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지 : 연인산 ( 1,068m )
경기도 가평군 하면 상판리,북면 백둔리,승안리 일대
@ 산행일 : 2004. 05 . 09 ( 일 ) 하루종일 비.
@ 산행인원 : 역시 SOLO
@ 산행시간 : 09 : 10 - 14 : 20 ( 5시간 10분 ) * 식사및 휴식 약 30여분 포함
@ 산행코스 : 마일리국수당 - 너덜길 - 우정고개 - 우정봉 - 우정능선 - 헬기장 -
정상(1,068m) - 장수능선쪽 - 삼거리에서 연인능선쪽 - 산림도로 -
우정고개 - 마일리(원점회기)
@ 산행거리 : 11. 7 Km
@ 산행후기
토요일 저녁,
가야산,남산 제 1 봉을 2 주째 미루어 온 터라 이번에는 반드시 강행을 하리라
생각하면서 시계를 맞추는데, 방송에서 나오는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내심 속으로 걱정을 하면서 비가 그치기를 바라며 잠에 들었다.
새벽 4 시 , 어김없이 자명종은 나를 깨우는데,,,,,,,
베란다를 통해 들려오는 비오는 소리, 장난이 아니다. 졸립다.
에라, 모르것다. 쬐금만 더 자자 !!!!!!!
잠깐의 설잠을 깨고선 일어나니 7시가 다 되어간다. 이 - 크,
한잔의 커피로 잠을 내보내고, 준비된 배낭을 가지고선 집을 나선다.
경비 아저씨 하시는 말씀 " 비가 이렇게 오는데 산에 가십니까? "
나의 애마는 그저 소리없이 아파트를 미끄러지듯 빠져 나간다.
어디로 가나 ? 비오는날 도봉,북한은 위험할테고, 고민중에, 머지않아
있을 지리종주에 대비, 능선산행으로 결정하고 장소를 생각해 본다.
강씨봉,국망,광덕, 아니면 화악, 명지, 웬만한 산들이 내 머리속을 스치고
가급적 1,000 고지를 넘는 쪽으로 택하다 보니 결국은 가평쪽으로 애마는
달리기 시작한다.( 07 : 30 )
경강국도의 휴일 아침,
비가 오는데도 제법 차량이 많이 보인다.
아침부터 늑장을 부려서인지 평소때와는 사뭇 기분이 다르다.
현리쪽으로 좌회전하여 마일리쪽으로 접어들면서 창문을 약간 빼꼼하게
열어 놓고선 시골 정취가 조금은 구린듯한 냄새와 함께 차안으로 들어온다.
어쩜, 이렇게 상큼할까?
세멘 포장길 양쪽으로 이어지는 시골마을의 한적한 비오는 아침 전경,,,,,
마일리 국수당에 어김없이 애마는 도착한다 (08 : 50 )
승용차 2대, 그리고 관광버스가 1대, 평소때보다 늦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산행전 몸 가볍게 하기, 신발끈을 질끈 동여메고 판쵸우의를 뒤집어 쓰고 산행,
( 0 9 : 10 )
등로초입을 거쳐 눈에 뛰는 돌 너덜지대, 우정고개까지 이어지는 약간의 오르막
길이다. 표지판에는 등로 보호를 위하여 우측의 등로를 이용하라고 해 놓았다.
사륜동호인들의 무지막지한 진입을 막기위해서일텐데, 결코 일반 산꾼들이
훼손시키는 것은 아닌데, 하는 씁쓸한 생각을 가지며 너덜길를 오른다.
미끄럽다.
한참을 오르다가 우측의 일반등로로 접어 들어 본다. 그런데 길이 장난이 아니다.
너무 미끄럽다. 다시 너덜길로 백 !
30여분이 채 안되어 땀이 나기 전 우정고개에 도착,
우측으로 매봉 가는길이 희미하게 보이고, 비,안개에 쌓인 매봉쪽 전경을 보면서
잠깐의 사진 촬영후 막 출발하려 하는데 산꾼 두명이 따라 오른다. 잠깐의 인사와
대화가운데에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원주에서 온 산악회라 하시는데 나이 드신
한분은 일반산꾼이시고 젊으신 한분은 등반대장이라신다. 나이드신분과 얘기
도중, 김 정길님의 표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신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짐정길님께서 함께 계셨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역시 홀로
산행을 자주 하신다는 나이 드신분, 얘기가 통하는 듯 하다. 반가웠다.
그러니 안내 산악회의 선두를 맡으시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잠깐의 반가움을 뒤로 하고 먼저 우정고개를 떠나 우정봉을 향해 오름길을
재촉한다. 시계는 약 10 여미터 정도로 비가 거세짐에 따라 나의 발걸음
또한 빨라지기 시작한다. 도중에 판쵸우의를 벗고, 양갱이 한개와 따뜻한
녹차로 몸을 잠깐 녹이고 곧바로 질주, 오르락, 내리락, 부드러운 능선길
을 양쪽으로 피어있는 이름모를 들꽃들, 그리고 아직은 봉우리를 터뜨리지
않은 철쭉들을 바라보면서, 좌측으로 볼 수 있는 조망은 시계불량으로
희뿌연 비안개뿐이다.
우정봉을 넘어, 헬기장에 도착, 시계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사진 촬영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데 뒤로 산꾼 3-4
명이 오른다. 길을 묻는다. 여기에서 바로 좌측으로 내리막을 가다가, 오
르막을 치고 오르면 바로 정상이라고 답해주고, 좌측 내리막으로 미끄러
진다.
11시 40여분 , 산행시작후 2시간이 훨씬 지나 연인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석 사진 촬영후 점심식사를 위해 장소를 물색하는데, 앞서온듯한
산악회원들인지 정상석 바로뒤 평평한 돌위을 전세 내시고 식사를 한다.
비는 오고 마당한 장소는 없고, 배는 고프고, 상판리 하산길쪽 바위틈에
배낭을 걸어놓고 컵라면, 빵 한개, 오렌지, 커피 한잔으로 서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한다.
식사후 정상 조망 촬영을 위해(물론 조망이 거의 업었다, 비,안개로인해)
카메라를 들고 마땅한 장소를 찾는데 모모 안내 산악회원들 20여명은
아에 연인산 정상을 전세 내었다. 등반대장인듯한 사람이 카메라를 갖고
한명씩 순서대로 사진촬영을 해주고 있고 한쪽에서는 밥을 먹고. 한쪽에
서는 왁자지껄, 한쪽에서는 빨리 찍으라고 아우성 거리고, 완전히 돗대기
시장판이다.
언제부턴지 어느산에 가보아도 단체로 오는 (특히 안내 산악회)산님들이
그 좁은 정상을 다 차지하고 다른 산꾼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악습
이 생겼는지,,, 씁쓸한 마음으로 사진 촬영을 포기하고 장수능선쪽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아마도 저런 사람들은 산꾼이 아니리라, 자위하면서....
장수능선쪽길 삼거리에서 연인능선길로 접어 들면서의 하산길은 아마도
100m 달리기와도 같다, 이것은 걷는것이 아니라 차라리 뛴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다. 아니 미끄러진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작년 가을 2시간 가까이 알바를 했던 기억이 생생한 안내판이 있는 곳,
안내판은 여전히 그대로 있고, 남동쪽방향으로 하산길을 이어간다.
산림도로 옆으로 잘 자라고 있는 잣나무군을 보면서 걸음을 재촉, 우정
고개에 도착, 잠깐의 여유와 휴식을 취한다. ( 녹차, 쏘시지 )
너덜길을 내려가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산꾼들을 하나둘씩 보게된다.
손에는 까만 비닐 봉지를 하나씩 들었다, 참 고마운 분들구나, 이첨럼 우리
산하를 아끼는 분들이 계실줄이야...........
나의 이런 생각은 흐르는 계곡에 다다라 사정없이 무너져 버렸다. 보아
하니 신발도 깨끗하고, 옷도 젖지 않았고, 배낭도 깨끗한데, 과연 이 무리
의 사람들은 어디를 갔다 왔는지, 산행 도중 만난사람은 극소수인데..
차라리 집에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을 일이지. 뭐하러 산에 온다고 했을까
정상에서의 씁쓸한 마음이 하산길에서 다시 생길 줄이야.........
보기에는 모모산악회인듯 한데......
국수당근처에 다다르니 더우기 가관이다. 음식점 비슷한 농가가 있는데
흐흐는 계곡옆에 평상이 있고 비닐로 가려 놓아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술판이 벌어지고 있고, 덩달아 개들도 함께 짖고 있다. 왈 , 왈 , 왈, 왈,
주차장에 도착하니 14시가 넘어선다. 관광버스가 4대나 주차되어 있고
한대가 더 들어온다. 주차장은 비가 오는데도 야단법석이다. 산악회에서
온듯한 분들,밑의 계곡에서 많은 사람들이 올라온다. 비틀 비틀 비틀....
에구 나까지 비틀거릴려고 하네...........
여벌의 옷으로 갈아입고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주차장을 소리없이
빠져 나온다. 나의 애마도 씁씁한 표정을 지으면서..............
역시나 차량체증은 피할 수 없는가 보다. 밀리고 밀리고 해서는 중계동
집에 도착 ( 17시가 거의 다 되어서 ) 오늘의 산행을 접는다.
* 결코 모든 안내산악회가 이런 행동을 하는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비가 오는날 산에
오를 정도의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산에서 해서는 안될일, 정상은 잠깐 맛보고
다른 사람에게도 양보 할 것, 산행 한다고 酒行에 빠지지 말 것. 그리고 산행의
기본예절을 반드시 지킬것. 이런것 정도는 안내 산악회에서도 기본적으로 사전 안내
를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진정한 산꾼들이 아니었으리라 생각하면서 이는 어디
까지나 저의 개인적 생각이니 만큼 다른 여타의 선량한 안내산악회의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너덜지대에서 잠깐 우측 등로로 접어들어서 본 계곡
우정고개의 안내 표지판
우정능선길 옆에 걸려 있는 들꽃축제 안내 프랭카드.
정상 직전 잘 가꾸어진 헬기장 ( 시계가 거의 없음 )
정상 직전 오르기전 철쭉(가평군에서 지주대를 잘 세워 놓았음 )
정상에서 장수능선쪽 하산길
비,안개로 인하여 시계가 거의 없다보니 으시시한 기분이 든다.
연인산 철쭉과 들꽃
산림도로옆 잘 자라고 있는 잣나무군
문제의 산꾼(?)들이 타고 온듯한 관광버스가 하산후에 보니 총 5 대나 와 있었다.나의 애마는 비에 젖어 처량하게 있고..........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 우리가 아끼고 사랑합시다.
산행시 지나친 酒行은 사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