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0 대티고개    -산행종료-

총 산행거리 및 시간 :  20.4km / 10시간 20분(휴식 포함)

▣ 정맥종주거리 : 정맥거리 20.4km  / 누적거리 370.4km

         산성고개→4.0←만덕고개→4.8←백양산→4.5←개금고개→2.5←엄광산→1.5←구덕령→3.1←대티고개 = 총20.4km

▣ 총 누적거리 :  401.5km (접근거리 포함)

▣ 교      통 : 자가운전 북대구I.C-신부산고속도로-대저분기점-만덕-화명동 (약 115km  / 1시간30분)

▣ 들머리 대중교통 : 화명동-산성고개 (택시 / 10분 : 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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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에 이르렀는데도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다. 남문에서 우측은

상계봉으로 가는 길이고 정맥은 능선으로 다시 뒤돌아가서 직진해야 한다.

금정산은 자주 왔지만 남문에서 정맥길인 백양산 방향은 처음이다.

7시쯤 산행을 시작할 예정으로 대구에서 4시30분에 출발했는데 산성고개에

도착하니 겨우 6시20분이었다. 화명동에서 산성고개까지 시간이 좀 걸릴거라

예상했지만 택시를 탓더니 10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산거북이님과는 '만남의숲'에서 산행을 함께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너무 일찍

도착한 건 아닌가 미안한 마음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오다보니 너무 일찍온 것 같으니

백양산을 지나 개금고개 쯤에서 만나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괜찮다고 한다.

백암산 방향으로 이정표가 없어서 불안했는데 만덕고개를 가르키는 이정표를 만났다.

낙동정맥이 금정산 줄기따라 쭉 이어지는데도 정맥길을 표시하는 안내판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케이블카 안내판따라 진행하다보면 위의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어느분이 낙서처럼 써놓았는데도 '낙동정맥'이라는 글귀에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부드럽고 고요한 솔숲사이로 아침 햇살이 파고들었다.

팅빈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을 더욱 잡아끄는 것일까?

길은 어서오라는데 혼가 걷기가 아깝다. 빨리 누군가와 함깨하고 싶다.

기암이 어우러진 돌길은 운치가 있어 더욱 혼자 걷기가 싫어진다.

그래서 꼭지가 늘 모델이 되곤 했는데 오늘은 함께하지 못했다. 20km라는 거리도 거리지만

오르고 내려야할 봉우리가 많아서 꼭지의 체력으로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혼자 나섰다.

멀리 안테나를 이고 섰는 금련산과 황령산이 오늘 또 시선을

사로잡는다. 광안대교를 지날 때면 늘 어서오라며 손짓하던 산이다.

이른아침 안개속의 산빛이 산흥을 더욱 불러일으킨다.. 하얀 돔의 종합운동장이 이색적이고

철탑아래 만덕고개와 가야할 백양산방향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드럽고 아름다운능선... 하루종일 걷더라도 싫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유혹적인 산길이다.

그래서 힘든 줄 알면서도 우리는 늘 그 유혹에 빠지곤 한다.

한적한 만덕고개 옛길

만덕고개에서 365봉 오름길의 424계단

<365봉 전망대에 세워놓은 시가지 안내판>

이곳에서 잠시 쉬고 출발했는데 조금가서 뭔가 자꾸만 뒤꼭지를 잡아당겼다.

아무리 생각해도 찝찝하여 등어리를 만젔더니 이런~~ 있어야 할 배낭이 없는게 아닌가.

스틱을 놔두고 와서 뒤돌아 간적은 있지만 배낭을 벗어놓고 오긴 처음이다. 

다시 돌아갔더니 배낭이 씩씩거리며 화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ㅎㅎ.. 미안미안! 오늘은 자네가 너무 가벼워서 잠시 잊엇네~~."

<부산시 북구 만덕동 시가지>

앞에는 낙동강이 흐르고 뒤로는 금정산 낙동정맥이 에워싸고 있으니

만덕이라는 이름만큼이나 넉넉하고 포근해 보인다.

산거북이님과 만나기로 했던 '만남의 숲'

아직도 가을정취가 물씬 풍긴다. 왜 그가 여기서 만나자고 했는지 이해가 간다.

포근하게 쌓인 낙엽과 고운 단풍, 아침 햇살이 서로 어울려 한폭의 그림 같은 숲, 이곳에서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기만 하여도 금방 사랑에 빠질 것 같은 흡인력이 느껴진다.

그 대신 저 텅빈 평상의 그리움 만이라도 안아보고 싶다.

불태령 고갯마루에 도착하니 지금 어디쯤이냐는 산거북이님의 전화다.

'불태령'이라고 했더니 자기도 개금고개에서 백양산으로 출발한다고 한다.

갑자기 발걸음이 빨라진다. 얼른 그가 보고 싶다.

불태령에서 611봉 오르는 길이 너무 힘들어 잠시 바위에 걸터 앉앗다. 조망이 참 좋다.

요즘 달리기에 열심인 그는 예전에는 불태령에서 쉬지않고는 오르지 못했는데 지금은 쉬지

않고 바로 오른다고 했다. 그는 토끼가 아닌 거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게 아닌가...

뒤를 돌아보면 멀리 오똑하게 솟아오른 고당봉과 지나온 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처음에는 611봉이 백양산인가 했는데 오르고 보니 백양산은 멀리 도망가고 없었다.

611봉은 백양산의 첫 번째 전위봉이었다. 그 허탈감이란...

611봉에서 바라본 백양산(좌)과 또 하나의 전위봉인 불웅령(우)

돌탑이 보이길래 저곳이 백양산이 틀림없을거야 했는데 뭐~~ 불웅령? 기가 찬다.

자신의 죄를 아는지 봉우리 대신 '령'으로 머리를 조아린다.

불웅령 봉우리.. 령은 낮은 고개를 뜻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능선이 분기되는 봉우리를 뜻하기도 한다.

드디어 낙동강이 그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고 산자락에 바짝 붙었다.

이제는 물의 흐름소리조차 들릴정도다. 태백의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이 낙동정맥이라는

산줄기와 몸을 섞기 직전이다. 400km의 그리움에 내 가슴도 뭉클해진다.

백양산과 삼각봉 뒤로 엄광산의 그림자가 매혹적이다.

<백양산 정상에서 뒤돌아본 고당봉 방향>

<백양산 641.5m> 돌탑위로 솟아오른 정상석, 사진으로 많이 보아온터라 익숙하였지만

실제 만나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낙동길이 아니었다면 내 어찌 여기 올라보기나 했을까....

백양산에서 바라본 삼각봉과 갓봉, 엄광산, 구덕산이 차례로 눈마중을 한다.

오늘 저 산을 다 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무척 힘들 것 같았는데 그와 함께

걸으니 지루한 줄 몰랐고 피곤하지도 않았다.  

지도에도 없는 유두봉이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

낙동정맥이라는 이름표 때문인지 금방 친근하게 느껴진다.

<유두봉에서 바라본 삼각봉과 갓봉> 소나무가 많아서 마치 여름산 같다.

북쪽에서 볼 때 삼걱형의 바위가 솟아 있다고 하여 이름 지어진 삼각봉은

낙동강을 굽어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대부분의 산님들이 여기서 휴식을 취하는 것 같다.

삼각봉을 뒤돌아보니 삐딱하지만 정말 삼각형의 바위가 솟아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삿갓처럼 생긴 갓봉(405m), 산거북이님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다.

갓봉에서 산거북이님을 만나 기대하던 우리의 동행이 시작되었다.

그는 개금고개에서 마루금을 짚어오는 길이라고 했다. 멀리서 오는 산꾼을 위한 배려에

가슴이 뭉클하다. 그의 삶을 지켜보면 철저한 예습과 복습, 자기관리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구든 그를 만나게되면 그를 좋아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한다. 그의 이러한 향기 때문이다.

그를 앞세우고 갓봉을 내려선다. 우리는 이곳에서 산자분수령인 마루금에 대하여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엘지아파트에서 백병원으로 이어지는 저 넓은 도로가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분수령이라 물길은 서로 갈린다. 우측 사상쪽은 낙동강으로 좌측 서면쪽은 수영천으로...

수계를 알면 땅의 이치가 보여 그들과 더욱 친근해 질 수 있다.

갓봉에서 아무 생각없이 직진하면 마루금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좌측으로 틀어 송전탑따라 이어지는 연두색 점선이 정맥 마루금이다. 붉은 사각점이

백병원이고 그 옆에는 24시찜질방이 있어서 정맥꾼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백병원을 이정표로 삼으면 길은 틀림없다.

예비군 훈련장 입구를 지나

송전탑따라 마루금을 내려서면 개화초등학교 앞이다.

낙동 마루금에 걸쳐있는 엘지아파트를 우회하여 돌아가면 만나는 육교

육교를 건너면 맞은편에 마제스타워가 공사현장이 보인다. 지금은 공사가 중단

되었다는데 옛 고려병원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지하철 개금역 3번출구로 나가면

마제스타워 앞이다. 마루금은 저곳에서 백병원방향으로 계속 직진하면 된다.

산행지도(산성고개-대티고개-몰운대) / 출처 : 사람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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