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을 뚫다(검단산-고추봉-용마산-노적산-약사산-한봉)
1. 산행일자 : 2004.7.31(토) [맑음, 기온:34도]
2. 운행구간 : 하남시 애니매이션고교-검단산-고추봉-용마산-중부고속도로 제1터널횡단
- 43번국도-남한산성입구-노적산-약사산-남한산성한봉-남한산성동문
3. 운행거리 : 17Km 안팎
4. 운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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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산행기
<원래 오늘은 치악 동서종주를 계획했던 날이다.
근데 보니 아버님 기일이 아니던가.
대단한 불효다. 아버님 기일도 평소에 기억못했단 말인가.
살아 생전에도 잘해드린 게 없는데 돌아가셔도 이모양이다.
우리 아이들이 그대로 나에게 앙갚음 한다 생각하니 끔찍하다.
살아계신 엄니한테 잘해 드려야겠다(맨날 말뿐이다)
그런저런 이유로 간단히 도봉산이나 갔다와야겠구나 생각했는데
영혼님으로부터 검단-용마-남한산성 제의가 들어온다>
나처럼 강북에 사는 사람들은 검단산 접근교통이 좀 까다롭다.
까다롭다고는 하나 물론 지방산에 가는 것 보단 편하다.
먼저 지하철 4호선을 타고 동대문운동장에서 내린다.
그다음 5호선을 타고 강동역에 하차. 출구는 3번 출구.
3번출구로 나와 길동4거리쪽으로 100여m 가면 버스정류장이다.
이른 아침인데도 내리쪼이는 햇볕이 따갑다.
서둘러 그늘로 숨는다.
거기서 다시 덕소행 112번을 타 애니미이션고교앞에서 내린다.
차에 써 있다. "검단산(애니매이션 고교)"
◎ 하남시 애니매이션 고등학교 ▼
◎ 햇살을 받은 검단산이 싱싱해 보인다 ▼
애니매이션고교쪽으로 길을 건너 좀 가다
다시 큰길이 나오고 좌측으로 150여m가면
우측으로 검단산 입구가 나온다.
근데 이길이 안창모루 길인지 애니매이션고교코스인지 헷갈린다.
주위사람들에게 물어봐두 고개만 갸웃 갸웃이다.
동네산답게 이른 아침인데도 산객들의 통행이 빈번하다.
넓다란 신작로같은 그늘진 등로로 오른다.
◎ 검단산 등로 초입 ▼
오르던 중 영혼님이 아차! 한다. 스틱을 버스에 놓고 내리셨단다.
참.. 산행 전후엔 배낭에 챙기라 누누히 일러드렸건만(산행기에서..)
12만원짜리 레키스틱이란다. 벌러덩~
운행 잠시 중단.
여기저기 전화해봤으나 버스회사 이름을 몰라서 영 난감이다.
그 스틱을 기사가 버스회사에 맡겨놓았으면 아무리 늦어도 찾을 것이고
중간에 누가 갖고 내렸으면 아무리 빨리 수소문해도 못 찾을 것이다.
요는 재수다. 인생 어차피 재수가 반 아니던가. 끙..
신작로 같이 넓다란 길도 경사가 가파르다. 유길준 묘를 지나고
벤치있는 안부에서 영혼님을 기다린다.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물인 거 같다.
이 나이에 어떤 음식을 그리 아껴 먹을수가 있을까.
오늘은 4리터의 물을 준비했는데 초반에 물발(?) 서는 걸루 봐서
이 양도 자신없다.
검단산도 장난 아닌 거 같다. ...좀 편한 산 어디 없냐...
◎ 유길준 묘소 ▼
올라가는 중 위에서 누군가가 야호! 야호! 해대길래
이제 다왔구나 했는데 이론.. 산 중간에서 야호야호 하는 거다.
어째 이르다 했지.
585봉에 도착해서 이게 검단산인줄 알았는데
저 앞에 모가 뾰족하게 솟아있다. 저게 검단산? 이거 봐라..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전망이 기가 막히다.
날만 괜찮으면 더 유하고 싶으나
넘 뜨거워 대충 몇장 찍고 오른다.
◎ 한강 조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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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옆 도봉산이 근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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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릉을 통과하며 ▼
(08:53)가파른 경사를 올라 올라 검단산 정상이다.
정상석은 없고 땅에 깔린 안내판이 있다.
초반 소모시간 감안, 1시간 13분 정도 걸렸다.
헬기장으로도 쓰고있는 정상은 넓직하다.
덥지만 시계는 명료하다. 파란 하늘이 인상적이다.
뜨거워 나침판도 대보지 못하고 서둘러 그늘로 들어간다.
쉬면서 자꾸만 물만 먹고 싶고 일어서기가 싫어진다.
◎ 검단산 정상 ▼
◎ 그림같은 한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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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하여야 할 고추봉을 비롯한 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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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주항로는 남쪽. 남쪽으로 계속가다
중부제1터널에서 서로 꺽어 43번 국도를 지나고
남한산성 입구로 드는 것이다.
검단산 떠나고 나오는 삼거리에서는 왼쪽으로 간다.
어깨너머로도 왼쪽으로 흐르는 능선이 보인다.
(09:52)오르고 내리고 고추봉(지도에는 두리봉으로 표기되어있다)
별 특징없는 정상이다.
중부고속도로 톨케이트가 정면으로 보인다.
◎ 고추봉 ▼
◎ 중부고속도로 톨게이트 ▼
고추봉을 떠나고 가파른 사면을 내려간다.
근데 누가 밑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난다.
(10:00)으잉,, 보니깐 산진이님이시다.
아니 이 더위에 뭔 산을 오르신다냐. 몸도 안좋으시다며.
번천에서 오신단다. 땀이 송글송글 맺히셨다.
전에 남한산성에서 노적산까지 하시고
이어서 하시는 모양이다.
넘 반가워 어찌 하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다 헤어졌다.
같은 방향이면 좋을텐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산에서 사람 만나는 대개의 경우가
크로스하다 만난다.
서로 크로스하면 만날 확률이 무쟈게 높다.
날은 점점 더 뜨거워진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이 노랫말은 적어도 오늘은 거짓이다. 바람한점 없다.
검단-용마도 날로 먹는 능선종주산행은 아닌거 같다.
낙차있는 오르내림이 많다.
영혼님이 혀를 내두르신다.
물론 날 좋은 가을 정도만 되도 이야기가 틀리다.
청량한 기운 볼로 느끼며 낙옆밟는 정취가 얼마나 좋던가.
(10:30) 용마산이다. 이 구간에서 첨보는 정상석이다.
여기도 조망은 없다.
◎ 용마산 정상석 ▼
용마산에서부터 묘지지나고 샘터까지는 직진이다.
우측으로 떨어지는 은고개쪽으로는 눈길도 주면 안된다.
중부고속도로 제1터널 위로 횡단하여
고속도로를 건너기 때문에 방향이 정확하여야 한다.
은고개쪽으로 가 계속 서향을 하여
남한산성 벌봉으로 드는 종주코스도 있다.
그러나 이건 노적산의 날카로운 경사를 맛보지 못한다.
◎ 묘지 2기 지나고 ▼
(11:50)샘터에 당도하면 좀 혼란에 빠진다. 여기가 요주의 지점이다.
먼저 샘터에 이르기 전 큰 수레길 같은 것이 좌우로 지난다.
그 길을 넘으면 십자안부다.
먼저 우측길은 하산길이다.
직진은 번천으로 간다고 마주친 어떤 분이 그러시는데 확신을 못하겠다.
표지기 달려있는 좌측 길. 이 길이다.
방향감각으로는 좀 이상하다.
갑자기 좌측으로 올라 능선에 붙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게 길이니. 쩝..
샘터는 좌측길에서 몇 미터 앞으로 진행하여 좌측에 있다.
솔직히 샘터는 허접이다.
여는 샘터처럼 물이 흐르지 않고 흙을 파놓은 고인 물이다.
그러나 물없이 헤매다가 이 산중에 이런 물을 발견하면 황금과도 같으리라.
서둘러 물을 보충한다. 1리터 더 보충한다.
물 맛은 의외로 산뜻하다. 소금쟁이가 떠있는 물치고는..
◎ 샘터 ▼
길좋은 능선길로 계속 고다.
허접스런 KBS 송신안테나 지나고
◎ KBS 송신 안테나 ▼
중부고속도로에 임박, 차소리가 아까부터 들리기는 하는데
언제 터널이 나오는지 아리송하다.
터널 임박하여 삼거리가 나오는데 직진해야 한다.
모르고 좌측으로 들어섰다가 길 느낌과 나침판 방향이 수상쩍어
10분정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다. 땀이 배로 나온다.
사람이 한분 올라온다.
이 길이 중부고속도로터널 위가 맞냐고 재삼 확인한다.
좀 더 가 그늘진 안부에서 점심을 한다.
그늘은 져있으나 대기는 미동조차 없다. 숨막히는 습도.
영혼님이 웃통을 벗는다(입을 때 괴로우실텐데..)
한 30분 점심먹고 다시 출발.
어느 정도 가니 43번 도로가 히끗히끗 보인다.
(13:30)43번 도로로 내려선다. 여기 지명은 광지원리.
◎ 당도한 43번 국도 ▼
도로에 내려서 보니 좌측으로 지하횡단도가 보인다.
건너니 남한산성 길목. 차들이 차산차해다.
몇십미터 걸어들어가니 좌측으로 회춘식당이 보인다.
◎ 회춘식당(이 식당 앞 도로 건너편이 노적산 들머리다) ▼
도로도 넘 뜨거워
비록 힘들지만 산이 더 나을 거 같아 빨리 들머리를 찾는다.
정확히 회춘식당 앞에 노적산으로 드는 계단이 있다.
노적산은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아도 아주 뾰족하다.
그래 한번 붙자..
영혼님이 물걱정이 되어 회춘식당으로가 물동냥을 하신다.
나는 넉넉하다고 했는데 더 보충할걸 그랬다.
가파른 경사를 한발한발 옮긴다.
아무리 가파른 경사도 천천히만 가면 힘들지 않다.
땀은 도대체 얼마나 몸에서 나오는 걸까.
망가진 수도꼭지에서 물 나오듯 계속 꾸역꾸역 땀이 흐른다.
머리가 핑돈다. ...이러다 일 치루는거 아냐...
(14:15)드디어 노적산이다. 밑에서부터 한 30분 걸린 거 같다.
정상표지는 없고 대신 돌무덤이 반긴다.
그냥 이렇게 앉은 상태로 계속 있고 싶다.
◎ 노적산 ▼
노적산, 약사산을 거쳐 서쪽으로 가다 북서쪽으로 방향을 돌려
남한산성의 한봉을 만난다.
운치있는 능선길. 날만 좋으면 칭찬 받을 길이나 찌는 듯한 날 탓에
산만 욕을 먹는다.
(16:05)이 봉우리 저 봉우리 넘고 넘어 저기에 드디어 돌로 쌓은 성이 보인다.
아. ...이 눔이 남한산성인가베...
흡사 안개끼고 비오는 북한산 칼바위에서
처음으로 허연 북한산성 돌덩이 보는 감동이다.
◎ 맞닥뜨린 남한산성 ▼
솔직히 한봉은 확인도 못했다.
성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니 안내판이 나온다.
직진은 벌봉, 죄측은 동문으로 가는 길.
원래 계획은 벌봉으로해서 서문→북문→마천동이다.
서두에도 이야기했듯이 오늘은 아버님 기일이다.
예상외로 늦어진 오늘의 산행때문에 그 쪽 코스는 포기해야 할 지경.
난 미안해서 말을 못하고 있는데
영혼님이 그냥 동문으로 내려가지 하신다.
솔직히 기일도 기일이지만 더 이상 힘들어서 갈 기력도 없다.
북한산성이랑 틀린 것은 성벽 주위로 수풀이 그득하다.
아무래도 인적이 북한산보다 드믄 거 같다.
◎ 한봉과 벌봉 중간의 안내표지 ▼
수풀을 지나 15분 정도 가니 절이 나오고 인가가 나온다.
쫄쫄 흐르는 물로 대충 씻고 옷갈아 입고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큰 길로 내려오는 내내 그것도 계곡이라고
쫄쫄 애기 오줌누듯 흐르는 물에서도 여기저기 피서객들이 빽빽하다.
사람만큼이나 차도 많다.
큰 길에서 택시를 타고 다시 광지원리로 나와 13번 버스를 타고
명일역에서 내려 지하철 타고 큰 형님댁으로 제사 지내러 간다.
간신히 시간에 대었다.
오늘 한 코스는 여름산행엔 좀 안 어울리는 코스가 아닌가 싶다.
물론 더운거야 어는 산이고 마찬가지겠지만
결정적인 약점이 물이다. 물.
오는 내내 본 물이라고는
용마산지나 소금쟁이 떠다닌 손바닥만한 샘터다.
산행은 힘들어도 하산할 때 보는 청명한 맑은 물은
산행의 피로를 씻기에 충분한 거 같다.
치악산이 그랬다.
산행기 끝! 감사합니다.
"新作路"란 말을 오랜만에 들으니 참 정겨운것 같습니다.
아주 어려서는 신장노줄 알고 발음하기도 했었는데요^^
영혼님은 아까운 스틱까지 잃으시고 참 아깝다. 쩝!!
여름철 건강산행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