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04.6.13.(일)

  ★ 위치  :  경남 거창군 / 경북 김천시 경계

  ★ 오른길 : 88고속도로 가조 나들목에서 가북면 중촌 마을 →탈의산  

    →고비골 앞산 →단지봉 →수도산 능선 → 고비마을 →중촌 마을

  ★ 누구랑 : 부부 2팀 (딸기부부 및 우리네)

  ★ 산행시간 : 출발 -09:50   /   하산완료- 17: 40  ( 휴식시간 ;2시간 30분정도)

 

  먼저 때묻지 않은 원시림의  산행에 큰도움이 되었던  근교산팀의 안내 자료 및

  리본 표시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지난달 흰대미산 - 수도산에 이어 지난주(6월 7일) 거창의 숨은 진주라 불리우는 보해산 

  그리고 세번째 산행지로    단지봉을 오르기로 하고 자료를 찾아 준비 하였다.

    수도산 -가야 종주의 중간 역으로만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 그러나 높이에 있어 결코

      뒤지지 않을테지만

    그렇게 흔하게 단독으로 오르지 않는 산인것 같다.

    그런 만큼 접근로 자체의 정보가 종주로 외에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었지만 다행이 근교산팀의

    산행기를 입수하여  길을 찾는데 다소의  어려움을  감수할 각오로 길을 나선다.

    마을에는 태풍피해 복구가 아직 마무리 되지 못한채 공사가 진행중이다.

   

    안내자료에  나와있는 지명에 따라 중촌마을에 이르러 이 마을 어르신께 가는길을 여쭈오니 

    책자에 나와있는   똑같은 말씀을 하신다.

    태풍과 홍수로 길이 끊어져 길찾기가 힘들테니 아예 포기하라시며 되레 걱정을 하시니.

    그렇다고 어찌 되돌아 가랴?

                 

   농로가 끝나고 무성하게 자란 풀들이 오늘의 산행이 순탄치 않을것임을 예고 하는듯 한데 ...

   본격적인 산행초입에 이르러  산뽕나무의 까맣게 익어가는 오디를 따서 입에 넣어 보는데

   그놈의  단맛이 며칠 가뭄날에 당도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한참 지날때까지 입안에서 감칠맛이 돈다.

   울창한 숲에 깊숙히 빨려 들수록 우려 했던 산길은 몇사람의 발자욱끝에 외줄로 선명하다.

   조금은 안심이 된다.

   게다가 다녀간 흔적이 그렇게 오래 된것 같지 않다.

   40여분을 올라 작은 능선에 오르고 잠시 숨을 고른다음 이제 부터는 잡목이 어우러진 산길이다.

   이따금씩 고개를 숙여야만 지날수 있는 터널길을 더러 만난다.

   조망은 전혀 되지 않는다.

   능선길을 15분여 지났을까. 예상치도 못한 광경을 보고는 잠시 허탈감에 젖어드는데.

   잡목 터널을 나오는데 갑자기 임도가 펼쳐진다. 일순간 그렇게 호젓하던 등산길이 실망스럽기까지 한데.....

   다행히 100여 미터 오르자 임도와 따로 떨어져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잠시후  거창장씨 묘지가 나타난다.

   묘지를 지나 산길은 잡목에 가리워져 리본이 없으면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희미하다.

   조금높아 보이는 저산이 탈의산인듯 지척에 와 닿는다.

   오름길에는 야생초가 군락을 이룬다,

   산나물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딸기네는 아직 채 피지 못한 고사리 밥을 따느라 분주하다.

   그만큼 사람의 발길이 뜸한 지역인지라 원시그대로의 산길을 간직하고 있다는 증거일것이다.

   산나물을 따며 오른지 얼마나 됐을까?

   해는 중천에서 떠서  한창 따가울 시간인데 나무에 걸려 햇볕은  구경조차   하기 어렵다.

   12시 30분경 드디어 조망을 볼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맞은편 흰대미산과 키재기를 하듯 높이가 비슷한거 같고 저너머 의상봉이랑 가야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  전망대 바위 (안내지도상의 고비골 앞산정도 되는지점) ( 12:40)

 

 ▲ 가야산 전경

 

 ▲ 양각산에서 수도산 가는 능선 (흰 바위가 있는 능선) 

 이제 단지봉 정상이 지척에 와  있는듯 하다.

 

▲오름길에 본  단지봉 정상 가는길

▲수도산도 보이고

 

▲지나온 길도 되돌아 보고

드디어 정상이 지척인데 ...정상에 갈수록 잡목의 키는 작아지고 야생화 초원이 

펼쳐진다.

 

 

정상부근에는 키작은 관목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 정상 바로 직전의 관목숲

 

단지봉 정상 1326m (無心)  - 13:40

별로 특징이 없는 정상이지만  산을 좋아하시는 모두의 가슴속에 진한 추억을 묻어둔

 가야-수도종주의 꿈이 알알이 배어  있는듯 하다.

 

 ▲정상에서 바라본 가야산

 정상에서의 감동을 뒤로한채  수도산쪽으로 하산길을 잡고 헬기장을 지나 시장기를 달랜다.

 식사도중 오늘  첫 산행객을 만나 인사를 건넨다.

 수도암쪽에서 수도산을 거쳐 단지봉을 돌아 하산하는  부부 인듯 한 네분이다.

 14시 30분경 하산을 시작한다.

 능선길이면서 내리막길이다.

  바람조차 숨을 죽인다.

 이따금 산새소리와 우리 네사람의 발자욱 소리만이 침묵을 깬다.

 군데 군데 등산객들의 쉬어간 흔적이 보인다.

 30여분을 걸어 내려오는데 어디서 잃어 버렸는지 안내 자료가 없다.

 이젠 짐작으로 길이 난 곳을 유심히 찾아보면서 걷는 방법뿐이다.

 

 

 

▲사람키만큼이나 무성한 덩쿨나무 숲길

하산시작 40여분만에 안부 사거리가 나탄나다.

 ▲ 네거리 갈림길

 바로가면 수도산 정상, 오른쪽은 수도암쪽으로 가는 길인듯 리본이 달려 있고

 왼쪽으로 꺾어 낙엽송이 있는 방향이 가고자 하는 고비골인듯 하다.

 역시 국제신문 리본이 안내를 해준다.

 갈림길에서 잠시 내려오자 온통 산딸기 밭이다.

 내려올수록 그놈은 더욱 탐스럽게 익어 지나가는 나그네를 유혹한다.                        

         ▲ 먹음직스런 산딸기

 한시간 가량 내려오는 길조차 산딸기 새순이 점령하고 있을 정도다. 

 딸기네는 가져간 물통 마다 넘치도록 가득 따서 담는다.

 산에 나는 딸기 하나 입에 넣으려니 두고온 아들녀석이 걸리는 모양이네.

 (우리 부부는 내배 채우기 바쁜데...)

 그 아까운 놈을 아쉬웁게 남겨두고 갈길을 재촉하니 곧이어 산자락에 평화롭기 그지없는 

 고비 마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시골이지만 별장같은  양옥집과 대문이 너무 예뻐서 주인 몰래

 

 고비마을부터는 시멘트 포장길이다.

 늦은 오후의 햇살이 유난히 뜨겁다.

 오후 5시가  넘었는데도 바람한점 없다.

 산행들머리 중촌 마을에 도착하니 5시 40분.

 산행 총시간은 7시간 50분인데 산나물이며 딸기따는데 두시간정도는 걸린것 같다.

 특별히 내세울 것도 볼거리도 없는 빼어나지도 못하지만  그러나 때묻지 않은 자연그대로를   

 여느산  못지 않게  간직한채 오늘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산 ,원시의 야성미가 넘치는 산 -

 이런 점이이야 말로  아마 단지봉의  진정한 매력일 것이다.




▣ 산골마을 - 내고향 산인데.....서울에서 먹고 산다고....눈물이 납니다
▣ 산거북이 - 단지봉만 오가는 길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진즉에 하였었는데 이렇게 좋은 산행기를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하지만 길이 명료하지 않아서 유감이기도 하네요. 단지봉에서의 조망은 제겐 정말 감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