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방산(1577.4m)~오대산(1563.4m) 종주


 


 

날짜: 2006/07/08(토)

산행자: 여여와 극공명

날씨: 장마기간 중 흐림

산행 길 및 구간별 시간: 운두령(0500)-1166m-이정표(계방산 2.9km)-이정표(계방산 1.9km)-H(1492m)- 계방산(0650/0715)-야영장3거리-1462.3m(계방산분기점)-3거리안부-4거리안부-1232m-1263m-뾰지게봉(1374m,1010/1034)-H(1368m,무장공비출현팻말,1039)-3거리-H-H-H-H-바위전망대(1315/1430점심및조망관람)-호령봉(1500/1516)-H-상원사갈림길이정표(1531m,1536/1538)-H-삼각점 봉우리-오대산 비로봉(1610/1630)-상원사(1730)

총산행거리: 운두령-3.9km-계방산-2.4km-계방산분기점-10.1km-호령봉-1.9km-오대산비로봉-3.5km(0.5km추가)-상원사주차장.................계 21.8km

총 산행시간: 12시간 30분(휴식포함)

  

교통: 자가운전, 갈때: 송파(0300)-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속사 IC(톨비 7400원)-31번국도-이승복기념관-운두령(0500) 올때: 상원사주차장(1817)-진부IC입구 사거리까지 차량 얻어 탐-사거리식당(여주인이 불러준 택시 기다림 1850/1910)-택시(2만7000원 미터요금)-운두령(1930)-31번국도-이승복기념관-영동고속도로 속사 IC-중부고속도로-동서울톨게이트(톨비 7400원)-서울송파(2137)



  

↗호령봉에서 바라본 계방산쪽 능선

  

↗계방산에서 오대산까지
 


 

히말라야 설산에는 길이 없다.

길이란 어디에도 없고, 가야한다는 생명의 복받침만이 있다.

인간의 앞쪽으로 뚫린 길은 없다. 길은 몸으로 밀고 나간 만큼만의 길이다.

그래서 길은 인간의 뒤쪽으로만 생겨난다.

그리고 그 길조차 다시 지워지는 것이어서 길은 어디에도 없고,

길은 다만 없는 길을 밀어서 열어내는 인간의 몸속에 있다.

몸만이 길인 것이다.....

 

                                                             김훈 (엄홍길의 8000m의 희망과 고독중에서)


 

1.여름에 안가는 겨울 산 계방산


 

한달에 단 한번 나에게 주어지는 토요일 휴일이다. 주5일제는 나와는 거리가 먼 남의 나라이야기이지만 한달에 한번은 토요일 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매주 토요일마다 쉬는 사람들은 이런 희소의 기쁨을 아마 느끼지 못하리라.....압축된 행복이라고나 할까?....

자! 이런 소중한 시간인데 어디로 산행할까?....... 고민에 빠진다. 계방산과 가칠봉으로 압축되지만 마지막 경선에서 계방산이 낙점된다. 계방산은 겨울철 산행지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왠지 더운 여름에 가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다. “승질 못된 놈 설날에 나무하러 간다는 말이 있듯이”.......^^** 계방산에서 오대산으로의 능선 종주 산행기는 거의 없다. 계방산 산행기는 많이 눈에 띄지만 그것도 겨울 산행이 대부분이다. 계방산에서 오대산으로의 능선은 연결되어 있지만 거의 없는 이유는 뭘까? 여러 곳을 뒤지지만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하여 궁금증은 더해가고 찾아가서 확인하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2.머무름이 없는 마음으로


 

북한강 양평군 서종면 수호교 189m에서 시작되어 유명산 용문산등을 거쳐 계방산을 지나 오대산 두로봉까지의 산줄기가 한강기맥(=한중지맥,한강정맥,두로양수지맥)의 종착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대간이나 정맥등의 산행에 발을 들여 놓으면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된다고들 하는데  대간이나 정맥등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나로서는 좀 생뚱맞은 산행 길임에 틀림없다. 하나의 타이틀이나 공명심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게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심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무슨 과업처럼 채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인간의 삶이란 한점의 구름이 일어나고 그 일어난 구름이 스러지는.........그런 무상한 과정임을 여유로운 산행을 통하여 알게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산을 좋아하되 산에 구속되지 않기를.....산을 사랑하되 산과 결혼하지 말기를.....산을 그리워하되 집착하지 말기를......

  


 

↗우동 한그릇

  

↗ 운두령

 

3.고즈넉한 운두령과 묘한 인연


 

바로 전날 오후 급하게 전화를 걸어 극공명님의 의사를 타진한다. 혼자가려고 했는데...저번 방태산 산행에서 좀 혼난 기억이 나홀로 자유산행에 딴지를 건다. 마침 산행계획이 취소되었다는 극공명님을 올림픽아파트 앞에서 새벽 3시에 픽업하고 중부-영동고속도로를 통해 운두령으로 새벽길을 내달린다. 물론 고속도로휴게소에서의 우동은 지방산행에 필수 조건임을 알기에 한 그릇씩 꺼~억 걸치고......2시간만에 도착한 운두령은 너무도 조용하여 옛날에 멧돼지들이 넘나들던 곳이라고 할만한 그 어느 낌새도 없다 오히려 이효석의 메밀꽃이 지천에 피어 있을 것 같은 고느넉한 분위기.......넓지 않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보니 나이가 지긋하신 분인데 차에서 배낭을 내린다. 서울 창동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하여 혼자 오셨다는데 어디로 산행하실 것인가를 물으니 계방산을 거쳐 오대산까지 하실 거라나? ..,,모든 일정이 우리하고 같아 참 묘한 인연이란 생각이 든다....이런 흔치않은 산행 길을 같은 시각 같은 곳에서 출발한다니......전생에 억겁의 인연이 있어야 가능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물푸레 나무? 


 


 

4.장자의 좋아~ 좋아!


 

의관을 정제한 후 계방산 방향의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운두령에서 계방산 반대방향은 보래봉(1324m) 회령봉(1320m)을 거쳐 태기산 덕고산으로 향하는 산행길이다. 오늘은 장마기간 중이라 비가 오지 않을까?.... 짙게 낀 가스로 인해 조망이 좋지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옛 현인 장자에게 물어보면....아마 “좋아~ 좋아! 나쁘지 않아”라고 말할 것을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마누라가 죽었을 때도 기타를 치며 노래를 했다던가?.....오늘 비록 비가 온다고 하여도 햋빛이 없으니..........쩝....그래도 .. 좋아~ 좋아........^^**.....첫 헬기장으로 오르는 길에 지천에 깔려있는 얼룩덜룩한 나무줄기를 보고 극공명님이 아는 나무인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나중에 보니 물푸레나무임이 밝혀지고.....안개와 가스로 인해 첫 번째 헬기장에서의 조망은 없다. 동서남북이 터져있어 그 조망이 좋다는 1492봉에서도 그렇다.....쩝.....오늘 한 컷 만이라도 보여주려나?...점점 들어가는 목소리로....조아..조아...ㅠㅠ

  


 

↗1492봉

  

↗계방산 정상 가는 길

 

 

5.계수나무... 계방산

  

  

계방산 정상에 1시간 50분 만에 오른다. 계수와 같은 꽃나무들이 많아 계방산 이라고 한다는데....계수나무는커녕 토끼새끼 한 마리도 구경할 수 없게 안개가 껴있다........ 오대산 호령봉까지는 조망이 없다고 선답자 들이 산행기에 써 놓았음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좀 답답하다......실망할까봐 극공명님에게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바로 동쪽으로 내려선다. 500m를 가니 제2 야영장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나온다. 아마 이승복 기념관으로 하산하는 고개 삼거리다. 계속 직진하니 1462.m봉(삼각점 봉평 424)에 도달하는데 이곳이 계방산분기점으로 평창군에서 용평 면과 진부 면을 가르는 곳이다. 삼각점을 확인하고 여기서 잠시 과일을 나눠 먹는다...간혹 햇빛이 비추지만 안개 속에 조망은 없다...언제나 그렇듯 오늘 산행은 쉽지 않을 것 같다....여름철이라 무성하게 자란 나뭇가지와 풀을 헤치고 나가는 그런 길이기 때문인데....그래서 이곳은 겨울 산행을 하는 그런 산인가?.....

  


 

 ↗계방산 정상 


 

↗1462봉에서

 

야영장 삼거리  ...직진

 


 

↗수많은 맷돼지 흔적


 

↗나무에 핀


  

↗나무안에

 

 

6.오대산으로 진입과 무책임


 

원기를 회복하고 계속 동쪽으로 숲길을 헤쳐 나가니 사거리 안부가 나오고 국립공원 말뚝이 세워져있다..아마도 오대산 국립공원에 진입했음을 알려주는 경계석이다. 다시 20분 정도 진행하니......오르막길과 내리막 길 두개로 갈린다. 내리막길에는 무수히 많은 표지기와 비닐까지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다. 백두대간과 한강기맥종주 노란색 표지기도 보이고....그러면 이리로 가야하는 것인가?.....자욱한 안개속이라 능선을 볼 수도 없고......다른 한쪽은 두개의 허름한 빨간 끈이 매달려 있는데.....영 내키지 않는 표시다......하지만 여러 개의 표지기가 달려있는 방향은 내리막길이고 달랑 끈이 달려있는 길은 오르막길이다. 많이 내려온 것 같은데....다시 내려가는 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내가 찬 시계의 나침반과 극공명님의 나침반이 다르게 가리킨다.....극공명님이 “비싼 시계의 방향이 맞지 않을 까요?”... 라고 하지만 왠지 내 시계지만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렇게 고심하고 있는데...운두령 주차장에서 뵜던 나이 지긋한 분이 많은 표지기가 달린 있는 곳에서 올라온다....끙~끙......“이 방향이 맞는 줄 알고 내려갔더니 계속 내려 가길래 30분 만에 다시 올라 왔습니다”.........허걱!......방아다리로 하산하는 안부인 것 같다고 의견을 통일하고 허접한 노끈 있는 방향으로 오르니 “과천 김영오”라는 빨간색 표지기가 우리를 반긴다. 사다리 팀에 있는 분의 산행기에서 본 기억이 난다. 좀 더 진행하니 아까 아래로 달려있는 백두대간 한강기맥종주 노란색 표지기도 다시 붙어있고......이사람들! 두군데 달아놓으면 어떻게 해!.....극공명님이 화를 낸다....이 사람들도 표지기를 달고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모양인데..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대간정도 할 사람들이면 그거에 걸 맞는 행동과 책임을 보여줘야 할 것인데.....이런 장시간의 오지 산행에서 초반의 대형 알바는 산행 전체 계획을 망칠수도 있기에 제대로 길을 찾은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풀을 헤치고



 

 


 

↗오대산 안으로

  

↗산행중 술은 안먹지만...권하니 한잔..^^**


 

↗수많은 표지기의 하산길


 

↗빈약하지만 오대산으로 가는 길

 

 

7.첫번째 두려운 조우


 

이제는 일행이 한사람 늘어 세명이 진행하지만 이내 산행속도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한다....수 많은 멧돼지 배설물과 주둥이로 파헤쳐 폭격맞은 듯한 좌우측 뒤집혀있는 흙길을 보면서 얼마를 진행하였을까?....갑자기 조용하던 숲속에 쥬라기 공원에서나 들을수 있는 굵은 저음의 “으르~꽈르릉” 소리가 난다.

극공명님과 나는 거의 숨이 멈추며 서로를 본다. “이거 도사견 소리는 아니지요?” 극공명님의 말에 배꼽을 잡는다..이 오지의 산중에 웬 도사견이 있겠는가?...도사견의 소리보다 더 저음이고 우렁차다...멧돼지가 앞에 있다는 이야긴데...다리는 뻣뻣하게 굳어가고 짐짓 놀라 앞을 보니 한 10m 전방 60cm정도의 잡풀이 일정하게 쓰러지며 한쪽으로 파도치듯이 쏠린다. 멧돼지가 달리고 있는 것인데 다행이도 우리와는 90도 방향이다...도망치고 있는 것인가? 이제까지 멧돼지 배설물은 심심치 않게 보아 왔지만 육성을 듣고 실제 움직임의 동향을 본 것은 처음이다. 계방산과 오대산을 연결하는 산길에는 멧돼지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것 같다. 설마 우리가 공격하지 않는데.......극공명님과 나는 우렁차게 큰 소리를 지르며 여기서 뒤로 물러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쫄아 붙은 가슴을 숨기며 한걸음 한걸음 디딛는다.

  


  

↗정답 확인

  

↗다시 숲속으로


 

↗한강지맥이 맞는 길이지?

 

 

8.뾰지게봉(1374m) ...특이한 이름


 

다시 원시림을 헤치고 30분 정도를 왔을까? 뾰지게봉(1374m, 삼각점 도암 301)에 도달한다. 삼각점 주위에는 동물들의 배설물들이 많다. 그만큼 오지란 이야기....장소는 별로지만 극공명님의 비장의 무기 얼린 파인애플을 시원하게 먹고.....일어선다...벌써 운두령에서 산행한지 5시간이 넘었다. 조망은 없고 답답한 수풀길만 헤쳐갈 뿐....이 뾰지게봉에서 산행 방향은 급격히 바뀐다. 지금까지 동쪽으로 걸어온 방향이 이곳에서는 북동쪽으로 그리고 바로 북쪽으로 바뀐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남쪽은 역시 방아다리로 하산하는 길이다. 뾰지게봉에서 나가는 곳은 우리가 들어온 곳 바로 옆에 있다. 5분을 가니 무장공비가 출몰해 작전했던 헬기장(1359m)을 표시하는 녹슨 쇠팻말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다. 세월 따라 쉽게 변하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명멸을 대변해주는 것인가? 씁쓸한 마음으로 이곳을 벗어난다.

  


 

  


 

↗뾰지게봉(1374m)......지뢰


 

↗무장공비 출현지역


 

 

 

 

9.지나치기 쉬운 최고의 전망대


 

또 한번 무시무시한 멧돼지의 웅혼한 울음소리를 듣기도 하며 몇 개의 봉우리를 넘고 몇 개의 삼각점을 지나쳤을까?  뾰지게봉을 출발한지 2시간 30분정도 지나니 시야가 숲사이로 열리며 너무도 멋진 우람한 암릉이 저 멀리 솟아있다. 오대산 호령봉 직전에 있는 전망바위가 있는 봉우리다. 너무도 거친 육산 숲길을 걸어온 우리로서는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15분정도 오르니 헬기장(1510m 시계고도계)이 나오는데.......헬기장 오른쪽으로 전망이 가능한 쬐끄만 바위가 있다. 우리는 여기가 전망바위인줄알고 실망하지만 이곳을 바로 지나쳐 오대산으로 진행하는 방향 왼쪽으로 최고의 전망바위가 나온다. 그냥 빨리 진행 한다면 아마 이곳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극공명님이 빨간 표지기를 달았음)

  


 

↗호령봉 직전의 전망바위 암릉

  

 

 

 

10.전망대에서의 오찬


 

사실 새벽 고속도로에서 우동 한 그릇씩 먹고 오후 1시가 넘도록 점심을 먹지 못한 상태.........8시간 이상을 습도가 높은 날 수풀을 헤치고 오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 배가 무척 고팠지만 어느 곳 한군데서도 마땅히 식사를 할 수 있는 안부가 없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얼마나 오지의 산행 길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극공명님과 나는 이곳에서 점심을 하기로 한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흐린 조망 뿐.........날이 맑다면 저 멀리 우뚝 솟아있는 계방산......그리고 그 북쪽의 소계방산...북서쪽으로 보이는 가칠봉과 그 너머의 방태산....뚜렸하게 보일텐데....가스로 인해 희미한 실루엣만 보인다. 그래도 희미하게나마 굽이굽이 힘겹게 지나온 능선길이 아스라이 멋지게 보이고........... 어줍지 않은 산행 경험으로 볼 때 이렇게 지나온 능선 길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드물다고 극공명님과 의견이 일치한다. 배가 너무 고픈 우리는 한 시간 이상을 샌드위치로 오찬을 하며 멀리 보이는 신비한 계방산의 웅장함에 매료된다....얼마 전 술꾼님이 비박을 했던 대성골의 깊은 골짜기가 바로 아래 천길 낭떠러지로 보이고......저 멀리 호령봉과 그 너머의 비로봉이 아스라이 뾰족한 삼각점을 이루며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가히 천하 절경이다.....한 시간 이상을 기다렸지만 계방산을 가리고 있는 가스는 좀처럼 거칠 줄을 모른다....이곳은 한번 올라오기 힘든 곳이다.....오대산에서 오려면 호령봉을 너머야 하고.....극공명님은 새로 산 카메라로 열심히 찍지만.....가스로 인해 작품이 나올지는 미지수.....아쉬움을 뒤로하고 호령봉 쪽으로 내려선다....

  


 

 ↗아스라이 지나온 계방산 쪽 능선 


 

 ↗대성골 쪽 


 

↗ 오른쪽 저멀리 뾰족한 비로봉...

 

 ↗오대산장쪽

 


  

↗고사목지대


 

↗혼자 릿지를 하는 극공명님의 새로 산 신발


 

↗똥땡이 호령봉을 향해....수풀속으로

 

 

11.뚱땡이~ 호령봉(1561m)


 

극공명님이 크다하여 “뚱땡이”이라 이름 붙힌 호령봉은 호랑이가 은거하며 출몰한 곳이라서 그런지 매우 웅장하고 크다. 호령봉 가는 길은 거의 칼날 등으로 우린 옆구리를 간신히 탄다. 전망바위를 출발한 우리는 30분 만에 거대한 호령봉에 도착한다. 五臺의 하나인 호령봉(1561m)에는 삼각점도 그 흔한 정상석도 없다. 오대산의 정상인 비로봉에 비해 무려 2.4m밖에 낮지 않은데도...... 다섯 개 넓은 정상이라 해서 “오대산” 이라고 했지만 국립공원의 모양새가 잘 갖추어 진 것 같지는 않다.....호령봉에서의 조망은 사방이 시원하게 뚫려있고 아직도 비로봉은 아스라이 멀게 보인다. 호령봉에서 오대산장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지만 우리는 비로봉 쪽으로 진행한다.

  


 

↗호령봉에서 본 능선

  

↗휴~ 비로봉이 아직도....호령봉에서.....


 

↗호령봉에서 본 전망바위 능선

 


 

↗이젠 끝날때도 됐는데....


 

↗인간세계로


 

↗지나 온 호령봉과 그 너머 두개의 전망바위 봉

 

 

12.위태로운 만남


 

호령봉에서 30분 정도 내려서니 상원사에서 올라오는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도달한다. 비로소 우리는 관리가 되고 있는 영역에 들어온 것 같은 안도감이 든다. 등로는 희미하고 안개와 수풀을 헤치며 멧돼지들의 세계에서 벗어난 느낌....하지만 바로 앞에 닥칠 일을 그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는가?......10분을 진행하여 비로봉 전위봉의 나즈막한 오르막을 오르는데.....아마도 3~4m 앞.....우거진 등로 수풀에서......무시무시한 으르렁거림이 난다......도사견 2~3마리 합한 저음인데...바로 앞에서 나니....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주변을 둘러보지만...피할 나무도 없다. 극공명님과 나는 목청껏 소리를 저음으로 질러보는데....몇 분이 지나도 으르렁거림은 계속되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시냇물 흐르듯 흐른다. 팽팽한 대결이지만.....워낙 강한 상대라 할수 없이 우회로를 찾는다......좁은 등로의 옆의 우회로는 거의 맷돼지들로 땅이 파헤쳐져 네이팜탄 투하지역....넝쿨을 헤치고 가파른 날등을 탄다....가시에 긁혀 왼쪽 팔에는 여기저기 스크래치가 생기고...10m를 우회하여 등로로 올라오니...쫓아 올까봐 꼬리뼈가 간질거리며 걸음아 날살려라....^^**...

  


 

↗풀린거야? 안 풀린거야?

  

↗10년은 늙어버린

 

13.같은 길 다른 길


 

비로봉에 도착한 우리는 죽음에서 탈출한 사람 같은 심정이 된다...비로봉 정상석에서 한가로이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다른 세상 같기도 하고....평온한 세상에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상원사쪽으로 하산한다. 한시간만에 상원사 비로전에 도착한 나는 무사한 산행을 감사하며 머리 숙여 두 손을 모은다. 상원사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큰 나무 길은 오늘 우리가 산행한 길과 너무도 다르다. 그 길에서 즐겁게 웃고 떠들며 걷는 사람들..그 누구도 우리만큼 평안하고 행복한 길은 아니리라!.....

  


 

↗편안한 길에 감사~
 


 

산행후기)


 

오대산과 계방산이 왜? 분리되어 있는지 알 수 있었던 산행이었습니다.

설산의 길은 아니었지만 몸이 길을 내야하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성하의 계절이 만들어 놓은 나뭇가지와 수풀......희미한 등로 밑에 발을 내딛기가 쉽지 않은 길........맷돼지 들의 땅에 저질러 놓은 유린.....이름 모를 짐승들의 포효

혼자 가기에는 외롭고 험한 길이지만 동행이 있을 경우 추억에 남는 멋진 산행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참으로 기억에 남는 산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