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의 하루(속리산 서북능선에서...)

언제 : 2010.09.18(토)

어디로 : 속리산 서북능선

누구랑 : 아내랑 산마루 산악회따라서

나는 뱁새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어렸을 때부터 "뱁새가 황새 쫒아가다가는 가랭이 찢어진다"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살았다. 철이 들어 생각해보니 자기 분수를 지키고 오바하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가급적이면 그말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지냈는데 그건 산행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뱁새는 작아도 알만 잘 낳는다"라는 말이 있기는 있지만 말이다....ㅋㅋㅋ

산꾼들의 로망인 문장대-관음봉 코스가 40년만에 해금되었다고 여기저기 산악회에서 관음봉을 탐했으니 산마루에서도 시의적절하게 일정을 잡았는데 A조는 신정리에서 상학봉-묘뵹-북가치-관음봉-문장대로 7시간 코스고 B조는 하북분소-문장대 원점회귀다. 나같은 쫄때기 산꾼도 관음봉의 명성은 익히 들어온 터라 욕심을 내고 싶었지만 황새가 7시간 걸린다면 뱁새는 당근 9시간은 걸릴터! 그러니 문장대에서 천황봉쪽으로 경업대, 신선대, 비로봉까지만 댕겨오든가 관음봉까지는 못가드래도 완주하는 황새조의 선두를 만날때까지만 가다가 내려올 심산으로 어렵사리 근무조를 바꾸어 산행에 동참하게 되었더라

이번에도 버스 2대가 동원되었으니 많은 인원이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수 있을런지 마음이 불안한 황대장님은 예정에 없었던 탈출로를 지정하고 14시까지 북가치에 이르지 못한 사람은 관음봉으로 가지말고 무조건 북가치에서 운흥리로 하산하라고 꽤나 강경한 어조로 지시 하니 문장대에서 관음봉까지 2시간이나 걸린다는데 왕복하면 합이 4시간인데 어지간하면 A조를 타다가 정히 어려우면 북가치에서 내려가면 되지 않겠는냐는 아내의 말에 나도 그만 마음이 흔들리고 만다.

언제나 아내의 참견은 나를 흔들리게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드냐?"고 노래한 시인도 있지 않은가?.....ㅋㅋㅋ 그렇게 속리산 서북능선에서 뱁새의 하루가 시작되었으니 어디 그 사연좀 들어 보실라우?....

뱁새의 하루 일정

09:40 선두조와 멀찌감치 떨어져 혼자 마을 안쪽으로 걸어가는데 검은 장화를 신은 60 년갑은 될성 싶은 노인네 둘이 기다란 쇠꼬챙이를 들고 걸어오면서 조용히 하는 말을 듣게 된다

송이꾼A : 주차장까지 버스가 올라오면 개판되고 말거여!...

송이꾼B : 암만...그럴테지!...

빵과버터 : (속으로 : 이 냥반들이 말하는 소리하고는!...그럼 우리가 개란 말여?....ㅉㅉㅉ)

나도 구병산은 두 번 다녀왔고 상학봉-묘봉은 운흥1리에서 신정리로 2007.06.02 다녀왔으니 충북 알프스가 전혀 생소한 이름은 아니다.

09:50 앞에 몇사람이나 갔는지 뒤에 몇사람이나 남었는지 모르지만 오늘도 나는 혼자 천천히 걷는다. 역시 나는 혼자 걷는데 편하다.

10:23 임도가 끝나고 계류를 건너 산길울 오르는데 아랫쪽에서 사람들 기척이 들린다. 혹시 내가 길을 잘못들었나 싶어 어이?...산마루?...하고 기척을 내니 뒤에 오던 젊은 남자가 냅둬요!...그쪽에도 길이 있어요!..하길래 그러나 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아래쪽으로 갔던 사람들은 아내를 포함한 몇십명이 심하게 알바를 했다카더라!...ㅋㅋㅋ

쉬엄쉬엄 오르는데 "강앤오"도 관음봉을 포기하고 북가치에서 내려갈 요량인지 널널하게 늘어져 길도 아닌 수풀속에서 어슬렁 거리며 올라오는데 앤오는 팔공산 이후 처음 산행이라며 초장인데도 무척 힘들어 한다. 나역시 마찬가지지만...

빵과버터 : 왜 그쪽에서 올라오슈?....

강앤 : 송이가 있을까 싶어서예....

앤오 : 송이는 무슨?...소나무가 있어야 송이가 있제....

10:52 운흥1리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나는 삼거리다.

옴마!...이제 구절초의 계절이 왔구나!...

상학봉 방향이다.

11:04 도대체 이눔의 이정표는 500메타를 어디다 팔아먹은겨?....

11:14 당신도 알바링?...아내도 알바링중이란다...좌우지간 오늘 나를 만나는 사람은 무조건 알바링한 사람들이다...ㅋㅋㅋ 선두팀과는 이미 1시간 정도 갭이 생겼을텐데 문장대까지 간다니 어찌 깨림칙한 느낌이 들었지만 다행히 건장하고 젊은 봉섭씨가 뒤를 받치고 있었고 이제까지 뒷풀이 준비한다고 산행다운 산행 한번 못하고 맨날 부엌칼과 국자만 휘뒤르고 있었으니 오늘처럼 좋은 코스에 욕심을 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싶었다.

빵과버터 : 그러면 뒷풀이는 누가 챙긴다냐?....

수피아님 : ....괜찮아요....

빵과버터 : 될되로 되라 그거여?....

수피아님 : ....몰라요!....

그렇게 잠시 쉬다가 이때가 아니면 언제 빚을 갚으랴 싶어 냉동 곳감 3개를 꺼내 나눠먹고 그녀를 보내는데 물통에 물이 반통밖에 없었다. 나중에 들으니 알바링팀은 물이 없어 계곡물까지 퍼먹었다나 어쨌다나?...ㅋㅋㅋ

이눔의 와이어 스프링 때문에 식껍했는데....로프가 바위에 쓸려 닳지 않도록 제법 근사한 착안을 했지만 지친놈이 멋도 모르고 이 로프를 잡고 힘을 주고 오르다가 이눔의 스프링이 아래로 조여지는 바람에 떨어지는줄 알고 간이 오그라 붙었더라...

어디쯤이었을까?...땀은 철태범벅으로 흐르고 호흡은 기차 화통처럼 식식거리고 왼쪽 종아리에서는 조그만 쥐새끼가 어디쯤 물어볼까 싶어서 살금살금 돌아댕기니 큰쥐가 와서 덮석 물기전에 작은 쥐를 살살 달래고 야루는데 사람 기척이 나서 돌아보니 여왕 전하께서 친구와 함께 얌전한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올라온다. 전하가 가는 길앞에 낡은 똥차가 뭉기적 거리는 것도 불경한 일이지만 당장 나의 거친 숨소리를 전하께 들리게 하는 것이 면구스러워 얼른 길을 비킨다.

꽃의여왕 : 많이 힘드시나보죠?....

빵과버터 : 힘드는것도 그렇지만 내 숨소리가 원체 시끄러워 챙피해서 그러니 먼저가슈...

꽃의여왕 : 왜 같이 가시지요?...

빵과버터 : ......(속으로 : 그건 전하께서 나를 몰라서 하는 소리요....나하고 같이 가다가 무슨 덤터기를 뒤집어 쓸라고 그러슈?...어서 가슈...ㅋㅋㅋ)

토끼봉쪽이다

토끼봉쪽이다.

11:34 가평이씨 무덤은 기억이 나는구나

토끼봉과 모자바위

 

 

관음봉과 문장대...속리 주능선이 환하게 떠오른다

관음봉 문장대 줌인

 

 

11:55 몇 개의 암릉을 로프를 잡고 내려와 산길을 좌로 트래버스 하는데 뒤에서 촌장님과 아내가 나타난다. 반갑기도 하고 안쓰럽기도해서 "알바했대메?...."하고 농담을 던졌더니 갈길은 멀고 먼데 알바링에 짜증이 난 아내는 입이 댓발이나 튀어나와 죽어도 관음봉에서 죽겠다는 일념으로 씩씩거리며 앞으로 치고 나가고 촌장님은 곤죽이된 얼굴이다.

빵과버터 : (속으로 : 어허!....웬간하면 나처럼 북가치에서 탈출하시지!....ㅉㅉㅉ)

 

12:06 2년전에도 있었던지 기억이 나지 않는 나무계단이다.

 

 

12:23 개구멍 바위

 

12:27 또 한번의 전망바위에서 경이로운 소나무를 보다

어휴!...이눔의 로프줄...많기도 많어라!...

관음봉과 상학봉

12:40 상학봉 못미쳐 시원한 골바람이 이는 널찍한 곳에서 혼자서 점심을 먹는다. 혼자 점심먹는 일이 청승맞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혼자 점심 먹는데도 이골이 났으니 지금까지 걸어온 산길을 기억할려고 애쓰고 앞으로 걸어야할 산길에 유념할 곳은 어딘지 지도를 펴놓고 따져가며 산행기 포맷은 또 어떻게 꾸밀까?..어쩌고 하면서 되도록 천천히 먹으면서 체력을 끌어올린다. 이렇게 산행방정식을 인생방정식에 대입해서 살아왔다면 참 좋았을텐데 너무 늦게 산행에 입문한 것이 아쉽다...

명당자리임을 눈치챈 전주팀이 합류한다. 전주댁!...매실주 잘먹었다오!

 

13:03 2년전에는 파이프 사다리가 있었는데 이제 치워 버렸구나!...굳이 올라가봐야 봐줄사람도 없고....

얼핏보면 스핑크스와 비슷한데 천천히 드려다보면 좌,우,정면 3개의 얼굴을 가진 바위이다.

소나무를 프레임으로 넣어 잡아봤다.

순한 메리노 면양 같기도 하고...

속리 주능선솨 상학봉

까다로운 로프 구간

 

 

13:23

 

암릉에 놓여진 밧줄이 얼마나 많던지 이제 밧줄만 보면 징그럽다....

또냐?...

 

 

 

 

묘봉을 앞에 두고 관음봉과 문장대

 

 

 

성급한 마음으로 묘봉을 당겨보다

 

14:13

 

발디딤 철판을 철거했어도 오르는 사람도 내려오는 사람도 밧줄을 잡고 오르 내리지 우회길로 돌아가는 사람은 나는 물론 아무도 없더라!...사람의 심리는 참 요상하다요?....ㅋㅋㅋ

 

추억의 가설물이다. 동그란 구멍이 여러개 뚫린 철판은 한국전쟁때 미공군이 임시 활주로를 건선할 때 쓰여진 거란다. 어렸을 때 더러 시골집 울타리로 쓰여진것도 보았다.

14:44 묘봉에 고상돈의 기념비가 있는 것은 좋은데 그 옆에 커다란 쓰레기 봉투가 널려 있는 것이 안타깝다. 상학봉에서 묘봉까지 1km에 1시간 40분이나 걸렸으니 나는 정말 뱁새였더라!...ㅋㅋㅋ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한 산악인 고상돈은 1948년 12월 29일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그는 1970년 대한산악연맹 회원으로 가입, 활동하다가 1977년 김영도 대장을 비롯한 18명의 대원들로 구성된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참가했다

1977년 9월 15일 2차 공격조로 나선 고상돈은 정상을 출발한지 7시간 20여분간 극한의 사투 끝에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태극기를 흔들었다. 국가로는 8번째, 산악인으로는 55번째만 에베레스트가 정상을 허용한 순간이었다. 그가 정상에서 무전을 통해 “여기는 정상, 더 이상 오를 데가 없다”고 했던 당시의 말이 유명하다. 6일전 박상렬 대원이 1차 공격조로 나섰다가 악천후와 산소 부족으로 불과 100m를 남겨두고 포기했기에 고상돈의 등정은 더욱 감격적이었다.

그러나 2년 뒤인 1979년 5월미국 알래스카 매킨리봉 등정에 성공하고 하산하다가 자일 사고로 추락하여 사망, 영원히 한국 산악계의 전설로 남게되었다. 제주도 한라산 1,100m 고지에 그의 묘소와 동상이 있다. 1977년 청년대상, 체육훈장 청룡상을 수상했다. (웹에서 옮김)

묘봉의 여심!...

묘봉에서

14:49 소나무 아래 암벽을 로프 잡고 내려오면 왼쪽길은 운흥1리고 내려가고 직직은 관음봉 방향이다. 오르고 내리는 북적거리는 사람들속에서 "강앤오" 와 우리 일행인듯한 몇명의 탈출조가 눈에 띄인다...참 희한한 산이다. 상학봉에서 묘봉까지 그렇게 많은 암릉과 로프로 혼을 빼더니 묘봉을 내려오니 그야말로 순한 육산이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한점은 오직 북가치밖에 없었다.

빵과버터 : (속으로 : 단단히 보고 가야혀!...거기를 놓치면 난리나는겨!....)

15:44 산행하면서 길을 묻는 일은 자존심 상하고 애들말로 쪽팔리는 일이다. 그러나 급하면 키우던 소도 잡아먹는데 어쩌랴?...그눔의 쥐새끼들은 이제 살판 났다는 듯이 왼쪽 오른쪽 허벅다리로 돌아 댕기더니 심지어 발까락까지 물어대고 난리다. 젊은 산꾼 서넛이 관음봉쪽에서 내려 오다가 나를 보더니 혼자 중얼거린다. "저 아저씨 이 시간에 넘어갈려면 욕좀 보겠는데?...." 등로 옆으로 벗어나 배낭을 벗어 버리고 등산화 신은채로 엄지 발까락을 뒤로 제끼면서 내공(?)을 끌어 올리는데 또 관음봉쪽에서 남자 서너명과 초보처럼 보이는 여자들이 널널하게 내려온다.

빵과버터 : (속으로 : 우리도 관음봉 쪽에서 내려왔으면 좋았을텐데!...) 아저씨 북가치까지 갈려면 멀었어요?....

젊은산꾼 : 북가치요?... 모르겠는데요...

늙은산꾼 : 북가치요?...북가치는 모르지만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한 20분쯤 올라가면 있어요....

빵과버터 : ???....(속으로 : 북가치가 어딘지도 모른다면 당신도 별수 없겠군!...)

잠시후 강호동처럼 생긴 40대 후반의 남자가 그 또래의 여자를 데리고 내려온다.

빵과버터 : 아저씨 북가치까지 갈려면 멀었어요?....

다른산꾼 : 북가치요?....흐미!..어르신!...지나쳐 왔어요!...우리도 북가치까지 가는데 한 500메타 더 내려가야되요

빵과버터 : ????.......아니 그럴리가 없는데?....내려가는 길이 없었는데?....

하도 내가 강경하게 대드니 다른산꾼도 지도를 꺼내서 드려다 보면서 우리도 북가치까지 내려가는데 내 말이 틀림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면서 댓짜곳짜 내 배낭의 얼음물을 꺼내서 벌컥벌컥 마신다. 그때 갑자기 떠오르는 그림 하나가 있었으니?...어이쿠!....그 썩을 놈들!!...그놈들이 길을 막고 있었구나!...

만일에 산에서 길을 물게되면 여자한테 물어보지마라! 백발백중 실패다....대부분 여자 산꾼들은 산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지만 설사 안다고해도 이 영감쟁이가 자기한테 작업거는줄로 오해하고 소 닭보듯 본체만체한다. 젊은 산꾼도 안된다. 그네들은 씩씩거리고 앞으로만 치고 달리지 주변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도움이 안된다. 단지 여자산꾼을 몰고 댕기는 활달한 성격의 산악회 소속의 남자들은 성공이다. 그네들은 자신의 산실력을 자랑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고 특히 여자 앞에서 자기가 인정많고 자상한 남자라는 인상을 보여주고 싶어하기 때문이다....ㅋㅋㅋ

15:46 "도둑을 맞을려면 개도 안짖는다"더니 오늘이 꼭 그날이 되고 말었다. 나는 평소 산행할 때 이정표가 있는 곳이나 지형적으로 야리꾸리한 곳은 디카에 담는데 오늘은 이곳을 빠뜨리고 말었다. 그러니까 묘봉을 내려와서 육산길을 20여분이나 내려왔을까 싶은 곳에 이르러 지형적으로나 거리상으로 이곳이 북가치구나 싶었는데 공교롭게 이곳에 10여명의 남녀 산꾼이 퍼질러 앉아 웃고 떠들며 쉬고 있었고 이정표 아래는 땅바닥에 붉은 꼬리천과 산마루 표지기가 관음봉쪽으로 얌전히 놓여 있어 조금더 오르면 탈출로에 표지기가 있으려니 하며 올라가고 말었다.

나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우리의 선두 대장님이 탈출로인 북가치에는 관음봉 직진코스와 운흥리 방향으로 표시기를 같이 깔아 놓았을거라고 백프로 믿고 있었는데 관음봉 방향으로만 붉은천 표지기와 종이 표지기가 2개가 나란히 놓여있었으니 조금 더 오르면 내려가는 방향으로 표지기가 있겠지 생각하고 그냥 올라가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30여분 알바링 빽을 하고 북가치에 이르니 약자(뱁새)를 위한 배려는 최근 정치권의 화두인 "공정한 사회"와 맥을 통한다 싶어 피식 웃음이 나오드라!....

다른산꾼 : 어르신!...인자 숨좀 돌리게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빵과버터 : 안되아!...나는 화북분소까지 가야허는디 시방 맘이 급해여!...

16:23 시원하고 깨끗한 절골 계곡에서 알탕은 고사하고 보리밥 쉰내나는 머리도 감지 못하고 서둘러 내려 오다가 운흥2리 임도 시작되는 계류에서 드디어 마지막 쥐가 물고 지랄한다....

16:30 임도가 끝나고 마을길 시작이다.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메밀꽂

흔히 자식 키우듯 소를 키웠다고 하더니 이렇게 검불하나 뭍지 않고 깨끗하네!...잘때 끌어안고 자도 되겠네!...ㅋㅋㅋ

누렁이 가족

16:43 마을안쪽에 들어서니 걸망안의 휴대폰이 자지러지게 울어댄다. 아내인가 싶어 열어보니 모르는 전화번호가 찍혀있다.

빵과버터 : : 에!...

강앤오 : 성님예?...어디쯤 기시는데예?....방금 차 불렀어예!...

빵과버터 : : 그랴!...마을회관 태극기가 보이는곳 쯤 왔으니 내 금방 가꾸마....

마을회관앞에 이르니 강앤오는 개운하게 알탕을 했는지 말간 얼굴로 까만 비닐 봉다리에서 시원한 깡맥주 한통을 건네준다. 차를 불렀다기에 택시를 불렀는가 싶었는데 산악회 버스를 불렀단다...

강앤오 : 탈출한 사람이 다섯인가 더 있다고 했는데 택시타고 먼저 갔는지 않보이는데예?...차가 올때까지 저아래에서 대충 씻으시지요....

빵과버터 : : 앙이다!...화북분소 화장실에서 씻으면 되제!...언릉 가자!...버스를 불렀다니 미안해 죽겠구먼!...

마침 저 위에서 대형버스가 깜빡이를 깜빡깝빡 거리면서 내앞으로 다가오더라!....(산행기 끝)

18:05 아내의 귀환

18:50 그리고 썸싱 스페셜!....(산행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