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4. 7. 27
탐승로 : 오도산-미녀봉-수성산
누구랑 : 나홀로

산행시간표
06:00 지실마을
07:00 약수터갈림길
07:19 오도산 갈림길
07:45 능선길만남
08:12 제 1봉 정상
08:24 오도산 정상
08:30 미녀봉 갈림길
08:49 오도재
09:10 미녀봉 제1봉
09:35 미녀봉 정상
10:00 눈썹바위
10:15 유방봉
10:40 말목재
11:40 숙성산
13:40 지실마을

산행기
이틀전 백두대간을 띄고 새벽에 일으나려니 몸이 무겁다. 하지만 시간이 아까워 준비를 마치고 도착한 시각이 05:50분이다. 50,000지도로 독도해서 능선에 바로붙기가 만만치않다. 오도산 휴양림 오름길에 간혹 오른편에 길이 있는가 싶지만 이내 끊겨버린다. 잡목 우거진 숲을 뚫고 나가기가 귀찮아 그냥 포장도로를 따른다.

동쪽으로 오도산 능선이 가로막혀 햇볕이 들지않아 그런대로 진행할 만하다. 휴양림을 지나니 비포장 도로를 나오고 막다른 주창장에서 오른편으로 비로소 등산로가 열린다. 약수터 방향은 버리고 오도재 방향으로 10여분만 가다보면 오도산,오도재 가는길 표시가 나오는데 나는 오른편 능선으로 곧장 붙기로한다. 그래야 미녀봉과 숙성산을 꽤찰수 있기 때문이다. 초입부분 등산로는 잘 뚫려 있지만 작은 계곡을 만나면서 전혀 길이 없다.

정신을 집중하고 계곡방향으로 올라서면 다행히 단 하나의 시그날이 반겨준다. 작은 너덜구간을 비스듬히 지나면 또다시 길이 있는 듯 없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제법 길의 윤곽이 뚜렷해지더니 갑자기 삼거리가 나오면서 반들반들한 길이 나온다. 도대체 어디서 오는길일까? 가만히 보니 지나왔던 길 쪽은 나무로 막아놓아 등산로 아님을 표시하고 있다. 아뭏던 잘딱여진 등산로를 따라 오도산 오르는 길은 햇볕 한점 들지 않는 원시림이다. 숲이 너무좋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첫안부에서 왼쪽길로 등산로는 이어진다.  바람이 너무시원하다. 제법 큰 암릉을 지나니 절벽같은 바위정상이 나오고 곧이어 오도산 통신소로 오르는 포장길이 나온다. 포장로를 따라 10여분 오르면 새천년맞이기념탑이 서있는 오도산정상이다. 지난겨울 혹한의 추위속에서 거창쪽으로 오도산을 올랐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도 오도산을 거쳐 미녀봉을 넘기로 했지만 실패했었다. 거창쪽에서는 너무 위험해 철망을 건널수 없다.(여름엔 가능할것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 10분쯤 가면 미녀봉으로 가기위한 오도재방향으로 시그날이 촘촘히 달려있다. 도면상에는 가파른 능선길이지만  막상 내려서니 그렇게 급하지는 않다. 오도재를 지나 미녀봉에 올라서니 이틀전 피로가 몰려온다.  햇살을 뜨거워지는데 속도는 나지않고... 미녀봉 첫봉에 올라 오도산을 올려다보니 웅장해 보인다. 미녀봉 가기까지 약간의 굴곡이 있으나 그리 심한 편은 아니다. 정상표지석엔 無心이라는 글귀가 새겨져있다. 정상의 조망은 없지만 숲이 좋고  넓어서 여럿이 쉬기가 좋은 곳이다.

미녀봉을 지나 유방봉으로 가는 길은 처음엔 부드럽더니 갑자기 옹골찬 암릉길이다. 지도상 표시된 눈썹바위와 유방봉을 지나 소나무 한그루 멎진 넓은 공터에 서니 오도산을 거쳐 두무산 그리고 막 지나온 유방봉까지 거침이 없다. 유방봉은 멀리서 보면 숲으로 덮혀 보여 부더러워 보이지만 속은 너무 거칠다. 산성터같은 길을 따라 20여분 지나면 말목재다. 오도산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숙성산 방향으로 길이 너무 잘 나있다.

소나무 숲길과 참나무 숲길을 번갈아가며 제법 가파른 봉에 오르니 넘어 넘어에 높은 봉들이 도열해 있다. 두번째 세번째봉을 지나니 해묵은 헬기장이 나오고 그넘어 제법 높은 봉이 서있다. 아마 숙성산이리라... 참고로 세번째 봉부터 이상하게 길이 험하다. 헬기장 억새밭도 그렇고 정상가는 길도 그렇다. 합천산악회에서 조금만 신경 썻더라면 정말 멋진 등산로가 되었을 텐데 아쉽다.

숙성산 정상엔 해묵은 케른이 하나있고 정상석엔 미녀봉처럼 無心이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조망은 좋은편이다.  여기서도 뿔처럼 솓은 오도산 통신탑은 등대처럼 방향을 잡아준다. 이제 하산길이 걱정이다. 봉황재로 내려서는 길이 가장 빠르고 그나마 나을것 같으나 차량회수가 곤란하여 무조건 지실 마을쪽으로 내려서야한다. 그런데 길이없다.(내가 못 찾았을수도 있다)

차분한 마음으로 능선을 짚어내려 간다. 없던 길이 나오는가 싶더니 이내 짐승길이다. 짐승다니던 길은 중간에 툭툭 잘 끊어진다. 아뭏던 능선을 고집하며 애써 내려가니 해묵은 등산로가 나온다. 지도상 넓은 평원처럼 보이는 곳은  지금은 늪으로 변해있다. 그럴만도하게 생겼다. 산중턱에 꽤넓은 평원...잡목을 헤집고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서는데 또 길이 없어졌다. 그냥 길을 만들어가는 수밖에...

숙성산 고도가 903미터, 정상적인 하산이라면 한시간이면 족하지만 30분이나 더 걸렸다. 하지만 지실마을로 내려서서 계곡에 찌든땀을 씯어내는 기분은 이루말할 수 없이 좋다.  지도상 표기는 지실마을인데 마을에 드러서니 암곡동이라고 표시되있다.

★산행후기★
지실마을 입구에서 오도산 능선을 타는게 숙제였는데 아쉬움이 있으며 유방봉 암릉길이 멋지고 숙성산까지의 길도 참 좋은편임. 하지만 숙성산에 지실마을 하산길은 여름엔 힘들고 겨을은 그나마 괜찮을것 같다.

※ 숙성산은 한자로 宿星山이다. 그런데 별자리와 같이 읽을땐 "숙" 발음이 "수"로 읽힌다. 별자리 28宿(수)처럼...또한 이곳이 조망이 트여 별자리를 보는데 안성맞춤 이었을 것이다. 국립지리원이 백두대간상의 난함산을 묘함산으로 잘못표기한것이나 청송과 포항경계에 있는 면봉산(眠峰山)을 민봉산으로 잘못 읽어오기도했다. 숙성산도 "수성산"으로 표기되야 마땅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