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09년 3월 15일.

 누가 : 홀로.

 어디 : 수도산, 단지봉, 가야산.

 거리 : 도상 약 23km.

 시간 : 9시간 22분(식사및 휴식시간 포함).

 날씨 : 맑음.

 

 

 

 언제부터인가 수도가야란 말이 가슴에 박혀 도무지 떠나질 않았다.

 산행기를 읽고 또 찾아 읽고를 몇번,  온라인 모임에 공지를 하고 날을 받았다.

 몇몇이서 함께 하신다고 했지만, 막상 날이 다가오니 혼자가 되었다.

 혼자서라도 가야하는지 다음으로 연기 해야 할까 망설이다 홀로 가기로 한다.

 

 14일 저녁, 국민 영웅 박지성의 활약을 보고  맨유가 대패한 경기를 보고 잠을 늦게 자는 바람에, 새벽

 알람소리에 기상은  하였지만 몸이 무겁다.

 저녁에 챙겨둔 배낭을 메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김천에 닿고 김밥집을 찾아 보나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편의점에 들려 초코바 두개와 작은 생수 두병을 사 배낭에 넣고 증산으로 차를 몬다.

 편의점에 왜 삼각 김밥이 없을까?

 새벽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김천시 지례를 지나면 좌회전 903번 지방도를 타야 한다는 것이, 잡념에 지례에서 

 우회전 903번 지방도를 탔다.

 이상하다고 느낌이 들때.

 부항이 나오고...아~!

 차를 돌려 다시 지례로 나오고 또 주유소에 들려 기름을 채운다.

 한번 넘어지니 여기 저기가 걸리는 것이 많다.

 대로에서 운전으로 알바를 한것이다, 그것도 30분이나...

 새벽녁 어스름한 사위에, 하늘엔 한입 깨물은 사과 모양의 달만이 누런 색깔로 빛나고 있다.

 굽이 굽이 903번 지방도를 넘어 증산에 닿고, 다시 7km의 수도계곡으로 빠져 들어 간다.

 이 수도산 단지봉 계곡에서 발원한 물은 옥동천, 대가천을 이루며 성주호를 이룰때까지 무흘 구곡이라 해서 절경을

 이룬다고 한다.

 수도리를 지나 수도암 주차장에 주차하고, 수도암 사진을 찍고 있는데 40대 후반의 준수한 외모의 스님 한분이

 다가 오신다.

 "사진 찍으로  오셨나요?"

 '아닙니다, 산에 왔습니다'

 "아침 일찍 오셨내요"

 '네, 수도산으로 올라 가야산까지 가볼려구요'    

 스님이 놀라시며 자기도 가야산 해인사에서 아침에 길을 나서, 저녁에 이산 아래의 청암사까지 오갔노라 하셨다.

 인사하고 돌아서서 가시는 스님의 발걸음이 부자연스러웠다, 그 후로 사고가 있었나 보다...  

 

 수도암 건물 뒤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기분을 한층 들어 올려 어서 산으로 들고 싶었다.

 발걸음이 빨라 진다.

 수도암절 마당을 가로 질러 오른쪽으로 가면 수도산으로 오르는 등로가 나온다.

 조금 오르니 청암사에서 오르는 등로와 만나고, 나이든 소나무를 지나니 왼쪽으로 조망이 터진다.

 몇일전 눈이 내렸나 보다, 등로 여기 저기는 빙판에 눈이 남아 있다.

 헬기장을 지나고 조금 더 오르니 수도산 동봉에 다다르고 주봉인 서봉은 지척이다.

 

 일망무제.

 말이 필요 없다.

   

   

    수도암-- 등로는 절 마당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수도산 오름길의 헬기장에서 본 가야산---가야산은 태양 아래에서도 단연 빛났다

 

    헬기장에서 본 단지봉---오른쪽으로 귀 두개는 보해산 금귀봉, 그넘어 멀리 지리 천왕봉

 

    수도산 삼각점

 

            수도산 정상 돌탑

 

    수도산에서 본 가야산과 단지봉(오른쪽, 줌)

 

    왼쪽에 보해산 금귀봉, 그넘어 위로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과 사진 중앙의 양각산과 횐대미산, 넘어로 금원 기백 황석산

 

    두로봉 넘어로 덕유산

 

     민주지산 삼도봉 능선(왼쪽 멀리)와 월매산

 

         월매산, 중앙으로 삼방산

 

 

     형제봉, 독용산, 가야산(오른쪽)

 

     단지봉과 넘어  별유산, 그넘어 오도산

  

        

         보해산 금귀봉 지리천왕봉 횐대미산(좌로부터)

 

     덕유산 무주 삼봉산(오른쪽)

 

          가야산과 단지봉

 

  

     수도산 정상에서 망설임 없이 막샷을 날린다.

     조망도 좋고 여기 저기 이름을 들 먹일 수 있는 산이 모습을 보이니 기분이 업되어 한참을 즐긴다.

     단지봉까지는 금방이라 여겼는데, 그래도 솔찬이 걸었다.

     구곡령을 지나고도 한참이다.

     1시간 25분 소요. 

     단지봉 오름길엔 눈이 남아 있어 기분을 내어 눈을 밟아 보기도 한다.

     단지봉 정상은 어느 도시의 작은 중학교 운동장처럼 넓다.

     비록 잡목이 있긴 하지만...

     조망도 좋아 날 좋은 어느 여름날, 이곳에서 별을 보고 하룻밤 지세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좀처럼 남쪽에서 시선이 옮겨지지 않는다.

     지리산과 금귀봉 보해산과 별유산군이 시선을 잡는다. 

 

     단지봉에서 바라본 보해산 넘어로 금귀봉 멀리는 지리 천왕봉

 

    단지봉 정상--- 넓은 초원이다

 

   

     단지봉에서 본 깃대봉 능선과 별유산 장군봉능선과 비계산, 넘어로 오도산 숙성산

 

    단지봉에서 본 좌일곡령 두리봉 가야산

 

    좌대곡령(좌일곡령)수도산과 단지봉(우로부터)

 

    좌일곡령(원래는 좌대곡령이라 부르는데 臺대가 오역으로 壹일로 변했다고 한다)에서 바라본 깃대봉

   

    좌일곡령 정점에 앉아서 이른 점심을 먹는다.

    최고의 사치가 안닌가 싶다.

    비록 홀로 하는 식사이고, 시원찮은 찬과 국도 없지만 최고의 만찬이 필요치 않은 가장 훌륭한 점심 식사이다.

    밥 한술 먹고 반찬 하나 물고, 고개 들어 산야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씹는다, 단물이 흘러 내리도록...

    사과를 반으로 갈라 후식으로 먹는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지금 이순간 살아 있다는 것이, 가슴으로 기쁘다.

    이러한 시간을 최대한 즐긴다.

    30여분이 금새 간다, 시간이 가든 말든 급할게 없다.

    살아서 이 고산을 오르고 아름다운 산정에서, 살아 있다는, 살아 간다는 행복을 향유 할수 있는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또 행복을 위해서 일어선다, 더 큰 행복을 위해서...

   

 

    용두암봉

 

    용두암봉에서 본 상개금 마을과 가야산

   

    목통령에선 단체로 산행온 12명의 남녀 팀이 점심을 하고 있다.

    인사를 하고 곹 바로 지나친다.

    목통령이라 불리는 곳에서부터 분계령(불기령)까지는 정말이지 힘들었다.

    점심을 먹었거니와 잡목이 엄청나게 심했다.

    한여름은 결코 추천 하고 싶지않은 코스이다, 이구간도 수도지맥의 한구간이므로 많은 산꾼들이 걸었을 텐데 왜 그리 잡목이 많은지,

    잡목이 양 허벅지를 결코 용서 하는법 없이 마구 후려 쳐 댔다.

    분계령의 분과 목통령의 통의 음 한자씩을 따 분통령 구간이라 이름 지었다.

    잡목이 넘무 심해 분통이 터질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분통령(憤慟嶺).

 

    두리봉은 작은 성처럼 많은 돌들이 둘러 쳐져 있다.

    무너져 내렸지만...

    

    두리봉에서 바라본 가야산

 

    두리봉아래 무덤에서 바라본 지나온길(단지봉 좌일곡령 수도산, 왼쪽부터)

 

     부박령 오름길에는 스틱하나가 나무에 걸려 있고 무슨 측량기사의 깃대가 등로 옆에 있었으며 누군가 채취하다만 겨우살이

     부스러기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깊게 패인 부박령을 조금 지나고 소나무가 멋진 사면을 오르면, 시멘트 블럭의 무너져 버린 집터 자리가 꽤 넓게 자리하고 있다.

     집터가 있다면 물이 나온다는 이야기인데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에는 그런 표시가 없다.

     여기 저기 기웃 거려 봤지만 물이 나올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

     

     지금 부터는 가야산 주봉이다.

     눈이 간간이 덥혀 있는 돌계단과 등로를 조심스럽게 찾아 밟고, 산죽숲을 이리저리 헤치고  올라 서기를 한참, 상왕봉이 보이고, 상왕봉을

     우로 돌아서니 바람이 심하게 분다.

     상왕봉 오름 철계단을 올라서 정상에 서니 등에 난 땀이 얼을 정도로 바람이 차갑다.

     한때는 가야산 주봉이라 했지만 칠불봉이 주봉이 되었단다.

     황사가 어려 조망이 시원치 않다.

     아침 일찍 올라 주변 산군을 볼수 있으면 참 좋으리란 생각이 든다.

     가야산, 근처 모든 산군의 사령관이다.

     어느 산꾼 한분은 석화성이라고 부르니...

 

     칠불봉으로 건너 가는중 칠불봉 정상에서 어느 사내 한사람이, 아악하고 고함도 아닌 발악을 계속 해서 지르고 있다.

     얼른 올라가 인사를 하니 미안한지 네하고 잽싸게 자리를 피한다.

     여러장의 사진을  또 박는다.

     천천이 아주 천천이 하산을 한다.

     서장재를 거쳐 백운동으로...

     돌계단과 철계단을 밟고 나중에는 나무 계단을 밟고... 

     계곡 물소리가 졸졸 들리는것을 보니 봄은 오고 있나보다.

     발걸음이 가볍다. 

     부박령쪽에서 오르다 본 상왕봉

 

 

 

     지나온 능선 중앙멀리 수도산, 왼쪽으로 단지봉, 중앙이 두리봉

       

  

  

  백운동으로 내려 전날 예약한 수륜 택시를 부르니 금새 달려온다.

  수도암까지 택시요금이 47,600원이 나왔는데 이 기사님 35,000원 달라신다.

  성주에서 우채국 배달부로 36년 근무하시고 정년 퇴임하셨는데 성주는 환하시단다.

  성주 자랑이 대단하시다(수륜개인택시-강영성-010-6543-3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