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졸업(卒業)제10차(것고개-보구곶리)

 

제2007039018호      2007-06-16(토) 
 

자리한 곳 : 경기도 김포시 

지나온 길 :  것고개(해병부대)-푸르미르2차아파트-고인돌(고정리)-에덴농축-포장도군부대갈림길-꿩요리간판-56번도로-군사도로- 문수산정상-북문갈림길-보구곶리(저수지아래)

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 약 12 km(07 :15~ 21 :39) 5시간 51분, 실제거리: 약16km 만보기= 25,775보

날       씨 : 매우맑음

함께한 이 : 단독

설날에 시작하며 3월까지 졸업을 계획했던 한남정맥을 개인적으로 자식을 앞세워야 했던 충격으로 2달여 동안 산행을 접고 방황하다 노모님의 간곡하신 산행권유로 정상을 찾았으나 토,일 이틀연휴에는 장거리인 금남호남정맥에 매달리고 꼭 참석해야할 애경사 모임으로 하루짜리 자투리 휴일과 공휴일에만 한남정맥에 도전한 까닭으로 예상보다 2달 보름이나 지각하여 졸업산행을 위해10번째로 한남능선에 오르려고 새벽길을 나섰다(05:20)

언제나 첫 전철을 이용하지만 오늘은 정맥한곳을 마감하는 산행길이란 생각에서인지 조금은 마음이 들뜬다.

일찍와서 기다린 인파로 붐비는 벤치에 배낭을 내려놓고 지도로 코스를 살피는 사이에 전철이 들어와 합정역에서 환승하여 당산역 강화버스정류장에서 버스에 올랐는데 정차하는 곳도 많았고 김포시가지를 완전하게 한바퀴 돌아나가느라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마송 청룡사정류장에 닿았다.(07:21)

◆한강 넘어 북녘땅의 송악산을 바라보며◆

버스에서 산행복장과 준비운동을 끝냈고 지난산행 때 들머리를 확인했으니 바로산행을 시작해 순조롭게 진행하는데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지만 아파트이름이 바뀌어 있어 한참을 망설이다 가벼운 발품을 팔고서야 철망개구멍을 통과하여 묘지를 건너 군부대철조망에 붙어서 한참을 시름한 후에야 우측의 폐타이어로 마감된 교통호와 등로를 오르내려 철조망 옆으로 나있는 등로를 따르다 초병이 근무 중인 초소에서 직진하는 길이 뚜렷했으나 계속철조망을 따라 진행해야 한다는 선답자의 주의가 생각나 철조망을 따라가니 길목에는 노란야생화가 산들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모양이 나의 안전산행을 축하해 주는 손짓이라는 착각에 빠져보는 즐거움이 그만이다.

 

◆푸른미르 2차옆 철망과 교통호로 이어진 마루금◆

묘지를 지나고 잡목과 잡초가 울창하여 진행이 힘든 계곡을 탈출하여 계단을 올라서니 평지에 고인돌 안내판과 지석묘보호를 위해 설치한 울타리에 이르러 그늘지고 편안한자리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이어나가는 길은 부드러운 야산으로 편안했고 날씨는 맑아 산행하기에 최상의 상태에서 12번 군도와 고을가든 음식점 간판이 서있는 갈산리 고개에 내려선다.(09:00)

◆고정리 지석묘◆

 

◆고을가든 간판 우측 도로를 따라 절개지로 이어진 마루금◆

군도를 따라 우측으로 조금진행하다 건너편 절개지로 이어진 야산을 빠져나오니 비포장 임도가 지나가는 포장도 앞으로 뻗어있는 능선이 분명히 마루금인데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어 우측공장지대로 내려가 잠시 알바를 하고 돌아와 통행을 막으려고 설치한 급한 언덕과 철조망을 통과하여 묘지를 뒤로하고 이어지는 마을 어귀에 자리한 간이골프연습장과 숲을 지나 포장도로에 이르니 에덴농축이 좌측으로 자리하고 포장길을 따라 군부대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따라가니 꿩요리 간판이 서있는 도로를 따라 비루고개 삼거리(애기봉쪽)에서 우측도로에 다도박물관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 좌측으로 산을 깎아내리는 작업현장을 넘어 좌측 마루금을 이어가며 임도와 산길을 반복해 가다가 비포장임도의 헬기장에서 문수산으로 나있는 임도를 따르니 쌍룡대로 표지판 뒤로 22번 지방도인 포장도로를 넘어 이어진 등산로에 시그널이 햇볕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었다.(10:56)

◆임도 건너편 능선의 철책을 넘어서 묘지를 지나 무명봉◆

 

 

◆공사로 인하여 절개지를 찾을 수 없어 다도박물관 진입간판이 있는 도로로 진입◆
◆임도옆 헬기장에 본 문수봉 전경◆

계양산을 넘어온 이후에는 해발고도가 100m 미만의 야산과 논밭을 지나오는 널널한 산행을 하다 정맥막바지에 400m에 못 미치지만 해발에서 시작한 바닷가 산임을 감안하면 그런대로 산행다운 오르막을 오를 때에는 더운 날씨 도움도 있었겠지만  이마에는 구슬땀이 흘러내려 눈뜨기가 불편했지만 조망이 트이고 한강 넘어 북녘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왔고 날씨까지 맑아 지나왔던 한남정맥의 인천 계양산과 안양 수리산이 선명하게 조망되는 언덕에 올라서 왼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울의 상징인 삼각산(백운대,인수봉,만경대)의 희고 깨끗한 북한산을 조망하며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훔친다.(11:17)

정상이 가까워지니 산객들을 만날 수 있었고 앞서가는 산님들을 따라 오르는데 앞서가도록 길을 터주며 “정맥하는 길이면 마지막 구간이군요” 축하합니다. 라는 말에 뒤돌아보니 신사분께서 속리산에서 출발했느냐고 물어와 안성 칠장산에서 시작했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며 오르막 능선에 올라서는 안부에 단체로 회사에서 산행나온 사람들이 모여앉아 먹자판을 벌이느라 등산로를 막고 있어서 우회하여  문수산 헬기장과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는 안부에 이르렀다.(11:34)

 

 

 

◆삼각산과 한강 그리고 한남정맥인 계양산과 수리산이조망된다 ◆

정상에는 단체로 먼저 도착한 산객들로 붐비고 있어서 증명사진을 촬영하는데도 인내와 시간이 필요했다.

10회를 달려지나온 정맥남쪽을 바라보고 선명하게 조망된 삼각산의 위용이 각별하게 느껴지고 잠시 뒤에 마감할 산행이라는 생각에 시원함과 아쉬움이 남은 마음으로 한강유역으로 눈을 돌린다.

언제부터 흘렀는지 알 수 없는 억겁의 세월동안 말없이 유역의 들판을 기름지게 베풀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도록 베풀어준 한강은 금세기 들어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한강 넘어 북녘땅 남녘땅이 한분에 비교된다.◆

북쪽의 헐벗은 산야에 누렇게 맨살을 드러낸 여름회색은 내 어린시절인 60년대 남한의 산야와 흡사하고 남쪽은 푸름이 아니면 도로나 주거지로 너무나 대조적인 현실이 빈부차이로 생각되 답답한 마음뿐이다

 

◆문수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강 넘어 북녘땅◆

사람들이 들끓은 정상을 뒤로하고 내려선 능선에는 한강의 흐르는 물소리가 들릴 것같이 가깝고 남으로는 삼각산 바위의 위용이 북의 송악산은 학이 비상하듯 유선능선이 아득하게 조망되는 한가운데에서 한강정맥을 졸업하는 멋진 날씨를 신에게서 선사 받은 황홀감으로 휩싸인 마른 육신이 흐뭇하기만 하다.

북문갈림길을지나 전망이 매우 뛰어난 봉우리에 올라서서 좌측을 바라보니 강화대교의 쌍교가 그림처럼 내려다보이고 현역시절에 배고프고 훈련은 혹독하고 힘들었던 벽암지 훈련장의 향수를 반추해 보려는 생각으로 유심히 계곡을 살펴보니 후배 해병들이 사용하는 벽암지 훈련장의 시설물들이 시야에 들어왔고 한강하구 멀리에는 개풍군의 옥토 넘어 황해도 연백군이 하늘금과 손을 맞잡는 풍경을 그윽하고 분위기 있는 눈으로 내려보다 시선을 한강의 무인도인 유도(현역시절에는 학섬이라 부름)와 한강수 그리고 회색과 황토 흙이 많이 보이는 북녘산하를 넔을 잃고 바라보다  능선을 살펴 하산지점을 잡았다.

 

 

◆염하강에 놓여진 강화대교, 북녘땅의 송악산을 바라보며◆

넘쳐나던 저수지물은 봄 가뭄이 심하고 벼농사를 지으려고 농업용수로 사용하여 말라버린 저수지아래 도로를 하산지점으로 정하고 잠시 쉬어가려고 그늘을 찾아 앉아서 정상에서 여기까지 안내해주신 산님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고 보니 연세가 60세이신 최중찬 산우님이셨다.

서로 준비해온 과일과 음료를 권하며 산우님의 고향이 김포마송이시고 30년 산행을 하시며 많은 노하우를 간직하고 계셨고 특히 고향이신 한남정맥 끝자락인 문수산은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계셔서 오늘산행에 많은 도움을 받으며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행운을 얻었으나 아승용차를 가지고 오셔서 원점회귀를 하셔야 하시기에 아쉬운 작별을 나누며 서로 명함을 교환하여 보니 유력 식품회사의 이사님이셨다.

다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기약하고 최중찬 이사님은 문수산으로 나는 보구곶리를 향하여 서로의 목표지점을 향하여 자연의 넉넉한 숲으로 점점 멀어져간다.(12:50)

 

 

◆한강하구와 유도◆

부드럽게 이어지는 내리막을 내려서 전망이 양호한 무명봉에서 북녘하늘과 땅의 정기를 다시가슴에 담고 목적지로 향하여 편안한 흙길을 내려서는 마지막 급하고 미끄러운 짧은 경사로아래 나뭇가지에 미풍에 살랑거리는 표지기가 붙어있는 나무를 빠져나와 농수로를 건너 아스팔트포장도로에 내려선 보구곶리가 10회에 걸쳐 묵묵히 걸어와 한남정맥을 졸업하는 순간이다.

어린 벼들의 박수를 받았지만 분위기는 썰렁하고 쓸쓸해 환영해주는 사람 없이 하나의 산줄기를 마무리하는 순간으로 저수지뚝 아래로 군사도로와 농수로가 지나가고 한적한 논밭에서 반사된 열기는 숨이 막혀오고 있지만  폭염은 강도를 높여만 가고 있었다.(13;12)

 

◆남한과 북한을 가르는 한강과 보구곶리 저수지 아래 군도로◆

10여분을 터벅터벅 훈김이 올라오는 포장도로를 걸어서 마을회관에 이르러 마을버스시간을 알아보니 드물게 있는 버스라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겠기에 가게에 들려 이슬이를 준비하여 한갓지고 조용한 그늘을 찾아가서 신문지를 깔아 자리를 만들고 도시락을 꺼내어 스스로를 자축하며 도시락으로 점심을 끝내고 보니 도시락과 소주병이 깨끗하게 비었다.

자리를 정리하고 걸어가기로 마음을 정하고 길을 나서는데 지나가는 차량이 있어 손을 들어 버스차도까지 히치를 요청했더니 다행히 성공하여 편안하게 강화대교 직전의 성동검문소에서 하차해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상당히 지루한 시간을 기다려 1번 버스에 승차할 수 있었지만 토요일오후라 벌써 교통체증이 시작됐는지 서행과 질주를 반복하며 당산역에 닿았고 전철 2호선과 6호선을 환승해 귀가 하려는데 무언지 모르게 한구석이 허전하여 ‘참새의 방앗간’(호프집)을 기웃거려 보았지만 영업 준비중이여서 들어가지 못하고 다른 곳을 찾는데 갑자기 순댓국이 생각나 기억을 더듬어 순댓국집을 찾아가 이슬이를 주문하고 집으로 전화하여 아들 녀석과 통화하여 아빠가 순댓국집에 있다고 알려주고 이슬이병이 바닥을 보일 무렵에 집식구가 찾아와 함께자리 했으나 술잔을 부딪쳐야 하는데 빈병이라 추가하여 한병을 더 마시고 집으로 가는 길에 참새의 방앗간’에 들려 맥주로 입가심을 하고서야 귀가했다.

 

어필로그

과음으로 샤워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누워있는데 아들(중2년)녀석이 취한아빠를 씻어주겠다고 나선다.

아비보다 키가 훌쩍 커버린 녀석의 부축을 받아 샤워장으로 가려고 의지하고 있는 녀석이 벌써 이렇게 성장했다는 생각에 든든하고 믿음직하여 기분이 흐뭇해진다.

머리로 쏟아지는 따뜻한 샤워기물을 맞고 앉아 정신을 가다듬으며 한남정맥 졸업산행을 정리해본다.

안성의 칠장산에서 시작하여 문수산을 넘어 한강어귀에 이르러 끝을 맺은 도상거리가 172.3km이며 최고봉으로는 수원의 광교산(582m)이며 한강남쪽을 따라가는 평야지가 많은 곳으로 좁은 면적의 땅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살다보니 자연히 인구밀도가 높고 땅값이 금값과 버금가는 곳으로 하늘을 향하여 무차별적인 계발로 인하여 정맥의 훼손이 심할 뿐 아니라 빠른 속도로 계발이란 미명아래 훼손을 부추기거나 방차하고 있으며 많은 인구를 다스리려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복으로 국가권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가는 곳마다 군부대가 철조망을 치고 자리잡고 통제하고 있어서 온전하게 진행한 정맥마루금은 절반이 안될 거라는 개인적인 생각과 여건상 불필요하게 많은 알바로 아쉬움이 많았던 한남정맥을 졸업하고 보니 기분이 씁쓸하고 머리가 아파오지만 쏟아지는 샤워기의물은 그칠 줄 모른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산을 찾아서~

 

2007-05-20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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