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의 미륵산 산행에 이어 두 번째로 무박 산행에 참여하기 위해 3월 27일(토요일), 23시 5분전에 서울역 8번 출구 앞에 도착하니 23시가 조금 넘어서 일산하나산악회의 관광버스가 도착한다. 3월에는 이벤트 산행이 끝나고 회비가 정상으로 돌아가서 그런지 절반이 조금 넘는 자리만을 채운 버스는 용인의 기흥휴게소, 청원의 죽암휴게소, 장수의 덕유산휴게소, 산청의 산청휴게소에서 잠시 쉬다가 5시경 경상남도 고성군 영오면 영대리에 있는 영오초등학교 앞에 도착한다.

일단 헤드랜턴을 켠 채로 라면과 빵 등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5시 30분경, 가로등과 헤드랜턴의 불빛만이 어둠을 밝히는 속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연화산은 산림청에서 지정한 백대 명산 중의 하나지만 오늘 참여한 회원들 중에 가 본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지도를 보고 들머리를 찾아가는데 영오초등학교 앞의 넓은 차도에서 잠시 나아가다가 다리를 건너서 개울을 따라 오른쪽으로 꺾어져 개울을 오른쪽에 낀 임도를 걷게 되는데 임도를 10분 이상 걸으면서부터 서서히 제 길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으며 30분 이상 지루하게 임도를 걸어가니 눈앞에 영대저수지의 제방이 보이기 시작하고 영대저수지를 왼쪽에 끼고 걷다가 저수지를 지나자 곧 포장에서 비포장으로 바뀌는 임도를 걷게 된다. 비포장의 임도는 등로로 바뀌고 계곡을 건너서 나아가다가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왼쪽 길을 버리고 선두에서 진행한 오른쪽 길로 나아가게 된다. 길의 흔적이 희미해서 갈팡질팡하다가 희미한 등로의 흔적을 좇아 비탈길로 진행하여 이어지는 능선길로 오르니 산비탈을 깎아 만든 임도로 오르게 되고 좌우로 뻗은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임도를 따라 나아가다가 잠시 쉬며 지도를 확인해 본다. 그리고 임도를 통해 성고개까지 가서 능선에 붙기로 하지만 구불구불한 임도는 좀처럼 능선과 연결되지 않아서 임도를 벗어나 낙엽이 잔뜩 깔려 있는 골짜기를 5분쯤 올라서 오서리나 옥동마을에서 오르게 되는 능선길에 진입하여 왼쪽으로 꺾어져 비로소 정상적인 등로를 걷게 된다. 정상적인 등로를 찾는데 한 시간 30분 가까이 걸린 것이다.

주능선에 붙어서 바닥에 갈비들이 푹신하게 깔려 있는 소나무숲길을 30분 가까이 오르면 남쪽의 돌탑무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서 곧 돌탑들과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해발 477 미터의 연화2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표지석은 설치돼 있지 않은 이곳에서 구례마을 갈림길이 나 있는 지척의 475봉과 연화1봉, 연화산, 시루봉을 조망하며 일행들과 여유 있게 쉰다.


 


경상남도 고성군 영오면 영대리에 있는 영오초등학교 앞의 차도.


 


영대저수지 - 정상적인 등로는 저수지 건너편의 저 능선임.


 


임도에 올라 오른쪽으로 꺾어져 구불구불한 임도를 걷다.


 


임도를 벗어나 골짜기를 치고 오르다.


 


갈비들이 푹신하게 깔린 능선길.


 


연화2봉.


 


연화2봉 삼거리의 방향표지판.


 


연화2봉의 돌탑들.


 


연화2봉에서 바라본 475봉과 연화1봉, 연화산, 시루봉(남산은 연화1봉에 가려져 보이지 않음).


 


연화2봉 정상 - 해발 477 미터.


 


연화2봉 정상의 삼각점.


 

다시 나아가서 5분 만에 나무줄기가 지면 가까이에서부터 다섯 갈래로 갈라져서 자라고 있는 기묘한 모습의 소나무 한 그루가 인상적인 475봉 정상을 지나 내려서면 곧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는 구례마을 하산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여 바닥에 갈비들이 푹신하게 깔려 있는 운치 있는 소나무숲길을 걸어가면 두 개의 봉우리를 더 오르내리다가 평상과 돌탑, 방향표지판, 정상표지석이 설치돼 있는, 해발 489 미터의 연화2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여기서도 여유 있게 쉬다가 15분쯤 내려가서 차도 삼거리가 있는 황새고개에 닿으면 내리막길에서 직진하는 방향으로 100 미터 앞에 등산안내도가 설치돼 있는 연화산 들머리가 나온다. 남산고개로 가는 길과 연화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의 들머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13분쯤 오르면 임도를 통해 적멸보궁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 있는 삼거리에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부처님의 진신(眞身) 사리(舍利)를 모셔 놓았다는 적멸보궁을 구경해 보기 위해 등로를 벗어나서 임도에 접어들어 적멸보궁으로 걸음을 옮긴다.


 


연화2봉에서 5분 만에 닿은 475봉 정상의 기묘한 소나무.


 


475봉 삼거리.


 


운치 있는 소나무숲길.


 


연화2봉에서 3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린 후에 닿은 연화1봉 정상의 방향표지판.


 


연화1봉의 정상표지석 - 해발 489 미터.


 


연화1봉 정상의 전경.


 


연화1봉과 황새고개.


 


황새고개에서 바라본 연화산의 한 봉우리와 등산안내도가 설치돼 있는 연화산 들머리.

 

     남산고개로 가는 왼쪽 길과 연화산으로 오르는 오른쪽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임도를 통해 적멸보궁으로 가는 길과 연화산으로 오르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극락보궁’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적멸보궁은 큰 볼거리는 아니지만 수많은 바위들로 만든 축대와 산비탈에 쌓은 돌탑들이 인상적이고 적멸보궁의 왼쪽 밑에 있는 기암은 육산인 연화산에서는 보기 드문 으뜸가는 경관의 기암으로 각인된다.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서 두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다가 바위가 많은 지대를 오르면 곧 돌탑과 방향표지판, 정상표지석이 설치돼 있는, 해발 528 미터의 연화산 정상에 이른다.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연화산 정상에서 푹 쉬며 일행들이 나눠 주는 술과 안주를 얻어 마시다가 남산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오늘의 산행에서 가장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적멸보궁 1.


 


돌탑과 기암.


 


적멸보궁 2.


 


바위가 많은 연화산 오름길.


 


황새고개에서 두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린 후에 닿은 연화산 정상의 전경.


 


연화산 정상의 방향표지판.


 


연화산의 정상표지석 - 해발 528 미터.


 

15분 만에 연화산과 남산 사이의 안부인 남산고개로 내려와서 직진하여 바위가 많은 가파른 오르막을 10분간 오르면 돌탑과 방향표지판, 정상표지석이 설치돼 있는, 해발 427 미터의 남산 정상에 닿는다. 남산은 연화산과 남산고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지만 그 오르내림이 심해서 예로부터 다른 산으로 불렀나보다. 여기서 바라보는 다도해는 가깝지만 흐린 날씨 탓에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게 매우 아쉽다.


 


연화산에서 남산고개로 내려서면서 바라본 남산.


 


남산고개의 방향표지판.


 


남산 오름길의 기암.


 


남산 정상의 전경.


 


남산 정상에서 바라본 다도해.


 


남산 정상에서 바라본 연화산.


 


남산의 정상표지석 - 해발 427 미터.


 


돌탑과 정상표지석 사이로 보이는 다도해.


 

남산에서 13분쯤 내려오면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는 안부 삼거리에 닿는데 여기서 직진하는 남산 북릉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꺾어져 청련암과 옥천사 쪽으로 내려가서 절만큼 큰 규모의 청련암으로 들어가서 약수도 마시고 경내를 두루 구경하다가 암자의 바깥으로 나오니 암자의 바깥에도 약수터가 설치돼 있고 그 옆에는 작은 석탑과 불상이 세워져 있다. 청련암을 뒤로 하고 긴 돌계단을 내려와서 옥천사로 걸음을 옮긴다.


 


안부 삼거리에서 직진하는 남산 북릉길을 버리고 왼쪽의 청련암, 옥천사 쪽으로 진행.


 


청련암의 전경 1.


 


청련암.

 


청련암의 내부 모습.


 


청련암 바깥의 약수터와 석탑, 불상.


 


청련암의 전경 2.


 

계곡을 따라 내려와서 계곡을 건너 옥천사로 들어가니 신라 때 창건됐다는 유서 깊은 고찰인 옥천사는 그 규모부터 보는 이를 압도한다.

봄의 전령인 봄꽃들이 피어 있는 경내를 둘러보다가 임도로 나오니 임도의 가에도 약수터가 두 군데나 설치돼 있을 정도여서 연화산 일대는 물이 풍부한 곳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돌탑들이 예쁘장하고 아담하게 여러 군데 만들어져 있는 임도를 걸어 내려가면 아담하게 지어진 옥천사의 일주문이 나타난다.


 


옥천사의 전경.


 


옥천사.


 


봄의 전령 1.


 


옥천사의 범종각.


 


봄의 전령 2.


 


옥천사의 명칭이 유래된, 옥천사의 약수터.


 


돌탑이 많은 임도의 정경.


 


옥천사의 일주문.


 

일주문을 지나면 임도 옆에 기나긴 세월을 버티고 서 있었을 키 큰 낙락장송(落落長松) 한 그루가 꽤 인상적으로 시야에 다가오고 좀 더 내려가면 옥천소류지가 나온다. 옥천소류지를 지나면 예쁘게 꾸며 놓은 공원이 나오고 좀 더 내려가니 공룡 발자국 화석지가 있는 주차장의 날머리에 이른다. 암벽쉼터를 거쳐 연화1봉으로 오르는 들머리가 있는 주차장의 가장자리에서 잠시 공룡 발자국 화석을 구경하다가 주차장으로 걸음을 옮기니 먼저 내려온 일행들이 대기하고 있다.

서울에서 타고 온 관광버스는 엔진 고장으로 견인해 가야 한다고 하며 14시 10분경에나 진주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가 운수회사간의 협조로 이곳까지 들어온다고 한다. 두 시간 이상 기다리다가 14시 15분경 도착한 시내버스를 타고 고성군의 서쪽 옆에 있는 진주시의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15시경. 터미널의 대합실에서 기다리다가 28인승 우등 시외버스를 단체로 탄다. 15시 25분에 출발한 버스는 대전의 신탄진휴게소에서 20분쯤 쉬다가 다시 출발하여 19시 25분경 서울남부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에는 총 6시간 33분이 걸렸는데 이 중에서 휴식 및 사찰 관람시간인 1시간 53분을 제외하면 순수산행시간은 약 4시간 40분인 셈이다.

나지막한 육산이라서 장엄하거나 빼어난 경관은 없는 산행이었지만 고찰을 세 군데나 둘러볼 수 있었고 길게 이어지는 소나무숲길의 운치는 아기자기한 산행의 묘미를 듬뿍 안겨 주었다.

어둠 속에 들머리를 제대로 찾지 못해서 1시간 30분 가까이 정상적인 등로를 걷지 못하고 등로를 찾아 헤매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일행들의 정담을 들으며 걷거나 쉬는 것은 또 다른 산행의 묘미였다.

나지막하지만 사람들이 즐겨 찾는 연화산과 남산은 유난히 경관이 빼어난 산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주민들의 애정 어린 손길이 곳곳에 배어 있고 고찰도 많으며 잡목들과 섞여 있는 송림의 그윽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일품인 산인데 코스도 많고 갈림길도 많은 등로의 상황이 외부에 친절하고 상세하게 홍보가 돼 있지 않은 점이 아쉽다.

고성의 연화산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범상함 속에 비범함을 갖추고 있는 산이라고나 할까.


 


낙락장송.


 


옥천소류지.


 


멋지게 꾸며 놓은 공원.


 


기이한 모습의 가로수.


 


공룡 발자국 화석지.


 


암벽쉼터를 거쳐 연화1봉으로 오르는 등로의 들머리.


 


희화화(戱畫化)된 공룡들.


 


공룡 발자국 화석.


 


주차장의 산행 날머리.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