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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 2007. 10. 17(水)

어디로 : 오대산 노인봉(老人峰. 1,338M), 소금강(小金剛)

누구랑 : 산악회따라 나비언니랑

산행코스: 진고개휴게소 - 노인봉 - 낙영폭포 - 광폭포 - 백운대 - 만물상 -

          구룡폭포 - 삼선암 - 금강사 - 청학 대피소 - 무릉계 - 소금강주차장

산행시간 : 총 5시간 20분

  

산 욕심이 과했나 보다.

설악산행시 왼 쪽 무릎 이상감지

어울너울 금정산행 여유로운 걸음에도

다시 슬렁슬렁 적색신호 띠용띠용~~

우여곡절 끝 모처럼의 이웃동행

오늘은 무릎상태 체크하는 날

은근히 비상한 심사가 되고----! 


 5시간 30분 걸려 들머리 도착

안개속에 부슬부슬 가을비가 나린다.

비상용 어설픈 우의 걸치고

무리속에 섞여 오름오르다. (12:30)

계단을 잇고 질척이는 길을

바지런히 앞만 보며 걸음 잇는다.

앞선 나비언니 언제나 사뿐사뿐

노랑 비옷까지 흡사 나빌레라.

천하가 안개 속 오리무중이지만

俗世 등지고 젖어드는 황홀감!

바짓가랑이 금새 엉망진창

오직 빗 소리, 나의 숨소리 뿐!

  

단풍은 아직 이르지만

숲은 화평속에 고요히

푸르불긋 색감속에 숨죽이고

줄을 지어 제각각 발길이어

끊임없이 행렬잇는 자연 순례객들

노인봉이 멀지 않았다!

몸 가벼운 나비언닌 쉴 생각 아예없고

나 또한 놓칠세라 열심히 따라간다.

후두둑 빗방울 구르는 소리

그래, 바람만 불지 말아라!

  

노인봉 갈림길에서

우리는 주저없이 오름을 이어

안개 속 노인봉께 인사하러 간다.

정말 머리 허연 바위이다.

조망도 없고 여전히 오리무중

자연섭리 도저히 그스릴 자 없을지니

비가 오면 오는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순응하며 훗날을 기약코자! (14:00)

  

노인봉 대피소 흩뿌리는 빗 속에서

산객들이 삼삼오오 시장기를 해결하니

내려가나 올라오나 먹는 일이 태산일세!

챙겨 온 보온병은 오늘의 일등공신

서둘러 얼렁뚱땅 뱃 속을 달래고선

雨中에 길 재촉하니 손이 다 시리더라.

우둘툴 돌부릿길 조심걸음 이어가니

계곡이 가까운 지 물소리 울려난다.(15:20)

젖은 계단 층층마다 낙하한 낙엽들이

고스란히 비맞으며 처지 탓 아니하고

안개가 옅어지며 서서히 숲 속 자태

속살 드러내니 가을 채비 한창이라.


 낙영폭포 제일 먼저 환영하듯 반겨주고

기대감에 발 길 재촉 씩씩히 내려서니

이어지는 광폭, 삼폭, 백운대 위풍당당

만물상은 소금강의 백미였다!

하늘향해 솟구친 기암괴석 신비로와

쫓기는 시간속에 다시 또 바라보며

계곡 절경 푹 취하여 걸음 이어가니

굽이쳐서 쏟아지는 구룡폭포 우렁차다.

이어지는 沼와 아름드리 암반위를

청청옥수 끊임없이 물길 잇는 속에

맑은 물의 요정 새미가 산다지?

산자락위 몽실몽실 피어나는 운무속에

가을은 점점이 농익어가는 풍경!

  

삼선암, 식당암, 연화담을 거쳐서

십자소는 발 아래 까마득히 검푸르고

칠흑같이 어두운 숲 바쁜걸음 이어가다

동승했던 장애우를 추월하니 미안터라.

고즈녘한 청학산장 벗어나서

무릉계를 스쳐지나 소금강을 벗어나다

“언니야, 배고프다!”.. 정신드는 오월에

배낭엔 먹거리가 그대로이니

두 병 물병도 개봉조차 않았더라.


 불 밝힌 가로등이 “수고했다!” 위로한다.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