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변산 쌍선봉

2006년 12월 23일 토요일
날씨 : 맑음, 시계는 보통(박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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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 남여치매표소-쌍선봉-낙조대-월명암-직소폭포-재백이고개-관음봉삼거리-무명봉-관음봉삼거리-내소사(4시간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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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전날
채 익지도 않은 불덩어리가 종일 박무에 시달리다 졸리는지 얼른 숨고 싶은 모양이다
박무 사이로 숨는 해를 보내고 늦은 저녁에 딸내미랑 마트에 간다고 나섰다가
-아이고 우짜꼬@@@ 내 정신 좀 봐@@@ 카드를 안가지고 왔네-
주머니를 뒤져 먼지까지 탈탈 털어보니 비상금은  거금 34.000원이 있다
집으로 돌아가서 카드 가지고 가자는 딸내미와 실랑이를 하다 그냥 가기로 했다

이것저것 당장 필요한 것만 구입을 한다
물론 머리 속으로 뒷꽁지 잘라 계산기 두들겨 가며...

대충 구입을 하다보니 비상금에서 3.000원쯤 남는다
계산대로 가기 위해 돌아나오다가 즉석에서 껍질을 벗겨 파는 파인애플에 발목 잡혔다
우와! 맛있겠다 2.580원인가?

계산 총액은 33.750원이란다
ㅎㅎ 250원이나 남았네

집에 와서 대충 산행 준비를 해놓고 잠자리에 들 시간인데 마트에서 마지막 발목을 붙잡던 파인애플이 또 유혹을 한다
먹을까 말까 조금 뜸을 들이다 결국은 4/1쯤인가를 잘라서 맛있게 먹고 잠이 들었는데 새벽녘에 머리가 심히 아프다
잠결에도 에구구 체했구나 클났네@#$%^&

일어나 정신을 추스려보니 역시 머리는 뽀개질 듯 아프고, 움직이니 속이 울렁거리고 급기야 울컥울컥
약 먹은 것 까지 토하고

현재 상황으론 내가 못 가더라도 남편 도시락은 싸야하니 꼼지락거리며 겨우 준비는 했는데
울릉울릉도 트위스트 추는 뱃속 흐유 !!!! 어째야 쓰까이

남편 일어나 비실이 안색을 보더니 -
왜? 어디 아퍼??-
"여차여차해서 머리도, 속도 뒤집어졌어요" 그랬더니
-그러면 집에서 쉬던가- 쉽게 돌아온 대답
출발하기 전 까지 상태를 봐서 가타부타 결정을 해야지

출발 10분 전 조금 진정이 되는가 싶어 따라 나선다

시청 마당을 벗어 난 차는 송탄으로 그리고 서해안고속국도를 타고 가다가 서산휴게소에서 쉬어가는데
계속 머리는 아프고 속도 울렁거려 주위 사람들 걱정시키다 부안 IC를 빠져 나갈 즈음 정신을 차렸는데
남여치 매표소 들어가는 길이 사람 잡는 길이다
꼬불꼬불@@@
비닐봉지를 챙겨들고 유사시에 대비를 하고 눈을 감고 애써 평정을 가지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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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IC를 빠져 나온 버스가 거의 1시간을 더듬어서야 남여치매표소 앞에서 우리를 풀어 놓는다

엎친데 덮친다고 체한데다 멀미 까지 합세한다
때문에 산행준비를 미쳐 못해 늑장을 부리며 내리니 남편은 먼저 내려서 기다린다
산행일원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산안으로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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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
들어 온 도로를 따라 눈을 돌리니 의상봉이 지척에 있다
저 길 오른쪽에는 쇠뿔바위봉이 있다

초반엔 언제나 그렇듯이 춥다
얼른 몸을 좀 달구어 놔야지
천천히 오르던 걸음에 박차를 가한다
땀이 묻어 날 즈음 조금은 몸이 가벼워 지는 듯 하다
오름 길이 순해 힘들지 않아서인지 아무 변고도 없었던 듯 가볍다

쌍선봉으로 이어지는 오르막엔 목책이 돌아가라 막고 섰다

앞엔 일행 한 사람이 이미 목책 안으로 들어 선다
잠시 망설이다 들어선다
막아 논 구간이 너무 많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막아 논 곳을 못보고 지나가면 쌍선봉은 놓치게 되고 얌전한 길에 끌리어 월명암으로 가게 된다

목책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오름은 바위와 어울려 팍팍해진다
땀이 흐르지만 몸은 아주 가벼운데 앞서 가는 아저씨 어찌나 끙끙대는지
존심 상할까 앞지르기는 미안하고 바짝 따라 붙기 부담스러워 조망이 되는 바위에서 잠시 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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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2
쌍선봉 오름 길에 전망대에서 북재가 있는 방향을 가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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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4
쉬던 곳에서 몇 발짝 오르니 고스락이다
40분만에 쌍선봉 정상에 선 것이다
반대편에서 올라 온 사람들과 인사를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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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선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부안호가 가득 시야에 들어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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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줄 가운데 관음봉이 들어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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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다 보이는 월명암이다

쌍선봉에서 내려서면 또 하나의 작은 헬리포트를 지나고
월명암 가는 길에 또 하나의 목책으로 살짝 빠지면 낙조대로 들어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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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미꾸라지 되어 목책으로 빨려 들어간 몸 키 낮은 산죽 사이를 누빌 사이도 없이 금세 낙조대에 닿았다
낙조대에선 이름대로 해넘이 장소로 맞춤이겠지만 별다른 특징은 없다
부안 격포쪽으로 떨어지는 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낙조대에서 나와 진행 방향 왼쪽으로 열리는 길을 잡으니 월명암 뒤 언덕에 서게 된다
낙조대에서 5분 거리다
월명암 뒤 언덕으로 난 길이 낙조대로 향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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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
일행을 벗어나 쌍선봉, 낙조대를 향한 걸음을 따로 샀으니 후다닥 내려서니 월명암 뒤쪽 언덕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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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동쪽으로 의상봉과 바로 아래 쇠뿔바위봉 오른쪽으로 비룡상천봉 들어 선다
맑은 날씨라고 기상청은 열심히 떠들어대지만 옅은 박무로 인해 저 아름다울 풍광이 흐릿하다
행여 맑은대로 다 드러나면 졸도라도 할라나??
울퉁불퉁한 라인이 멋지다 남자들의 근육질 몸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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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명암
찬찬히 월명암을 돌아다 보는데 후미들이 이제사 올라온다
요사채에 빨랫줄에 가지런히 걸어 둔 시래기가 너무 예쁘다
마치 하나의 행위예술 처럼.
절집은 고요하다 나그네들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침묵으로 잠시 머물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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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명암을 벗어나 앞장서 가는 길 가만히 따라나서니 봉래구곡인 직소폭포 가는 길이 눈에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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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기 좋은 곳 멋진 풍광에 시간 내어줘도  좋은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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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5
방향을 조금 바꾸니 파란하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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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 갇혀 있던 산 하나 가져다 놓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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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7
좁게 그러나 깊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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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으나 넓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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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산과 하늘 표정 보기
세 장의 그림은 같은 장소에서 약간씩 이동하며 담은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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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의 물구나무서기와 바위들의 원산폭격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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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3
직소폭포 전망대에서
수량 적은 폭포를 보는 것은 목마름을 조장하는 일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제법 활기찬 소리로 곤두박질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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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9
직소폭포로 내려갔다
담 아래엔 희뿌연 찌꺼기가 가라앉아 있다 석회암에서 나오는 그런 찌꺼기

물줄기를 담으려고 위를 올려다보니 먼저 쏟아져 내리는 빛줄기에 눈부시다
역광이기도 하지만 정면에 가까운 빛을 감당할 수는 있을까?
의문은 들지만 그냥 부딪쳐보기로 한다

모드를 바꿔가며 씨름을 해보지만 똑딱이로 얼마나 더 큰 걸 바랄 수 있는지
되던, 안되던 최선을 다했으니 그것으로 만족인 것이다

폭포를 담아내고 너덜을 오른다
행여 전망대에 있던 일행들을 만나려나 돌아보니 다 가버렸나보다

재백이고개로 이어지는 담소길(평지라 동행이 있다면 이야기라도 나누면서 갔으면 하는 길)에서
편안한 길에 부지런을 듬뿍 넣어 흔든다

가기도 잘도 간다 재백이고개로~
재백이 고개 조금 못미쳐 낯익은 모습이 얼핏 모퉁이를 돌아간다
잰 걸음으로 쫓는다
드디어 사정거리 확보
oo님!
휙 돌아서면서
"아니 오데 갔다 인제 오는거여??"
-폭포에 내려갔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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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6
동행을 얻어 힘이 난 걸음 재백이고개를 지나 관음봉으로 가는 길에 저만치 앞서 오른 님들을 부러운 눈으로 보며 오른다
왼쪽 상단 부분에서는 릿지를 하며 오르면 길따라 나서면 못만나는 시원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동행 셋이서만 시원한 릿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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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 가는 길에 곰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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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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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과 전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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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위봉에서 보이는 쌍선봉(맨 뒷줄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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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 가는 길 전위봉에서의 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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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위봉에서 뒤돌아보는 재백이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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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오르는 길은 조금 험하긴 하다
관음봉 0.6km라고 되어 있는 쪽은 뚝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고
전위봉에서는 직벽을 아슬하게 내려섰다가 날등을 달래가며 올라야하고 하여간 관음봉 만만찮다

같은 길에 섰던 남편 시계를 보더니 관음봉 오르는 것을 포기하잔다
염려했던 것 보다 걷는 것에 대한 부담은 조금도 없었으나 동의하고 내림길을 향하여 발걸음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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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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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 직전 전위봉에서(살짝 훔쳐 온 그림)
찍사는 곰소만 훔치느라 몰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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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소만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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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가 내려다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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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전망대에서
똑딱이를 들이대니  -여보야 우리도 타이타닉 흉내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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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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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전망대에서 내소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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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과 세봉 사이 청련암
2004년 5월에 관음봉, 세봉을 넘어 청련암쪽으로 내려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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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림 길 오른쪽으로 따라오는 산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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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 산이 그리도 멀었던가
앞 봉우리 올라서 시간을 계산해보니 쫓기는 걸음이 될 것 같아 잡아 끄는 시선을 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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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來蘇寺)

내소사는 선운사(禪雲寺)의 말사이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에 혜구두타가 소래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전한다.
창건 당시에는 대소래사와 소소래사로 구분되어졌는데 현재의 내소사는 예전 소소래사라고 한다.

소란을 벗어나기 위해  내 걸음 묶고 제한 된 공간 안에서
관망의 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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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5
절집을 보는데 왜 자꾸 산이 먼저 들어오는지
산을 가리고 싶다
고목이 먼저 알고 팔 있는대로 다 벌려 가리개를 세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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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싶은 마음 속으로 들어서는 동심
어린 마음에 담긴 것은 무엇일까?
백화점 키 큰 어른들 사이로 보이는 가판대나 어른들의 다리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좋은 것을 많이 보는 것이 참 교육이 아닐까

저 아이의 미래를 본다
평화가 고인 절집 정서와 관음봉이 쏘아대는 용감무쌍 두 개의 상반 된 날을 가진 사람으로...



새벽부터 무너진 몸을 끌고 4시간의 차을 타고 5시간 남짓의 산행을 했으나 별 이상은 없는데
자연보호헌장탑이 있는 잔디밭에서 점심 대신으로 바나나 하나를 먹은 것이 일용할 양식의 전부
어떤 천사가 내게 다가와  열 손가락 끝에 그리고 손 바닥 두 군데에 침을 놓더니 피를 잠시 통하게 해주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산안에 있는 동안에는 풍광에 취해서인지 별 어려움 없이 산행은 끝났는데
산을 내려 와서 두통에 시달려야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또 눈감고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되어...

다행히 집에 오니 두통은 남아 있지만
이상무
샤워 끝내고 나니 더욱 가벼워진 몸과 마음 행복한 꿈나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