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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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바위 연가(戀歌)

 

□ 산행개요

 

  ○ 산 행 지  : 밀양 수리봉-억산

  ○ 산행일자 : 2006년 09월 09일(토요일) /아침에 비 잠깐, 이후 흐린 날씨

  ○ 산 행 자  : 토요산악회(부산경남) 회원 25명과 함께

  ○ 산행코스 : 석골사 입구-수리봉-암릉길-문바위-사자바위갈림길-억산-팔풍재-대비골-석골사

  ○ 산행시간 : 6시간 25분(후미 기준)

 

□ 산행일지

 

  08:40  부산 서면 영광도서앞에서 출발(25인승버스 및 봉고)

            25인승버스는 백양터널을 지나 양산에서 1명을 추가로 합승시킨 후 서울산 나들목,

            석남사를 거쳐 밀양 산내면 원서리에 닿는다.

 

  10:18  석골사 주차장에 도착

            25인승 버스이므로, 석골사 소형차량 주차장까지 진입할 수 있다. 하차하여 간단히 몸을

            풀고 산행을 준비한다.

 

  10:35  산행 시작

            소형주차장 바로 위의 도로 왼쪽편에 들머리가 열려있다. 들머리는 산행리본이 많이 달려

            있고 넓찍한 산판길이다. 들머리에서 2,3분쯤 가서 오른쪽 능선으로 난 산길로 오른다.

            초입부터 급한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고, 뒤처지는 일행이 발생한다.

 

  11:10  첫 번째 전망대 바위

            첫 번째 전망대에 올라서니 앞에 보이는 봉우리 머리를 구름이 감싸고 있다. 옆의 산행객

            에게 물어보니 범봉이 아닐까 하는데...

 

  11:16~20  쉼터 바위

            일단 급한 오르막은 올라섰다. 첫 번째 전망대에서 쉼터바위까지는 3분이면 충분한 거리.

            하지만, 초반부터 힘들어하는 신입회원으로 인해 많이 지체되었다.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그래도 초입에 비하면 완만한 편이다.

 

  11:54  수리봉 직전 전망대 바위

            쉼터바위에서 여기까지는 20분이면 여유있게 올라설 수 있는데, 후미와 함께 천천히 올랐

            던 것. 발아래에 넓은 들판과 농촌 마을이 한눈에 조망된다. 그림 같다.

 

  12:02  수리봉 정상(해발 765m)

            정상석도 없다. 작은 돌무더기위에 얹혀있는 돌에 메직글씨로 수리봉이라 써 있을 뿐...

            그나마, 수리봉 765m라고 쓴 작은 나무판이 나뭇가지에 달려있는데, 작년에 찾았을 때는

            없었던 것이다. 잡목에 가려 조망도 없지만, 그래도 탐방기념을 디카에 담는다.

 

  12:17~20 암릉 전망대

            수리봉에서 내려서니 암릉길이 시작된다. 전망대에서 왼쪽의 문바위를 바라보니 운무가

            흐르는 신비로운 풍경이 연출되고, 오른편에는 협곡의 암벽과 녹음의 조화가 볼만하다.

 

  12:25  갈림길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억산방향의 능선길로 가게 된다. 직진하여 문바위를 거쳐가는 능선

            길로 오르는데, 산행대장의 무전이 날라 온다. 후미그룹이 너무 처졌으므로, 문바위갈림길

            에서 문바위로 가지말고 바로 직진을 하라고 하는데...

 

  13:00  문바위 갈림길

            문바위는 여기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로 가면 6,7분거리다. 산행대장의 명령에 따르자면

            여기서 바로 직진해야 한다. 허나, 내가 이 코스를 2번째로 온 것은 전번에 못 보았던

            문바위를 보고자 한 것. 또한, 내가 후미대장을 맡은 것도 내 자의가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산행대장의 명령이 지엄하다하지만 포기하기 어렵다. 해서, 음모를 꾸미는데...

            후미중 걸음이 늦은 회원은 갈림길에서 기다리게 하고, 뛰어서 다녀오기로 한다.

 

  13:05~10  문바위(해발 884m)

            밀양 한마음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다. 운무가 걷힌 정상에 서서 사위에 펼쳐진

            능선을 조망한다. 잠시후 3명의 회원이 가쁜 숨을 쉬며 당도하는데, 서둘러 탐방증명(?)을

            한 후 원위치를 향해 구보...

 

  13:16  문바위 갈림길

            이런, 산행대장이 기다리고 있다. 이거, 명령불복종으로 제명되겠네...

 

  13:20  사자바위 갈림길

            갈림길에서 모든 회원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함께 억산을 향해 출발한다. 바위전망대를

            그냥 지나치고 빠른 걸음으로 억산방향의 능선길을 향한다. 완만한 숲속터널길이다.

 

  13:53  석골사 갈림길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석골사에 이르게 된다. 우리는 직진하여 계속 능선길을 걷는다.

 

  13:59~14:28  헬기장 /점심식사

            헬기장에서 따로이 출발한 회원 1명과 합류하여 점심식사... 오늘 산행시간이 너무 지체

            되었으므로, 식사후 바로 출발하기로 한다.

 

  14:32~37  억산 정상(해발 944m) /이정표(↑대비사, ↖오봉리, ↓밀양 산내면)

            정상석이 멋지다. 차례로 정상석을 안고 개별사진도 찍고, 단체사진도 찰깍...

 

  14:50  깨진 바위

            정상에서 내려와 옆의 깨진 바위를 올라서고, 다시 바위에서 내려와 팔풍재로 향한다.

            작은 돌길은 습기가 묻어있어 더욱 미끄럽다. 조심 조심 줄이어 내려서 돌아가니 로프가

            매어있는 암릉길. 한사람씩 매달려 내려서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15:43  팔풍재 /안내판(↑운문산 2.9km, ←대비사 2.6km, →상운암계곡 1.7km, ↓억산 0.5km)

            팔풍재에서 상운암 계곡(대비골)방향으로 내려선다. 급한 내리막길이 무척 미끄럽다.

            산죽길을 헤치고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 당도하니 비로소 길은 다소 완만해 지지만,

            계곡을 넘나드는 길은 한동안 이어진다.

 

  16:22  이정표(→억산 3.5km, ↓상운암 3.0km/운문사 3.5km)

            이정표를 지나니 길은 넓어지고 편안한 하산길이 된다.

 

  16:32  석골사

            새로이 도색한 건물이 산뜻하다. 대나무로 만든 문도 이채롭고...

 

  16:35~52  석골폭포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땀을 씻고 있다. 나는 알탕을...

 

  17:00  석골사 앞 음식점 도착 /산행 종료

            동동주로 산행후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회원들간 친목을 다진다.

 

  17:50  부산으로 출발


  20:00  부산 서면 도착, 각자 귀가

 

□ 산행후기

 

  이번 산행은 부산일보에 소개된 코스로서 2005.07.17 찾아 보았던 곳이다.

  그때는 ××산악회를 따라 갔는데, 길을 잘 못 들어 문바위를 보지 못한 기억이 있다.

 

  당시 수리봉과 암릉길을 통과하여 문바위쪽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왼쪽길로 가야 할 것 같은데도 산행대장은 오른쪽 길로 회원들을 인도, 저만치 앞서 가는데,

  산악회에 처음 참여한 입장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어서 그냥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이 코스 최대의 볼거리인 문바위는 밟아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고 말았던 것.

 

  이러한 문바위에 대한 아쉬움으로 언젠가는 다시 찾아보고자 생각해 왔고,

  이왕이면 같은 코스가 아닌, 문바위에서 북암산으로 가는 코스를 타 보려 했다.

  그러나, 원점회귀가 아니어서 혼자만의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그러자면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 하는 시간적 요건이 부담되어 그 결행을 미루어 왔었다.

 

  이번 산행이 비록 전과 동일한 코스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간 그토록 그리던 문바위는 찾아볼 수 있을 것인 데에다,

  일찍 귀가할 수가 있어서 밤 10시에 출발하는 대간산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므로,

  이 정도면 만족할 수 있지 않겠나 하고 산행에 동참한다.

 

  출발전 산행대장이 후미를 맡아 달라고 하는데, 일순 막연한 우려가 스친다.

  간간히 후미를 맡아보아 왔지만, 후미는 항상 쫓아가는 입장이라 여유를 갖기 어려운 것.

  더구나, 오늘은 문바위에 서서 넉넉하게 조망을 즐겨보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허나, 산에 오면 산행대장의 명령에는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법.

  초입부터 뒤처지는 신입회원들과 함께 쉬엄쉬엄 걷다 보니, 선두와의 차이가 자꾸만 벌어진다.

  그렇다 해서, 무조건 재촉할 수는 없는 일. 아무리 느리다해도 제 페이스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

 

  아니다 다를까, 문바위갈림길을 앞두고 선두에서 산행대장의 무전이 날라오는데...

  후미가 너무 뒤처져서 산행시간이 많이 지연되었으므로, 문바위는 가지 말고 곧장 오라고 한다.

  지엄한 산행대장의 명령을 거부할 수도 없고, 이거 참 야단났네...

 

  고심과 심사를 거듭하다 내밀히 음모를 꾸며보는데,

  갈림길에서 문바위는 15분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으므로,

  지친 회원들은 갈림길에서 기다리게 하고, 일부만 배낭을 벗어놓고 뛰어갔다 오기로 한다.

 

  그래, 힘들어하는 회원들에게 휴식은 필요한 것이고 우리는 단지 그 시간을 활용하는 것 뿐이니,

  이런 걸 두고 바로 “운영의 묘”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건 절대로 산행대장 명령에 불복종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렴, 그렇고 말고.

 

  견강부회, 억지 핑계에 최면을 걸고 문바위로 냅다 달려갔다 오는데...

  어이구, 이런! 되돌아온 갈림길에 서 있는 이가 있어 바라보니 산행대장이다.

  뒤처진 회원들이 걱정되어 되돌아 온 듯한데, 이게 바로 된통으로 걸렸다하는 것 아니겠는가.

 

  산에서 만큼은 산행대장이 절대 권력자라 할 것이니,

  보기에 따라서는 나의 행위는 중죄라 할 수 있을 것이므로, 제명사유가 되고도 남겠다.

  그럼에도 심기를 내색하지 않는 산행대장을 보니 더욱 미안하고 그저 송구할 따름인 저...

 

  마음이 맞는 산악회와 함께하는 산행은 너무나 편하고 즐겁다.

  홀로산행에 비해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부담없이 그저 따라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

  물론, 혼자만의 산행에도 나름대로의 낭만과 여유를 갖는 즐거움도 없지 않지만...

 

 

원문 및 산행사진 보기 : http://blog.daum.net/jame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