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속 발톱감춘 연인산의 용추계곡

 


토요일의 아침풍경

장맛비가 전국을 유린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방안이 밝아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거슴츠레눈으로 시간을 보니 5시 20분이다. 유리창을 열고 창밖의 동정을 살펴보니 잔뜩 지푸려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쏟아질 것 같은 궂은 아침이다.

무겁게 느껴지는 육신을 부지런히 움직여 배낭을 꾸려 아침식사와 고양이 세수를 끝내고 집을 나선시간이 6시다.

날씨 탓인지 몸이 개운하지 않고 정신이 맑지 못 하다 전철 6호선에서 3호선으로 환승하니 불광역을 떠나가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여서인지 아니면, 오늘부터 300인 이상 사업체와 공공부분에 주5일 근무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기 때문 인지 한가하여 빈자리가 많다.

계속되던 장맛비가 남으로 자리를 옮겨 중부지방은 잠시 주춤하여 어쩌면 운무와 안개비가 연출하는 환상의 시나리오를 마음속으로 상상하며 정신을 놓다보니 내려야할 신사역을 지나치고 있었다.

아침이라 빠듯하게 시간을 잡았는데 시간이 늦어질까 걱정하며 잠원역에서신사역으로 가는 전철을 갈아타고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니 다행이 1분전 7시였으나 버스의 좋은 좌석은 먼저 온 산님들이 점령해 버리고 맨 뒷 자석이 남아있어 자리를 잡으니 버스는 천천히 출발하여 한가로운 한남대교를 미끄러져 강북간선도로를 거침없이 질주하고 엄습해오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진다. 휴게소에 정차하여 하늘을 보니 흐린 날이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08:15)                 

휴식을 끝낸 우리들을 태운버스는 경기도 가평군 북면 백둔리 공터에 안전하게 정차했다(09:12)

  

 

연인산에 관하여

연인산(1,068m)은 명지산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승안리, 상판리, 백둔리 경계에 위치하고 있으며 용추구곡 발원지의 최고봉이다. 

연인산의 동쪽은 장수봉, 서쪽은 우정봉, 남쪽에는 매봉·칼봉이 용추구곡 발원지를 "ㄷ"자 형태로 감싸고 있다. 

연인산 철쭉은 산철쭉으로 해발 700m 이상 능선에 군락으로 자생하고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나무가 굵고 꽃의 색깔이 고우며 개화기는 기온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5월 중·하순에 만개한다.

연인, 우정, 장수, 청풍 능선에서는 아름다운 철쭉이 군락으로 자생하고 있다. 매봉, 노적봉 능선에도 참나무 그늘 속에 많은 철쭉이 자생한다.  계곡의 골이 깊고 능선의 경사가 완만하여 남녀노소의 접근이 용이하다.

용추구곡은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며 아홉 굽이의 그림 같은 경치를 수놓았다는데서 유래되었으며 생태계가 훼손되지 않은 수도권 내의 보기 드문 계곡이다.

-가평군청-

 

산행일정을 정리

나들이일자: 2005-07-02(토)

함께한 인 : T 산악회원 31명

주요 지점 : 백둔리-장수고개-장수능선-장수봉-연인봉(정상)-장수봉-

            청풍능선-청풍협-용추계곡-공무원휴양소-승안리주차장

나들이 거리와 소요시간 : 약14km, 8시간08분

(장마로 인한 계곡물 증가로 도로와 징검다리가 범람하여 11차례나 물을 건너야 했던 난관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됨)

 

장수고개를 향하여 힘찬 첫발

버스에서 하차하자 지체없이 곧장 산행을 시작했다 맨 뒷자리에 앉아있었기에 마지막에 내리며 하늘을 우러르니 앞산봉우리가 짙은 구름에 덮여 가물거림을 처다 보며 산행을 시작했다.(09:15)

 

 

 

 

펜션들이 여러 곳에 자리하고 집집마다 사나운 개들을 기르고 있어 등산객을 향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는 길목에는 접시꽃이 예쁘게 담장에 기대고 있고, 산딸기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평화로운 길을 가니 계곡물소리가 우렁차고 채송화꽃이 너무도 고운집 앞을 지나니, 연인산 등산안내도에 당도했다.

안내판이 가리키는 길로 들어서니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노여 있고 다리 아래로 흐르는 계곡물은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힘자랑을 하고 있는 산림도로를 따라 오르니 시멘트포장길이 이어지다 다시 흙길이 반복되고 큰 까치수염, 도라지꽃, 산수국, 산딸기가 서로 질세라 자태를 뽐내며 물먹은 대지위에 서있다.

모자속의 머리에서는 땀방울이 눈으로 흘러내려 수건으로 닦아내지만 땀이 눈에 들어가 쓰려오고 손수건으로 이마에 둑을 쌓고 돌아보니 내 뒤에 아무도 없이 후미로 처져있었다.

서둘러 따라가니 선두 그룹이 장수고개에서 땀을 씻고 호흡을 고르고 준비해온 과일과 음료들을 나누고 있었다.(10:05)

 

 

장수능선의 낮은 구름을 헤집고 정상에 선다

지금까지는 꾸불꾸불한 넓은 산림도로를 어렵지 않게 올라왔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전형적인 육산의 장수능선으로의 산행이 시작되고 구름이 낮게 깔려 산들바람에 흐느적거리는 미세한 물방울를 눈으로 확인하며 인공으로 조성한 키작은 철쭉밭과 자연에서 자생한 키큰 철쭉군락지를 지나고 울창한 숲길을 헤치며 이어지는 능선길은 시계가 겨우 40~50m에 불과하여 단조로운 발품을 팔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며 가다보니 장수봉(879m)갈림길에 이르렀다.(11:02)

 

 

짙은 구름사이로 신선되어 노니는 착각에서 깨어보니 정상이 900m가 남았다는 표지판에 이르러 잠시호흡을 잠시 고르며 식수로 목을 축인 다음 단숨에 정상(1,068m)석앞에 서서사방을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짙은 구름뿐인 정상은 특색이 있다.(11:54)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이고 받침돌위의 몸돌에는 검정글씨로 선명하게 각인돼 있었다.

“정상석”과 길 안내판은 여느 산에도 있지만 눈에 들어오는 아주 특별한 구조물 하나가 연인산의 명물로 자리하고 있었다.

허연 대리석이 길게누워있고 잘 다듬어진 상단중앙에 정상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선이 그려져 있고 다섯 개의 원이 그려져 있는데 원하나가 반경 10km씩으로 50km내의 중요지점이 표시되 있고 북으로는 백두산 남으로는 한라산 동으로는 설악산 서쪽으로는 개성과의 거리(m)가 기록되고 나침반으로 확인해보니 방위각과 구조물의 방향이 일치하고 있다.

  

  

가평군에서 자기고장을 찾아준 등산객에게 편의를 제공해 주려는 정성이 한눈에 들어왔고, 여러 가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며 산행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준 가평군공무원들의 서비스에 저절로 고마운 마음이 든다.

 

장수능선을 넘어 청풍능선의 청풍협

짙은 구름에 휘감긴 정상에서 내려서니 장수능선과 인연능선이 갈라지는 안부에 둘러앉아 점심성찬을 즐기고 있을 때 T산악회 후미그룹 20여명의 산님들이 올라왔다.

함께 식사하기를 권했으나 정상을 다녀와서 자리를 잡겠다며 정상으로 향하고 있을 무렵 선두그룹 6명은 이미식사를 끝내고 기다리고 있으니 정상에서 내려온 산님들이 식사대형으로 자리를 잡는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분위기여서 장마로 용추계곡의 수량이 많아졌을 것이니 현황을 파악하려는 전령으로 먼저 출발하여 결과를 연락해 주기로 하고 먼저 출발했다.

장수샘을 뒤로하고 장수봉을 넘어서 갈림길에 당도하니 가늘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판초우의를 준비하고 청풍능선에 접어들어 부드러운 흙길을 5분여를 내려가니 급한 내리막길이 기다렸고 울창한 능선을 헤집고나오니 적송 십여 그루가 하늘을 찌를 듯 서있다 그중 한그루에 이상하게 원형구멍이 여러 곳 나있다. 자세히 알 수없으나 딱따구리가 새끼를 부화하기위한 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13:45)

 

 

 

딱따구리를 알아보려고 인터넷을 뒤적거려봅니다.  

(딱따구리는 단단하고 뾰족한 부리 끝으로 나무를 쪼아서 애벌레가 들어간 구멍을 크게 만듭니다. 그런 다음에 긴 혀를 구멍 속으로 깊숙이 넣어 혀끝으로 애벌레를 꺼내 먹는 것이랍니다. 딱따구리는 단순히 구멍을 파는 것이 아니랍니다. 나무속에, 아주 안쪽에 있는 기생충, 유충 등을 잡아먹기 위해 파는 것이죠. 또 짝짓기 후 알을 낳아서 부화시킬려면 집이 필요한데, 집의 용도로도 팝니다.

흔히 사람들은 딱따구리가 나무를 파면 그 나무가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딱따구리가 벌레를 잡아주면 스스로 구멍을 메운다고 하네요. 그래서 딱따구리에게 보금자리와 먹이를 주는 거구요. 참고로 딱따구리는 겨울에 나무를 팝니다. 왜냐하면 겨울이 되면 나무에 벌레가 추워서 숨어있거든요. 혀도 무지무지 길데요. 너무 길어서 머리뼈 바깥쪽부터 원모양으로 감싸고 있다합니다. 사냥할 때 긴 혀로 벌레를 붙여서 잡지요. 발가락이 앞뒤로 두개씩 있어서 나무에 매달리기 쉽답니다, 꼬리로 중심을 잡습니다.)

잘못알고 있다면 바로잡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산림도로를 지나 완만하게 이어지는 청풍능선을 50여분을 내려가는 동안에도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시계가 좋지 않는 것 말고는 산행에 불편함이 없다 합수지점인 청풍협에 이른다.(14:39)

 

청풍협에서 불어난 계곡물이 용추계곡을 가득체우고

용추계곡은 며칠간내린 장맛비로 수량이 불어 계곡을 건너도록 설치해둔 징검다리의 바위들이 빠른 유속을 견디지 못하고 일부는 위치가 변경됐고 일부는 떠내려가 마치 거대한 폭포수처럼 흰 거품을 일으키며 굉음을 내며세차게 흐르는 위용 앞에서 나약하기 그치 없는 산객은 기죽어 근심어린 눈으로 소용돌이치고 있는 계곡물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다.

  

  

산행대장은 계곡을 5번을 지그재그로 건너야 산행이 끝난다고 했으니 일단 건너보고 진퇴를 결정하기로 하고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더듬거리며 조심스럽게 발을 내밀어 개울물에 발을 담그니 냉기가 머리끝까지 전해왔고 한발을 내딛자 유속이 빨라 몸의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

마음을 가다듬고 겉보기에 물결 없이 잔잔하게 흐르는 곳은 발이 땅에 닫기 전에 몸의 중심을 잃을 만큼 물살이 강하고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흘러가는 곳이 보기와는 달리 수심이 얕아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체험하며 힘겹게 계곡을 건너선다.

뒷따라 오는 회원들에게 현황을 알려주려고 휴대폰으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통화불가 지역이여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손수건으로 발의 물기를 대강 닦아내고 양말과 신발을 신고 몇십미터 진행하니 또다시 계곡을 건너야했다.

신발을 벗고 신기를 열 번째를 하면서 이제는 마지막이겠지, 물안골에 왔으니 하는 생각이 들어 시간을 본다.

2시간여를 2.4km의 계곡에서 물과의 전쟁을 치르다보니 몸도 지쳤다.

  

  

차분하게 발에 물기를 닦아내고 신발 끈을 졸라매고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내려오는데 이게 웬일인가 낮은 도로위로 흘러가는 물길이 예사롭지 않았으나 별거 아닐 거라는 생각으로 귀찮았지만 등산화와 양말을 벗어들고 조심스럽게 한발자국씩 들어가 물이무릎까지 차오른 지점에서 발을 옮기려다 중심이 흐트러져 넘어질 뻔했으나 다행히 오른쪽만 물에 젖고 탈출하여 물이 흐르는 아래를 보니 바윗돌에 부딪치며 하얗게 부서지는 계곡물을 보니 정신이 아찔해졌다.

젖은 바지에 물기를 대강 짜내고 등산화를 신고 내려가니 계곡을 건너는 길에도 다리가 설치되어있어 안전지대에 접어들었다는 안도감으로 편안함을 느끼며 조금 내려가니 민박을 겸한 대형음식점간판을 뒤로하고 느긋하게 주차장을 향하는데 자동차들의 통행이 빈번해졌다.

내림을 계속하다보니 도로좌측계곡에는 가족단위물놀이객이 평화롭게 물놀이를 즐기는 단란한 가족그림을 부러움으로 가슴속에 담고 서둘러뒤로하고 가다보니 단체로MT을 온 것으로 생각되는 젊은 남녀들의 싱그러움을 눈요기로 즐기며 발걸음을 재촉하니 다리건너에는 대단위 펜션 단지가 있고 요란한 선전물로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직진하니 철망으로 울타리를 둘러친 을씨년스럽고 음산한 기분이 나는 길을 내려서니 연인산 8.8km와 용추폭포1.4km를 알리는 표지판 뒤로 공무원하계휴양소가 자리하고 있다.(17:20) 바로 앞의 작은 다리를 건너면 승안리 주차장이다.

  

  

8시간8분간의 산행을 끝내고 시원하게 흘러가는 계곡의 바위에 자리 잡고앉아서 탁족을 즐기며 느긋하게 기다리니 20여분의 산우님들이 하산을 끝내고 주차장에서 합류하는 동안 휴게소에서 막걸리 한잔씩을 나눈 넉넉한 시간으로 지친 육신을 달랜다.

 

어필로그

자연의 위대한 힘을 마음으로 체험한 의미 깊은 계곡산행 이였고 슬리퍼를 준비하지 못해 불편함을 넘어서 고통스럽고 힘들었으며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계곡산행의 진수를 오랜만에 만본 멋진 추억으로 간직할 가치 있는 산행 이였다.

어떤 일이든 굳은 의지로 부단히 성장하는 사람만이 승전가를 부를 수 있고 최후에 웃는 사람이 되며, 평소에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방법을 찾는데 게을리 하지 않도록 반성하고 또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로 사물을 깊게 통찰하고 자신의 방법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개선해 나가며 적극적인 태도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소량의 개울물도 많은 비가 내려 산 능선의 물이 모아지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 현장을 피부로 느끼며 나 개인보다는 단체인 회사의 강력한 팀 의식으로 행동하려고  어떻게 노력했던가를 반성하고 팀에서 환영받고 승리 팀 리더로 모범이 되도록 다짐한 기회로 삼도록 노력하고자 다짐해본 산행 이였다고 정리해본다. -끝-

  2005 - 07 - 10  

  계백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