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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산 깨진바위 다시보기

 

2012. 8.19.

 

에스테반과 산거북이

 

 

실로 오랜만에 산행에 나섰다. 지난 일년간 전투적인 헬쓰프로그램에 몰입하여

이른바 '몸의 재구성'에 야심차게 도전하였으나 그 가상한 노력에 비해 성과는 별

로였다. 그럭저럭 한 해를 넘기고 여전히 새벽마다 근력운동에 시간과 체력을 투

자하고 있다. 와중에 MTB로 '낙동강 자전거길 이어달리는 짓'도 벌려놓은 마당에

소속조직의 '아산회 9월산행'을 꾸리고 근처 식당도 예약할 겸 답사산행.

 

 

억산 깨진바위 아래에 목재테크 계단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설치했다는 것에 괜

히 심술(^^ ㅋㅋ)도 났지만, 덕분에 '석골사-대비골-팔풍재-억산코스'가 쉬운 등

로가 되버린 셈. 이참에 우리 아산회도 모두가 억산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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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산 정상부의 구조는 서편의 정상부와 동편의 암괴가 갈라진 틈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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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편을 연결하는 등로는 100 여 미터 하산지점에 갈림길 리번으로 표시되어 있어 주의

를 기울이면 쉽게 찾을 수 있다.(아래 위성지도 빨간점이 개략적인 위치이고 노란점이

동편 암괴으로 진행하는 방향) 데크계단으로 연결되는 억산-팔풍재 구간등로.

 

 

개략적인 주 등로는 회색 점선으로 연결한 것이고 녹색 굵은실선과 맨 아래 점선은 특

별히 의미를 둘 수 없는 선이다. 스마트폰으로 보는 Daum 지도의 유용성은 고전적인

GPS 를 능가하지만 계곡에 들어서면 단절되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aum

감탄스럽다. (스마트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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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편 암괴의 개략등로

 

 

[전설1- 이무기의 한]

 

억산 정상부의 갈라진 암괴는 어느 방향에서 봐도 위용이 넘친다. 사연 또한 다소 과장된

전설로 전해오는데, 용이 되지 못한 인근 대비사 동자승이 이무기로 변해 날아가면서 그

꼬리로 산 정상부인 암봉을 내려치는 해코지를 해 깨진 두 동강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좌절한 이무기의 전설이 많은데 대체 무슨 상징일까? 신분상승의

구나 민란을 일으키다 좌절된 민초들의 회한일까? 아니면 구도의 역사이래로 이 땅에 존

재한 무수한 도인(道人)들의 안타까운 좌절을 나타내는 것일까? 암튼......

 


 

[전설 2- 아내의 추락]

  

아내 차례. 반쯤은 그런대로 벌벌 떨면서 내려오다 몸이 바위에 달라 붙는다. 중간에 돌출된

바위에 배가 닿으니 아래쪽 발끝이 바위쪽으로 닿지 않는다 싶더니...... 바둥거리던 발이 안

쪽으로 들어가면서 상체가 뒤로 넘어지고 순식간에 로프를 놓아버린다. 비명소리와 함께 아

내의 몸이 하늘에 떴다. 옷가지가  든 배낭이 나무에 부딪히고 그대로 꽝하고 엉덩방아를 찧

는다.  

 

많은 여성들에게, 팔은 매달리기에 적합한 구조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참사!

 [ 영남알프스 ] 억산 "깨진바위"에 새긴 경험 iconReply.gif 14  2006년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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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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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를 이곳으로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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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산행인데다 여전히 타는 여름이니 간단한 코스로 둘러내려오는 것이 좋다.

억산을 거쳐가는 산행을 하면서 가장 짧은 코스의 산행을 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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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골사 - 억산 남릉 등로 초반은 팍팍한 돌길, 이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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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숲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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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 지점. 능선에 올라온 확연한 느낌. 스마트폰이 정확한 지점을 가르킨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너무 의존해서는 안된다. 실제적인 문제는 깊은 계곡에서는 터지

지 않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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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망바위가 등로 옆에 숨어있다. 깨진바위 동편과 범봉능선이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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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본 등로가 거칠어지는 것으로 봐서 암봉 근처에 다가서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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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이다. 이곳은 능선 사면의 바깥쪽 작은 암봉인데 3미터 정도여서 오를 수 있다.

그냥 두고 지나지 않고 올라보았다. 아~~~~~! 햇살은 뜨거우나 조망은 시원하다.

수리봉-사자봉 능선이 미끈하다. 뒤로 북암산이 빼곡~ 고개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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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의 이 암봉은 왼쪽으로 돌아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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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봉에 오르니 사자봉이 오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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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암봉의 동쪽 끝에서면 깨진바위와 범봉의 서릉 전위봉이 멋진 구도를 이룬다.

멀리 상운산에서 흘러내린 지룡산 능선과 옹강산이 푸른 중첩의 산그리메를 이

루니 한 폭의 그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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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을 배경으로 서면, 좀 전에 올랐던 작은 봉우리 아래로 산내면 원서리 일대가

보이고 정각-실혜-정승봉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너무 더워 각오하고 평소 안입던

헐렁한 반바지 차림으로 행차를 하였는데...... 아니나다를까 억산남릉 초입에서 이

미 내 다리는 모기들의 간식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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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물사진의 바위는 파란 점에 해당되고, 계속 이어지는 억산 남릉은 빨간 점에서

끝나고, 사자봉에서 억산으로 달려오는 억산 남서릉과 만나게 된다.(아래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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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 지점에서 억산까지는 약 600 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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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바위는 정말 아름답다. 영남알프스 암봉 중에 이곳보다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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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이 있는 곳은 앉아서 놀지말라고 엉덩이를 콕콕 찌르는 모진 바위면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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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틈새가 꺠진바위의 협곡이다. 이무기의 꼬리가 내리쳤다는...... 내려서 다시 올

라가야하고 저 멀리 외로운 산객이 있는 곳까지 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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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목계단이 설치되어 옛날보다 발걸음이 훨씬 수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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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선으로 내려왔다가 빨간방향으로 계속가면 팔풍재로 하산하게 되는데 노란선

방향을 찾으면 깨진바위 동편을 오를 수 있다, 리번도 많이 달려 있지만 양쪽 바위

의 지형감을 숙지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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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편으로 건너와서 억산 정상석 쪽을 바라보면 정상부위는 숨어버리고 이무기의 꼬리가

내리친 단애만 선연히 드러난다. 지금 내가 선 오른쪽 둔덕에 작은 돌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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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객 한사람이 앉아 있는 저곳이 동쪽 깨진바위의 끄트머리 바로 아래다. 

여기서 저곳으로 가기 위해서면 운문사, 대비사, 대비지골 쪽의 북사면으로 난

벼랑길을 수미터 걸어야하는데 이전에는 무척 아슬아슬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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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야 그렇고 그런 벼랑길 같지만 왼쪽으로 수백미터 벼랑이 직하로 떨어진다.

그새 길이 많이 넓어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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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애벼랑이라도...... 억산북릉, 대비지골, 대비지, 호거대능선 화려한 그림에 눈길을

안줄 수 없다. 바람부는 벼랑에 기대 사진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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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 내려가야할 대비골도 바라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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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편 깨진바위의 끝. 발 아래 저 대비골까지의 거리는 얼마일까?

사람이 훨훨 날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런 벼랑에 선 느낌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었을까?

문득, 크게 한발을 내디뎌도 저 초록의 물결 위로 유유히 날 것 같은 착각이 생긴다.

 

허걱!!!! 정신 차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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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으로 내려가면 로프구간이 나온다.

여기서 멈추고 돌탑봉에서 기다리는 에스테반에게 돌아가기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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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의 점심은 나날이 간단해진다. 지난 몇년간은 계절에 관계없이 거의 주먹밥이었다.

반찬도 없다. 맛김에 버무린 주먹밥의 속에 넣은 것이 반찬이다. 오늘은 고추장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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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로프가 두어개 있던 곳에 계단이 만들어졌다. 많은 사람들에게 안전한 산행을

제공하기위해서는 이런 시설들이 자꾸 만들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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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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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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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골은 억산으로 향하는 여러 등로 중에 가장 편한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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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산길걷기의 취미'를 두어달 쉬었더니 약간 어색

한 무엇이 있다. 짧은 구간이라 반바지에 집에서 신던 출퇴근용 신발로 왔더니 발바

도 아프고, 풀리지 않은 헬쓰피로로 돌파했더니 온 몸도 쑤씨고 별 필요도 없었지

만 늘 챙기던 비상용 구급백도 안챙기고. 허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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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산은 늙지 않는데 나는 분명히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헬쓰를 하고

자전거를 탄다고 깝쭉거려도 산에 와보면 안다. 근육이 단련되었다고 어찌 내 몸이 훨훨

날겠는가?  계곡의 웅덩이에서 비오듯 흘린 땀을 훔치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다져지는것

은 의외로 근력보다 의지일지 모른다. 그동안 생각은 더욱 느려지고 감정의 반응도 두어

템포나 느려졌다. 말도 조금 더 적어지고 무엇보다 단단해진 바른 자세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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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문(門)인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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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짧고 작은 산행일지라도 겸손하게 들어가서(入山), 의연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다면 얼마나 큰 행복인가? 내 뚜렷한 희망은 늘 거기까지다. 운 좋으면 내 삶까지

그런 모양을 닮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건 내 은근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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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댓글
2012.08.22 05:13
호산자
산거북이님 안녕 하세요?
억산은 성장기 일출과 함께 항상 바라 보았던 인연이 있는 산으로 이무기 설화의 본원지 대비사등이 산 서편인 청도군쪽에 위치 하여 정감이 가는 산이나 운문산과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경남북 경계이나 등산 거리와 접근로 등 여러 가지 여건상 경남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고 등산 시설 역시 경남쪽에서 설치 함으로 등산인들의 인식이 자연 경남 밀양소재라는 것이 상식화 되고 있음에 북쪽은 소외 되고 있음에 유감 스려운 현실이나 상세한 설명과 많은 영상들 게재 하신 수고 덕분에 억산의 현황 잘 보고 갑니다
건강 등산을 바랍니다
댓글
2012.08.22 11:39
한서락
억산이라 처음 들어보는데 이무기 꼬리자국이 있는 멋진 암봉과 시원한 조망이 일품입니다..
헬스하시면 살이 빠지기 보단 근력이 좋아지겠져 ㅎ

맑은공기 마시며 조망도 보며 보람도 느낄수있는 산행이 제일좋은데..
곁님께선 그래도 많이 다치시지않아 다행입니다.

여자분들은 확실히 팔힘이 남자보다 떨어져 바위코스에선 어렵지요
수고하신 덕분에 멋진산 잘 알게되고 잘 봤습니다.^^**
댓글
2012.08.22 15:06
산거북이
호산자님 안녕하십니까.
간월재 아래 등억산장 주차장에서 산하행사 때 뵈온 이후로 세월이 훌쩍 흘렀습니다.
여전히 왕성한 산행과 더불어 한국의산하 게시판에서도 열정을 보이시는 활력에 자세
를 고쳐잡게 됩니다. 늘 건강하시어 오래오래 우리의 귀감으로 남으시길 바랍니다.

"운문산 억산 북릉이 경남소재가 되어 북쪽이 소외되고 있는 유감스런 현실"에 대해
공감하며 한마디 덧붙힐까 합니다. 산의 북사면이 원래 남사면보다 험한 예가 많기
도 하거니와 사람이 사는 곳이 원래 남사면에 많은 지라 자연히 등로가 잘 알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하여...... 무엇보다 청도군과 운문사에서 운문산 북사면의 계곡과 능선을 상수원
보호지역이라 하여 끈질기게 등로입산금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데, 생태탐방로등
의 명목으로 일부라도 정식개방을 하면 좋겠다는 기대를 늘 하고 있습니다.^^.

한서락님. 반갑습니다.
영남알프스에는 정말 맘 잡고 내려오시기가 어렵죠? 지칠 줄 모르는 산행과 기록,
어언간 그 세월이 얼만지요...... 새삼 대단하십니다. 건강하십시오.
댓글
2012.08.22 16:25
권경선
근력운동을 하시더니
과감하게 하반신 노출....(바지가 터질 듯~ㅋㅋㅋ)

미답이지만 선배님과 같이 한
리허설 산행 즐겁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없는 제가 좋아하는
구간이 가슴설레게 하네요.

지난 밤 폭우에 더위는 주춤해서 좋은 데,
이 더위가 가면 흰 머리가 늘어난다는
냉엄한 현실이 엄습하는 오후입니다.

근육 살살 달래면서 몸매 가꾸시기를....
댓글
2012.08.23 10:52
saiba
산거북이 행님(^^)
올만에 산기 올리십니다.
반갑구요, 창원에서도 자가용으로 달려가면 약100km 정도내의 거리여서, 안내산악회보다는
개인산행지로 선호되고 있는편이지요. 행님의 나와바리(^^) 산행지... 영알자락! 시원한 조망미를
덕분에 공짜로 구경하고 갑니다. 저는 여름철엔 계곡산행후 지극의 알탕(냉탕)을 최우선시 하는
편이라ㅎㅎㅎ 여름철내내 지리산 자락에 포~옥~ 빠져(?) 잠수해서 지내고 있는 듯하구요,
아마도 당분간(?)은 수면위로 올라오지 못할 듯....(^^)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