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억불산(518m)의 거대한 며느리바위와 아주 가까이에서 촬영한 딱따구리

 

산행일 : 2005. 3. 6(일). 맑음

같이 간 사람 : 산친구와 단둘이서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평화리 평화약수터 위 숲속 주차장(11:00)

  ☞ 억불약수터(11:10~11:12)

  ☞ 고개(11:25)

  ☞ 사거리(11:41)

  ☞ 삼거리(11:45)

  ☞ 억불송 (키 큰 소나무), 무덤, 삼거리 (11:57~12:03)

  ☞ 삼거리(12:03)

  ☞ 무덤 (12:29)

  ☞ 억불산 정상 (12:36~13:13. 518m. 점심식사)

  ☞ 삼거리 (13:14~13:20. 능선에서 며느리 바위 촬영하느라 지체)

  ☞ 며느리 바위 내려가는 삼거리 (15:23)

  ☞ 며느리 바위 (13:28~13:50. 며느리 바위 촬영하느라 지체)

  ☞ 며느리 바위 내려가는 삼거리 (15:55)

  ☞ 억불송 바로 전 삼거리 (14:24)

 억불송 (14:26)

  ☞ 야외학습장(체육시설, 삼림욕장)내려가는 사거리 (14:31)

  ☞ 야외학습장(삼림욕장, 체육시설) (14:35~15:14. 딱따구리 촬영하느라 40분 지체)

  ☞ 억불 약수터 (15:25)

  ☞ 평화리 숲속주차장 (15:30)

총 산행시간 : 3 시간 30분 (사진 260장. 동영상 10여분 촬영하느라 거북이 산행.  순수산행만 한다면 2시간이면    충분)

구간별 거리 :

숲속 주차장→(0.2km)→억불약수터→(약1.0km)→사거리→(0.1km)→삼거리→(0.2km)→큰 소나무 삼거리→(1.0km)→억불산정상→(0.2km)→며느리바위 삼거리→(0.1km)→며느리바위 → (0.1km)→ 며느리바위 삼거리 →(1.1km) → 큰 소나무 삼거리 → (0.3km)→ 사거리→(0.4km) →억불약수터 사거리→(0.2km)→숲속 주차장

총 산행거리 : 약4.9 km

산행지도


 노란선이 히어리 산행코스

산행기

   토요일 저녁, 광양 매화마을과 하동 최참판댁을 식구들과 둘러보고 귀가하던 중 첨단산인님으로부터 급한 전화가 온다.

“ 내일 고리봉 산행 취소하세요. 이쪽에 눈이 엄청 많이 와서 위험하니까 고리봉은 다음주에 저랑 같이 가시고 이번주는 피하는게 좋겠네요.”

그래서 급히 산행지를 변경하여 일요일 장흥 억불산에 가게 된다.

 

할리데이비슨 메니아들? 순천 벌량면에서

 

  그동안 미개통지역이던 보성에서 장흥까지의 2차선이 완전 개통되어 거의 고속도로급의 4차선으로 뻥 뚫려버렸다. 게다가 그 구간에서 이동식 카메라까지 버티고 서서  열심히 찍고 있었다.

장흥읍이 오른쪽에 나오면서 왼쪽 뒤로 제암산이 지남과 동시에 정면에 억불산이 보인다. 나들목 오른쪽으로 빠져 18번 국도에 들어서면서 좌회전하여 지하통로를 지남과 동시에 오른쪽에 보이는 첫 번째 농로를 따라 평화리마을로 향한다.

장흥읍 직전에서 바라본 억불산


  평화다원, 성불사 이정표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바로 평화마을이다.

두부식당 맞은편에 넓은 공터가 있기에 주차를 하고 올라가니 주차장까지 갖춘 평화약수터가 나온다. ‘이곳에 주차할걸.’

조금 더 올라가니 등산객을 위한 숲속주차장이 잘 마련되어 있다. 등산을 하려면 이곳 숲속 주차장에 주차하면 되는데 5분거리의 마을에 주차를 하고 올라온 셈이다.

평화마을 입구. 좌회전하여 끝까지 올라가면 숲속 주차장이 나온다.


숲속 주차장

 

숲속 주차장 바로 위의 산행 들머리

 

 

  멋진 인공 나무 등로를 잠깐 오르니 왼쪽으로 억불약수터가 나온다.

표고버섯의 고장답게 표고버섯모양에서 약숫물이 쏟아진다.

막내녀석에게 물맛을 물으니 시원하단다. 한 바가지 받아서 먹어본다. 엄청 차가울줄 알았던 물은 그다지 차지 않고 옛날 우물물을 먹는 듯 따뜻한 감마저 든다. 이런 물은 반대로 여름엔 엄청 차가워서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물이다.

한마디로 물맛을 표현한다면 “맛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맛있는 물이다. 다음번에 올때는 큰 물통을 가지고와서 한 통 가득 받아가야겠다.

옆에서 같이 물을 마시던 아저씨의 약수 자랑이 대단하시다. 그 소리를 듣고 한 바가지 더 마신다.

장흥의 상징인 표고버섯모양의 억불약수터. 물맛이 아주 좋다. 
 

  약수터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다보니 능선으로 바로 올라가는 희미한 길이 보인다.

약수터 바로 위의 사거리에서 왼쪽 자연학습장으로 올라야 정상적인 산행을 하게 되는데, 능선에 올라 산행을 하고 싶어서 임도를 따라 오르다보니 능선으로 바로 올라가는 희미한 길이 보인다. 잘 됐다 싶어 그길로 오르는데 사람들이 많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다.

 

  고개에 올라서니 임도가 나온다. 왼쪽으로 임도는 계속이어지고 그 오른쪽으로 널찍한 능선길이 보인다. 또다시 능선길을 택해 오르는데 여기도 사람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다. 그래도 임도보다 능선을 걷고 싶어서 계속 오르다보니, 언뜻 보이는 억불산 주능선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비켜가는 길처럼 보인다.

 삼거리가 나오길래 얼른 왼쪽길로 접어들어가다보니 길이 갑자기 끊어지고 언덕이 가로막는다. 할 수 없이 왼쪽으로 90° 방향을 틀어 길도 없는 급경사를 조심해서 내려가 임도에 내려선다. 처음부터 고개에서 왼쪽 임도를 따라 갔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텐데, 그놈의 능선탄다고 공연히 생고생만 했다.

고개에 올라서서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능선으로 올라가지말고 임도를 따라 계속 가야 고생을 덜한다.

 

  넓은 임도를 따라 가다보니 자연학습장에서 올라오는 사거리와 만난다. 오른쪽 산길로 오르니 다시 임도와 만나고 조금 가니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왼쪽 정상가는 길로 접어드니 왼쪽에 테이블과 의자가 나온다. 여기서 잠시 막내녀석에게 초코렛등 간식을 건네고 배낭을 고쳐 맨다.


사거리에서 오른쪽 하얀 나무버팀목쪽으로 올라야한다.

 

  곧이어 나타나는 키 큰 소나무(억불소나무)는 안타깝게도 고사 직전의 상태였다. 바위에 새겨진 설명을 읽어보니 몇 년전에 벼락을 맞아서 생을 마감하고 있단다. 꺼져가는 불빛을 보는 것 같아 오래 쳐다볼 수가 없다. 아래쪽에 유전자가 동일한 두그루의 후계 소나무가 그 대를 이어가고 있었다.

억불소나무 (키 큰 소나무)


 

작년 7월에 벼락을 맞아 생을 마감하고 있다는 억불송의 안타까운 사연을 억불송 바로 오른쪽의 바위에서 읽을 수가 있다.  수령 200년, 수고 20m, 나무둘레 3.5m

 

억불송 후계목

 

 평상도 놓여있고, 곳곳에 벤치도 있어서 휴식을 취하기에는 참 좋은 산이다. 억불소나무 지나 조금 올라가다보니 또 다시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남쪽 사면으로 오르는 정상가는 길이고, 왼쪽길로 가면 며느리바위로 가는 북쪽사면 길이다. 왼쪽길은 하산길에 내려온 길이다.

  조금 더 올라가니 다시 삼거리가 나온다. 이정표는 없다. 나중에 추측하건데, 왼쪽길로 오르면 아마도 주능선 암릉을 타고 정상에 오르는 길인 듯 싶다. 그걸 모르고 질퍽질퍽한 남쪽사면으로 오르니 등산화가 금새 흙투성이가 되어버린다.

억불송 지나자마자 나오는 삼거리. 오른쪽으로 오르면 남쪽사면으로 정상가는 길. 왼쪽길은 북쪽사면으로 오르는 길.
 

  무덤이 나오고 왼쪽으로 정상이 보인다. 막내녀석이 약간 힘들어 하면서도 잘 올라온다.

사진 몇 컷 찍고 남쪽 아늑한 풀밭에 앉아 컵라면에 물을 붓는다. 컵라면을 거의 다 먹을 무렵 한 무리 중년의 산님들이 정상에 올라서더니만 대뜸 우리 자릴 넘본다. 서둘러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자릴 양보한다.

고맙다는 말을 들으며, 며느리 바위로 내려선다.

정상 바로 전의 무덤


 

억불봉 정상(오른쪽)

 

억불봉 정상

 

정상에서 내려다본 장흥읍. 뒤로 수인산이 보인다.

 

정상에서 바라본 제암산. 왼쪽이 제암산, 정상가운데가 사자미봉, 오른쪽 끝이 일림산.

 

정상에서 바라본 제암산 정상 (줌 촬영)

 

제암산 곰재와 곰재산 (줌 촬영)

 

사자산 미봉 (줌 촬영)

 

며느리바위쪽으로 내려가다가 되돌아본 억불산 정상

 

능선에서 내려다본 며느리바위. 그 오른쪽은 남도대학

 

 산죽으로 뒤덮힌 급경사길을 5분쯤 내려가니 며느리 바위가 실체를 드러낸다. 인공적으로 편평하게 터를 만든 열평정도의 평지 한가운데에 인공적으로 동그랗게 돌담을 쌓은 곳도 있고 바위밑에는 샘도 있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가 이곳에서 기거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장흥을 지나다닐때마다 멀리 차안에서 쳐다만 보던 며느리바위인데, 실제로 가까이에서 바라보니 웅장함이 하늘을 찌를듯하고, 그 어마어마한 크기에 그만 기가 질려버린다. 어림잡아도 높이가 40여m는 되고도 남는다.

재미있는 전설이 담긴 며느리 바위는 어린애를 업은 여자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데, 위에서만 내려다 보아서인지 그 형상은 잘 모르겠다.

며느리 바위 내려가는길 (오른쪽)


 

며느리바위 바로 전의 인공 구조물. 지붕을 얹은듯한 나무틀까지 둘러처져있다.

 

돌 구조물의 북쪽 암벽 밑에 있는 샘

 

개머리 같기도 하고, 새머리 같기도하고

 

웅장한 며느리바위. 실제로 가까이에서 보면 그 크기에 기가 질려 버릴 정도로 거대하다.

 

며느리 바위

 

며느리 바위 바로 밑에 있는 며느리바위에 얽힌 전설. 반드시 읽어 보시길...

 

미래의 며느리와 며느리바위

 

며느리 바위와 제암산

 

 며느리바위 바로 밑에서 오른쪽 남도대학쪽으로 내려가는 하산로가 보이지만 길이 험해서

다시 올라간다. 혼자 왔더라면 그 길로 하산했을 것이다.

하산은 정상 북쪽사면의 너덜길 택한다. 올라온 남쪽사면은 봄인 반면, 북쪽 사면은 아직도 겨울이었다.

  지루한 눈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억불소나무와 다시 만난다.

 

  편백나무숲 자연학습장에 이르니 어디선가 딱따구리가 나무 쪼아대는 소리가 들린다.

막내녀석에게 딱따구리 소리 들리지 않느냐고 물으니 곧바로 녀석이 “저기 딱따구리있어.” 하면서 손가락을 가리킨다.

아주 가까이에서 정말로 딱따구리가 소나무를 쪼아대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기는 또 처음이다. 녀석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등산로 바로 옆의 소나무에 앉아서 연신 나무를 쪼아대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지나치다가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고, 동영상까지 찍고 있으니 지나는 사람마다 발길을 멈추고 쳐다보며 신기해하고 있었다. 대부분 딱따구리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다. 딱따구리 촬영하느라 40분을 지체하였다.

편백나무숲의 자연학습장. 조금 더 내려가서 딱따구리를 만난다.

 

나를 쳐다보는 딱따구리 (줌 촬영)

 

억불약수터 바로 위의 사거리. 임도로 오르지 말고 왼쪽 산길 자연학습장으로 올라야 정상가는 길이 좋다.

 

  다시 억불약수터에 들러 약수 한 모금 들이키고 주차장에 도착한다.

장흥시민들 가까이에 있으면서 맨손으로 가볍게 한바퀴 돌 수 있는 친근한 산이 바로 억불산이다.

 

  하산 중에 막내녀석(초등 2학년)의 한 마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아빠랑 산에 오니까 좋다."

"왜?"

"아빠하고 많이 많이 얘기 할 수 있으니까."

 

억불약수터에서 숲속주차장까지는 나무로 등로를 아름답게 잘 만들어 놓았다.
 

숲속 주차장에서 내려다본 평화마을과 장흥읍, 맨뒤에 수인산이 보인다.
 

평화마을에서 올려다본 억불산. 왼쪽 사면에 며느리바위가 보인다.

 

억불산과 며느리바위 (줌 촬영)

 

평화마을에서 바라본 며느리 바위 (줌 촬영)

 

귀가길에 딸기의 고장 벌교에서 사온 주먹만한 꿀 딸기. 저렇게 큰 딸기는 처음 보았다.
 

♠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대는 선명한 화질의 동영상을 보시려면 여기(  http://blog.joins.com/pil6994 )를 클릭 하십시오. 로그인이나 회원가입 없이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