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서북릉 ( 상학봉 ~ 묘봉)
 
산행일시 : 2010. 10. 30 토  10:30 ~ 16:30
산행자 : 단독산행
산행코스 : 운흥리 - 능선 - 토끼봉 - 상학봉 - 묘봉 - 북가치 - 용화리 - 운흥리
 
<프롤로그>
 
2주전 휴가를 내어 홀로 당일치기 울산바위를 다녀왔다... 올 봄 남덕유산 산행 후 반년만의 산행이다. 다시금 산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3년간의 사회생활동안 나는 잠시 산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에대한
통제력은 조금씩 사라져갔고 어느순간 내 자신은 욕심과 자만심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그런 나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었고 주말의 모든 약속을 뒤로한채 다시 베낭을 꾸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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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인 운흥리에서 바로본 서북릉)
 
사담계곡의 아름다운 골짜기길이 끝나자 시야가 트이며 속리산 서북릉이 한 눈에 들어왔다 문장대에서 활목고개까지 이어지는  왕관모양의 서북릉 ...
대부분의 사람들이 속리산하면 법주사코스를 떠올리지만 오늘 가고자 하는 서북릉은 최근에 완전개방되어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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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길에 바라본 서북릉)
 
등산로는 완만하여 산행에 무리가 없다. 낙엽은 푹신하고 공기는 상쾌하다..
능선으로 이어진 계곡길은 숨을 고르기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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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부터 암릉의 연속이다)
 
능선에 오른 후 부터는 급경사와 암릉길이 시작된다. 속리산 서북릉의 암릉길은 매우 위험하다. 날씨가 조금만 좋지않아도 진행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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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리 방향)
 
전망좋은 바위에서 신정리방향을 바라보니 승용차한대가 유유히 계곡을 빠져나가고 있다. 계곡사이로 난 시멘트길이 너무도 정겨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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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했던 암릉)
 
이 곳을 앞에두고 어느 아주머니 한분이 먼저 오르셨다.
오늘 이런길을 숱하게 만나게 된다.
이 아주머니는  남자도 힘든 이길을 단숨에 오르시는데 분명 여군출신이실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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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학봉)
 
상학봉 정상에 있던 사다리는 인근 공사장에 빌려간 것일까? 정상을 오르지 못하고 묘봉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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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봉가기전 사람얼굴바위)
 
가운데 바위를 유심히 보면 사람옆모습과 너무도 닮았다. 미남바위로 명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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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봉이 300미터밖에 남지않았지만 체력소모는 3km구보와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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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봉)
 
나타날 것 같지 않았던 묘봉에 드디어 도착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망무제의 경관은 가히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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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봉에서 바라본 속리산 주능선 ; 왼쪽부터 관음봉, 문장대,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 천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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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봉에서 바라본 용화리 ; 용화온천 개발문제로 괴산군과 상주시간 다툼이 심했던 곳이다.)
 
바위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본다. 혼자산행의 장점은 충분한 사색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에선 아무리 혼자있어도 맘편히 생각할 시간이 없다. 산에선 내가 가장소중히 생각하는 부모님께 효도, 연인에 대한 사랑, 직장에서의 성공, 나에대한 통제에 대하여 충분히 되돌아 볼수있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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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치)
 
묘봉에서 하산 후 처음이자 마지막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문장대까지는 오르내림이 심하고 암릉길을 통과해야 한다. 상당한
체력을 요구하는 구간이다. 여적암길은 완만하지만 하산후 마을까지 약4km정도 걸어야 한다. 대학때 속리산 암자에서 3개월간 공부를 한적이 있었는데 이때방문했던 기억으론 탱화가 유명했던걸로 기억한다. 속리산 9암자중 가장 나중에 생긴 암자이다.
 
나는 용화리로 가야하기 때문에 미타사길로 접어들었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과는 달리 매우 부드럽고 완만한 길이 나타난다.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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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1시간여를 하산하면 시멘트길이 나타나고 용화리까지 이어진다.
내가 가장좋아하는 늦은 오후의 햇살과 함께해 더욱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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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리에서 바라본 서북릉)
 
용화리에 도착하여 운흥리까지 아스팔트길을 터벅터벅걷는다.
걸어온 서북릉을 바라보며 오늘도 좋은 스승이 되어준 속리산에게 너무도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