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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2006.10.14 토요일, 맑음, 무더위, 시야 불량
장소: 경기도 포천시, 동두천시
인원: 나+2명
코스: 왕산사-왕방산-국사봉- 새목고개-갈산동
교통: 갈때-시외버스(노원역-포천, 3000원)
올때-히치(갈산동-동두천2사단앞), 3300번 시외버스(동두천2사단-노원역 1,800원)


<국사봉(國射峰)>
조선 세조는 과거를 후회하고 말년에 산수를 벗삼아 명산대찰(名山大刹)을 찾고 수렵에도 취미를 가졌다.

하루는 신하들과 함께 칠봉산에 사냥을 나왔다. 수렵할 때는 사방위 중에서 어느한 곳을 정하여 시사(示射)를

 하고 그 다음에 사냥이 시작되는데, 이 관례대로 왕은 칠봉산에서 동북방으로 마주보이는 왕방산의 주봉(主峰)을

 겨누어 활을 쏘았다하여 그 주봉을 국사봉(國射峰)이라 이름한다
-동두천문화원-


<쇠목고개>
동두천시 광암동에 쇠목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다. 이 마을 입구에는 그리 높지 않으나 그 밑에 소(沼)가 깊은

폭포가 있으며 이 폭포에 얽힌 이야기가 옛부터 전해온다. 오래 전 이 폭포밑의 웅덩이에 이무기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것은 평소에는 이무기가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고 얌전히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는 밭에서 일을 하던 농부가 소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폭포 밑으로 끌고 왔다. 농 부는

소를 울덩이 옆 나무에 매어 물을 먹도록 한 뒤 자신도 누워서 눈을 붙였다. 단잠을 자고 일어난 그는 나무에 매어

놓은 소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매우 당황이 되었다. 소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농부에게 있어 생계의 근원이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한참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소의 고삐 줄만이 웅덩이 속으로 드리워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고삐 줄을

잡아당겨 보니 소는 흔적조차 없고 한 가닥의 줄만이 올라왔다.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었지만 그는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힘없이 마을로 돌아온 농부는 그 사실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였지만 그들을 별 해괴한 소리를 다

한다며 괜히 소를 잃어버린 핑계를 대는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여러 날이 지나 또 다시 비슷한 일이 발생하자

이 때서야 마을 사람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이런 일이 일어난걸 보면 우연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모두 다 웅덩이 근처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가! 혹시 그 웅덩이 속에 뭔가 있지 않을까?" "그럼 이렇게 해 보자고. 함정을 만들어 걸려 들게

 하는거야." 그들은 이렇게 계획대로 소를 끌고 가 웅덩이 근처에 묶어 놓고 모두 숨어서 기다렸다. 얼마 후 웅덩이

 속에서 커다란 이무기가 슬그머니 올라오자 마을 사람들은 너무 놀라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잠깐 사이에

이무기는 소를 끌고 웅덩이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무기가 사라진 후 한동안 넋이 나갔던 사람들 중의 한 명이

 입을 열었다. "난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 그 속에 이무기가 살고 있었다니!" "이대로 있다간 계속 피해만 보겠어.

무슨 수를 써야지" "생각해 보게. 이 일은 소하고 연관이 있지 않은가! 그러니 우리가 이 근처에 소를 매어 두지

않으면 이무기도 웅덩이 밖으로 나오지 않을 거라고." 하면서 그들은 오랜 의논 끝에 이무기를 이용하기로 하고

그 꾀를 짜내었다.가뭄이 들 때마다 이무기가 있는 웅덩이의 물을 퍼내어 징을 두들겨 이무기의 화를 돋군 후

 심술로 비를 내리게 함으로써 아무 걱정이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이무기가 소를 끌고 사라졌던 웅덩이는

그 이후 '송아지 웅덩이'라 불리었으며 또한 마을의 이름도 '쇠목'이라 부르게 되었다.

-송아지 소의 이무기 전설
광암동 세목마을 입구 폭포에는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심술로 마을의 소를 잡아먹는데 이를 보다못한 노승이

이무기가 사는 연못에 사금파리를 모아 쏟아 부어 이를 막아 마을 사람들을 도왔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동두천문화원-


<소요산은 오데로 갔나...산행기>
세명이 매달 한번씩, 산행을 하다가 요번에 한명을 추가로 영입할 기회가 생겼다. 일행중 한명이
같은 아파트 동에 사는데 참석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집 큰녀석 초등학교 동창의 아빠라는
것을 알고서 같이 산행을 하자고 제안을 하였는데... 그 새 소문이 난걸까? 우리 3인산악회 군기(?)
가 빡 세다는걸 눈치 챘는지... 아줌마만 쳐다봐도 강퇴 조치한다는 그 엄격한 군기(?)... 그래서
회원이 강퇴될까봐 인적이 드문산만 선택해서 산행을 하는데... 불참의사를 통보받고 3명이 산행에
나섰다.


노원역에서 버스 출발시간이 06:50, 07:10분이다. 혹시 몰라서 노원역 시외버스정류장(정확히 말하
면 도보면허시험장 건너편)에서 06:30 집합, 그러나 한명이 늦는 바람에 07:10분발 버스를 기다린다.
시외버스가 도착하여 버스에 승차하면서 기사분께 포천에서 내린다고 얘기를 하는데 혹시나 잠이
들어 목적지를 지나칠 우려 때문이다(1인 3,000원).

버스에서 한숨을 자고나니 포천에 도착했다(08:15). 아침을 먹기 위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녀봐도
문을 연 곳은 김밥집 뿐이 없다. 그중 한곳 김밥천국에서 음식을 주문하는데 먹을만한게 콩나물해장국하고

 김치찌개가 있다. 그래서 김치찌개 하나, 해장국 둘을 주문했고, 음식이 나오는 사이 슈퍼를
찾아 준비물을 사오고... 해장국을 먹는데, 헐~ 콩나물해장국에 웬 조개, 거기다가 양파는...
아이고 이것 잘못시켰네 하면서 억지로 먹는데...콩나물해장국의 시원한 맛은 사라지고 양파의 달짝
찌근하고 매운 맛만<내가 제일 싫어하는 맛, 양파를 넣은 라면 포함...> 느껴지는데 조개껍질은 목구
멍에 걸리고... 아~ 짜증난다. 이제는 음식주문 할때마다 양파가 들어가느냐고 물어봐야 하니...

베낭도 내가 제일 무겁다. 오늘을 위하여 여름베낭에서 겨울 베낭으로 바꿨으며, 가방속에는 물병
3개(2000cc,1000cc,600cc)과 상의 한벌, 디카한대(몹시 무거움), 비상용품, 그리고 김밥3줄이 들어
있는데, 물은 긴코스를 갈때는 항상 이정도는 준비해간다.
사실, 나같이 물을 마시는 인간은 자연도태되어 지구상에 얼마 안남은 존재들이다. 따라서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되어야 하고 마땅히 국가에서 관리해야 하는데...나같은 존재들이 없다면 누가 팔당호
물을 다 마시나...

식사를 끝내고 미리 준비해둔 승용차(일행의 친구)로 왕산사로 올라간다. 왕산사에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마치고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09:10). 널찍한 임도는 곧 끝나고 계곡을 따라서 올라간다.
바람이 없어 무더위를 느낄무렵 잠시 휴식하는데(09:30) 일행중 한명이 반바지로 갈아입는다.
한명은 반바지로 출발했고, 또 한명은 반바지로 갈아입고, 나만 긴~바지다.
걸리적 거리는 긴바지를 입고 가는데 둘이서 신나게 나를 약올리며 올라가는데 나는 아침 먹은게
잘못됐는지 속이 영 꿀꿀하다.

이정표가 하나 보인다. 왕방산 정상 1.0km를 가리키는데 젊은이 4명이 식사중이다(09:40). 어느정도
올라갔을까 호병골 분기점 삼거리가 나온다(10:00). 119표시판(왕방산2-2 호병골 분기점)과 이정표
가 있는데 이정표는 왕방산 정상 0.4km, 왕산사 1.2km, 한국APT. 천주교 4.7km를 가리킨다.
다시 한번 휴식후 출발하니 왕방산 정상 직전 헬기장을 통과한다. 헬기장에는 부부가 한쪽에서
식사중이다. 이윽고 왕방산 정상에 도착한다(10:10).

왕방산 정상.
정상석(왕방산 737.2m)은 정상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삼각점은 실제 정상에 있다.
정상에서 시야는 별로이다. 해룡산 너머가 잘보이지 않으며, 소요산 뒤쪽의 마차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정상에는 우리일행 3명과 또한명, 젊은이4명이 있었는데, 아줌마 한명이 재빠르게 올라와서
삼각점을 잽싸게 딱 찍고는 한바퀴 돌아보고 내려간다. 멍~~~순식간이다. 까만 등산복을 입은
쬐끄만 아줌마인데, 날렵한 몸매(?)로 보아 단숨에 왕방산 정상을 올라온 모양이다.
일행이 나에게 말한다. 단숨에 올라왔겠지? 그럴꺼야, 저 날렵한 몸매에 익숙한 솜씨로 삼각점을
딱 찍는 폼이... 나는 일행의 아랫배를 바라보며...우리는 두번 쉬었는데...추측컨데 아줌마 혼자
올라왔을리는 없고 남편은 중간에 퍼졌거나 아래쪽 헬기장에 있는 모양이다.

4명의 젊은이들이 사과 한개와 포도 한송이를 갖다 주어서 우리일행 3명과 먼저 올라온 연배분과
함께 먹고는(사과는 그동안 껍질문제로 산행기가 시끄러웠던 점을 참작하여 껍질채로 먹었다)
잘먹었다는 인사와 함께 출발한다(10:30). 정상 아래쪽에 삼거리 이정표는 쇠목고개 3.1km, 오지재
고개 3.3km, 포천을 가리키는데 같이 국사봉방향으로 출발하였던 연배분은 나중에 보니 보이질
않는다.

안부사거리에 도착(10:38), 이정표는 국사봉과 쇠목고개 2.8km, 깊이울.심곡저수지, 왕방산 0.5km를
가리킨다. 직진하여 무명봉을 넘으니 교통호 2개를 건너고 다시 교통호가 가로지르는 무명봉을 넘는
다. 송전탑(10:46)을 지나서 안부를 지나서 오르막길, 무명봉을 우회하니 능선길이 나오고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서서 무명봉을 지나간다.

화살표가 있는 무명봉(10:53). 전망대 글씨를 지우고 화살표를 그려놨다. 앞에는 동두천시립공동묘지
가 보인다. 옛날에 보던 시립묘지와는 딴판으로 잘 정비가 되었는데, 화장이 일반화되는 추세인데
저렇게 돈을 퍼부어 공동묘지를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차라리 시립 납골당을 지었으면...
화살표봉을 넘어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좌측은 간목지대인데 된통 신고를 한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한번 쫘악 미끄러지며 산신령님께 제가 왔읍니다 라고 신고를 올린다.

안부사거리가 나온다(10:58). 이정표 좌:임도(쇠목고개) 1.5km, 우:포천, 뒤:왕방산 1.6km을 가리키
는데 직진하여 잠시 휴식후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무명봉이 나온다(11:12). 국사봉과 왕방산 사이에서
제일 높은 무명봉이다. 능선길을 따라가다가 조수보호구역 포천시 팻말 지나서 다시 오르막길,
큰 소나무가 많은 봉우리를 지나서 다시 무명봉이 나오는데(11:24) 조그만 공터에 큰소나무와 작은
소나무가 마주보고 있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다보니 119표시판(왕방-9)이 나무기둥에 붙여져 있는데
다시 오르막길, 암릉길을 지나서 국사봉을 향해 올라가다보니 119표시판(왕방-10)을 지나간다.

국사봉 헬기장에 도착(11:40). 널찍한 헬기장,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잠시 쉬는데 주위의 왕방산,해룡
산, 칠봉산, 소요산, 마차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쉬다가 출발(12:05)하여 출입금지구역 왼쪽
철조망을 따라서 진행하는데, 출입금지구역에 왠 여자민간인? 이상타 하면서 정문으로 내려선다.
정문부터는 잘 포장된 콘크리트 도로이다. 바로 앞 왼편에 널찍한 공터가 있는데 입구에 119표시판
(왕방산 3-1 국사봉정상)이 서있다. 기왕이면 헬기장 옆에 세웠으면 좋았을걸... 아쉬움을 뒤로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는데 소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그옆의 종현산 조망이 좋다.
아침으로 먹은게 잘못됐는지 속이 영~답답했었는데 국사봉에 와서야 한결 나아졌다.

새목고개 도착(12:34), 지도상 새목고개로 적혀있는데 동두천문화원의 자료에 따르면 쇠목고개가
맞는것 같다. 포장도로는 쇠목고개 북쪽으로 내려오는데 포천방향은 비포장이다.
절개지 고개를 지나서 남쪽으로 가보니 국사봉 방향으로 임도가 보이고 입구에 산지정화초소와
왕방산 종합안내도가 있다.

그옛날 호랑이가 줄담배 피던 시절인 10여년전 어느날, 쇠목고개를 걸어서 넘어간 적이 있다.
둘이서 차를 끌고 출장나왔다가 이쪽길이 궁금하여 동두천에서 포천으로 넘어가는데 동두천시립공
동묘지를 지나서 비포장으로 차량이 돌에 자꾸 걸려서 나는 차에서 내려 걸어서 새목고개를 넘어서
포천 금동까지 걸어서 내려간적이 있다. 그때는 절개지가 없어서 새목고개에 올라서자 국사봉의
출입금지구역이 한눈에 들어왔었다. 그런데 지금은 절개지가 만들어져 있다. 동두천에서 포장을
하느라고 절개한 것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포천방향은 비포장이다.

쇠목고개를 출발하여(12:30) 오르막길을 올라가는데 절개지위 소나무가 인상적이다. 잠시 덤불을
헤치며 올라가자 전망장소가 나온다. 뒤쪽을 돌아보면 국사봉과 왕방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는 다시 잡목지대가 나온다. 나무가 작아 햇살이 따갑게 내리쪼이는데 중간중간 가시덤불도
지나면서 히~죽 웃음을 머금는다. 니그들 아까 올라올때 반바지입고 자랑했지...어디 한번 당해봐
라...다시 히~죽 미소를 머금고...

광고탑봉을 지나간다(13:00). 뭐가 써있는지 확인해 본다고 생각하다가 그냥 지나쳤다. 광고탑주위
는 철조망이 둘러쳐저 있는데 좀더 진행하여 내리막길 직전까지 간다.
그리고는 주저 앉아 점심식사를 하려는데 반바지를 입은 두명의 종아리는 지난주 나의 팔처럼 여기
저기 긇힌 상처가 보이는데 산악대장<산을 잘타서가 아니라, 세명중 산을 가장 많이 다녀서...>이
준비물을 안시켜서 종아리가 그렇게 됐다면서 나보고 고소하냐고 한다.
그~럼~~~ 말로 표현 못하지~~~

점심은 김밥3줄, 막걸리3통, 족발 하나, 사과3개... <나혼자 다닐때는 달랑 김밥2줄.끝>
앉자마자 목이 말라 막걸리를 한컵씩 쫘~악 또 한컵씩 쫘~악 들이키니 갈증이 싸~악 가신다.
그리고는 김밥과 족발로 배를 채우면서 막걸리를 또 한컵씩~ 얼큰하게 취기가 오르면서...
밥을 먹다말고 너무 졸리다. 그래서 밥먹다 말고 대자로 누워 잠시 잠을 청했는데...
일행이 깨운다. 아이씨~~~졸린데~~~왜 깨우는겨~~~
또 한명도 취기가 올라 잠시 쉬어가자고 하는데... 나는 30분만 더 자자고 애걸복걸...
그래도 막무가내로 가자고 깨우고 흔들고 차고...해서 할수없어 일어나서 출발하는데(14:30),
아~왜~ 두달전 잡은 산행날에 약속을 잡는거야~~~ 대구에서 누가 올라와서 술한잔 해야한다는
중차대한 약속이 있다면서 서두른다.

출발하여 싸리나무 군락지를 지나가고 벙커를 지나간다(14:34). 벙커를 지나자 내리막길인데
지나간 여름, 짝짓기를 못한 늦둥이 매미가 마지막으로 연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으나 대답은
없는것 같다.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일행이 한마디 한다. 아니 저친군 힘이 장사야, 그렇게 먹고
도 끄덕없으니... 그러게 말이야 의성촌놈 이라서 그런가... 그렇게 내려오니 임도와 만난다(14:52).

능선을 타고 진행해야 하는데, 일행중 한명이 자기가 와본 곳이라고 우긴다. 우기면서 하는말,
"여기 내친구들과 와본 곳이야. 임도 따라 쭈~욱 가면 소요산 가는 능선과 다시 만나!"
와봤다는데 할말이 있나...
사실 꼭 능선을 타고 소요산 가란법은 없고,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소요산만 가면 되닌까...
결정적으로는 술기운 때문에 능선타고 갈 기운이 없고, 혹 임도따라 걷다보면 술이 깨지 않을까
해서...좋다고 임도따라 걸어간다. 더군다나 우리는 하루에 2-30km를 가는 프로산꾼도 아니고 대충
대충 산행하는 어중이 떠중이 산꾼들이니 큰 문제는 없다.

임도는 짧은 콘크리트 포장길이 중간중간, 뜨문뜨문 있으며, 대부분의 구간은 비포장 임도길이다.
왜 중간중간, 뜨문뜨문 포장을 했는지 의아해하며 걸어가는데 산쪽으로는 야생화가 만발했고,
노랑나비 한마리가 길을 인도한다.

다시 임도는 능선과 만난다(15:11). 잠시 휴식을 취하며 소요산을 어떻게 가야 하느냐며 설왕설래
하다가 임도따라 가서 소요산을 치고 올라가자고 결론을 내렸는데...아직도 술이 덜깼다...
임도따라 계속 고!
임도를 따라 가는데 저멀리 마을이 보이고 우측으로 작은 임도길이 보인다. 우리 이제 저쪽으로
가야하는것 아냐~ 하니 곧바로 내려가자고 한다<여기서 눈치챘어야 하는데~>
좌측으로 흑염소 농장을 바라보고 내려가는데 흑염소들이 생전 처음보는 낮선 사람들을 동그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거 한마리면 30~40명 있어야 되지 않을까? 아냐, 한 20명이면 돼~
돼지들만 있나 그렇게 많이 먹게~ 아냐 저거 얼마 안나와~

궁시렁 거리며 내려가는데 민가에 가까와 왔는지 개짖는 소리가 요란하다(15:36). 마을 초입 다리
난간에 걸터앉아 잠시 쉬는데 민가의 개한마리, 우리를 바라보고는 가끔씩 짖어대는데...
멋진 사냥개다. 점박이 무늬...마르고 긴 다리...사냥개의 날렵함을 갖춘 멋진 녀석...
차량이 한대 지나가는데 일행들과 몇마디 대화를 나눈다.

출발하여 마을에 들어섰다(16:10). 앞쪽으로는 소요산능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분위기
가 묘하게 돌아간다. 파장분위기다. 한명은 저녁 약속때문에 하산해야 하고, 나머지 하나는 술때문,
또 하나인 나는 아침 먹은게 영~ 안좋은데다 술기운으로 맥아리가 다 풀렸다. 그러나...
파장분위기를 감지하고 가는데까지 가보자고 슬~쩍 한번 발버둥쳐본다.
이동네는 동두천시 걸산동이다.

북쪽으로 윗동네가 있는 모양인데, 지형을 살펴보면 그쪽에서 소요산으로 곧바로 오르는 길은 없
지만(철조망에 막혀서) 우리가 가고자했던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동네는
고립된 지역으로 먹고살만한 충분한 농토가 없는 지역이다. 우리일행이 마을로 들어오면서 한
첫마디가 이동네 사람은 뭘먹고 사나~였다. 그럼 봄에 나물이나 약초캐러 산에 다닐것이기 때문에
틀림없이 길이 있을 것이다. 물론 마을 사람들은 없다고 했지만 그것은 시각차이다. 우리가 산꾼이
닌까 등산로는 없다고 했지만 약초캐러 다니는 길이 있냐고 물었으면 있다고 했을수도 있다.


"걸산동"
지구 최후의 오지마을, 아님 대한민국 최후의 오지마을, 아니면 경기도 최후의 오지마을...
이동네의 위치를 보자.
북쪽에는 소요산이 가로막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소요산에서 왕방산에 이르는 능선이 막고 있고,
남쪽으로는 소요산-왕방산에서 분기된 능선이 막고 있다. 그러면 유일한 출입구는 서쪽이다.
그런데 여기는 미군기지가 막고 있다. 헐~ 나가는 길은 유일하게 지금까지 걸어온 임도가 유일하다.
아~하~ 그래서 임도길 중간중간, 띄엄띄엄 콘크리트 포장을 해놨구나~

저녁에 약속이 있는 일행 한명, 몹시 몸이 단다.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 약속장소에 갈수 있는데...
약속장소도 멀고...신길동이니까 노원역에서 대각선으로 대략 1시간정도 거리...
나머지 둘, 느긋하다... 우리둘은 오늘 남는게 시간이여~
나와 약속이 없는 한명은 오늘 재미있다고 한마디씩 한다. 서울근교에 이런 오지마을이 있다는걸
처음 알았고, 오늘 임도따라 잘못내려 왔으니 이런곳도 구경하고...사실 왕방산-소요산 능선이야
많은 산꾼들이 지나갔겠지만 누가 여길 내려와 봤냐고...우리가 처음일 거라는둥...

마을 입구에서 만난 아줌마, 우리중 한명이 아픈척하고 통장집에서 부탁해보라고 하는데... 통장이
바보도 아니고...우리중 그정도로 연기할 위인도 없고...정면 돌파하기로 하고 통장집에 부탁하러
갔는데 부재중... 삼거리 윗집에 있는 사람한테 기름값을 드릴테니 버스타는데 까지만 부탁한다고
해도 설래~설래~, 지나가는 마을트럭, 할머니 2분이 타고 있는데, 운전하시는 분도 설래~설래~
오늘이 곗날이라며... 도대체 얼마나 오지이길래~~~

결국은 한참을 기다린후에야 마을입구 다리에서 만난 차를 세워 겨우 얻어탔는데... 아! 이놈의 쏟아
지는 잠~~~ 쏟아지는것은 별이 아니라 잠이었다. 비포장 임도를 달리면서 덜커덩 덜커덩, 이리 기뚱

저리 기뚱 해도 쏟아지는 잠은 막을수 없다. 결국은 몇분을 못가서 콜콜콜...
눈을 뜨니 동두천 미2사단 정문앞이다. 여기가 버스타기가 편할 것라며 세워줬다(17:20).
***이자리를 빌려 동두천 오지마을에서 동두천 미2사단앞까지 차를 태워주신 분께 감사를 드린다.

2사단 정문앞에는 택시들이 긴줄을 서있는데 길건너 버스정류장에서 금방 떠난 3300번
시외버스(연천-분당간)를 기다리다가 20분후 또다른 버스가 도착하였다. 버스에 올라타며 기사분께
노원역에서 3명 내립니다 부탁하고 잠을 청한다(17:40). 또 다시 콜콜콜~~~
버스가 의정부터미날에 들어갈 즈음에 잠에서 깨니 두명은 아직도 콜콜콜~~~
버스가 출발하고 한명이 깨고, 오늘 약속이 있다던 한명은 아직도 한밤중이다. 노원역에 도착할
때쯤 잠을 깨우고 버스에서 내린다(19:10).

한명은 약속장소로 가면서 베낭을 나에게 맡기는데, 나는 들고있던 막걸리통이 든 쓰레기봉투,
어흐 냄새~를 건네주며 처리를 부탁하고 집으로...


그리고...
<후기>
약속장소인 신길동에 갔던 일행한테 22:20분쯤 전화가 왔다. 맥주 한잔 하자고...어딘데? 하니
종각역을 지나고 있다고 한다. 그럼 대략 22시경 헤어졌구만...한명은 멀리 대구에서 올라오고...
한명은 하루죙일 산속에서 헤메다가 만나서...대략 한시간정도 만났구만...
대구에서 올라온 사람도 그렇지 모처럼 만났으면 좀 오래있지....영등포역에서 10시차로 떴구만...
새벽 1시 막차도 있을텐데...이거 완존히 잘못된 만남이구만~~~

그럼 뭐야...그놈의 저녁 약속땜시로 산행도 제대로 못하고... 산행후 뒤풀이로 소요산에서 매운탕도
못먹고... 노원역에서 한시간을 달려가서 한시간 남짓 술한잔...그리고 한시간을 달려서 돌아오고...
제대로 되는게 없군~~~


<교통편>
왕방산: 상봉터미날, 동서울터미날에서 포천행 시외버스 수시
소요산: 의정부역 기차 매시 정각
수유역에서 좌석버스: 셀수 없이 많음
연천-분당간 3300번 시외버스 매20분 간격

-왕산사 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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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본 포천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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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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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방산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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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방산 정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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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봉 헬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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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금지구역 정문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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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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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목고개,쇠목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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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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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마을, 갈산동가는 유일한 통로를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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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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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견물은 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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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아픈척하라는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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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마을 갈산동과 소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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