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쌍선봉~관음봉

1:25,000지형도=마포. 석포

2005년 4월 21일 목요일 맑음(6~16도)   일출몰05:54~19:11

코스:남여치12:00<1.5km>쌍선봉12:40<2.0km>북재13:30<3.0km>대소마을14:30<3.5km>세봉직전16:00<3.0km>주차장17:00

[도상13.0km/ 5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전라북도 부안군의 변산면과 진서면에 걸쳐있는 변산반도 국립공원은 산과 계곡, 바다와 호수가 함께 하는 이상한나라이다.

바닷가 절벽지대의 기암봉과 해수욕장으로 이루어진 외변산과는 달리 석화성으로 둘러쌓인 내변산은, 봉우리마다 천태만상의 암봉들이 위압적인 자세로 내방객을 압도하긴 해도,

깊은 골짜기 아래의 부안호가 산 중심에 자리잡아 서정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기도 한다.

쌍선봉에서의 부안호    쌍선봉에서의 부안호
 

내변산의 최고봉은 508.6m의 의상봉이지만 그 곳은 군사시설물이 점거해서 철저한 통제를 하기 때문에 일반인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그 외에도 삼신산(486m). 신산봉(486m)이 있어도 비지정등산로로 묶여서 통상 459.1m의 쌍선봉을 최고봉으로 치는데도,

코스에서 빼먹기 일쑤이고, 이 지역의 최대명소인 관음봉(424.5m)도 고스락을 밟기는 무리다.

올라가기 힘든 관음봉    올라가기 힘든 관음봉
 

암봉과 호수 못잖은 이 곳의 수 많은 명소 중에서 우선 쌍선봉 아래의 월명암을 꼽을 수 있는데,

신라 신문왕 12년(692) 창건 이후 1300년이 넘는 세월에 여러차례 병화를 거쳐 오다가 6.25 때 완전 소실된 것을 1954년에 재건한 것이다.

월명암 뒷편의 서해낙조로 유명한 낙조대에 서면 외변산의 전모가 들어오고 여기서의 일몰광경은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쌍선봉에서 본 월명암     쌍선봉에서 본 월명암
 

변산반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절경으로 직소폭포를 들 수가 있는데, 이 일대의 기기묘묘한 암봉과 계곡에서 흘러내려온 청류수는 30m의 높이로 곧게 떨어지며 온 골짝을 요동치게 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소(沼)를 만들면서 쉴새없이 쏟아지는 물줄기는 커다란 산상호수를 그려내는데, 그 광경을 보는 이는 절로 장탄식을 쏟아낸다.

직소폭포가 있는 본 산상호수    직소폭포가 있는 산상호수
 

후반부 선덕여왕 2년 창건설의 내소사는 조선 인조 11년에 중건하면서 대웅전을 새로 지었는데, 건축 양식이 워낙 정교하고 환상적이라 사찰건축 대표 작품  보물291호로 지정되었다.

내소사는 바닷가에 있으면서도 산줄기가 좌청룡 우백호로 감싸, 처처심중의 절처럼 안온하다.

관음봉에서 내려다본 내소사   관음봉에서 내려다본 내소사 
 

가는길: 부안에서 30번도로 달려와 남여치매표소를 통과하면, 동남쪽의 쌍선봉 오름길은 비교적 순탄하긴 해도 행락철엔 상당히 비좁다.

안부를 넘어선 쌍선봉 오름길 주능선 등산로는 월명암쪽의 이정표[남여치1.6km/월명암0.3km]고갯마루로 올라서게 된다.

대부분의 유산객이 여기서 월명암으로 내려가는데...!

그러나 그 전, 오름길 안부에서 직등코스를 타면 쌍선봉에 쉽게 오를 수 있고, 헬기장 정상엔 [부안 137]삼각점이 박혀있다.

쌍선봉에서 본 세봉   쌍선봉에서본 세봉 
 

쌍선봉에서 본 관음봉    쌍선봉에서 본 관음봉
 

쌍선봉에서 본 신선봉  쌍선봉에서 본 신선봉 
 

정상에선 내.외변산의 전모가 다 드러 나, 오름길 남여치 뒤편의 외변산은 물론 새만금방조제는, 고 정주영의 야심만큼이나 끝이 없다.

부안호 뒤편의 의상봉 기지탑을 필두로 한 암봉의 파노라마는, 비룡상천봉~덕성봉~옥녀봉~세봉~관음봉으로 이어지며 코앞의 선인봉까지 연결되고 있다.

진행방향은, 낙조대~분초대~북재~삼여봉이 재백이고개에서 관음봉으로 연결되고, 그 능선 뒤편으론 신산봉~삼신산 첩첩산릉이 가물가물하다.

월명암 기침소리까지 들릴 듯 한 이번코스는, 신산봉까지 이어가는가 하면 어언 관음봉으로 연결되고 있다.

오름길에 본 이번코스의 북재방면    쌍선봉 오름길에 본 북재방면
 

낙조대서 본 외변산    낙조대서 본 외변산
 

북재가는길에 본 내변산    북재가는길에 본 내변산
 

쌍선봉에서 내려온 북재방면의 초입 구조목 [변산01-03] 곁에는 이정표[법당가는길250m/남여치..]와 운산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있다.

암봉투성이의 내변산에서 이 코스만큼은 육산으로 이루어져 진행하기 수월하고, 가는길 낙조대에선 외변산 조망이 좋다.

간이 콩알만해지는 분초대 절벽 낭떠러지에선 쌍선봉까지의 주능선이 적나라하고, 가끔씩의 전망바위에선 내변산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다.

그러다 지형도상의 북재 삼거리가 있는 억새 초원지대에 당도하면 선택을 해야한다.

건너편의 신산봉을 향하느냐, 아니면 이쯤에서 대소마을로 내려설 것이냐..!  

분초대    분초대
 

기로의 북재    기로의 북재
 

건너다 본 신산봉    건너다 본 신산봉
 

신산봉을 건너보며 동남진하면, 짙은 수림으로 사방이 꽉 막히다가 암릉코스가 나타나면서 산길은 절벽을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내려간다.

로프잡고 내려서는 그 길은 곧장 계곡으로 향하는데, 계곡까지 내려온 등산로 초입엔 [삼여봉→]화강암 이정표가 비석처럼 박혀있다.

계곡을 한번 건너뛰어 내려가는 경운기길 저 아래론 목초지가 펼쳐지고 민가 한 채 눈에 띄는 산길 초입엔 [신선대→]라는 낡은 팻말이 나붙었다.

그 위 능선 자락엔 삼여봉이라든가 신선대로 추측되는 암봉들이, 지명과는 상관없이 고자세로 버텨 섰다.

하산 암벽지대     하산 암벽지대
 

대소마을서 본 삼여봉으로 보이는 능선   대소마을서 본 삼여봉으로 보이는 능선
 

대소마을서 본 신선대로 보이는 암봉 대소마을서 본 신선대로 보이는 암봉  
 

토종닭과 사슴사육장이 있는 대소마을에선 무조건 계곡따라 내려가야한다.

등산로는 줄곧 이어지면서 밭뚝~산죽~大沼~암반지대를 지나, 직소폭포 상단의 구조목[변산01-10]에서 물길을 동북쪽으로 바꾼다.

돌다리를 건너 재백이고개로 올라가는 이 곳 이정표에는 [직소폭포1.2km/내소사2.4km]로 표기를 해서 시간이 허락하면 직소폭포를 다녀올 수도 있다.

십여분 진행해서 재백이고개로 올라서면 [직소폭포1.5km/원암매표소1.2km/내소사2.1km]이정표가 반기는데, 여기서 원암매표소로 향하는 넓은 길을 택하면 수월하게 산행을 끝낼 수 있다.

재백이고개서 본 곰소만   재백이고개서 본 곰소만 
 

재백이고개서 본 관음봉 가는길    재백이고개서 본 관음봉 가는길
 

재백이고개서 본 관음봉과 전위봉   재백이고개서 본 관음봉과 전위봉
 

그러나 내소사 주차장으로 가려면 관음봉 삼거리를 거쳐야 하는데, 오르내림길엔 철사다리가 있어도 말로만 듣던 쎄미클라이밍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이 길에선 지나온 흔적이 너무 뚜렷해서, 저 멀리 의상봉방면의 희망사항은 차치하고라도 월명암에서 직소폭포를 거쳐온 협곡이, 지난 세월을 뒤돌아보기에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다.  

관음봉 삼거리엔 [세봉1.3km/직소폭포2.3km../내소사1.3km]이정표가 있어 은근히 세봉쪽으로 유혹을 하고 있는데, 세봉 경유 내소사로 내려서려면 반시간정도가 더 소요된다.

세봉 가는길엔 관음봉 정상을 향한 날등길이 있는데, 이 길은 쎄미클라이밍의 연속이다.

그래서, 초보자의 악천후 진입은 절대 안된다.

관음봉 오름길에 본 의상봉 방면    관음봉 오름길에 본 의상봉 방면
 

돌아본 재백이 방면   돌아본 재백이 방면 
 

관음봉리지에서 본 신선봉 뒤로 쌍선봉   관음봉리지에서 본 하늘금의 쌍선봉 
 

관음봉리지는 초반부터 대슬랩이 나타나지만 까칠까칠한 완경사여서 쉽게 돌파할 수가 있고, 이어지는 트래버스는 고도감없이 걸어갈 수 있다.

관음봉 정상은 세 개의 봉우리로 형성되 있다.

첫봉에서 건너편의 봉우리는 바로 연결될 듯 싶어도 그 틈새 수직절벽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절벽 틈새 틈새의 낡은 슬링을 따라 내려가면서 삼지점 확보를 해야만 하는 이 구간은 변산반도 최대의 난구간이라 할 수 있다.

내려선 U자 협곡에서 다시 치오르는 암릉코스는 가파르긴 해도 비교적 수월하고 잘생긴 소나무 한그루 지나서 암봉 위로 서면 정상은 맞은편에 있다.

정상엔 아무런 표식 없고 턱밑엔 무덤 한기 비석을 눕혀놓았는데 하산길로 접어들면 아래 이정표가 반긴다.

돌다리    돌다리
 

관음봉 슬랩  관음봉 슬랩 
 

관음봉 너머서의 이정표    관음봉 너머서의 이정표
 

여기서 세봉까진 불과 0.5km밖에 안되고, 암릉코스엔 안전시설이 잘 되 있지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다면 돌아서야 한다.

가마소 삼거리 이후로도 부안호반을 끼고 도는 736지방도를 이용한 연계산행이 가능해서, 북쪽의 비룡상천봉(440.4m)이라든가 동쪽의 옥녀봉(432.7m)도 넘볼 수가 있다.

세봉을 내려선 안부에선 세봉 남릉길 외에도 청련암을 거쳐가는 내소사 내림길이 잘 열려있다.

시간이 촉박하면 왔던길을 되돌아가는 게 현명한데, 예의 이정표를 지나 관음봉 북사면을 돌아서 내려가는 우회로 헬기장엔 이정표[직소폭포2.7km/관음봉삼거리0.4km/세봉0.9km]가 있다.

 관음봉 정상     맞은편의 관음봉 정상
 

세봉 가는길    세봉 가는길
 

   무덤아래서 본 세봉
 

헬기장 바로 아래엔 무덤한 기 크게 자리한 천애절벽이 기다리고 있는데, 여기야 말로 이번 코스 최고의 전망대라 할 수 있다.

무덤 아래서 이번 코스를 휘둘러보고 내려가는 하산길 관음봉 우회로 암릉코스는, 철제난간으로 안전장치를 해놓아서 마음놓고 나아갈 수 있다.

관음봉 아래 삼거리 이후론 평탄대로에 계단이 깔려서 하늘과 맞닿은 곰소만을 바라보며 단숨에 내소사를 경유해 울창한 전나무 오솔길을 빠져 나갈 수 있다.

그리곤, 매표소 바로 앞의 주차장에서 이번코스를 마감한다.

우회로에서 본 관음봉    우회로에서 본 관음봉
 

관음봉 아래의 낙락장송    관음봉 아래의 낙락장송
 

내소사 가는길   내소사 가는길
 

산행후기: 구십팔년 삼월달에 한번 다녀왔던 경험을 살려 맨먼저 쌍선봉에 오르고보니 여기까지 진행해 온 분은 아무도 없고, 맞은편의 또 다른 쌍선봉에 오르자 거긴 몇 명 서성거린다.

차량방송에서 산행대장은 열두시에 출발하여 다섯시에 하산 완료하고, 출발은 다섯시 반에 하겠다고 했다.

전에 다녀 갔었던 월명암. 직소폭포를 다시 가느니, 이번엔 서남쪽으로 뻗은 저 능선을 타고 가도 시간내 도착은 충분하겠다 싶어, 후미대장께 양해를 구했더니 마음 편히 다녀 오란다.

이번코스의 주종-진달래    이번코스의 주종-진달래
 

기대치에 미치질 못하는 낙조대를 거쳐 분초대 절벽위로 서자 간담을 서늘케하는 바람이 불어와, 육산인 여기서도 제법 고도감을 느끼겠다.

수월하게 북재에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한시 반밖에 안됐지만, 건너편의 신산봉을 거쳐서 가기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곧장 동남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러나 암릉지역에서 등로는 남쪽으로 향하기에 우회를 하나보다 하고 따랐더니 웬 걸, 곧장 계곡을 떨어지는 게 아닌가!

아무려면 어떠랴, 낯 선 길에서 방황하느니 좋은 길 따라서 여유를 부려봐야겠다 싶어 넉넉한 마음으로 큰구슬봉이를 카메라속으로 집어넣는다.

큰구슬봉이-1   큰구슬봉이-1 
 

큰구슬봉이-2  큰구슬봉이-2 
 

드디어 계곡에 도착하자 여긴 야생화의 천국이다. 온갖 종류의 제비꽃은 물론이고 타 지역에선 좀체 보기 힘든 금붓꽃이 질펀하게 깔려서 사뭇 흥분된 마음으로 셔터 눌러댄다.

흥분도 잠시, 금붓꽃은 대소골 계곡따라 끝까지 이어져서는 직소폭포 가는길의 기존 등산로까지 너무 질펀하게 깔렸다.

대소골 외딴집에 도착해서 왜 산길이 계곡으로 떨어졌나를 확인하기 위해 그 쪽 하늘을 쳐다보니, 거기도 울툴불퉁 절벽 암봉은 이어지고 있다.

보조슬링도 없이 외따로 떨어져서 이 길로 하산한 건 참 잘한 짓이다.

자족감에 흐뭇해하면서 내려가는 대소골 마을엔 가옥 서너채 있고 경작지도 있다.

금붓꽃-1   금붓꽃-1 
 

금붓꽃-2    금붓꽃-2
 

금붓꽃-3    금붓꽃-3
 

금붓꽃-4    금붓꽃-4
 

아니, 국립공원 안에 웬 민가일까?

진행방향은 동북쪽 저 아래 재백이 고개를 향한 계곡길이건만, 등산로는 사라지고 없어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살피는데, 커다란 사슴 목장의  놈들은 카메라 들이대자 멀찌기 떨어져서 이방인을 경계하고 있다.

그 옆에는 토종닭들이 밭고랑을 파헤치고 있어 이채롭긴 해도, 명색이 국립공원인데 저 것들의 사육이 가능하다는 게 이상하다.

어디 문의라도 해보고 싶지만 나는 그냥 여길 즐기러 왔을 뿐이다.

무작정 계곡으로 나섰더니 의외로 등산로는 널널하게 잘 열려있고, 대소골 청류는 파란 이끼들을 바닥에 깔고 유유히 흘러간다.

그 위론 씨알 굵은 고기떼가 잽싸게 휘젓고 다닌다.

뿔 짤린 사슴    뿔 짤린 사슴들
 

대소골 풍경    대소골 풍경
 

대소골 청류    대소골 청류
 

돌복숭아꽃이 만발한 대소골을 빠져나와 돌다릴 건너 재백이고개로 올라섰다.

중년 부부 한 쌍이 다정하게 먹거릴 주고받는 이정표 아래서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칠년전 내소사에서 출발할 때는 고것도 힘들다고 여기서부터 쩔쩔 매던 이가 있었는가 하면, 원암마을로 돌아갔던 분들도 있어 잠시 과거로 돌아가 본다.

그 때는 남여치에도, 원암마을에도 매표소가 없었고, 부안땜도 없었는데 그동안 세월 참 많이 변했다.

뿐만 아니라 그 날 밤새워 떠들던 산우들은 다 어디로 가고, 나는 오늘 낯 선 팀에서 낯 선 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산천도 의구하질 못하고 인걸도 사라진 그 길을 터벅터벅 오르는데, 저 앞에 우리 일행이 보인다.

옳지, 후미팀이구나! 걸음을 좀 더 빨리 해서 드디어 합류를 했다.  

반가운 후미팀     반가운 후미팀
 

내 뒤엔 아무도 없지요?   -예.  

세봉도 갈 겁니까?  -그 건 쪼옴~, 시간상 어렵겠는데요.

인자, 네시인데 내 퍼뜩 다녀오면 안되겠능교?  -아, 예! 다녀 오이소!

부리나케 치닫기 시작하는데, 급한 마음에 날등길로 접어들어 죽을 고생하고 내려왔더니 세봉은 아직도 저 앞에 있는 게 아닌가!

철계단 타고 좀 더 진행해서 시계를 보니 아무래도 시간 내 도착은 무리다.

에이, 할 수 없지. 다음 기회로 미루는 수 밖에...

줄창 달려서 주차장에 도착하니, 다섯시를 오분 넘기고 있었다.

이번코스 최대의 난코스   최대 난코스, 관음봉과 전위봉의 절벽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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