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05. 11. 13. 일요일. 흐림

○ 코   스 : 신정리 - 미남봉 - 매봉 - 상학봉 - 주전봉 - 묘봉 - 속사치 - 법주사

○ 소요시간 : 6시간 10분

  

○ 산행동기 : 이제 단풍철은 지난 듯 합니다. 따뜻한 남녁의 한가로운 산을 찾아도 빨간 애기단풍은 바짝 말라 꼭 움켜쥔 아기손처럼 웅크리고 있으니 더 이상 단풍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여, 눈내리고 빙판진 겨울이 오기전에 찾아볼 멋진 암산이 어디일꼬 생각타 결정한 것이 속리산 상학봉 구간.

  

산행을 마치고, 그 선택에 항상 만족할 수는 없는데 이번의 판단은 참으로 옳았던 것 같다. 멋진 암릉으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능선. 위험하기는 하지만 위험속에 묻어나는 스릴과 절경이 있으니 조심스럽게 안전에만 유의한다면 더없이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 될 듯 하다.

 


신정리 주차장의 안내도. 비포장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면 넓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진입로가 계곡을 따라 들길로 이어지기 때문에 안에 넓은 주차장이 있으리라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산행거리를 미리 알아볼량으로 이곳저곳을 검색해도 정확히 표기된 곳이 없어 궁금했는데 이정표를 보니 그나마 신정리 주차장에서 묘봉까지의 거리가 8.7킬로미터에 이름을 알 수 있습니다.

거북바위! 주차장에서 300미터 정도 오르면 길옆에 있습니다. 그러나 보는 이마다 맹꽁이 또는 두꺼비를 더 닮았다고 합니다.

주차장에서 임도를 따라 800미터 정도 오르면 미남봉을 오르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미남봉은 임도를 탈출하여 계곡을 건너야 합니다.

미남봉 5부능선에서 바라본 신정리 주차장 방향.


삼거리 안부의 재에서 우회전. 미남봉 8부능선에서 바라본 신정리 주차장 방향.


미남봉!


멋지게 생겼다.


미남봉을 지나 매봉으로


 


바위에 걸쳐져 있는 스테인리스 사다리가 보이죠?? 오늘 상학봉코스는 저런 스테인리스 사다리. 참나무 사다리. 바위와 바위 사이를 잇는 스테인리스 다리. 로프, 슬랩 등 수없이 만나게 됩니다.


스테인리스 사다리를 타고 오르니 마당바위처럼 넓은 광장이 펼쳐지고, 그곳에서 지나온 능선을 바라봅니다.


 


속리산을 찾을 때마다 심한 눈보라와 종일 쏟아지는 비로 인하야 앞사람 발뒤꿈치로 흘러나오는 기억 없는 길만 보고 왔는디 오늘은 조망도 좋고, 쥑입니다.


그래서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생겼을까???? 오늘도 비가 온다기에 큰 기대는 않고 갔는데 거침없이 좋은 경치에 빠져볼 수 있게 되니 그저 횡재한 기분이다.


달팽이 닮았다. 달팽이 바위라 할까????


줄기처럼 뻗어나간 능선도 아름다움이 만만치가 않다.


저 멀리 문장대까지 굽이굽이 보입니다.


줄을 서시오. 80도 경사의 5미터 쯤 되는 암벽을 오르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구간이 산재해 빨리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산. 마음을 비우고 그저 산속에만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그래서 속세와의 이별하는 산이라 이름 하였는지 모르겠다.


저 아지매가 여자 해병출신이란다. 해병대 훈련이 상당하기는 상당한가 봅니다. 


한 봉 넘고 나면 또 기암의 봉! 높이가 고만고만한 봉들이 오르락내리락 계속 이어지니 "애고~ 이제 고만 넘고 싶다"는 아짐들의 푸념도 들린다.


함께 간 산님들과 무리지어 걸음을 맞춰 가기는 어렵다. 줄서는 구간이 너무 많다. 어쩔 수 없이 홀로 산행을 한다.


상학봉! 원래는 왼쪽 스테인리스 사다리를 타고 올라서는 바위 정상에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었는지 흔적이 남아있다. 대개 표지석은 최상단에 설치되어 있는데 일부러 아래로 옮긴 것을 보니 아마도 상단 바위 표면이 넓지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올라 서로 무의식중에 스치게 되면 그대로 추락하여 심각한 인사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하여 그런 듯하다.


끝없이 계속되는 암봉과 능선. 계속 같은 모습처럼 보이나 절대 같은 모습이 아닌 전경.


묘봉에서 법주사 방면으로 뻗은 줄기능선.


석굴 틈 두 군데를 빠져나오고 곧바로 로프를 타고 내려 다시 주전봉쪽으로 올라야 한다. 이번엔 능선을 가로 돌아 오르는 길만 있고 암벽으론 로프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우회하는 길은 외길이라 심각하게 정체되어 느릿느릿 세월을 낚는다. 어쩔 수 없이 암벽을 타고 올랐다.


능선을 오르다 뒤돌아 한 장 담으려고 봤더니 신원불상의 여인이 바위 뒤로 숨어 실례를 하고 계신다. 으메! 저 아지매 지형지물을 잘못 이용했구먼. 괜히 이상한 넘으로 오인할까 봐 얼른 카메라를 off 하고 봉우리 정상부를 향해 헐떡헐떡! 누가 쫒아오는 것도 아닌데 괜스레 걸음이 빨라진다.


솔숲 뒤로 좌측 높은 봉이 관음봉, 오른쪽으로 작은 봉 넘어 뾰족하게 솟은 봉이 문장대. 문장대를 세번만 오르면 극락을 간다나 어쩐다나.......


묘봉


묘봉위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경치가 좋습니다. 줄서느라 못가고, 경치 구경하느라 못가고....... 진도가 안나갑니다. 오늘은 낙제생이 될 듯 합니다. 


묘봉을 내려서며 잡은 비경입니다.


닥치면 한다. 그래도 내 마눌은 못 시킨다. 그래서 마눌한테 원망만 듣는다. 혼자만 산에 다닌다고.....




묘봉 정상부! 이곳에서 잠시만 내려가면 북가치 사거리가 나오는데 지도상으로는 상당한 거리로 여겨지는데 실제로 너무 짧아 한봉 더 넘어야 되는게 아닌가 싶었고, 시간을 보니 하산 종료시간까지는 2시간 남짓 남았을 뿐만 아니라 북가치를 지나 관음봉 방향으로는 거의 사람들이 가지 않으니 더 가더라도 충분히 하산시간을 맞출 수 있겠다 싶어 혼자서 후다닥 내달렸는데 법주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속사치에 이를때까지 보이지 않았다.


속사치에서 법주사로 이어지는 하산길! 통행이 별로 없는 듯.......


아무도 보이지 않고 들리는 것은 바람에 낙엽지는 소리와 깊은 계곡에 가늘게 떨어지는 물소리 뿐. 시기만 맞췄으면 기막힌 단풍을 숲을 보았겠다.


긴 긴 오솔길을 내려서니 석문이 보입니다. 지도상에는 이곳 석문에서 좌로는 북가치로, 우로는 문장대로 오르는 길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내가 본 것은 없습니다. 통행이 거의 없는데다 낙엽이 수북히 쌓여 길을 덮어버려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석문을 통과하자 넓다란 공지가 나오고, 여기서 부터 차량이 충분히 다닐수 있는 넓이의 임도가 법주사까지 이어집니다.


낙엽이 허공을 가르고 내려앉아 상처난 뿌리를 감싸고, 새봄에 피어날 아름다운 영혼을 품고 있습니다.


법주사 뒤 축구장에 이를 즈음의 길.



이제 법주사로 들어섭니다. 헐레벌떡 뛰기도 하고 부지런히 걷기도 하였더니 하산 종료시간에서 30분 정도 여유가 있습니다.


샅샅히 뒤지고 다녔습니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볼거리가 많으니 시간을 점검하는 것은 형식으로 밀립니다.












마애여래불




법주사를 나서니 계곡에 고요가 깃들고 낭낭한 염불소리 물결처럼 번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