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2009.10.18.(일요일)

 

춘천방향으로 가다가 커다란 장승 두개가 있는

미음마을 한강변에 있는 좋구먼 이라는 음식점에서 오후 5시에 약속이 있어서

집에서 8시50분에 떠나 한시간여만에

검단산 자락 애니메이션 학교 앞의 유료주차장에 주차하고

집에서 여기까지 오는도중 네번의 통행료를 내게 되니 무언가 불합리 하다 생각이 든다.

 

검단산 입구에 등산용품 회사들은 모두 다 있네.

홀랑벗은 맨몸으로 와도 되겠다.

등산화 내복 등산복 지팡이 장갑 양말등등 없는게 없구나.

이로 미루어 검단산 등산인구가 부쩍 많아진 모양이다.

 

처는 여러번 같이 왔었다는데 나는 전혀 생각이 없다. 내가 청문회에라도 나왔나.

90년대에 산너머 산곡국민학교 방향에서 올랐었다는구나...

나중에 생각하니 먼지가 심하게 났다는 기억은 난다.

 

집에서 전화 했을때에는 유길준 묘를 지난다던 처제네는

주차후 전화 하니 정상인데 내려 갈거란다.

처제네는 아침일찍 이산에 왔구나.

호국사쪽으로 올라 도중에서 만나기로, 우리는 유길준묘는 못보겠구나.

 

길 좌우로는 열무 고구마 호박 상추 오이등 터밭이서 기른 각종 야채류를 파는 아줌마들이 즐비하고.

내려오는 길이라면 사고싶다.

 

막돌이 즐비한 너덜길이지만 폭은 넓다.

길 왼쪽 바위에 뒤돌아 앉아 처를 기다리는데 가까이 온 처가 동생네가 내려 온다는구나.

뒤돌아보니 동서와 처제가 웃으며 오네.

내가 앉아 쉬던 바위에서 가져간 포도 나누어 먹는데 동서의 옷이 말이 아니네.

내려오다 약수터 바위에서 미끌어졌단다.

다친데는 없다니 다행이다. 

 

약수가 좋다며 병에 담아 가라지만 아직 빈병이 없다.

가져온 물 버리고 여기 물 가져 가라는 기세로구나.

동서는 이 산에는 붉은 단풍은 안보이고 노란단풍이 많다는구나.

   

헤어져 오르다가 작은 개천건너 왼쪽을 보니 숲길에 드문드문 사람들이 오르내려 그리로 가니

오르내리는 사람들도 적고 돌이 없는 흙길이라 더 좋다.

내려오는 사람에게 물으니 우리가 먼저 오르던 오른쪽 길과 정상에서 만나는데

지금 오르는 길이 더 가파르고 힘든다네.

약수도 있냐 물으니 이길에도 있는데 자기는 여기 물이 더 좋은 것 같단다.

이래저래 잘되었다.

 

노인이 스쳐 지나가는데 옆에 가던 사람이 약수옆 쉼터를 저 노인이 만들었다 가르쳐 준다.

돌 하나하나 져날라 쉼터를 만들었단다.

좋은 일 하는 사람도 많다.

 

물한잔 마시고 쉼터에 앉아 사과 반개씩 먹고 오른다.

초등학교 2학년쯤의 여자어린이도 하나 잘오른다.

능선가까이에 오르니 억새도 보이고 능선에는 흰밧줄이 능선길 따라 길게 있다.

우리가 오르는 코스로는 오르지 말라는 건가.

그러려면 아랫쪽에서 오르지 말라고 안내했어야지.

 

밧줄 타넘어 나오고 우리뒤 한남자는 줄에 걸려 나둥그러지네.

줄도 높지않은데 방심했나 보다.

능선에서 오른쪽 정상으로 간다.

12시에 검단산 정상(657m)에 올라 두물머리를 보니 내눈에는 세물 네물머리로 보인다.

모임 시간이 5시간이나 남았으니 처는 건너편 용마(龍馬)산에 다녀오잔다.

실(絲)도 가야지.ㅎㅎㅎ.

 

밥먹고 가자니 사람 많고 양지녘이라 더 가잔다.

나는 땀 많이 흘려 바람부는 그늘은 추운데...

검단산에서 산곡초교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세모 모양의 아늑한 바위가 바람막이 하는곳에

나는 바위를 등지고 처와 미주앉아 점심 먹으려 하니 젓가락이 없어 왼쪽 젊은이 두사람에게

여분의 젓가락 있냐 물으니 새우젓 없단다.새우젓 아니고 젓가락요 하니 하나 있다며 준다.

돼지족발이라도 가져온줄로 알았나 보네.

 

추석에 남은 송편,

송편 먹을때는 젓가락 한짝, 김치 먹을때는 두짝으로 으로 점심.

 

조금 내려가니 안부가 나오는데 우측으로 산곡초교, 좌측으로 용마산 갈림길 이다.

어김없이 막걸리와 아이스께끼 장수가 있다.

 

왼쪽길로 간다.

추운 날씨는 아니지만 길은 능선길이고

바람은 계속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불어 땀흘리는 나는 추운데 더 껴입을 옷이 없네.

 

산은 높지 않은 산이지만 오르락 내리락 적당히 힘도 들고 재미있는 길이다.

약속시간 5시를 가늠하며 가다가 되돌아 오려는 마음으로 간다.

우측으로 탈출로도 눈에 띈다.

내려오는 노인에게 용마산 물으니 가르켜 주시는데 왼쪽으로 크게 활모양으로 보인다.

시베리아 횡단 러시아의 긴열차가 굽이길 갈때 휘어져 보이듯이.

 

힘들게 올라간 봉우리가 고추봉이다.

30여m 되돌아와 처를 기다려 고추봉 올랐다 되돌아가자니 택도없네 용마산 가야 한다고.

다시 따라 고추봉 지나 내려가는 길에 처를 추월해온 젊은이와 같이가는데

이동네 산 많이 배웠다. 글세 얼마나 기억에 남아있으려나.

 

용마산 지나 내려가면 어진마을이란 기억은 아직 남아있다.

한참을 따라 가는데 빨리 가시려면 앞서 가라네 나는 힘들게 따라 가고 있는데...

뒤돌아 보며 부인은 안 오시나요 하네.

(안오기는 왜 안와, 처 떄문에 내가 더 가는건데 하는 속말)

먼저 가시라 하고 기다려 처랑 같이 간다.

 

용마산에 오니 몇사람 있고 강물은 더 가깝게 보인다.

정상석은 작고 옆면에 556m라 있는 것 같았는데 기록도 안했고 사진도 없어 정확하지는 않다.

앞으로 계속 내려가 어진마을에서 버스로 차에까지 가자니 왔던길 되돌아 가잔다.

자기는 고추봉 내려오는 길이 육산이라는 이산에서 너덜의 돌길이라며

또 고추봉 정상도 기억이 안나 다시 가야 한단다.

 

내가 고추봉 정상에는 흰페인트 칠한 말뚝에 검은 세로글씨로 고추봉이라는 정상표식이 있었다 하고

아무데서나 내려 가자니 자기 눈으로 고추봉 정상을 확인해야 한다네.

(내것 보고 그냥 가면 안될까 하고 싶지만, 혼나겠지 속으로만 ㅋㅋㅋ 거리며 앞서간다.)

 

나보다 나이들어 보이는 이가 용마산 가는길 맞냐고 물어 그렇다 하니

고추봉은 어디냐 한다. 벌써 지나오셨다 가르쳐 주고 보니 오늘 고추봉 모르고 지나는 이가 많네.

지금 오른는 봉이 고추봉인가 했더니 세봉우리를 더 넘고서야 고추봉이다.

고추봉 주위에는 오늘 산행에서 귀한 빨간 단풍이 많아 더 화려 하다.

 

고추봉 정상 표지가 흰네모 말뚝에 검은 내리닫이 글씨의 고추봉이라 체에게 얘기 했는데

이럴수가 별로 크지도 않은 직사각형의 철판에 산불조심 글자 왼쪽 옆에 흰페인트 바른위에

검은페인트 글로 고추봉이라 쓰여 있는것 뿐이네.

내눈으로 무심코 보고 기억한 흰말뚝은 어디로 갔나.

눈으로 무심히 본것 믿을게 못되는구나.

이래서 본의 아닌 거짓말도 하나보다.

 

고추봉 아래 안부, 뒤따라 오던 처는 왼쪽으로 가자 하지만 거기에는 길이 없네요.

네봉우리를 더 넘고서야 왼쪽으로 가는 길이 있다.

철탑까지 거의 다온거잖아.

왼쪽길로 내려가다가 바위에 앉아 처 기다리며 자유시간 하나 먹는데 처가 와 먹으라니

싫다며 지나쳐 내려 간다.

 

나무계단도 많고 어떤이는 약수물 나오는데가 막혔다며 뚫는다고 애쓰고 있다.

하모니카 소리가 들리는데 옆에 가던 젊은이가 풍 맞아 몸이 불편한 이가 불고 있는데

전에는 위에서 불더니 오늘은 아래에서 분다고 한다.

지팡이 옆에 두고 돌에 기대어 왼손에 하모니카를 들고 있다.

젊은이와 하모니카씨가 얘기 하는데 오늘은 늦게나와 올라가지 못해 아래에 있다는데

풍맞은 몸으로는 조금 더 올라가기도 시간이 많이 걸리겠구나.

 

하모니카 잡은지 30여년 된다는구나.

모두들 풍도 맞지말고 다른병도 없이 건강들 해야 할텐데.

이렇게 되면 약국이 좀 덜되려나.ㅎㅎㅎ.

 

오른쪽으로 산곡초등학교를 보며 찻길에 나오니 3시 50분 산행은 끝이다.

우리가 탄 버스의 노선은 애니메이션학교 왼쪽으로 가는 버스라 정차 할수 없단다.

마침 빨간 신호등이고 길가에는 공사중이라 다른차도 없어 부탁하니 문을 열어 주어 

우리 차에 바로 올수 있었다. 

 

차라리 처제네 처럼 아침일찍 나왔더라면 왕복 산행도 하는 건데

저녁약속 때문에 내가 아침일찍부터 저녁늦게까지 무리하면

다음날 근무에 힘들까봐 좀 늦게 나가자는 처의 배려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