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4일 (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풍기역(21:00-00:05)
부석사(04:47)
봉황산(05:30)
갈곶산(06:05)
늦은목이(06:27)
선달산(07:08)
1204봉(07:22-07:45)
사거리안부(08:14)
1135.9봉(08:30)
회암령(09:16)
1014봉(09:31)
삼거리안부(09:41)
어래산(09:53)
삼거리안부(10:18-10:28)
938.3봉(11:03)
어래산(12:21)
점심(-12:43)
곱들재(13:05)
926.0봉(13:31)
953봉(14:00)
삼거리안부(14:22)
횟대바위(14:42)
곰봉(15:00)
삼거리안부(15:09-15:24)
TV안테나(16:01)
604.9봉(16:22)
골어구(17:04)
영월역
청량리역(19:29-22:38)

◈ 도상거리
약 25km

◈ 산행시간
12시간 17분

◈ 동행인
더산, 술꾼, 동그라미, 칼리토

◈ 산행기

- 봉황산
풍기역 앞 여관에서 3시간여 잠을 자고 김밥집에서 식사를 한 다음 예약한 택시로 부석사 경내 깊숙히 들어가면 벌써 희끄무리하게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유명한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을 어둠속에서 잠깐 보고 삼인당 옆으로 들어 흐릿한 족적 따라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올라가니 철조망이 나타나고 산악회의 표지기도 한장 보인다.
능선으로 붙어 울창한 송림길을 따라가면 새들은 사방에서 지저귀며 노래하고 숲향은 그득한데 그 깊은산의 호젓함과 청정함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새벽 서늘한 바람에 땀을 말리며 작은 헬기장에 무덤 한기와 삼각점(예미24/2004재설)이 있는 봉황산(818.9m)으로 올라가니 짙은 안개가 드리워졌지만 마구령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어슴프레하게 모습을 보인다.
이슬인지 안개비인지 모를, 나무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을 맞으며 뚜렸한 산길 따라 봉우리들을 넘으면 오전약수가 있는 생달마을이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인다.
가파른 능선을 지나 백두대간상의 갈곶산(966m)으로 올라가니 이정표와 수많은 표지기들이 반겨주고 10여년전 겨울, 눈많이 쌓였던 어느날 홀로 이곳을 넘었던 기억이 잔잔하게 떠오른다.



▲ 풍기역



▲ 봉황산 정상



▲ 갈곶산 정상



- 어래산
신록이 눈부시게 펼쳐지는 대간길 따라 늦은목이 안부를 지나고 나물 뜯으러 온 부부와 등산객들을 만나며 가파른 나무계단길을 힘겹게 올라간다.
구슬땀을 흘리며 몇구비 둔덕을 넘어 너른 헬기장에 삼각점(예미25/1995재설)과 커다란 정상석이 서있는 선달산(1235.9m)으로 올라가면 도래기재에서 고치령까지 간다는 단체등산객들이 식사를 하고있어 시끌벅적하다.
안개로 조망이 가려있는 정상에서 약하나마 조금씩 비춰주는 햇살을 맞으며 막걸리를 돌려마시고 북서쪽으로 꺽어 들어가니 초원 사이로 뚜렸한 산길이 이어진다.
사면에서 간간이 나타나는 곰취를 찾으며 높낮이가 없는 완만한 숲길을 지나 헬기장이 있는 1204봉을 넘고 나무에서 쉬지않고 떨어지는 물방울에 젖어 철쭉꽃으로 단장한 바위지대들을 넘는다.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지나서 풀섭에 삼각점(예미463/2004복구)이 놓여있는 1135.9봉을 넘고 갈림길에서 하동쪽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조심해 경북도계종주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왼쪽길로 꺽어진다.
좌우로 길이 뚜렸한 회암령을 지나고 오랫만에 시야가 트이는 암릉에서 선달산을 바라보다 산철쭉의 물기를 털어가며 1014봉을 넘어 완만해진 숲길을 힘을 내어 속보로 올라간다.
왼쪽 남대리방향으로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안부를 지나 넓은 헬기장에 삼각점(예미318/2004재설)과 작은 정상판이 서있는 어래산(1063.6m)으로 올라가면 점차 날이 개이며 목우산 너머로 매봉산과 백운산이 잘 보이고 소백산 형제봉이 덩치큰 모습을 나타낸다.



▲ 늦은목이



▲ 선달산 정상



▲ 암릉



▲ 회암령



▲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어래산 정상



▲ 어래산에서 바라본 목우산과 뒤의 매봉산과 백운산



▲ 어래산에서 바라본 형제봉과 소백산줄기



▲ 어래산에서 바라본 시루봉과 뒤의 운교산



- 곰봉
산행이 너무 일찍 끝날 것 같다는 푸념을 해가며 간식을 먹고 주위를 둘러보다 능선에서 북쪽으로 2km 약간 넘게 떨어져 있는 938.3봉이 시루봉이란 이름을 얻었다는, 일행중 한분의 이야기를 듣고는 핑계김에 즉석에서 다녀오기로 결정한다.
울창한 수림 사이로 제법 뚜렸한 길 따라 내리계곡과 이어지는 삼거리안부로 내려서니 능선이 흐릿해지고 간벌된 나무들이 깔려있으며 전형적인 오지의 숲이 이어진다.
사면에 널브러져 있는 더덕들을 캐며 봉우리들을 넘고 빽빽한 가시덤불을 뒤져 숨어있는938.3봉의 삼각점(예미450?/?복구)을 확인하지만 실은 여기서도 500여 미터는 더 가야 진짜 시루봉(950m)을 볼 수 있었다.
거의 전멸한 듯 모습을 보이지 않는 곰취 몇장을 따며 어래산으로 돌아와 매실주를 겯들여 점심을 먹고 따갑게 내려오는 햇볕을 받으며 무덤 한기와 헬기장을 차례로 지나서 두리뭉실 특징 없는 삼도봉을 넘는다.
진흙길에 연신 미끄러지며 뚝 떨어져 내려가 곱들재를 지나고 사면에서 소리 지르는 나물꾼들을 보며 둔덕봉에서 왼쪽으로 꺽어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는 926.0봉을 넘는다.
나뭇가지들을 헤치며 더욱 흐릿해진 산길 따라 무거운 발걸음으로 공터가 있는 953봉에 오르면 앞에 암벽으로 둘러쌓인 곰봉이 묵직한 모습으로 서있다.
거친 숲길을 떨어져 내려가니 이정표 있는 안부가 나오며 김삿갓묘에서 올라오는 곰봉의 일반등로가 시작되고 오르내리는 등산객들로 번잡해 그 유명세를 말해준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가다 암벽을 휘돌아 횟대바위 위로 올라가면 조망이 훤히 트여서 선달산에서 이어온 능선과 형제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김삿갓의 유적지가 있는 마대산이 마주 보인다.
따가운 햇살을 맞으며 밧줄들이 걸려있는 암릉들을 넘어 곰봉(930.3m)으로 올라가니 정상석과 삼각점(예미310/2004재설)이 있고 매봉산에서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리지만 마대산은 나무에 가려있다.



▲ 938.3봉 정상



▲ 횟대바위



▲ 횟대바위에서 바라본 선달산과 어래산



▲ 횟대바위에서 바라본 마대산



▲ 곰봉 정상



▲ 곰봉에서 바라본 형제봉과 베틀재



- 골어구
너무나 더운 날씨를 탓하며 남은 간식을 털어먹고 뚜렸한 등로 따라 노송들과 암벽이 어우러진 시루봉을 넘어서 안부로 내려가면 이정표가 서있고 등로는 왼쪽으로 꺽어진다.
직진해서 길이 없는 능선으로 들어가 봉우리를 넘고 바위지대들이 널려있는 봉우리를 넘어서니 높은 암릉들이 앞을 막는다.
왼쪽의 미끄러운 사면으로 길게 우회해서 암릉을 완전히 돌아 둔덕봉으로 힘겹게 올라가면 tv안테나가 서있고 굵은 케이블선이 이어진다.
북서로 뚝 떨어져 내려가 안부에서 케이블선을 왼쪽길로 보내고 봉우리들을 넘어 올라가니 비로서 앞에 뾰족 솟은 604.9봉이 모습을 보인다.
바위들을 잡고 나무들에 의지해 험한 암봉으로 치솟은 604.9봉으로 올라가면 납작한 삼각점이 박혀있고 하동면 일대가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인다.
북서방향으로 잠시 능선을 따라가다 북서쪽으로 방향만 맞추고 진땀을 흘리며 길이 사라진 급한 너덜지대를 지그재그로 조심스럽게 떨어져 내려간다.
낙엽 덮힌 너덜에 쭉쭉 미끄러지며 한동안 사면을 치고 내려가 밭을 지나니 목표로 잡았던 골어구의 김삿갓휴게소가 바로 옆이다.
찬맥주를 한잔씩 마시고 수돗가에서 등목을 하고는 다른 곳으로 내려간 일행 한분을 기다리고 있으면 포말을 일으키며 퀄퀄 흘러 내려가는 옥동천에 운교산자락이 멋진 그리메를 만든다.



▲ 604.9봉 정상



▲ 김삿갓휴게소



▲ 옥동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