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으로 만난 영인산



 

산 행 지 : 영인산(364m, 충남 아산시)

산행일시 : 201316()

누 구 랑 : 따스한마음. 먼걸음. 풍류. 아름다운

산행코스 : 아산향교-석조여래좌상-휴양관관리사무소-삼투봉-흔들바위-삼투봉-닫자봉-영인산성-정상(신선봉)-깃대봉-시련과영광탑-아산향교

사진은 ? : 따스한마음

 

 

(오늘 영인산 힐링코스)

 

(영인산성에서)

 

 

충남 아산시는 동쪽은 천안시, 서쪽은 당진군, 남쪽은 예산군.공주시, 북쪽은 아산만을 사이에 두고 경기도 평택시와 접한다.

아산은 1300년 백제시대부터 따뜻한 샘물이 흘러나오는 고을이라는 의미인 탕정군(湯井郡)으로 불리던 곳으로 온양온천, 도고온천, 아산온천 등 3개의 온천지구를 가지고 있다.

아산은 불세출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이 잠들어 계신 곳이기도 하다.

온양향교, 온주아문과 동헌등의 문화 유산이 남아있는 외암 민속마을은 아산의 자랑이기도 하다.

외암마을의 연엽주가 유명하다던데 한잔 걸치지 못함이 못내 아쉽다.

아산은 또한 삽교호와 아산호로 불리우는 인공 방조제로 유명하기도 하다.

 

 

(1974년 공세리성당에 머물며 농활중인 맨발나그네ㅡ마을 배수로 정비중이다)

 

아산시 인주면에 있는 공세리성당은 1894년 설립된 교회로 연와조 고딕양식이 주변경관과 어울려 아름다움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불새', '고스트맘마'와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장소이기도 하였단다.

개인적으로는 1974년 대학2학년 때 농촌봉사활동으로 공세리성당에서 2주간 머문적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2주간이 지금까지의 나의 삶에서 경기도를 가장 오래 떠나있던 기간이기도 하다.

 

 

(유유자적 영인산의 품에 안겨있는 일행들)

 

그곳 아산에 광덕산과 영인산(靈仁山: 364m))이 있는데 오늘은 영인산과의 데이트를 위해 떠난다.

년말내내 송년회라는 이름으로 마셔댄 미혼탕에 혼미해진 정신과 심신을 추스르기 위해 떠난다.

이른바 힐링이라는 이름으로...

영인산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신성산(神聖山)이라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1819년 발간된 신성아주지에 영인산으로 처음 기록된 이후 지금까지 그렇게 불리운다고 한다.

오랜 옛날부터 가뭄이 들면 산 정상에 있는 우물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매우 영험하게 이루어진다고 하여 '영험한 산'이라는 뜻의 이름을 얻게되었다는 설이다.

 

 

(2010년 1월 영인산과의 꽃잠자리)

 

20101월 다녀간적이 있으니 꽃잠자리(신랑신부의 첫날밤을 이르는 순 우리말)는 아니다.

영인산은 아산호와 삽교호 사이에 부드럽게 솟아있어 아산만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364m이면 그리 높은 산이라 할 수 없으나 해발0m에서 시작하니 결코 만만한 산은 아니다.

아산향교 옆 공터에 차를 세운후 아산향교를 들머리 삼아 영인산의 품에 안기려 떠난다.

 

 

(영인석불)

 

(영인5층석탑)

 

계곡을 따라 100m 오르면 영인석불(문화재자료 제240)과 영인5층석탑(문화재자료 제239)와 만나 사진을 한 장씩 남기고 길을 떠난다.

제법 가파른 길을 걷다보면 곧 능선과 만나게 되는데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삼투봉으로 향한다.

 

 

 

(삼투봉)

 

삼투봉에서 서쪽으로는 오늘 걸어야 할 닫자봉, 영인상 정상인 신선봉, 깃대봉, 영광의 탑이 세워진 연화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남동쪽으로는 운무에 쌓인 풍광이 동양화를 연출하며 우리를 기쁘게 한다.

구름위에 떠있는 신선, 아마도 우리를 두고 하는 말일게다.

주변 풍광에 취해 한참을 머문다.

 

 

(삼투봉 오르는 데크 계단)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흔들바위를 들려 다시 삼투봉으로 오른후 남서쪽 계단을 통해 닫자봉으로 향한다.

닫자봉 평상에 앉아 풍류표 컵라면, 따스한마음표 오징어, 아름다운표 키위를 안주삼아 이슬이 한잔씩을 나눠마시니 닫자봉의 표시석이 달자봉으로 보인다.

 

 

 

(닫자봉에서 영인산성으로 향하는 길)

 

그렇게 한참을 쉰 후 정상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서릉을 타고 한참을 내려오니 계곡을 따라 정상을 향하거나 옛 성곽을 따라 오르는 길로 향하는 삼거리에서 잠깐 고민을 하다 옛 성곽을 따라 오르는 길로 결정하고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영인산성에서)

 

족히 400m는 됨직한 성곽을 따라 방부목 데크로 역사 탐방로가 개설되어 있다.

백제 초기의 석축산성으로 추측된다고 하는데 아직 고증이 덜 끝나서인지 표지판 설명에 의하면 시대미상이라고 적혀있다.

하긴 영인산은 아산만과 동서남북을 한 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전략 요충지여서 일찍이 대몽항쟁과 청일전쟁의 격전장이기도 하였다 한다.

6.25때에도 피아간에 치열한 전투가 있었으며, 이 산 정상부근에는 6.25이후 80년대 말까지 37년간이나 미군이 주둔하며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던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삼국시대에는 나당연합군에 맞선 백제가 이곳에서 7년동안 전쟁을 벌였다고 하니 파란만장한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본 영인산이다.

 

 

(영인산성 옆 데크목 계단을 오르는 맨발나그네)

 

 

 

그렇게 산성옆으로 놓여진 데크로 된 계단을 이 산성을 쌓았을 백제인의 숨결과 나당연합군을 맞아 7년이라는 세월동안 싸울 수 밖에 없어던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한계단 한계단 오른다.

역사를 반추하고 그 아름다음에 얼을 놓은 상태로 오른다.

힘든지 모르게 400m에 이르는 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영인산의 정상 신선봉이다.

운무로 인해 선명하지는 않지만 주변의 풍광이 일망무제이다.

너른 내포 들판과 아산만, 삽교천방조제이 이어지는 풍광은 내 마음 속의 좁아터진 생각들을 넓게 넓게 돌려놓는다.

심신은 적당히 피곤하고 마음은 맑아지니 이것이 곧 행복이다.

영인산 정상 신선봉에서의 행복감을 뒤로하고 조금 더 걸으면 이번엔 깃대봉이다.

 

 

 

일제시대 때 일본군이 일장기를 꽂았다는 깃대봉 또한 주변풍광이 신선봉 못지않다.

북으로는 공세리성당과 그 너머 아산만방조제에 이은 평택호(충청도 사람들은 보통 아산호라 부르지만, 경기도 사람인 내겐 평택호가 어울린다)가 펼쳐져있다.

그리고 약간의 운무로 주변 풍광들이 아련하게 닥아와 더 일행들의 즐거움을 크게 만들어 준다.

 

 

(영광의 탑)

 

아쉬움을 뒤로 하고 7~8분 걷다 보면 만나지는 것이 연화봉에 세워놓은 쌍둥이 탑인 '민족의 시련과 영광의 탑'이다.

영인산성을 형상화하고 학 2마리가 비상하는 형상이라 한다.

영인산이 지닌 민족의 시련을 이겨내고 영광스러운 미래를 건설하자는 의미 같은데 콘크리트 구조물이 좋아만 보이지 않는다.

연화봉를 거쳐 하산하여 아산향교에 이르니 오늘 영인산과의 데이트를 마무리 한다.

오늘도 놀멍 쉬멍 걸으멍 보낸 4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

비록 300m급 산이지만 아마도 산간지역의 산이라면 족히 700~800m쯤 되는 산과 겨룰만 한 산이다.

산행을 마친 후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또다시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아산에는 인주 장어촌의 장어구이, 아산만이나 삽교천방조제 주위의 회집이나 조개구이가 유명하지만 오늘은 20여년전 조성된 염치한우거리에 들려 한우생고기와 한우생등심구이와 반야탕으로 배를 채우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다.

항상 좋은 곳으로 안내를 해주고 있는 산7000산악회 회장 따스한마음과 함께할 수 있는 벗들이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