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잠수함 체험 대신 바삐 찾아 본 한라산의 기생화산 송악산

 

Mt. 1220 松岳山(▲104m) -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산 행 일 : 2012년 10월 7일 일요일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인 :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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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에서 본 송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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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섬과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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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봉과 단산

 

화순항에서 ‘산방산 사랑의 유람선’을 타고 산방산과 용머리, 형제 섬을 둘러보면서 불현 듯 산을 오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이번 제주도 방문은 산행이 아닌 단순 여행으로 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는 불편한 점이 있는데 마침 유람선에서 내리면 선택 관광으로 잠수함을 타는 시간이 있다.

잠수함 체험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한 시간 가량 올레10길을 걸을 수 있다고 한다.

산방산은 입산통제를 하지 않는다 해도 시간이 부족하므로 부지런하게 걸으면 송악산은 둘러볼 수 있으리라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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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과 거북이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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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세워놓은 송악산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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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관광안내도

 

15 : 40 마라도 유람선 선착장 부근 주차장

작은 배낭도 메지 않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커다란 송악산 표지 앞에 이르러 아내를 옆에 세우고 기념촬영을 하는데 가이드가 다가온다.

“되도록이면 두 분이 같이 찍지 그러세요?”

송악산이 보이지도 않는 장소여서 한 시간 만에 다녀올 수 있을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깝지만 아내와 둘이 포즈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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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송악산 사진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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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벼랑 위로 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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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일제 동굴진지

 

좌측 해안절벽 위로 난 길을 따라 8~9분 쯤 오르면 ‘송악산 일제 동굴진지’ 한 곳이 나오고 맞은 편 절벽위에는 훌륭한 조망처가 있다.

산방산 우측으로 조금 전 유람선을 타고 내렸던 화순 항은 지척에 있고 그 뒤로 한라산의 웅장한 모습이 가슴 설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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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으로 오르는 길 표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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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옆을 지나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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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항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15 : 55 송악산 산길 초입

산굽이를 돌아가는 올레 길을 따르다보니 송악산 정상이 바로 우측으로 보인다.

가던 길을 되돌아서 콘크리트길을 향해 대충 치고 내려간 곳에 산길이 나 있고 ‘송악산 분화구’ 안내판을 세워 놓았다.

바위들이 듬성듬성 모여 있는 곳을 지나오르면 한 순간에 조망이 트이면서 가슴이 열린다.

분화구 맞은편 커다란 돌처럼 보이는 곳이 송악산 정상이 분명하며 동쪽 봉우리 약간 밑에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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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철조망이 길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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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이 되어버린 큰 분화구

 

16 : 01 동쪽 봉우리

봉우리에서 직진 방향으로는 철조망이 둘러졌고 출입금지 표지를 매달아 놓았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지금까지 오는 길바닥에는 마직포가 깔렸지만 직진하는 곳은 자잘한 붉은 돌(화산쇄설물: 화산이 분출할 때 방출한 분출물의 총칭으로서 파편 상 고형물질과 화산회 등)바닥 그대로이다.

추락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언제 어느 때 다시 이곳을 찾아올 수 있겠는가?

조심스럽게 철조망을 넘어 발을 옮기는데 마치 타버린 석탄재를 밝고 지나는 기분이다.

우측의 커다란 분화구는 말 사육장이고 좌측 분화구는 보다 작지만 깊게 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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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정상

 

16 : 05~08 송악산

좌대 번호가 없는 삼각점이 설치되었고 정상표지석은 두 개나 있다.

날씨마저 청명하니 빙 둘러보는 경관이 과히 환상적이다.

한라산 주변의 수많은 오름들, 가파도는 물론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도 잘 보이고, 모슬포 뒤에 솟은 모슬봉의 돔은 군대생활이 생각나게 만든다.

송악산은 ‘절울이 오름’이라고도 하는데 오름 절벽에 부딪치는 절(물결의 제주도 방언)이 울리는 소리가 범상치 않아 이름이 붙여졌으며, 한자로는 저별이악(貯別伊握)이라 하며 소나무가 많이 자라는 오름이라 하여 송악산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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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삼각점

 

송악산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있는 기생화산(寄生火山)이다.

기생화산은 큰 화산의 옆쪽에 붙어서 생긴 작은 화산을 말한다.

마그마를 지표로 끌어내는 길이 가지를 쳐서 옆쪽으로 다른 분화구를 이루거나 주화도(主火道)의 위치가 이동되면서 이루어진다.

송악산은 제주도 최남단의 오름으로 2중 폭발이 있었던 화산으로 추정되며 지질학적 가치도 높고, 오름 내에서 무문토기 유적이 발견되어 고고학 연구의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에는 약 370개의 기생화산이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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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표지석과함께

 

송악산은 단성화산(單性火山)이면서 2개의 화구를 가지는 2중 분화구이다. 제1분화구는 비교적 규모가 큰 응회환(tuffring) 분화구로 그 직경이 약 500m, 둘레가 약 1.7Km나 되며 침식이 많이 진전되어 있다.제2분화구는 제1분화구내의 화구로서 둘레가 약 400m, 깊이가 69m로 그 경사각이 평균 70도에 달하여 거의 수직경사를 나타내고 있다. 응회환과 화구중앙에 분석화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화구구라고 할 수 있는 송악산의 정상인 분화구는 분화활동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신비스러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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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을 내려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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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분화구

 

응회환의 외륜은 북쪽의 1/4 정도만 남아 있고 그사이에 화구원이 뚜렷하며, 해안선을 이루고 있는 남쪽은 외륜이 파도에 의한 침식으로 소멸되어 해안절벽을 이루고 있다.

화구원상에는 중앙화구로부터의 화산쇄설물(火山碎屑物)과 용암유출에 의해 만들어진 암설류(岩屑流)의 언덕과 용암의 노두가 많이 산재되어 있다. 특히 중앙화구 남측은 낮은 언덕으로 침식되어 있고, 그 앞쪽에는 몇 기의 왕릉과 같은 분석의 언덕들이 집중되어 있는데, 이중에서 바닷가 절벽 상에서 붉은 송이를 노출시키고 있는 언덕을 이 마을에서는 붉은오름으로 따로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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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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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 쪽 방책과 마직포

 

송악산은 형성시기가 늦고, 극히 일부지역의 곰솔 조림지를 제외하고는 삼림이 형성되지 않았으며, 토양이 건조하여 매우 단순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고, 방목 등 계속적이고 인위적인 간섭 등에 의하여 식물상이 빈약한 것으로 보아진다.확인된 주요한 식물은 환경부 특정야생동식물로 지정된 초종용(바닷가 모래땅에 사철 쑥에 기생하며 5. 6월경에 연한 자주색의 꽃을 피우고 원줄기는 신장 약으로 사용)이 사철 쑥과 더불어 식생하고 있으며, 정상부의 적갈색 송이 층 바위에는 부처손이 자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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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어느 곳이든 한라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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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레길로 내려선다.

 

송악산에는 일본이 중국 침략전의 발판으로 2차 세계대전 말기의 최후지점으로 삼았던 곳으로, 중국 도양(渡洋)폭격을 목적으로 건설했던 비행장, 고사포대와 포진지, 비행기 격납고 잔해가 콘크리트 토치카처럼 산재해 있고, 산이수동 해안가의 송악산 응회환 퇴적층 해안단애의 절벽 아래에는 해안참호(海岸塹壕)가 15개소 있으며, 이중 4~5개소는 자연 붕괴되어 낙반 등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해안절벽을 이용하여 굴을 축조했다는 독특한 형태 때문에 보존가치가 높고, 참호가 바닷가에 위치하여 우수한 해안경관을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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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값싼 안주도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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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마침 홀로 오른 남자 한 분이 있어 부부합동 기념 촬영을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지금까지 몇 곳을 둘러보지 않았지만 가는 곳마다 영화나 TV드라마, 또는 각종 프로그램을 을 촬영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내려가고 있는 곳의 안내판에도 <대장금>과 <올인> 촬영장소를 표기했다.

도로에 내려서면서 시계를 보니 주차장 집결시간까지 24분이 남았다.

정상에서 볼 때 망원경 등이 설치된 절벽위의 전망대를 들려도 되겠다는 생각에 주차장 반대방향 언덕을 향해 오르는데 산이수동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가게를 겸한 음식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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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표면처럼 보이는 바위와 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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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안내판

 

16 : 19 해안 절벽 위의 전망대

깨끗한 태극기 하나가 바람에 휘날리고 형제섬, 산방산, 가파도, 마라도 안내판과 망원경 한 개도 있는데 내가 이곳저곳 사진을 촬영하는 사이에 아내는 망원경을 바다가 아닌 금방 내려온 송악산 방향으로 돌려 감상하고 있다.

그런데 망원경이 잘 보이는지 안 보이는 지는 묻지 못했다.

이제 주차장을 향해서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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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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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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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유람선

 

해안 절벽에서 팔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가까운 거리의 바다 위 잠수함 선착장에 배가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잠수함을 체험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물속에 있는 모양이다.

“제주도에서 더도 말고 한 달만 살았으면 좋겠다.”

“알만하네. 제주도에 있는 산들을 전부 올라보고 싶은 거죠?”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쉬운 일도 아니다.

 

16 : 39 주차장 도착

약속한 시간에 맞춰 주차장에 도착했고 버스는 몇 분 뒤에 출발했다.

오늘 마지막 일정은 ‘카멜리아 힐’, 동백의 정원 올레 길을 산책하게 된다.

여행길에, 낮은 산인데다 불과 한 시간에 걸친 산행이었지만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제주도의 오름 한 곳인 송악산을 찾은 것은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잠수함 체험을 포기하고 내 뜻을 따라준 아내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