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8일 (화요일)

◈ 산행일정

상봉터미널(05:50)
홍천터미널(07:35)
성동분교(08:31)
428.4봉(09:19)
545봉(10:23)
572.9봉(10:34)
사곡현(11:13)
임도(11:34)
736봉(12:08)
새목현(12:20)
연엽산(12:49)
새목현(13:08)
임도사거리(13:25)
더운짐내기고개(14:04)
구절산(14:25)
능선갈림길(15:08)
사거리안부(15:31)
441.5봉(15:47)
방울고개(15:53)
임도(16:08)
성치산(16:23)
불근봉(16:47)
능평리안내판(17:02)
원골(17:24)
홍천터미널(18:05)
동서울터미널(19:44)

◈ 도상거리
약 18.5km

◈ 산행시간
약 8시간 53분

◈ 산행기

- 성동분교
얼마전 술꾼님의 구절산 둘러보기 산행기를 읽고는 미진하게 끝냈던 옛 산행이 떠 올라 구절산도 다시 둘러볼겸 술꾼님의 행적을 뒤쫓아 보기로 하였다.
홍천터미널 지하의 기사분들이 이용하는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성동리 가는 버스로 왁자지껄한 홍천시내를 빠져나와 눈덮힌 마직이고개를 넘는다.
강재구공원을 지나고 화계초교 성동분교앞에서 내려 간밤 눈이 깨끗하게 덮혀있는 운동장을 보고 있으니 하늘은 온통 회색구름으로 덮혀있고 부지런한 새 한마리는 열심히 나무를 쪼고 있다.
마을길을 따라가다 임도를 만나고 벌목지사이로 대강 잘룩이안부로 올라서면 무쇠막마을이 다소곳이 누워있고 반대쪽으로 얼어붙은 대룡저수지가 가깝게 내려다 보인다.
날만 맑으면 바로 앞에 멋진 암봉들을 보여줄 구절산은 오리무중이고 이근처 산봉들의 맹주격인 가리산은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으니 그저 깨끗한 신설만을 위안삼으며 고즈넉한 산길에 발자국을 내본다.



▲ 성동분교


- 572.9봉
묘 한기를 지나고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눈덮힌 낙엽길을 따라가면 눈보라가 날리며 시야를 가리지만 오른쪽으로는 성동천옆으로 지방도로와 조용한 마을들이 간혹 모습을 보인다.
무쇠막쪽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428.4봉에 오르니 구덩이 하나만 파여있고, 삼각점을 찾으려 발로 눈속을 헤집다가 애꿏은 소주병과 쓰레기들만 골라낸다.
벌목되어있는 사거리안부를 넘고 샛성골에서 올라오는 지능선과 만나 왼쪽 사면으로 넓은 벌목지가 펼쳐지는 능선을 올라가면 "한신공영"이라 쓰인 작은 헝겊이 바람에 펄럭거리고 구절산은 구름에 모습을 숨긴채 희끄무레하게 윤곽만 보여준다.
이리저리 발에 걸리는 나무들을 피해가며 안부를 넘고 가파른 눈길을 올라가니 늑박골쪽에서 지능선 하나가 올라오고 돌로 쌓은 참호 하나가 쓸쓸히 능선에 누워있다.
춘천시경계를 이루는 지능선과 합류하는 545봉을 지나고 잡목가지들을 헤치며 헬기장이 있는 572.9봉에 오르니 삼각점은 없고 역시 시야가 막혀서 답답하며 자지봉쪽 산줄기만이 흐릿하게 보인다.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산줄기



▲ 572.9봉 정상



- 736봉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적적한 눈길을 따라가면 벌목된 나무들이 쌓여있는 음침한 안부가 나오는데 도면상 절골과 이어지는 사곡현으로 추정된다.
가파른 잡목지대가 이어지고 눈길에 미끄러지며 힘겹게 임도로 올라서니 텅빈 길에는 따뜻한 햇살이 내려오며 연엽산쪽으로 조금씩 산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깍아지른 임도절개지를 따라가다 나뭇가지들을 붙잡고 능선으로 붙으면 코가 땅에 닿을듯한 된비알이 기다리고, 진땀을 흘리며 힘겹게 봉우리에 오르니 군용밧데리와 전투식량봉투등 군쓰레기들만 버려져 있다.
인적 끊어진 쓸쓸한 눈밭을 지나서 통나무계단을 밟고 736봉에 오르니 상고대들이 펼쳐지고, 날이 개이며 오늘 처음으로 구절산의 아홉 봉우리들이 멋진 옆모습을 보여준다.



▲ 임도



▲ 736봉 정상



▲ 736봉에서 바라본 구절산



- 연엽산
눈덮힌 나무계단을 따라 헬기장이 있는 새목현 임도로 내려가면 예전에 보았었던 노란 물통 세개도 여전하고 강원대연습림 안내판이 만들어져 있으며 연엽산은 바로 앞에 솟아있다.
뚜렸해진 등로를 따라가면 바위지대들이 나타나고 찬바람 부는 암봉들을 우회하며 수북한 눈길을 올라가니 몇년전에는 보이지도 않았던 영춘지맥 표지기들을 자주 만난다.
굳게 자물쇠가 채워져있는 산불초소를 지나고 암릉을 넘어 연엽산(850.1m) 정상에 오르면 지나온 능선과 구절산으로 이어지는 꾸불꾸불한 임도들이 시원스럽게 보이고, 가리산과 모래재쪽으로 아련히 이어지는 영춘지맥의 산줄기는 욕심많은 산객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바삐 새목현으로 내려가 눈밭에 서서 얼은 김밥에 소주 한잔으로 몸을 덥히고 발자국 하나없는 쓸쓸한 임도를 털레털레 따라간다.



▲ 새목현



▲ 연엽산 정상



▲ 연엽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구절산
장승들과 이정판이 서있는 임도사거리를 지나고 산길로 올라가니 다시 임도와 만나고 잠시후 구절산 능선으로 붙으면 깨끗한 눈길이 이어진다.
좌우로 길이 희미한 더운짐내기고개를 넘고 눈이 덮혀 미끄러운 암릉지대를 나무뿌리들을 잡아가며 조심스럽게 오른다.
어렵게 구절산(750.4m) 정상에 올라서면 삼각점이 두개나 있고 눈에 익은 정상 금속판과 돌탑 한기도 오랫만의 재회를 반겨준다.
몇년전 가을비를 맞으며 운무가 잔뜩 낀 너덜에서 헤메다 등로를 못찾고 결국 올라왔던 길을 내려가 임도를 따라가던 쓰라린 기억을 떠 올리며 주위를 둘러봐도 산중은 적막하기 짝이 없다.
낙엽에 덮힌 미끄러운 암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 커다란 암봉을 왼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침니사이로 올라가면 노송들과 어우러진 남쪽 봉우리와 아름다운 암벽들이 눈에 들어온다.



▲ 임도에서 바라본 연엽산



▲ 임도에서 바라본 구절산



▲ 구절산



▲ 구절산 정상



▲ 구절산 남봉



-441.5봉
경사가 지어 미끄러운 바위지대를 지나면 급하게 떨어지는 너덜지대가 이어지고 길은 희미하지만 산사랑산악회와 자연환경연구공원의 표지기들이 간간이 눈에 띈다.
안부를 지나고 노송들이 서있는 암봉을 오르다 희뿌연 대기속에 옆으로 지나가는 능선을 발견하고 트래버스해서 돌아가니 반갑게 산사랑 표지기 하나가 길을 확인해 준다.
무덤 한기를 지나고 벌목되어 있는 얕은 능선을 따라가면 잣나무 조림지가 나타나며 산불이 났었는지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고 까시덤불들이 사방에서 찔러댄다.
방향을 서쪽으로 틀어 전주 하나가 쓰러져있는 사거리안부를 넘고 왼쪽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는 좁은 능선을 올라가면 간성천과 샛성골 마을들이 노송사이로 아찔하게 내려다 보인다.
한결 차가워진 바람을 맞으며 글씨없는 삼각점이 있는 441.5봉에 오르니 억새가 무성하고 왼쪽으로 시야가 트여 오전에 지나왔던 산줄기들이 마주 보이며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 성치산
부사원리쪽으로 희미한 길이 보이는 방울고개를 지나고 뚜렸한 등로따라 봉우리를 넘으면 전주 두개가 서있는 안부가 나오며 앞에는 성치산이 우뚝하게 서있다.
부사원리와 연결되는 임도고개로 내려가니 성치산쪽으로는 온통 벌목이 되어있고 땅은 뒤집어져 있으며 온갖 쓰레기들이 널려있어 누구의 소행인지 개탄스러워진다.
지저분한 임도따라 거의 정상부까지 올라가면 다시 깨끗한 숲이 나타나며 아름드리 노송들이 서있는 바위지대를 지나서 축대가 쌓여있는 성치산(542m) 정상에 올라서니 작은 이정판이 나무에 걸려있고 돌탑 하나만이 산객을 반겨준다.
평상처럼 눈을 덮고있는 바위위에 오르면 노송들사이로 대룡저수지와 성동리 일대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고 불금봉은 멀지 않은곳에 펑퍼짐한 모습으로 서있다.



▲ 성치산 정상


- 불금봉
급한 바위지대를 내려가면 호젓한 산길이 이어지고 군부대 사격장 경고판이 서있는 불금봉(498.8m)에 오르니 삼각점은 없으며 작은 바위 하나뿐이라 1500산 김정길님의 비닐코팅판만이 정상을 확인해준다.
가깝게 들려오는 차소리를 들으며 소나무들이 그득한 산길을 내려가면 화동리쪽으로 지능선이 갈라져 나가고 능평리쪽으로는 작은 안내판 하나가 나무에 걸려있다.
능평리쪽으로 휘어지는 산길을 따라가다 갈림길에서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오른쪽 산길로 꺽어져 내려가니 벌목지대가 나오고 길은 흐지부지해진다.
대강 길을 만들며 내려가면 시멘트도로가 나오고 애완견 사육장의 개소리들을 들으며 5번 국도로 내려가니 원골이라 쓰여있고 "흥부네갈비"식당과 "애연카페"가 보인다.
홍천버스가 온다는 모텔을 향하여 석양이 물드는 도로를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으니 설을 쇠러 고향으로 향하는지 차량들만 바쁘게 옆을 스쳐간다.



▲ 불금봉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