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팔경(八景)중 하나인 속리산의 기암비경을 가다(늘재-비재)

 
제2006081034호       2006-09-10(일)

   
                                                                           -문장대와 천왕봉 전망-
  
자리한 곳 : 충북 보은군, 괴산군 경북 상주시
지나온 길 : 늘재-밤티재-입석바위-문장대-신선대-천황봉-피앗재-형제봉-갈령 삼거리-못재-비재
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 20.5km(06 : 08 ~18 : 15) 12시간 07분, 실제거리: 약25km만보기= 40,715보
 씨 : 맑음
함께한 이 : 단독 산행 
  
-마치 과수원에서 유실수를 인위적으로만든 나무처럼 기묘하다 -

속리산(俗離山)에 관한 기록
충청북도 보은군 괴산군, 경상북도 상주시에 걸쳐 있는 산. 높이는 1,058m이다.
784년(신라 선덕여왕 5)에 진표(眞表)가 이곳에 이르자, 밭 갈던 소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이를 본 농부들이 짐승도 저러한데 하물며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느냐며 속세를 버리고 진표를 따라 입산수도하였는데, 여기에서 '속리'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전에는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구봉산(九峰山)이라 하였고, 광명산(光明山)�미지산(彌智山)�형제산(兄弟山)�소금강산(小金剛山) 등 여러 별칭을 가지고 있다. 최고봉인 천황봉(天皇峰)을 중심으로 비로봉(毘盧峰:1,032m)�문장대(文藏臺:1,054m)�관음봉(觀音峰:982m)�길상봉(吉祥峰)�문수봉(文殊峰) 등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 팔경(八景) 가운데 하나에 속하는 명산으로, 화강암의 기봉(奇峰)과 울창한 산림으로 뒤덮여 있고, 산중에는 1000년 고찰의 법주사(法住寺)가 있다. 봄에는 산벚꽃, 여름에는 푸른 소나무,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 겨울에는 설경이 유명하다.
   
  -문장대와 천왕봉 주변의 맑은 하늘-
3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지는 문장대에 서면 산 절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하늘 높이 치솟은 바위가 흰 구름과 맞닿는다 하여 문장대를 일명 운장대(雲藏帶)라고도 한다. 이 외에 입석대(立石臺)�신선대(神仙臺)�경업대(慶業臺)�봉황대(鳳凰臺)�산호대(珊瑚臺) 등 8대와 8석문이 있고, 은폭동계곡(隱瀑洞溪谷)�용유동계곡(龍遊洞溪谷)�쌍룡폭포(雙龍瀑布)�오송폭포(五松瀑布) 등 명승이 많다 .법주사에는 법주사 팔상전(국보 55)과 법주사 쌍사자석등(국보 5), 법주사 석련지(국보 64), 법주사 사천왕석등(보물 15), 법주사 마애여래의상(보물 216) 등 국보�보물을 비롯해 각종 문화재가 있고, 사찰 내에 있는 속리의 정이품송은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 밖에 망개나무(천연기념물 207), 까막딱따구리(천연기념물 242)�하늘다람쥐(천연기념물 207) 등 627종의 식물과 344종의 동물이 서식한다.1970년 3월 24일 주변 일대와 함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84년 인근의 화양동구곡(華陽洞九曲)�선유동구곡(仙遊洞九曲)�쌍곡구곡(雙谷九曲)이 국립공원에 편입되었다. 매년 200만 명 정도가 찾는다.

 
산행이야기 
계절에 반한 저온현상으로 밤새워 추위와 싸우며 잠바를 이불삼아 선잠을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자동차 시동을 걸어 차내 온도 덥히기를 반복하는 사이에도 시간은 흘러 새벽이 찾아왔다
잠자리가 편해야 상쾌하고 개운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데 자동차에서 쭈그리며 추위에 떨고 일어나니 몸이 무겁고 고단했지만 오늘은 호화로운 산행중이라 승용차에서 내려와 가벼운 워밍업으로 몸을 푼다.(05:35)
무거운 몸을 움직여 산행들머리인 늘재에 닿았으나 지방도로라 갓길이 변변치 못해 여러 번 주차를 시도 했으나 차선이 타이어에 물려 다른 차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을까 마음에 걸려 너른 공터를 찾아 공장운동장에 안전하게 주차하고 등산복장을 갖추는데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몰아친다.
   
 
 
   --들머리 늘재의 아침풍경-
늘재는 지난 3월에 다녀간 곳이지만 악천후로 길을 잘못 들어 고생만하고 대간마루금을 비켜간 곳이라 다시 찾아온 구간이여서 친근감이 있는 삼신당과 보호수가 자리하고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정표를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했다.(06:08)
서서히 고도가 높여가니 이미 해오름이 끝났을 시각 이였지만 앞산이 가로막아 장엄하게 떠오르는 해맞이는 마음뿐이고 전망이 나아진 능선에 올라서니 연하게 깔려있는 아침안개와 맑은 하늘이 환상적인 분위기에 초연하게 떠오른 태양은 오늘 날씨가 맑을 것이라고 암시해주고 있었다.  
 
 
        --문장대에 오른 길목에서 본 기암들-
까다로운 암릉 지대를 통과하여 밤티재 절개지 남사면으로 마루금을 이어가며 절개 면에 장난감처럼 이은 동물 육교(이동통로)가 너무 행정편의로 건설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이어지는 마루금에 오른다.(07:35)
 
-밤티재의 동물이동 통로-
바위구간에서 호흡을 고르고 어제저녁 휴게소에서 얻어온 고구마로 아침식사를 때우고 까다로운 입석바위를 우회로 지날 때 오늘산행에 들어와 첫 등산객을 만났다.
하늘은 맑고 높았지만 바람이 차가워 땀 때문에 불편함이 없다 지난주에는 넘쳐흐르는 땀으로 덥다고 느꼈는데 일주일 사이에 가을을 가슴으로 느끼며 식수 한 모금을 마시니 감로수처럼 청량하다 어제 준비한 물이 아직 넉넉하게 남아있어 물 걱정은 불필요하다.
    --문장대를 배경으로-
멀리 시야에 들어온 문장대에 이른 시간인데도 찾는 이가 많아 철 계단이 쉴 틈 없이 분비고 있다.
따사로운 가을햇빛을 머리에이고 문장대 안내판에 닿았다.(10:22)
문장대에 올라서니 가시거리가 길어 사방으로 이어지는 첩첩산중의 파노라마는 가슴속까지 시원하도록 맑은 날씨가 베풀어준 여유로움에 취해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피부로 느낀다.
문장대휴게소에 들려서 오랜만에 점심식사를 매식하는 호화판산행을 즐기고 식수를 보충하여 신선대로 가는 등로는 이제까지 한산했던 구간과는 정반대로 많은 등산객들이 좁은 산길을 교행하고 지체되고 잡담과 소음으로 사색하기에도 자유롭지 못했다.
 
 
-   -문장대를 뒤로 하며 휴게소를 배경으로-
신선대(1,026m)에서 산행중 처음으로 양치하니 기분부터 개운해 진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이득하게 이어지는 대간마루금을 따라가 구멍바위를 넘어 천황봉 헬기장에 당도하였고 넓은 안부에는 산객으로 가득하다.(12:22)
 
 
 
 -신선대에서 천황봉 가는 길목에서-
쉬어갈 공간이 없어 멀게 느껴지는 봉우리를 향해 경사로가 이어지는 능선으로 숨을 헐떡이며 10여분 오르니 속리산 정상인 천황봉(1,058m)에 닿는다.(12:34)
부지런히 먼저 정상에 오른 산객들로 비좁은 봉우리는 발 디딜 틈 없으나 한반도 13정맥의 하나로, 종착지의 칠장산에서는 다시 서북쪽으로 김포 문수산까지의 한남정맥으로 이어지고, 남서쪽으로는 태안반도에 있는 안흥까지의 금북정맥으로 이어진 언젠가는 밟아야할 한남금북정맥 산줄기를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천왕봉 정상에 서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 어렵게 검정대리석에 새겨진 天皇峯 정상석 증명사진을 촬영하고 이어지는 마루금으로 들어서니 험하고 급한 내리막이 길게이어지며 소란하고 무질서하던 산객이 보이지 않았고 자연속의 고요가 찾아와 마음이 편해지며 대목리 삼거리 안부에 이르렀고 다시금 가벼운 오름으로 접어든다.(13:00)
사람은 참으로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얼마 전까지도 마음이 맞는 산객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자연스러웠는데 언제부턴지 고요하고 평화로움 속에서 사색하는 산행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산행을 즐기며 부드러운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어디선가 말소리가 가까이 들려오더니 3명의 산객과 교행하고 피앗재에 내려선다.(15:01)
 -피앗재에서-
안내표에는 형제봉까지 1.6km가 남았다고 기록되어 있으니 서둘러야 해떨어지기 전에 목적지까지 산행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오자 마음이 바빠진다.
남아있던 과일을 깡그리 비우고 작은 봉우리를 넘어 가파른 오르막을 힘겹게 치고 오르니 바위봉우리인 형제봉 정상이 올라와 보라고 유혹하여 스틱을 세워놓고 바위를 타고 오르니 시원하게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으나 정상을 알려주는 표식은 초라하게 썩어가는 사각나무에 흰 색칠을 한 1m도 안 되는 나무판이었고 그나마 넘어져 있어서 바위 홈에 세우고 있는 나그네의 마음이 유쾌하지 않았다.(15:56)
 -형제봉의 전망은 장관이였다-
오르내림이 이어지며 순한 흙길을 넘어서니 바로 갈령 삼거리에 이르러 식수로 목을 적시고 사탕하나를 입에 물고 이마에 묻어나는 땀을 훔친다.(16:20)
 
 
-갈령재로 가는 길목 전망이 트인 곳, 돌아갈 도로가 실처럼 보인다-
헬기장을 지나 서쪽으로 기울고 있는 태양이 부지런히 가고 있건만 오늘따라 급하게 기울고 있다고 생각하며 못재에 이르니 기습적인 피로가 밀려와 마지막 남은 초콜릿으로 기운을 돋우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17:01)
-못재에 도착하여-
간간이 차지나가는 자동차소리가 들려오고 있으니 산행이 끝나간다는 희망으로 비탈길을 내려서니 반가운 철계단이 시야에 들어오고 지루하게 느끼며 기다리고 고대하던 비재에 닿았고 길게만 생각되었던 12시간 10여분의 지루한 산행을 마감하는 순간이다.(18:15)
-비재 희망의 계단위에 닿았다-
외진 지역이라 평소에도 차가 드물게 다니는 도로며 늦은 시간이라 주유소까지 걸어가려면 30분은 소요되어 차가오기를 기원하며 계단을 내려서는데 자동차소리가 멀리서 들려와 급하게 도로에 내려서니 트럭한대가 다가오고 있다.
손을 드니 차를 세우고 유리창을 내렸다.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하니 차안이 지저분하지만 괜찮으면 타라고 허락하여 급한 마음으로 사용하던 스틱을 그대로 들고 차에 올라 슬며시 접으며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으니 다행히도 송면까지 간다며 나더러 어디에서 왔으며 목적지가 어디냐고 묻는다.
서울에서 왔으며 늘재까지 가는 길이니 신세를 지자고 했더니 늘재라는 지명을 모르기에 화북을 지나 송면가는 길목에 있다고 설명해주니 좋다고 승낙하며 구수한 경상도사투리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자신은 포크레인 기사로 일하고 있는데 동료가 작업하다 굴삭기가 망가졌는데 외지에 사는 사장이 내려와 저녁회식자리를 마련하여 참석차 간다는 것이다. 화북면 소재지에 다가왔을 때 전화벨이 울렸고 전화통화를 끝낸 다음 미안한 표정으로 약속장소가 화북으로 변경되어 목적지까지 태워드릴 수 없으니 여기서 내려야 한단다.
여기까지 태워주어서 고마웠다는 인사와 즐거운 회식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남기고 트럭에서 내렸다.(18:30)
 
 -속리산의 야생화 아름답다-
산골마을이라 그런지 인적이 드물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학생둘이 다가와 늘재 방향과 버스시간을 물어봤지만 모른단다.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와 사람도 보이지 않아 파출소에 들어가 늘재까지 거리와 버스시간을 물으니 버스는 이미 끊어졌다며 무슨 일이냐고 물어와 자동차가 거기에 있으니 회수하러 간다고 말하니 잠시만 기다리고 있으라하여 기다리고 있는데 모셔다 드리겠다고 경찰차를 가져와 태워주어 미안한 마음 이였지만 편안하게 늘재까지 가면서 경찰관이 서울어디서 오셨냐고 물어 집이 응암동이라고 했더니 고향사람을 만난 양 반가워하며 20년간 서부서 관할에서 근무했고 응암5거리파출소에서 월드컵 때까지 근무하다 복잡한 도회지가 싫어 조용한 오지인 고향으로 자원하여 근무 중이라며 너무도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흐뭇한 기분으로 자동차를 회수하여 시원하게 뚫려있는 지방도와 국도를 거침없이 달려 증평읍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고속도로에 진입했으나 교통체증이 심하여 휴게소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자정쯤에 출발하여 귀가했다.(02:15)
 
 -문장대로 가는 길목의 기암-
 
어필로그
이번산행은  아주 특별했고 감사드려야할 분들을 많이 만나 가을들녘처럼 넉넉한 나들이였다고 정리한다.
은티재에서 위험구간이라고 야간산행을 말려준 베테랑 산꾼 고 선생!
깊은 산중에서 날은 저물고 대중교통 수단이 끊어진 시각에 비재에서 화북까지 태워주고 말동무가 되어준 포크레인 기사님!
친절과 봉사라는 직업의식이 투철하고 마음씨고운 상주경찰서 화북지구대에 근무하신 경찰관님!
마음의 여유가 없어 고마운 분의 호의에 변변하게 고맙다는 인사와 통성명도 나누지 못한 송구함을 가슴으로 전하며 호의를 베풀어주신 고마운 분들께 이글을 통하여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경비는 많이 지출했지만 아름다운 만남이 많았던 행복한 시간 이였고 일정상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고 오랜만에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많은 사색하는 산행 이였다고 자평하며 끝가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끝-.
 -문장대에서-
소요경비
문장대휴게소중식 :6,000원  석식(증평) :5,000원   도로비 :4,700원   일계:15,700원   이틀간 총 경비 :61,800원
*.유류는 출발 때 가득하여 보충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산하지 않았음.

 
~아련한 꿈과 희망을 염원하며 백두대간 국립공원 속리산 천황봉 능선에서 땀을 씻으며~ 

 
2006-09-15

 
계백(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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