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날 오대산의 하늘이 토해 내는 그 빛... 

 

        2006년 2월12일 일요일

        오대산 = 상원사주차장=>중대사자암=>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두루봉갈림길=>446번도로=>상원사=>주차장

        산행거리 약12.2km  소요시간 식사시간 포함 5시간

 

        우리팀 40명을 태우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진부I/C 를 빠져나온 버스가 월정사 입구 울창한 전나무 숲을 오른쪽으로

        두고 거의10km 에 가까운 상원사 들머리를 오르는 동안 내내 마음은...사시사철 어느때 찿아도 도심의 찌든 정신을

        가다듬어 줄수 있었던  눈 덮힌 아름다운 월정사 전나무 숲에 가 있는 사이

        버스는 관대교(冠帶橋)앞 주차장에 내린다(10시45분)

 


           * 상원사 입구에 있는 관대걸이(매점옆에 철책으로 둘러쌓인 버섯모양의 비석) 이야기 *

 

           세조가 상원사에서 기도하던 어느 날, 오대천의  맑은 물이 너무 좋아서  혼자 목욕을하고 있었다.

           그 때 지나가던 한 동승에게 등을 밀어줄것을 부탁하였다.  
           목욕을 마친 세조는 동승에게  "어디 가든지 임금의 옥체를 씻었다고 말하지 말라" 고 하니 동승은 미소를 지으며

           "어디 가든지 문수보살을 친견했다고 하지 마십시요."  하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세조가 놀라 주위를 살피니 동승은 간 곳 없고 어느새 자기 몸의 종기가 씻은 듯이 나은 것을 알았다.
           이렇듯 문수보살의 가피로 불치병을 치료한 세조는 크게 감격하여 화공을 불러  그 때 만난 동자의 모습을 그리고

           목각상을 조각하게 하니  이 목각상이 바로 상원사의 문수동자상이며, 목욕을 할때 관대를 걸어두었던 그곳이

           지금의 상원사입구 관대걸이다.(자료집..펌)

 

 
 
상원사 입구 들머리         
 
 



                 월정사의 전나무 숲 만은 못하지만 상원사 오름길의 쭉쭉 뻗어 올라간 전나무 숲도 마치 나무 전시장 같은                      

                    황벽나무...물푸레나무...느릅나무 같은 큰키 나무 들과 어우러져 마치 나무나라에 들어온 기분이다

 

 

상원사 경내에서 적멸보궁 오름길의 돌계단을 타고 가는 길이 더 아름답고 운치가 있는데 오늘은 찻길을 따라 오르다가 계곡의          

 다리를 건너서  계단을 따라 이어지는 사자암 오름길은  골을 따라 아름드리 나무 숲들 사이로 사자암 증축 자재를                 

 실어 나르는 모노레일도 함께 따라오릅니다                                                                            

     

                                                                       사자암 오름길에서...

                                                                                   

     

                       가파른 사면에 5개층의 계단식으로 지어진 이채로운 건축형태의 중대사자암 ...

       월정사와 같은 시기에 창건된 사자암은 "방한암 "선사가쓰던 지팡이가 나무로 자라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함


     
         사자암에서 내려와 20여분 완만한 등로를 따라 오르면 우리나라 제일의 명당 자리라는 상원사 적멸보궁에 닿는다
     
    설악의봉정암...태백의정암사...사자산의법흥사...양산의통도사...오대산상원사...의 5대적멸보궁 중에서도
    가장 명당으로 꼽히는 상원사 적멸보궁 오름길
     
     
    적멸보궁에는 불상이 없다 ...적멸(寂滅)이란 미망(迷妄)의 세계를 영원히 떠난 경지를 말함이며 즉 부처님을 의미한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기 때문에 따로 등신불이 필요 없는 것이다   
     
    이렇듯 적멸보궁은 병풍처럼 둘러쳐진 오대산 자락에 편안히 등을 기댄채  뭇 중생들의 정월대보름의 간절한 소원들을  
     담아 내고 있었다                  
     
     
    적멸보궁을 둘러 싸고 있는 울창한 숲...불가에서는 절터를 고를때 아무데나 고르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는 곳이다 
    그냥 서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해 옴을 느끼는 것 은 찬 바람 때문 만은 아니더이다  

     
     
    정월 대보름의 하늘이 토해내는 그 빛과 어우러짐을 열심히 담아보지만...    
     
     
    적멸보궁을 내려서서 이어지는 1.5km 의 비로봉 가파른 오름길에 만나는 길동무들...
    이웃하는 나무 가지가 옆의 나무를 사정없이 휘 감아버리고 있습니다...
     
     
    거센 바람에 아름드리 소나무도 비스듬히 누워 버렸습니다   

    밑 둥이 꺾여버린 고목...
     
    아까운 거목 한 그루가 목이 댕강~부러져 있습니다       
     
     
    살아천년...죽어천년... 죽어있어도 당당한 주목나무        
             
     
     
    시린겨울 하늘을 이고 있는 오대산의 나무들...
     
     
    가파른 오름길에...이런 아름다운 풍경들을 되돌아 보며 비로봉 정상에 닿습니다(12시 10분)   


    구름한점 없는 하늘과 맞닿은 오대산 정상 비로봉(1,563m)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 바람이 거침없이 휘돌아 
    산등성이도 흔들어놓고  비로봉에 올라 서 있는 나를 들쳐업고 한바퀴 휘돌다가 간신히 주저 앉혀놓고 달아 납니다
     
     
    정상에 눈도장만 찍고 내려와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려 보지만...
     
     
    동해바다를 넘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달려드는 파도 같은 고산의 준봉들이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넘실대고 있는... 
     여기서 나 ~그냥 텅 비어 백지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비로봉정상의 풍경들...멀리 설악도....              
     
     
    가야할 상왕봉과 두로봉...
     
     
    그야 말로 일망무제 이다       
    회색의 숲에 갇혀 사는 도시인들에게 雪山과 어우러지는 푸른하늘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일 수 밖에 없나봅니다  
     
    아무에게도 이야기 할수없는 애틋한 얘기들이 운명의 비늘처럼 소복 ~소복 쌓여있는 산등성이의 하얀 눈들도
    하늘이 토해 내는 그 빛에 온통 천지가 퍼렇게 물들어 버릴 것 같습니다
       
     
    40여분을 찬 바람속을 떠나지 못하고 비로봉 하늘속에 잡혀 있다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섭니다    
     
    눈꽃을 입고 있었을 오대산을 그려보며...
     
     
    비로봉을 내려서며 뒤돌아본 풍경...


    첫번째 헬기장 ...한없이 거칠어진 매서운 북서풍은  여전히 뺨을 사정없이 후려칩니다


    주목들도 하얀 눈 에...고드름 주렁주렁 ...달고 비로봉 내려서는 등로옆에서 시선을 붙잡아 맵니다    
    태백산이나 소백산의 주목들과는 달리 오대산의 주목들은 유난히 더 푸르른 것 은
    막힘이 없는 산세와 풍부한 수량 ...적당한 기온들이 안겨주는 선물일지도...      


    바람에 휘고 꺾이고 바람센 오대산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무 가지들   
     

    어느 산우님이...영화" 반지의제왕"에 나오는 말하는 나무처럼 생긴 ...묘한 모습의 거목(巨木)이 나무가 바로 이 나무인 것 같아서  
    요리저리 들여다 보는데 정말로 희한하게 생겼습니다   그전에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것 들인데      
     
     
    밑둥은 거의 비어있고 양 갈래로 갈라진 가지는 거의 죽은 것 같으면서도   
    가지끝에 말라버린 잎 들을 달고 서 있으니 분명 죽어 있는건 아닌 것 같습니다    
      

    두번째 헬기장에서 바라본 풍경들...       
     

    돌탑만 덩그라히 놓인 상왕봉에서 바라본 대간 마루금과  멀리 설악의 모습들      
     

    상왕봉에서의 내림길... 바람에 눈이 날리면서 쌓이는 "커니스진" 으로 등로에서 조금만 벗어 나면 허리까지 빠집니다  
     

    두로령 이라고도 하는 446번 지방도로 에 내려서며... 편안하지만 지루한 도로을 버리고 계곡으로 하산로는 잡는데 
    가파르고 미끄러움 때문에 5km의 내림길에 고생좀 했습니다  
          

     
    들머리에서 건너 뛰고온 상원사를 놓칠수가 없어서 가파른 계곡 내림길을 정신 없이 내려와 다시 만나게 되는 도로에는  
     벌써 해거름이 내려 앉는데 아직까지는 멀쩡했던 무릎이      
    쪼매 아프다 합니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카메라만 들고 20분의 여유를두고  상원사로 다시 올라갑니다       
     

    상원사 오름길의 돌계단   
     

    적멸보궁 안내판 오른편 계단으로 오르면 고즈넉한 오솔길이 이어지는 등로가 열립니다



        오대산의 상원사는 월정사와 함께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세웠으며, 성덕왕 4년
           (705년)에 중창하였으나, 1946년에 불타 1947년에 새로 지은 절로...

           이 절에는 신라 성덕왕 24년에 만든 높이 1.67m, 지름 91cm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동종(국보 제36호)이 보존되어 있는데 그 소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또한 세조가 직접 보았다고 하는 문수동자의 모습을 조각한 국보221호 목조문수동자상...
상원사를 중창하기 위해 세조가 쓴 친필어첩인 중창권선문이 있다
 

얼마전 다시 보수를 끝내고 단장 된 상원사        

 
국보 제36호인 상원사 동종      
신라 선덕여왕 24년(726년)에 만들어 졌으니 불국사 범종 보다도 45년 전이다  
 

                                                              상원사 마당에서 바라본 풍경


 

상원사 앞 마당 풍경              


상원사 내림길의... 전나무 숲길       


돌아오는 길의  가로수들...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평창군 진부면 도암면에 걸쳐 있는 오대산은 남으로는 대관령, 북으로는 구룡령, 서로는 운두령

동으로는 동해에 이르는 커다란 육산으로 효령봉, 비로봉, 상왕봉,두로봉, 동대산의 5대 연봉이 연꽃처럼 피어오르고
그 가운데 적멸보궁이 있다
 
   신라 자장율사가 전국을 순례하던 중 백두대간 한 가운데에 있는 산의 형세를 보고 당나라의 유학당시 공부하던 장소인
청량산과 흡사하여 청량산의 별칭인 오대산이라 이름 붙였다 한다
 
부드러운 산세와 시원스레 쭉쭉뻗은 울창한 숲이 마치 어머니의 품속처럼 포근함을 느낄수 오대산의
산행을 접으며 정월대보름의 오대산의 하늘이 토해내는 시리도록 푸른빛에
우리모두의 희망과 사랑을 실어봅니다 
 
 
산우님들...병술년 새해에도 건강히 산마루금 이어 가시기를 기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