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노인봉-소금강



▲ 산행일시 : 2009년 10월 25일(일)

▲ 산 행 지 :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 참 가 자 : 경산 천배동 깍두기산악회 부부4팀(8명)

▲ 찾아가는길 :  대구-수성IC–경부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진부IC-진고개휴게소

▲ 산행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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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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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지난주에 물개 진호가 1박2일로 설악산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것도 혼자서. 바람이 들어도 한창 들은 모양이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들 하는데

가을이 오면 남자들은 왜 방황을 하고 떠나기를 좋아할까?

왜 남자들은 가을을 탈까?

 

필자의 짧은 식견과 마음대로 식 논리이지만

음양이치와 생리적인 현상으로 이를 풀이해 보면 다음과 같다.



물개에게 해구신이 있듯이 불알은 남자의 상징이다.

고환은 정충을 생산하고 저장하는 장소인데 몸밖에 돌출되어 있다.

온도가 높아지면 늘어나고 차가우면 몸 속으로 움츠려 드는 생리적인 작용을 한다.

여름내 더워서 축 늘어져 있다가 적당한 온도와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오면

남자로선 몸 상태가 가장 충만해지는 계절이다.



그래서 자연 여성적인 것에 끌리는 감성이 유발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들끓는 용솟음을 분출하기에는 주변환경이 역부족이다.

그래서 늦은 밤까지 쉬이 잠을 못 이루고 가을을 타기도 하는 것이다.



말이 되는 것인지...



아무튼 나그네 산꾼이 느끼는 가을에 대한 의미는 좀 색다르다.

봄에 생기 발랄하게 피어나 여름내 신록의 푸르름과 함께 자라나서

가을이 되면 연지 찍고 곤지 찍고 색동저고리 곱게 입고 와서 숫처녀 마냥 나그네 산꾼을 반긴다.

발길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걷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산행 오르가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일까.

불알차고 중년의 세월을 사는 천배동(천마배드민턴동호회)의 

허접한 물멤버 4인방이(물주전자,물티,물개,물소) 모이니 신세한탄이 구구절절 하다.

이심전심이라고나 할까? 

천방지축으로 떠 돌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어디선가 구심점이 생기더니

이구동성으로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자연스레 의기투합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미색을 찾아 떠나기로 결의를 한다.

 

거사목표는 올 가을 천하의 미색이 나타날 적시적소를 물색하여 온 몸을 던져

가슴속에 꿈틀거리는 발정끼를 모두 발산하여 추색을 일망타진 하고 후회 없이 집구석에 엎어진다.

거사일은 숯불도 당긴 김에 이번 주말 미색의 절정기에 맞추고

거사장소는 단풍이 남진을 계속하고 있는 전국의 산을 대상으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곳을 물색하여 보니 단연 오대산 노인봉이다.



4명은 술을 먹기에도 한 테이블에 안성맞춤이지만



차를 가지고 여행을 하기에도 가장 자유롭고 경제적인 인원이다.

이렇게 천배동 아지트 '대장금'에서의 모의는

이번 주말 새벽을 기해 천리길 야밤 도주를 결의하고 막을 내린다.



천하의 절색미인을 앞에 두고 나니

감히 마누라를 들먹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산행후기

 

일요일 새벽1시.

오대산 소금강 단풍놀이단이 장도에 오른다.

9인승 승합차에는 8명이 빼곡히 타고 있다. 남녀 쌍쌍이다.



몇 일전 낮술에 취해 의리와 우정으로 가을을 불태우며

홀로아리랑을 외치며 기대와 흥분으로 단풍놀이를 결의했었는데,

4남자 모두 취기가 가시면서 서서히 꼬리를 내리며 장고를 거듭하더니

정작 결전의 날이 다가오면서

그 의기양양하고 기세등등하게 내 뱉은 숱한 말과 약속들은

상추 밭에 싸 붙인 개똥이 되어

급기야 승합차를 급조하여 임자들을 모두 대동하게 된 것이다.



차는 대구를 출발하여 경부,중앙,영동고속도로를 전세라도 낸 냥 시원스레 달려

진부IC를 빠져 나와 6번 국도로 갈아타고 고개 길을 올라

5시30분에 해발 960미터의 진고개휴게소에 도착 한다.

휴게소는 아직도 어둠과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함 속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다.

화장실을 찾으니 ‘이런 변이 있나! 급한데…’

인심도 고약하게 문은 굳게 잠겨져 있고 국립공원에까지 와서 똥칠을 하게 생겼다.

곧이어 관광버스 한대가 도착하더니 한 무리 산님들을 쏟아낸다.

곧 진고개가 변으로 칠갑을 할 것을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더한다.



당초 계획은 노인봉에 올라 동해바다와 함께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 길을 서둘렀는데

들머리 입구에는 ‘오후3시부터 일출이전까지 입산을 통제한다’는 전광판 문구가 선명하다.

하지만 일행들은 일출에 눈이 어두워 일제히 까막눈 행세를 하고 출발을 서두른다.



6. 렌턴 불빛을 앞세워 출발테입을 끊고 동쪽으로 길을 트니

등로는 완만하고 발걸음은 가볍다.

평탄한 들판길을 지나 산자락에 붙는가 싶더니

나무계단길이 산등성이까지 끝도 없이 이어진다.

계단 길을 오르는 동안 여명이 밝아온다.

해돋이에 대한 마음은 꿀떡이지만 흐린 날씨와 느린 걸음 탓에 일출은 콩떡이 되어버리고

능선 길을 가는 동안 어둠이 걷히면서 해돋이는 자연히 포기가 되었지만

안량한 미련이 남아 동쪽의 땅끝 마루금을 연신 쳐다보지만

짙은 구름과 안개로 인해 해의 모습은 오리무중이다.



노인봉을 오르는 동안 등로는 노인의 뒤통수마냥

뜨문뜨문 앙상한 나무와 평탄하고 부드러움 뿐 볼거리라고는 없다.

이렇게 뒤는 완만하고 부드러운 전형적인 육산인데

앞통수에 천혜의 비경을 가졌다니 이해가 안될 정도로 기대는 더욱 부풀어 오른다.



산등성이를 따라 숲길을 가는 동안 구름에 가려있던 해가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려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7시30분. 노인봉과 소금강 갈림길에 이정표가 나온다.

무엇보다 소금강 방향으로 화장실 50m 안내문이 더욱 반갑다.

하지만 생리해결도 급하지만 예를 먼저 갖추는 것이 도리이다 싶어

좀더 굵은 변을 각오하고 어르신께 문안인사를 드리러 돌계단을 급히 오르니

인적 하나 없이 정상석만 홀로이 우뚝하다.



돌 무덤 같이 생긴 노인봉에 오르니

일망무제로 시야가 트이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상석(1,338m) 뒤편으로는 노인이 가을을 숨겨 놓은 듯

온 산들이 울긋불긋 가을 치장을 하고

병풍을 펼쳐 놓은 듯 산등성이들이 첩첩이 늘어 서 있다.

산행을 시작한지 처음으로 느껴보는 가을이다.

일행들이 노인봉 정상석을 전세라도 낸 냥

흥분과 희열로 탄성을 쏟아내며 눈호사를 하는 동안

필자는 또 다시 진통이 와서 문안인사를 여쭙기가 무섭게 하산을 종용한다.



이런 변이 있나!

글이 온통 변 타령이다.

하지만 진통을 안 겪어 본 사람이 그 고통을 어찌 알까마는

이렇게 좋은 풍광과 경치. 그것도 국립공원 정상석을 독차지하고서도

돌아서야 하는 이런 변이야 말로 일생에 두 번 겪기 힘든 아쉬움 일 것이다.



몇 년 사이 등산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본격적인 산행시즌인 요즘 시기에 명산을 찾는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자칫하면 산을 넘는다기보다는 차량을 넘고 인파를 넘는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등산도 부지런함과 정보력 없이 집을 나섰다가는 개고생하기 일 수이다.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되 돌아와서

바로 아래에 있는 대피소에서 시원하게 큰일을 해결하고 나니

일행들이 대피소에 도착하면서는 아침부터 술판이 벌어진다.

산행 중 시장기와 걸쭉한 막걸리는 또 하나의 찰떡궁합이다.

간단히 요기를 마치고 소금강분소를 향해 길을 떨치니

가파른 내리막길이 낙영폭포(830m)까지 뚝 떨어지듯이 가파르다.

오대산 노인봉-소금강 코스는 해발 960m의 진고개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3.9km 거리에 378m고도를 오르면 정상이고,

나머지 소금강 분소까지는 9.6km 거리에서 1,000m이상 하산을 해야 되니

오늘은 등산을 한다기보다는 하산을 한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그래서 이곳에서의 산행은

대부분 노인봉에서 소금강분소 방향으로 하산코스를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오늘 산행에서 또 하나의 큰일은 차량회수가 숙제로 남아있다.

산행완료 후 현지에서 대책마련을 하기로 했지만

거리와 시간과 비용과 수고가 만만치가 않다.

일단은 이 모든 것을 일행들과 가위바위보 복불복 게임으로

남자 4명중 1명이 모든 수고를 감당하기로 하고 하늘에 운수를 띄워 놓은 상태이다.



그런데 대피소에서 낙영폭포로 하산을 하던 중

뜻밖에 등산을 하시는 귀인을 만난다. 9시10분.

새벽 5시에 소금강분소에서 출발하여 벌써 이곳까지 오신 것이다.

진행방향이 반대이지만 역시나 차량회수의 숙제를 안고

무 대책으로 등산을 하고 계신단다.

호래비 마음 과부가 알듯이 서로 마음이 통하니 서로가 반갑다.

휴대폰으로 발신자번호를 받고 자동차 키를 건네고 나니 호래비 좋고 과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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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길을 재촉하니 낙영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큰 산이라서 그런지 고도에 비해 수량도 많다.

이곳부터 종착지인 소금강분소까지는 등로와 계곡이

기차레일처럼 사이좋게 끝까지 이어지는데

이 물줄기가 강릉을 경유해서 동해바다로 흘러가는 듯하다.



된비알을 지루하게 내려오는 동안 여자분들은 지쳐서인지 아침부터 점심타령이다.

11. 계곡에 자리를 잡고 아침 겸 점심으로 산정만찬을 펼치지만

걸신이 다리에 붙었는지 입맛이 별로이다.

그나마 가벼워진 걸망에 감사를 하며 계류를 따라 하산을 하는 동안

광폭포(600m),삼폭포(531m)가 연이어지고 백운대에 도착하니

계속되던 가파른 등로는 안정을 취하는 듯 부드러워지고 가을빛이 서서히 나타난다.






내려갈수록 추색은 산꾼의 마음을 사로 잡듯이 점점 짙어지고

펼쳐지는 풍광들은 마음을 흥분시킨다.

지나치는 등산객과 소금강에서부터 단풍나들이 오신 유산객의 모습도 잦아졌다.

만물상에 이르니 기암괴석과 계곡과 단풍이 빚어내는 절경은 가히 압권이다.

풍광에 압도되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사진 기술,성능에 관계없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마다 작품의 탄생이다.



이렇게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운 운치에 빠져 작품사진을 담으며

하산을 하다 보니 걸음은 느려지고 일행들의 모습은 아련하다.

시간이 넉넉하면 계류에 발을 담그고 탁족을 즐기며

느긋하게 경치를 감상했으면 좋으련만 먼 길을 왔으니 갈 길도 바쁘다.

구룡폭포를 지나 금강사를 내려오는 동안

등로는 오고 가는 사람들로 빼곡하고 일부 구간에서는 정체도 된다.

하류로 내려 갈수록 계곡과 암반은 점점 넓어지고 계류도 풍부하여

크고 작은 바위들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절경은 가을의 풍취를 더한다.



13시 30분. 금강사에 도착해서 귀인에게 전화를 하니

벌써 도착하셔서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계신다고 한다.

식당에 키를 맞겨 두고 가시라고 해도 굳이 기다리시겠단다.

에라이~ 또 급해진다. 오늘은 아침부터 계속 급하다.

아쉽게도 금강사에서 연화담과 십자소, 무릉계를 지나 소금강분소까지는

부처님께 용 비늘을 빌려 줄행랑을 놓아

산님들 틈새를 미꾸라지 용 쓰듯 빠져 나오니

주차장과 상가지역은 차와 사람들로 인산인해가 났다.

계곡산장에서 귀인을 다시 만나 애마를 인수하고 나니 오후2시.

8시간의 느림보 산행이 끝이 났다.

소금강계곡은 풍부한 수량과 멋진 풍광 속에 길이도 워낙 길어서

몸은 지쳐서도 마음은 좀더 오래있지 못한 아쉬움이 미련으로 남는다.

참 아름다운 계곡이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하산주 술판이 벌어진다. 

술 욕심때문에 걸망에 갈무리 해 뒀던 막걸리가 끝내 빛을 보지 못하고

오대산을 넘어 다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니 

소금강 벌떡주를 품지 못한 아쉬움에 

뜨뜨미지근한 대구 불로주가 오늘따라 떨떠름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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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