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4m봉에서 본 시루봉능선

 

시루봉능선

1:25,000지형도= 악양. 청암

2009년 4월 18일 토요일  구름조금(5.0~27.0도)  습도53%  일조시간11.6hr   평균풍속1.4m/s   일출몰07:33~17:19

코스: 회남교400m10:30<2.7km>시루봉993m<2.3km>회남재750m<1.5km>▲981m봉<2.8km>732m봉<0.8km>▲504.7m봉<1.5km>시목마을150m17:30
[도상11.6km/ 7시간 소요]

 

지형도

 

개요: 지리산 영신봉을 모산으로 하는 남부능선이 관음봉 아래 1130m봉에 이르러 동남쪽으로 도상거리 18km에 이르는 길다란 지능선 하나 늘어뜨리는데 마땅한 지명 없다. 최고봉은 1138m거사봉이지만 그냥 민두름 육산에 돌탑 한 기 있을 뿐이고.. 그래도 993m 시루봉은 장대한 수직절벽 하나 갖고 있어 우러러 볼 만하다. 그래서 편의상 가칭 시루봉능선이라 칭하고자 한다. 산을 다녀왔는데 산자락 이름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번 산자락은 회남재서 알 수 있듯, 이 지역은 빨치산 주된 보급투쟁루트였었고.. 그 길 분쇄하고자 회남재 산복도로 생겼다.  

 

최근 보수파가 득세하면서 빨치산에 관한 안내문 사라지긴 했어도, 주능선 양쪽 고샅 악양면과 청암면은 옛부터 청학동으로 전해져 오면서 비결파는 물론 근대사 소용돌이 속에서도 청학이 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었던 곳이다. 청암면의 청학동 외에도 악양면에도 청학이골은 있고 청학정 현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개면의 불일폭포 부근과 대성골 상덕평마을도 청학동이고 청학연못이 있는 세석평전도 청학동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말하자면 지리산 주능선 남쪽 양지바르고 물맛 좋은 산속 구석구석 모두가 청학동인 셈이다.

 

이번 산길 말미에 바라보는 청학동의 끝자락 독매마을은 낙남정맥 산태극과 청용강 수태극 어우러진 청학동의 이상향 도화촌이다. 한 마리 청학이 된 심정으로 720m봉 절벽난간에서 수직선상 분화구처럼 내려다보이는 150m대 독매마을은 현기증 아뜩할 정도로 아름답다. 시루봉 아래 작은 돌탑은 답답한 조국의 현실에 절망해하던 그 시대 사람들의 흔적일 것이다. 그 쯤에서 청학처럼 살고파 했던 선현들 흔적 따라가다가 독매마을 정경에서 갑자기 농촌 현실 직시하게 되는 이번산길, 하동땜 갇힌 물이나 도도 장강 그 모두는 남해서 한 몸으로 어우러진다.

 

묵계호

 

가는길: 회남교 건너면 절개지에서 곧장 오른쪽 지능선 꼬투리 잡고 늘어져야 옛날부터 있어왔던 날등길 만나게 된다. 해발 500m대 빨치산보급루트 만나더라도 그냥 무시하고 날등길 좇아야 한다. 해발 750m대서 만나는 임도는 청학동에서 회남재로 향하는 군사용 작전도로였지만 비포장인데도 도로정비 잘 정돈된 모습이다. 이 지점부터 시루봉까지의 주능선을 향한 오름길은 방치된 간벌목으로 진행하기 무척이나 버겁고 그늘도 없다.  상기 지형도상의 993m봉은 작은 육산에 불과하고, 실제 시루봉은 안부로 한번 내려섰다가 다시 치오른 거대한 암봉이다.

 

시루봉은 열명정도 숙영 가능한 비박굴을 길가에 두고 있다. 암봉 빙 둘러 우회해서 올라가면  낭떠러지 저 아래로 시루봉능선은 전모를 드러낸다. 뿐만아니라 섬진강에서 영신봉을 향하는 남부능선과 영신봉에서 내리뻗은 낙남정맥 그 뒤로 천왕봉 돌올하다. 이 지점에서 한시간이면 능선 최고 거사봉 왕복 가능하다. 거사봉 외면하고 왔던길 되짚어 회남재로 내려가는 날등길 방송용 철탑 세워진 926.9m봉엔 옛 삼각점 있고 철탑아래도 [하동304-재설2001] 삼각점 하나 더 있다. 비포장 삼거리 회남재엔 해묵은 이정목[←묵계4.3km/ 악양10.6km↑/ 청학동6.4km→]있다.

 

회남재에서 치오르는 954m봉은 가파르긴 해도 등로상태 양호하다. 동매마을 갈레길 지나쳐 올라가는 983m봉 오름길은 암릉코스, 배티재로 거쳐가는 칠성봉은 이 지점에서 남쪽으로 갈라서기 해야한다. 동쪽 커다란 헬기장 지나쳐 931.4m봉 당도하면 [악양21-1991재설]삼각점으로 확인 가능하다. 동진 십여 분 후 들어서는 732m봉 내림길 들머린 신경 좀 써야한다. 굵직한 주능선은 논골마을로 연결되기에 자칫 방심하면 직진하기 십상이다. 732m봉은 아무런 특징도 없는 관목림 밀생지역이고, 720m봉에서 독매마을길 지능선 들머리 찾기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봉분 한 기 자리한 504.7m봉엔 소삼각점 있다. 이 지점에서 독매마을길도 독도 서툴면 놓치기 일쑤다.    

  

출발점 회남교

 

임도에서 시루봉까진 계속해서..   촬영: 지리선녀

 

시루봉에서 본 내 외 삼신봉  촬영: 산적

 

시루봉에서 본 섬진강  촬영: 산적

 

926m봉 철탑 아래서 본 회남재 건너 954m봉

 

954m봉에서 본 천왕봉

 

954m봉에서 본 성제봉

 

983m봉에서 본 청학동방면

 

983m봉에서 본 칠성봉

 

983m봉에서 본 954m봉과 남부능선

 

720m봉에서 바라본 732m봉

 

720m봉에서 바라본732m봉 지능선과 낙남정맥

 

720m봉에서 바라본 732m봉 절벽지대

 

720m봉에서 바라본 칠중대고지 뒤로 주산

 

720m봉 난간에서 내려다 본 150m대 독매마을

 

종착점 독매마을

 

시목승차장에서 본 732m봉 지능선

 

산행후기: 이 년 전 묵계제에서 954m봉으로 치오를 때 한 팀은 시루봉으로 곧장 올라가면서 빼곡한 산죽땜에 죽을 고생 했다고 했다. 그래~ 그럼 나도 함 가봐야지~ 하고 지금껏 별러왔었다. 그런데 오늘 실망 이만저만 아니다. 초반 오름길 좀 그럴싸 해서 기대 잔뜩 부풀었더랬는데 임도 지나치면서부턴 생각지도 못했던 광경들 계속해서 이어진다. 등로정비인지 아님 간벌작업인지 아리송하기만 한 벌목작업은 시루봉 직전 주능선까지 연결 되는데, 짤려나간 벌목들 그대로 방치를 해서 허들 경기하듯 이리저리 건너뛰면서 헤집고 올라야 했기 때문이다.

 

그늘도 없는 영상27도 무더위속에서 일행들 모두는 지친상태다. 시루봉은 건각들 몇 분 만의 몫일 뿐, 주능선 올라서자 다들 곧장 회남재로 향한다.  954m봉 올라가서 양말 벗고 그늘바람 쉬고 있는데, 시루봉 올라갔던 건각들 왁자지껄 한마디씩 던지고는 앞서가기 시작한다. 뒤처진 상태서 가만 생각하니 732m봉 찾아가기가 그리 간단치만은 않을 예측에 황급히 그들 뒤로 바싹 추격해 들어갔더니, 과연 그들 그 길목 서성거리고.. 벌써 몇 분은 논골마을로 내려갔다. 작년겨울 하동호에서 이길로 올라왔다가 그 쪽으로 내려가 실패한 적 있어 산행기도 접었더랬는데.. 바로 그 장소다.

 

이후론 일사천리다. 나는 그냥 앞선 팀 흔적만 따라가면 되는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희미했던 등로, 간벌목으로 걸치적거리긴 마찬가지다. 울울창창 산죽지역도 제거작업 하긴 했는데 무릎아래까지 차오르는 건성건성이다. 732m봉에서 720m봉.. 그리고 504.7m봉 거쳐 독매마을로.. 욕심같아선 732m봉에서 가리바위쪽이지만 다들 504.7m봉으로 갔으니 나도 그 길 따를 수 밖에..! 720m봉 절벽 난간에서 내려다보는 독매마을 수태극은 정말 환상이다. 해발고 720에서 내려다보는 150m는 정말 아찔하다. 욕심같아선 절벽 난간까지 나가서 촬영하고싶지만 맨 꽁지 나는 혼자다. 독매는 무얼 뜻함일까, 홀로 핀 매화? 지독한 삼신할매?

 

매화말발도리

 

고깔제비꽃

 

둥굴레

 

왜제비꽃

 

매미꽃

 

벌깨덩굴

 

금낭화

 

쥐오줌풀

 

미나리냉이

 

산괴불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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