나무밭이라도 있다는 것인지... 얼어붙은 개울을 지나면서 날머리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임도의 정경이 기막히게 멋지다. 임도를 지나니 낚시터가 나오고 중부고속도로 밑의 굴다리가 보인다. 두 개의 굴다리를 통과하여 용마산 날머리에 닿으니 역시 굴다리가 있는 국도가 보이고 국도로 오르는 계단 위에는 버스정류장이 있다. 버스정류장 이름은 엄미리. 현재 시각은 16시 40분. 10시 40분에 한국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앞에서 버스를 내려 정확히 여섯 시간이 걸린 것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산 위에서 흙먼지를 많이 마시기는 했지만 등로가 비교적 편하고 종주코스로는 짧은 편이었다. 그리고 고추봉과 용마산 쪽에는 방향표지판도 전혀 없지만 사전에 몇 개 되지 않는 갈림길만 잘 파악해 놓으면 등로가 복잡하지 않아서 길을 찾기가 쉽고 설령 길을 잃었다고 해도 근교에 위치한 산이기 때문에 아무 곳으로 내려가도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서 서울로 돌아오기가 쉽다.

 보온병에 남은 코코아차를 마시며 십분 쯤 기다리니 강변역까지 가는 13번 버스가 도착한다. 버스를 타고 카드판독기에 버스카드를 대니 800원이 결제된다. 운전기사가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어서 강변역까지 간다고 하니 카드판독기의 버튼을 조작하고는 다시 카드판독기에 카드를 대라고 한다. 다시 카드를 대니 500원이 더해진 1300원이 결제된다. 강변역에 도착해서 전철을 타고 귀가한다.



죽림원 표시석.



날머리가 가까워지는 임도.



낚시터.



중부고속도로 밑의 굴다리.



용마산 날머리 - 중부고속도로 밑의 두 개의 굴다리를 통과한 약수가든 앞.



계단을 오르면 국도상의 엄미리 버스정류장이 있다.



엄미리 버스정류장 - 여기서 하남 쪽으로 한 정류장을 더 가면 은고개 입구임.



오늘의 산행로 - 약 12 킬로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