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은 동래불사동(冬來不似冬)

 

 

■ 날짜 : 2013년 1월 13일(일요일)

■ 날씨 : 맑음

■ 산행거리 : 약 13.3km.

■ 산행시간 : 6시간 10분(점심 및 휴식시간 포함)

■ 산행속도 : 보통

■ 산행 길 : 소백산 희방사지구▶깔딱재▶연화봉(1,383m)▶비로봉(1,493m)▶자락길 합류지점▶삼가지구 주차장

■ 함께 한 사람 : 진주 개척산악회원님들과

■ 주요지점 도착시간 : 희방교(10:12)▶깔딱고개(11:20)▶연화봉(12:08)▶비로봉(14:35)▶자락길 합류지점(15:50)▶삼가지구 주차장(16:22)

 

앞 주 계방산에서 겨울다운 눈 산행을 하지 못해 못내 아쉬움이 많았던 차 오늘은 소백산으로 행차를 해 봅니다.

요 근래 전국적으로 눈 소식이 뜸했던 지라 소백산도 결코 많은 눈은 기대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소백산의 주무기(?)인 칼바람은 한 번 휘몰아치지 않을까? 기대를 잔뜩 품어 봅니다.

 

소백산의 칼바람은 맞아 본 사람만이 그 위력과 고통을 알지만 난 오늘 그 고통을 즐기려고 왔는지도 모릅니다.

 

약 15년 전 처음 소백산을 찾았을 때 올랐던 희방사 코스를 오늘 재차 오르기로 합니다.

차에서 내리니 웬걸 바람도 없고 기온도 영상을 가르칩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도 있지만 오늘의 소백의 초입은 冬(동)來(래)不(불)似(사)冬(동)이니 준비해 간 겨울장비를 도로 망태기에 넣고 겨울 티 차림으로 소백을 향해 발길을 재촉 해 봅니다.

 

 

 

 마른 대지위에 간혹 잔설이.....겨울날씨 치고는 너무 가혹(?)합니다.

 

 그래도 희방폭포는 겉으로는 멈춤을 하였지만 속으로는 물내림을 하고 있었답니다.

 

 물도 숨구멍이 있어야 숨을 쉬지요.

 

 나무가지 사이로 희방사를 담아 봅니다.

올해에는 절과 좀 더 친해볼까? 합니다만 작년의 악몽이 되살아 날까봐서....

물론 절이 잘못 한 것이 아니라 몇몇 큰스님이 잘못했지만......

 

 깔딱재를 쉬지않고 그냥 가면 숨이 깔딱 넘어간다고 하니 한번쯤은 숨고르기를 해야겠지요. 고생한 스틱도 쉬어가겠끔.....

 

 용케 모습을 드러 내었습니다. 작은 생명이지만....

 

 엄마나무와 아기나무도 무사합니다.

 

 손님없는 국화빵틀에는 낙엽이 주인행새를 하고.....아니 잠시 쉬어 가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소백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상고대입니다.

 

 점점 그림이 아름다워지고 있습니다.

 

 소백의 주능선에서 바라 본 주위는 온통 무릉도원이었지요.

 

 

 소백의 이런 그림은 나도 처음입니다.

 

  

 저 구름너머 도원에는 누가 살까요?

 

 

 날개옷이 있다면 구름너머 저 세상으로......선녀님이라도 옆에 계시면 그 옷을 훔쳐서라도..... 

 

 

 

 달력에 나올만한 그림을 찾았습니다.

겨울에 이런 소백의 아름다움이 있을 줄이야.....이래서 산에 미치는지도 모릅니다.

 

 당겨 본 비로봉과 국망봉

 

 

 아무리 훌륭한 화가가 최고 좋은 붓과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다 해도 이 그림을 흉내 낼 수 있을련지요?

 자연의 오묘함은 정말 위대합니다.

 

 

 나의 눈과 입을 닫을 수가 없습니다. 마음속으로 내 뿜는 탄성도 멈출 수가 없었지요.

 

자연은 눈으로 성곽을 쌓았습니다. 돌로 쌓은 만리장성처럼....

 

 

  

 연화봉에서, 또 국망봉에서 모두들 행렬을 갖추어 비로봉으로 모여 듭니다. 이미 비로봉에는 인산인해이고.... 오늘 소백에 오른 사람은 복 받은 사람입니다.

 

이 녀석도 비로봉으로 갈련지요? 눈으로 덮힌 산하에서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제 옆으로 바짝 다가 섭니다. 그러나 줄 께 없으니 민망합니다.

 

 혹시 이 많은 사람들로 인해 비로봉의 높이가 낮아 질련지 모르겠습니다.

 

 

 소백산의 주인을 차지하기 위해 아우성입니다.

오늘같은 날에도 소백의 주인은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모두들에게 모델이 되어 주지요.

 

  

 몇 번 말했지만 산 정상에 두개의 정상석은 산을 우롱하는 처사이지요. 어찌 사람이 산의 주인을 둘로 만들 수가 있는지요? 

 

올라 왔으면 반드시 내려가야 할 곳이 있지요. 내려 가야 할 곳! 비로사가 정 중앙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부로 흐르는 능선이 마치 큰 붓으로 그어 놓은 것 같습니다.

 

 제가 모시는 산사부의 이름과 똑 같지요.

제작년에 저의 사부와 이곳을 지나면서 농담삼아 제가 한 말이 "사부님  먼 훗날 저 세상으로 돌아 가셨을 적에 화장을 한 후 이곳에 영면을 하신다면 따로 비석을 세울 필요가 없겠지요" 하면서 잠시 웃은 기억이 있습니다.

저의 사부는 저 보다도 엄청 산을 좋아하지요. 그래서 제가 그 분을 사부로 모시는지도.....

  

 비로사의 웅장한 일주문이 산객을 압도합니다.

 

이 차를 타고 소백에 왔었지요.

 VIP라고 대문짝하게 쓰여 있지만 손님은 VIP일지라도 이 버스는 절대 VIP버스가 아니었지요.

한 겨울에 히터가 작동되지 않는 버스는 절대 VIP차가 아니지요.

진주에서 이곳까지 오뉴월 개 떨듯이 왔다가 진주까지 또 개 떨듯이 돌아 갔었지요.

다행히도 내 고추(?)는 약간 냉해를 입었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버스도 잘 보고 타셔야 합니다. 히타가 작동 되는지 필히 기사님에게 여쭈어 보시고....

오뉴얼에 개 떨듯이 떨면 고추의 발육상태가 나빠 질수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것도 산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니 감내하고서 또 산에 올라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