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4-09-29(수) 09:35-19:05 (9시간 30분) 
 

산행코스 : 조옥동-옥녀봉-노적봉-연인산-매봉-칼봉-칼봉이-조옥동(산행거리 29.8키로) 
 

날    씨 : 맑음  


 

나 홀로 산행..^^


 

(산행지도... 조옥동들머리-옥녀봉-노적봉-장수고개-장수능선-연인산-우정능선-우정고개-매봉-칼봉-칼봉이-용추계곡-조옥동 날머리) 


 

추석 연휴를 맞이 했다.

모처럼 월화수 쉬게 되어 기분이 좋다. 
 

본가, 처가 모두 서울에 있으니 귀성, 귀경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고... 
 

월요일 화요일(추석)은 추석과 관계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수요일은 시간이 남아서 산에 가려고 맘을 먹고 있었다. 
 

좀 긴 코스를 택해서 산에 다녀 오자 생각을 하던 참에 얼마 전부터 생각을 하고 있던 옥녀-노적-연인-매봉-칼봉 코스를 이번에 한번 해 보자 결정을 해 놓고 선답자(이근용, 쥐약님)들의 산행기를  준비를 하였다. 
 

가족들은 곤히 자고 있는 수요일 아침 다섯시에 일어나 간단한 도시락을 싸고 배낭을 꾸리고 여섯시에 집을 나서서 청량리역에 도착을 하여 7시10분발 춘천행기차를 타려고 계단을 내려 가서 기차를 타려다가 역무원께 춘천가는 기차죠 하고 여쭈니 이건 강릉가는 기차이고 춘천가는 것은 되돌아 올라가서 저쪽으로 가서 타라고 하신다. 
 

그러고 보니 잘못된 능선(계단)을 타고 내려왔고 계곡(철길)너머 저쪽에 능선이 하나 또 있어 그쪽으로 가야 맞으니 도로 빽을 해서 올라가야 하는 구나... 
 

청량리역에서 벌써 알바를 한다...^^ 
 

기차는 가평역에 8시 30분에 도착을 하여 화장실을 들렸다가 걸어서 가평터미널에 가서 9시 용추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이상하게 산객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대여섯분 정도... 
 

오늘이 추석도 지난 휴일이라 산에 가는 분들이 좀 많으려니 하고 예상을 했는데... 
 

9시 용추행 버스를 타니 버스 안엔 나 혼자 밖에 없다. 
 

10분이나 왔을까 벌써 조옥동에 도착하여 종합훈련장입구에서 내린다.

기사아저씨 말씀대로 몇 발짝 걸어가니 옥녀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옥녀봉1.9키로, 소요시간 1시간20분) 라는 팻말이 있어 반가운데 어느쪽이라는 방향 표시가 없어 좀 고민을 하다가 그냥 종합훈련장쪽 임도를 타고 옥녀봉을 향해 가는데 100미터쯤 전방에 개사육장집이 있는데 개가 사정없이 짖어 대서 저기를 통과를 해야 하는지 이길이 맞는지 좀 자신이 없구나. 
 

그래서 어느 물통을 들고 오시는 아저씨가 계셔 여쭈어 보니 이분 말씀이 이길이 아니고 버스를 타고 더 들어가야 옥녀봉이 나오고 저기 보이는 봉이 옥녀봉이 아니라고 하시고... 더 헷갈리기만 한다. 내 생각엔 전방에 높이 솟아 있는 봉우리가 옥녀봉 맞는 것 같고 우측의 능선을 타야 맞는 것 같은데... 
 

다시 버스 내린 곳으로 빽을 하여 산행기를 읽어 보았더니 좌우측능선 모두 다 가능한데 능선초입에는 분명한 등로가 있다고 하여 산행기에 나와 있는대로 버스정거장에서 가평쪽으로 200미터를 가니 군인아파트가 있고 그 앞에 묘지 2기가 보이고 그 뒤로 등로가 있다고 하여 그곳(하마장)으로 가 보니 산행기에 써 있는 그대로 우측의 능선의 초입이 나오는 구나. 
 

버스에서 내려 이십분 정도 알바아니 알바를 하느라 시간을 소모했다.

청량리역에서 알바를 해서 그런지 오늘 초장부터 좀 어수선 하다... 
 

결국 9시 35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등로는 뚜렷하여 진행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고 묘지와 묘지를 지나고 좌측으로 능선을 향하여 갈라지는 길로 계속 진행을 하니 묘지 몇기를 더 지나게 된다. 완만한 오르막을 진행을 하니 붉은 깃발이 꽂혀 있는 전망이 탁 트이는 지점에 이르는데 이곳에서 종합훈련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옥녀봉에 앞에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보이게 된다.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하마장 0.4K, 옥녀봉 1.21K라고 쓰여 있다. 
 

좀 더 진행을 하다가 이젠 옥녀봉을 가파르게 오르는 오름길을 땀 흘려 올라간다.

등짝에는 강렬한 햇빛이 비추어서 땀을 더 흘리게 한다. 날씨는 맑고 더운 날이지만 바람이 솔솔 불어와 기분은 좋다. 
 

옥녀봉에 올라서니 헬기장이라서 그런지 조망이 좋다.

진행해야 할 노적봉과 그곳으로 향하는 능선길이 분명하게 잘 조망이 되고 그 뒤로 멀리 연인산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가평쪽도 잘 내려다 보여 남이섬도 잘 보이고 굽이 굽이 흐르는 강물의 모양이 참 아름답고... 
 

옥녀봉에서 잠시 조망을 하고 바로 노적봉을 향한다. 
 

잠시 내리막을 진행을 하다가 완만한 능선길을 걷게 된다.

낙엽도 좀 떨어져 있고 등로에 도토리가 지천에 깔려 있어서 낙엽을 밟는 소리와 등산화에 도토리가 밟혀 깨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산책길 같은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진행을 하는데 상쾌하기 이를 데 없어 너무 좋다. 우측에선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 주고...

 

경사진 오르막을 올라서니 노적봉 1키로 못 미친 지점에 헬기장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서 계속 호젓한 등로를 진행을 하니 노적봉이 나온다. 
 

노적봉은 사방이 가려져서 조망이 안 좋고 그냥 통과를 하여 좀 더 가니 이정표가 있고 쉬기에 좋은 곳이 나와서 이곳에서 허기를 느껴서 조촐하지만 맛있는 아침 식사를 한다. 
 

이정표는 옥녀봉 2.85k, 장수고개 3.23k, 가둘기 4.09k 라고 쓰여 있다. 
 

십오분 정도 식사를 하면서 쉬다가 장수고개를 향하여 진행을 한다. 
 

이곳 부터는 지금까지의 편안한 등로와는 달리 좀 돌과 바위가 섞인 등로가 시작이 되어서 진행이 약간 불편함을 느낀다. 

우측으로는 백둔리계곡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칼봉이 보이고 우측으로 나무 사이로 화악산, 명지산이 모습을 간간히 들어낸다. 
 

이정표(노적 1.35k, 장수고개 1.88k, 구나무골 2.84k)를 지난다. 
 

장수고개에 가까이 가면서 꽤 많이 떨어져 내려 간다. 다시 오를 생각을 하니 끔찍할 정도로... 고개에 가까이 오니 잣나무 군락이 나타나서 주변의 경관과 공기를 상쾌하게 하여 기분이 좋아진다. 심호흡을 하고... 
 

장수고개에 도착을 하니 내 생각보다는 큰 비포장도로가 나 있구나. 
 

잠시 숨을 고르고 이정표를 확인하고 다시 고개를 가로 질러 직진을 하면 연인산을 향하는 오름길을 시작한다.

등로는 하도 많은 분들이 다녀서 그런지 아주 널찍하고 주변에 잣나무 숲이 잘 조성이 되어서 상쾌하기 그지 없다. 
 

장수고개(535m)에서 연인산을 오르려면 500이상 올라야 하고 거리도 3.9k 이므로 꽤 긴 오르막길을 걸어야 하여서 그런지 힘도 많이 들고 태양은 강렬하여 땀도 비오듯 흘러 내리고... 
 

등로에 잡목들은 이미 단풍이 들기 시작하여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장수봉까지 오름이 꽤 힘들었지만 속도를 그럭 저럭 유지를 하면서 장수봉을 지난다. 
 

여기까지 한분도 못 만났는데 장수봉을 지나서 부부산객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진행을 하니 장수샘이 나온다. 
 

어느분 산행기를 읽었을때 장수샘이 좀 지저분해 보인다고 하였지만 오늘 보니 수량도 풍부하고 물 맛도 좋아서 여기서 물을 보충한다.

오늘 3리터의 물을 준비를 했는데 날이 더워서 생각 보단 물이 많이 먹혀서 이곳까지 오면서 물이 모자랄까봐 좀 아껴서 마셨는데 장수샘에서 충분히 마시고 빈 물통에 물을 채우니 아주 흐믓해 진다. 물이 충분하니 이젠 걱정이 사라졌다. 
 

긴거리 종주를 하는데 밥 보다도 물이 더 중요하다 늘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장수샘에서 이미 연인산 정상에서 내려와 식사를 하신 뒤 쉬고 계신 네분의 산님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그분들이 주시는 사과 한쪽을 얻어 먹고 장수샘을 출발하여 연인능선에서 올라 오는 삼거리를 지나서 연인산 정상에 도착을 한다. 
 

정상의 조망은 사방이 막힘이 없이 탁월하고 좋다. 날씨도 청명하여 주변 산들이 다 눈에 잘 들어 온다.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혼자 조망을 만끽을 하며 사진을 찍는다. 
 

멀리 북한산, 도봉산이 분명하게 잘 보일 정도로 시계는 좋다. 
 

시간을 보니 조옥동에서 연인산까지 올라 오는 시간이 무더운 날씨로인해 예상보단 좀 더 걸린 것 같아서 오래 지체하며 쉬고 싶었지만 아쉬운 발걸음을 떼고 우정능선으로 향한다. 
 

내리막을 내려와 다시 오르막을 오르면서 뒤돌아서 연인산을 바라 보니 좀 황량한 느낌이 드는구나. 억새도 간간히 보이지만 이상하게 이런 느낌이 드는 건 왠일일까? 
 

우정능선은 작년에 국수당-우정고개-연인능선-연인산-우정능선-우정고개-국수당 이렇게 한번 다녀간 경험이 있어서 길이 눈에 익어서 속도를 내면서 초원같은 능선길을 힘차게 진행을 한다. 
 

능선길은 방화선으로 인해서 완만한 잡풀이 우거진 등로의 연속이지만 우정봉을 지나서 급경사 내리막도 있어 좀 조심을 해야 하는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우정고개(전폐고개)로 계속 떨어지는 능선길이다. 
 

능선을 진행하는데 메뚜기가 참 많이 보인다. 간간히 억새밭이 나와서 주변과 어우러지는 정경이 지나는 피곤한 산객을 흐믓하게 해 준다. 
 

연인능선으로 가다가 길을 잘못 들어 알바끝에 우정능선으로 진입을 하였다며 반대쪽에서 오시던 부부산객을 만나 길을 잘 알려 드리고 난 발걸음을 재촉한다. 
 

우정고개에 가까워 오면 잣나무 군락이 정말 주변을 싱그럽게 만든다. 
 

이렇게 울창하고 멋진 잣나무 숲은 본 적이 없다. 작년에 이곳을 지나면서 생각했었다. 저 울창하고 너른 잣나무 숲속에 나무로 만든 얕은 계단의 산책길을 길게 만들어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물론 자연의 훼손과 오염을 우려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저 깊은 잣나무 숲에 분명한 길이 있으면 한 없이 그 속에 머물고 싶은 느낌을 오늘도 갖게 된다... 
 

우정고개에 도착을 하니 고갯마루에서 다섯분이 간식을 들고 쉬고 계신다. 
 

이곳에서 부터가 오늘 산행에 부담이 되는 코스라서 좀 걱정이 된다. 
 

우선 근처의 졸졸 흐르는 물이 도랑에 있어 반가워 손바닥에 간신히 물을 받아서 세수를 하고 목에도 좀 끼얹으니 좀 살 것 같고 기분이 아주 상쾌해 진다. 
 

잠시 쉬었다가 매봉가는 등로가 있는지 이리 저리 기웃 거려 보는데 쉬고 계시던 분들이 좀 이상하게 쳐다 보는 것 같다. 지금 시간이 이미 3시 16분인데 우측으로 국수당으로 안 내려가고 왜 등로도 없어 보이는 저쪽으로 가려고 하는지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으시면서...

 

우거진 수풀 사이로 희미한 등로같은 곳이 있어 일단 진입을 하여 수풀을 헤치고 조금씩 진행을 하는데 계속 이러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앞선다. 
 

가는데 까지 가 보자 하고 헤치고 올라가다 보니 등로가 보이고 임도 같은 것이 나오더니 곧 바로 수풀사이에 난 소로로 변하면서 우정능선길과 같은 수풀이 우거진 사이로 뚜렷한 등로가 이어져서 등로를 찾아 기분이 아주 좋다. 
 

역시 방화선이긴 하지만 우정능선 같이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길이 수풀에 훨씬 더 많이 가려져 있고 스틱으로 일일이 헤치는 것이 귀찮은데 만약 등로에 뱀이 있으면 하는 불안감도 있어서 여기서부터 준비를 해 간 스패취를 착용을 했다. 
 

겨울에 눈이 쌓였을때도 웬만큼 쌓여 있지 않을때는 귀찮아서 착용을 거의 하지 않았던 스패취를 이 더운 날에 종아리에 감고 가니 좀 답답하긴 했지만 훨씬 뱀에 대한 두려움으로 부터는 자유로울 수 있어 이 이후의 산행이 비록 수풀은 우정능선보다 더 우거졌지만 한결 자유롭고 맘 편하게 진행을 할 수 있었다. 
 

우정고개에서 매봉까지는 2.4키로 이고 꾸준한 오르막이지만 아주 가파른 곳은 많지 않아서 인지 그리 힘들지 않게 잘 오를 수 있었다.

이미 오늘 산행의 2/3 지점을 지났다 생각이 들고 시간을 보아도 일몰 전에 충분히 하산이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생겨 오히려 지친 몸에서 힘이 솟아 오기 시작한다.

 

매봉을 거뜬히 올라서니 정확하게 4시 정각이다.

연인산에서 이곳까지 스피드를 좀 내서 예정시간에 맞추어서 도착을 하여 기분이 좋구나. 
 

조망이 막혀 있어 오래 머무를 이유가 없어 사진찍고 바로 깃대봉쪽으로 진행을 하는데 삼사십 미터쯤 진행하니 직진과 좌측으로 휘는 두갈래 길이 나오는데 좌측길을 타는 것이 방향으로 볼때 맞아서 진행을 하여 오분 정도 가니 전망이 트이는 헬기장이 나오는데 이근용님의 산행기에 의하면 이곳이 매봉의 정상이라고 하시는데 맞는 말씀 같기도 하고... 
 

이 헬기장에서 회목고개로 가는 길이 분명히 갈라지리라 생각을 하고 아무리 찾아도 깃대봉가는 길 말고는 없어 고민이다. 좌측길이 나와야 하는데...

 

고민 고민 하다가 일단 깃대봉쪽으로 진행을 하려고 내려서는데 이정표가 있고 이정표 상단에 지도가 있어서 보니 조금더 진행을 하면 회목고개 갈림길이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어 고민 종료하고 수십미터 진행을 하니 산불감시카메라설치된 곳이 철망으로 보호가 되어 있고 이곳을 돌아서 회목고개 표시 이정표가 잘 설치가 되어 있어 반갑구나... 
 

산행기를 미리 자세히 읽었으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을텐데 지도만 보면서 산행을 하다가 나중에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 오늘의 산행을 되돌아 보면서 산행기를 자세히 읽어 보니 이 내용이 산행기에 다 나와 있어 미리 자세히 읽지 않은 내 자신에 스스로 충고를 해 본다. 쥐약님도 이곳에서 나랑 같은 고민을 하시다가 능선을 잘못 들어 고생스런 알바를 하셨더군요...   
 

회목고개 향하는 길은 완만한 내리막인데 잡풀없이 진행이 아주 수월한 옥녀-노적-장수고개 코스 같은 분명한 능선 등로로서 낙엽이 꽤 많이 쌓여 있어 걸음을 디딜 때마다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귀를 심심치 않게 해 준다. 
 

수월하게 회목고개에 도착을 하니 장수고개처럼 아주 널찍한 비포장 고갯마루이구나. 
 

잠시 쉬었다가 바로 칼봉을 향하여 된비알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제 어려운 구간은 이게 마지막이니 지친 몸이지만 마지막 힘을 쏟아서 1키로 되는 칼봉까지의 오르막 등로를 꾸준히 진행을 한다.

칼봉은 이름에 걸맞게 정상 부근에 갈 수록 등로가 바위로 인해서 이제와는 달리 좀 험해 지는 구나. 
 

옥녀봉, 노적봉을 오를때 등뒤에서 강렬한 태양이 등짝을 비추었지만 이제 칼봉을 오르는데 역시 등쪽에 태양이 아직도 강렬하게 내리 쬐고 있어 땀이 꽤 흐른다. 옥녀봉을 오를때와는 등로의 방향은 정 반대로 이미 U턴을 해서 원점으로 향하는데 태양은 그대로 등쪽에서 내리 쬐고 있으니 이젠 해가 거의 서산을 넘어 가려 하는 모양이다. 
 

칼봉에 도착을 하니 4시 59분... 
 

아까 남겨둔 나머지 절반의 도시락을 이곳에서 비웠다. 땀을 많이 흘려서 염분이 모자라는지 김치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구나.

 

십분만에 식사를 끝내고 하산을 서두른다. 
 

칼봉에서의 하산길은 칼봉과 비슷한 두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구나.

두개의 봉우리를 넘어서 약600미터 진행을 하면 갈림길이정표가 나온다. 
 

경반분교 2.56K, 칼봉이 2.30K, 칼봉산 0.65K) 
 

고민을 좀 했다. 어디로 하산을 할 것인가... 
 

능선을 타고 진행을 하여 쥐약님과 이근용님처럼 수정봉이나 선인봉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칼봉이로 하여 용추계곡으로 떨어질 것인가...


일몰이 한시간도 안 남아서 칼봉이로 하산을 결정한다. 
 

지도상 거리는 수정봉이나 선인봉이 짧긴 하고 용추계곡으로 가면 긴거리를 돌아야 하지만 그래도 해가 지기 전에 등로를 찾아서 가야 하는 수정봉이나 선인봉쪽보다는 분명한 길이 있는 용추계곡이 나을 것 같고, 오늘 하도 긴 능선을 탔기에 일단 계곡의 물이 너무 그리워서 찌든 땀을 한시라도 빨리 씻어 보고 싶어서... 
 

가파른 내리막인 칼봉이를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이제 더 이상의 오르막은 없을 것 같고 거의 오늘의 산행이 마무리 되어 가는 느낌이어서 다리에 힘이 오히려 난다. 
 

가파른 내리막에서 다리를 잘 다치니 스틱을 잘 짚으면서 한없이 용추계곡으로 떨어져 내려 가는데 가파른 내리막 2.3키로는 생각보단 멀고 멀었다.

 

계곡에 가까울수록 들려 오는 시원한 물소리가 너무 반갑고 기쁘다.

무사히 용추계곡에 도착을 하니 시간이 5시 52분. 
 

계곡의 시원한 물속에 머리도 담그고 양치질도 하니 온몸이 그렇게 개울할 수가 없고 뼈속 깊이 시원함이 느껴온다. 
 

이제 부턴 용추계곡을 따라 한없이 구비 구비 내려 가면 되는데... 
 

가다 보니 길이 끊기고 계곡물을 건너야 하기를 여러번 반복을 하여야 하여 황당하구나. 물이 이 정도 인데도 건너는데 신경이 쓰이는데 물이 좀 많으면 도대체 어떻게 건널 수 있을까 하고...

 

디딜만한 바위들은 잘 조합을 하여 코스를 정하여 건너서 임도를 걷다가 또 건너가 하기를 여러번 반복을 하여 드디어 재대로 된 도로에 진입을 하여 이젠 스피디하게 걸어 본다. 
 

그러나 가도 가도 용추계곡의 길은 멀고도 멀었다.

아무리 가도 들머리인 조옥동은 나올 생각을 하지 않고 구비 구비 길이 돌기만 한다... 
 

게다가 군데 군데 음식점에서 풀어 놓은 개들이 날이 이미 깜깜해 져서 그런지 지나는 산객에게 한 없이 짖어 대고 쫓아 오는 진돗개 녀석들도 있어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왜 개를 풀어 놓고 있는지 짜증이 난다... 
 

깜빡잊고 가평가는 버스 시간을 알아 놓지 않고 왔기에 택시를 타려고 가평의 콜택시에 전화를 했더니 위치를 분명하게 알려 주어야 간다고 하여 지금 날이 어둡고 물어 볼 사람도 별로 없어 위치를 잘 모르겠으니 일단 매표소쪽이나 버스 종점쪽으로 오면 내가 걸어가고 있으니 마주쳐 만날 수 있다고 하며 와 달라고 했지만 대답이 영 시원치 않고 내가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말을 해 달라는 말만 계속 해서 그냥 끊고 마냥 걸어 내려갔다. 
 

간간히 승용차가 지나가서 손을 들어 보았지만 한대도 태워주지 않는구나... 
 

결국 길고 긴 용추계곡에서 벗어나 산행 들머리인 조옥동 버스정거장에 도착을 하니 시간은 7시 05분이다. 산행 9시간 30분이 걸렸다. 
 

정거장 부근에 아저씨 한분에게 버스시간을 여쭈어 보니 여덟시 전에 버스가 있다고 하신다. 
 

버스정거장에서 앉아서 남아 있는 배를 깍아 먹으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기다리느니 차라리 걷는데 까지 걷다가 버스를 타자 맘 먹고 걷다가 봉고차가 한대 와서 손을 드니 세워 주셔서 가평까지만 태워달라 했더니 흔쾌히 태워주신다. 
 

혼자 이렇게 늦은 시간에 산에 다녀 오냐고 의아해 하시는 환갑쯤 되어 보이시는 분이시다. 
 

자기도 산을 참 많이 다니셨는데 요즘에는 주로 낚시를 하고 지내신다며 봉고차 뒤에 낚시 도구가 잔뜩 차 있어 어디서나 맘 내키면 낚싯줄을 던지신다고... 
 

주류도매업을 하시는데 추석연휴에 적목리에 있는 동생의 별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용추에 사람을 태워다 주고 서울에 가는 길인데 날 만났노라고 하신다. 
 

산을 좋아하셔서 산 얘기를 좀 하다 보니 가평에 도착을 하였는데 아저씨께서 자기가 서울에 가니 원하면 이 차를 타고 가도 된다고 하시길래 괜히 신세를 많이 지기가 그래서 그냥 기차를 타겠노라고 하였더니 오늘은 연휴 끝날이고 귀경차량도 많아 서울 가는 길이 무지 막힐테니 기차가 차라리 나을 거라고 아저씨도 말씀을 하신다. 

 

역부근에서 그냥 내리려는데 아저씨도 혼자 가시는 것이 좀 심심해 하시는 것 같고 나도 이미 예매를 해 놓은 7시 12분 기차는 이미 떠났으니 다음 기차를 타야 하니 좀 번거롭고 해서 그냥 서울까지 얘기나 하면서 이 차를 타고 갈께요 하니 아저씨도 좋아 하신다. 
 

서울에 오면서 산에 관한 얘기를 주로 많이 하였다. 아저씨가 내가 홀로 산행을 많이 한다고 하니 걱정이 많이 되시는지 되도록 혼자는 다니지 말라고 당부를 하신다.

만약의 사태가 일어 나면 혼자서는 위험하다고 하시고 특히 요즘에 야생 맷돼지도 산에 좀 있다 하시며 조심해야 한다고... 오히려 뱀은 사람이 무심코 밟기 전에는 절대 먼저 공격을 하지 않고 긴바지를 입은 경우는 물려도 독이 옷에 품어 지니 괜찮다고 염려 말라고 안심도 시켜 주시고... 그 심심 골짜기 적목리 땅값이 평당 70만원을 한다는 등등. 

 

낚시 얘기도 하면서 서울에 오는데 도저히 믿어지지 않게 길이 하나도 안 막혀서 평일날 보다 오히려 수월하게 달려서 태능역에 도착을 하니 8시 35분이다. 
 

조옥동에서 한시간 정도 밖에 안 걸렸다. 아저씨는 오늘 서울까지 다섯시간을 예상하셨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안 막힐 줄은 진짜 몰랐는데 하시며 흐믓해 하신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차에서 내려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9시 30분... 
 

이렇게 긴 긴 오늘의 산행을 또 마감하였다.


 

<요약>

조옥동에서 시작하여 옥녀봉, 노적봉, 장수능선, 연인산, 매봉, 칼봉을 거쳐 조옥동으로 하산을 하는 코스는 약 30키로 전후의 거리로서 오르 내림이 비교적 심하여 체력 소모가 많은 코스라 생각이 든다. 산행 시작 시간이 이미 9시 35분 이었기에 시간에 좀 여유가 없어 9시간 30분의 산행시간 중 휴식 시간은 1시간이 안 될 정도여서 좀 힘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등로는 아주 분명하여 산행기와 지도만 잘 휴대하고 가면 길 잃을 염려는 거의 없는 좋은 코스여서 호젓한 길을 길게 걷도 싶은 분께는 추천하고 싶은 아주 좋은 코스라 생각이 된다. 다만 산행시작 시간을 좀 더 일찍 시작하면 나 보다 훨씬 여유롭게 진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원점회귀이기 때문에 자가용을 가지고 오는 것도 좋을 것 같고 기차나 버스를 타고 일찍 가평에 도착을 하여 택시로 이동을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택시비는 6000원 전후로 알려짐. 그리고 장수샘이 중간에 유일하게 있긴 하지만 갈수기에는 물 보충이 쉽지가 않아 보여서 충분한 물을 반드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감사합니다... 산모퉁이.


 

<산행시간>

7:10 춘천행 기차 청량리역 출발

8:30 가평 도착

9:00 용추행 버스 출발

9:10 조옥동 도착

 

9:30 하마정 산행 들머리 산행 시작

10:20 옥녀봉

10:57 헬기장

11:19 노적봉

12:21 장수고개

13:14 장수봉

13:54 연인산

15:13 우정고개(전폐고개)

16:00 매봉

16:36 회목고개

16:59 칼봉

17:24 삼거리

17:52 칼봉이 용추계곡

19:05 조옥동 버스정거장

 

<사진들>

 

(종합훈련장입구. 좌측의 길로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개가 너무 짖어서 빽... 옥녀봉 환영표지판)

 

(옥녀봉 정상 헬기장- 590M..멀리 우측으로 노적봉)

 

(옥녀봉에서 내려다 본 가평쪽... 멀리 남이섬도 잘 보이고)

 

(노적봉... 구나무산. 858,8M)

 

(쉼터, 삼거리... 옥녀봉 2.85K, 장수고개 3.23K,  가둘기 4.09K  이곳에서 식사)

 

(장수고개...535M)

 

(야생화)

 

(장수봉 지나서 우측을 보니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고 그 뒤로 명지, 화악산이 멋지게 보이고...)

 

(연인산 정상...1,068M)

 

(연인산 정상에서 바라 본 명지산과 우측의 화악산)

 

(뾰족한 귀목봉과 멀리 우측의 국망봉)

 

(우정능선쪽 초원길과 우측으로 멀리 아름다운 운악산)

 

(오늘 가야할 우측의 매봉, 좌측의 칼봉)

 

(우정고개. 전폐고개... 우측이 마일리 국수당. 매봉가는 길은 직진인데 잡풀이 우거져 등로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매봉 829.2M)

 

(회목고개... 길이 엄청 넓더군요)

 

(칼봉... 900M)

 

(칼봉 지나 600미터쯤 나타나는 삼거리... 칼봉이로 하산 결정)

 

(용추계곡의 멋진 물줄기와 단풍)

 

감사합니다... 산모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