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6월 07일 07시에 구미를 출발하여 천평에서 중앙고속국도를
    타고 안동, 영주를 거쳐서 기나긴 죽령터널을 지나가니 단양이 나온다

    단양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남한강을 끼고서 신단양으로 가서 어의곡과
    천동리쪽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한참을
    가다보니 드디어 어의곡통제소 아래 주차장에 도착한다

    기름값이 비싸다보니 고속도로에서도 시속 90km 정도로 정속운전을
    하였더니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베낭을 챙겨서 비로봉을 향하니
    09시 45분이다 오늘은 산친구 하나와 둘이서 산행을 하니 단촐하니 좋다





    원래는 토요일인 09일에 단체산행을 할려고 하다가 산행이 취소 되어서
    06일에 계획을 하였다가 갑자기 친구들과 운동을 할 일이 생겨 하루
    미루어서 평일인 오늘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소백산 산행을 한다

    평일인데도 마침 오늘은 별다른 일이 없기도 하거니와 요즈음의 소백산은
    휴일이면 완전히 돗떼기 시장이 되어 산행시간도 늘어지고 또 복잡한 길을
    걷노라면 시내에 있는 것 같아 산행의 맛이 반감 되기도 하기때문이다

    산행도 계곡이 아름다운 천동통제소에서 출발하여 주목군락지를 돌아보고
    비로봉으로 오를 계획이었으나 차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어의곡통제소에서
    출발하여 비로봉에 올랐다가 다시 돌아와 국망봉과 상월봉을 거쳐서
    늦은맥이재에서 벌바위골을 통과하여 을전(새밭)마을로 내려오는 약16km
    정도 되는 길을 여덟시간 정도에 걸쳐 원점회귀하는 산행을 하기로 한다





    어의곡통제소에서 비로봉까지는 5.1km이니까 두시간 반 정도면 갈 것이나
    오늘은 천상화원인 소백산에 왔으니 야생화 감상을 하면서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여유로운 산행을 할 예정이다 어의곡통제소를 지나니 호젓한
    오솔길이 나오는데 주변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모자가 필요없어 좋다

    그런데 5월말에 왔던 사람들의 산행기에는 국수나무, 고광나무, 층층나무 등의
    나무꽃들과 많은 야생화 사진들이 올라와 있었는데 며칠사이에 다 졌는강
    꽃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올해는 벗나무들이 꽃을 일주일정도 늦게 피어서

    여기도 그럴 것이라 예상을 했었는데 그게 빗나가 버렸나 보다 에혀~~
    길가에는 산괴불주머니도 꽃이 거의 다 지고 몇 송이만 보인다 삼십분 정도
    올라가다가 잠시 쉬며 땀을 훔치고서 손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올라간다





    오늘의 동행자가 평소에는 나보다 산을 더 잘 타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
    좋지않은 것 같다 나도 어제 오후에 오랜만에 운동을 한게 아직 풀리지 않아
    발걸음이 조금 무거운 것 같다 그래서 조금 템포를 늦추기로 하였다

    길가에 양치식물인 관중이 자주 보이고 일본이깔나무(낙엽송)들이 많은데
    태백산에도 많이 심어놓았더니 여기도 낙엽송을 많이 심었나 보다 그런데
    땅이 좋아서 그런지 낙엽송들이 아름드리가 넘는 것도 많이 보인다

    어느 누구가 말하길 소백산은 육산이라 다니기는 좋은데 코스별 거리가
    만만찮아 힘들다고 하더니만 아나 곶감아다 계속 돌과 바위로 이어지는
    너덜길에 지쳐 흙이 그리워진다 밑둥치가 꽈배기처럼 비비꼬인 나무
    밑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는 올라가다 보니 가막살나무가 꽃을 보여준다

    아이고 반갑구나 가막살아 하며 머리를 함 쓰다듬어 주고서 올라가니
    팔뚝 굵기의 통나무를 한 개 또는 두세 개 엮어서 디딤판을 만들어놓은
    계단이 나온다 인자부터 오늘의 깔딱고개가 시작되는구나...





    길은 좀 가팔라도 흙을 밟으니 좋다 올라가는 길에 나무로 만들어 놓은
    디딤판에 박아서 땅에 고정을 시킨 철근이 땅위로 드러난게 많이 보인다
    잘못하면 다치기 십상이다 장마가 오기전에 보수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

    가다 쉬다를 반복하다 보니 드디어 비로봉을 2km정도 남겨둔 지점의
    안부가 나온다 베낭을 벗고서 쉬면서 시원한 캔맥주 하나와 참외를 하나
    깎아서 나누어 먹고서 다시 비로봉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이제는 육산이라 발이 편해서 좋다 산죽이 우거진 길을 지나 조금가다
    보니 잣나무가 빽빽하게 심겨져 있는 곳이 나온다 피톤치드가 나와서
    그런지 심신이 상쾌해 진다 심호흡을 몇 번 하고서 잣나무군을 지나니
    길가에 둥굴레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은방울꽃들도 보인다





    그리고 이파리가 넙적하게 생긴 도깨비부채도 보이고 허리가 꺾여서
    기역자로 구부러진 갈참나무와 졸방제비꽃이 한두 송이 보인다
    이제 부터는 야생화들이 자주 보이니 기분이 좋아 입이 저절로 실룩인다

    용둥굴레, 애기나리, 천남성, 쥐오줌풀, 벌깨덩굴 등 많은 야생화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데 꽃이 지는 중이어서 손모양은 떨어진 털쥐손이풀꽃이
    애처롭게 보이고 쑥갓 비슷한 모양인데 이파리가 넙데데한 이름모를 풀,

    그리고 이파리가 난초 같이 보이는 이름모를 흰꽃이 자기랑 놀다 가라고
    팔을 붙잡아 당긴다.  사스래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걸 보니 정상이
    가까워 오는가 보다 흔히들 지장보살이라 부르는 풀솜대가 하얗게 분을
    바르고 있는데 금강애기나리는 이미 졌는지 한 송이도 보이지 않는다





    드디어 하늘이 훤하게 보이는 것을 보니 거의 다 올라왔나 보다 길가에는
    눈개승마, 쥐오줌풀이 줄을지어 서 있고 저 멀리 펼쳐진 초원이 가슴을
    탁 틔워준다 붉은병꽃나무에는 생명이 다 되어가는 듯한 꽃들이 바랬고

    철쭉나무엔 꽃이 거의 떨어져 몇송이만 붙어있는데다 거센바람에 가지들이
    한쪽으로만 뻗은 작은 소나무가 애처로움을 더하는데 풀솜대 잎사귀에는 
    촘만한 메뚜기 한 마리가 낮잠을 청하고 있어 한 낮의 여유로움을 풍긴다

    조금더 올라가니 드디어 비로봉과 국망봉가는 능선길에 오른다
    테크와 고무발판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서 저쪽으로 비로봉이 보이고
    오가는 사람들의 머리가 올망졸망하니 보인다 오른쪽에 주목관리소가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초원에 자리잡고 있는게 너무 예쁘게 각인된다





    드디어 비로봉에 도착하니 12시 36분이다 야생화들에 마음을 뺐겨서
    오래 지체하였나 보다 두 시간 반 정도 예상했는데 세 시간이 다 되었다
    사람으로 혼잡한 비로봉만 보다가 이렇게 조용한 비로봉 정상을 보니
    세상에 살다가 이런 일도 다 있구나 싶다

    여러가지 폼으로 정상석 앞뒤에서 사진을 박고는 연화봉쪽으로
    바라보니 방송탑이 아련하게 보이는데 시계가 좋지않아 희미하다
    삼가리쪽도 함 둘러보고 천동리쪽 주목군락을 보면서
    맥주 한 캔과 초코과자 몇 개를 나누어 먹고서 국망봉으로 향한다

    혹시나 노랑무늬붓꽃이 보일까 눈에 힘을 주고 등산로 주변을 쳐다봐도
    보이지 않는다 하얀색의 꽃잎 중앙에 노란 줄무늬가 있는 붓꽃인데
    나는 여지껏 소백산 이외의 장소에서는 보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식물이며 현재 멸종위기2급으로 분류된 꽃이다





    길가의 커다란 바위 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려다가 사람들이 음식을
    버려서 그런지 파리들이 많아서 그냥 통과하였다 몰상식한 사람들이 아직
    많다는 증거다 조금전에도 올라오는 길에 담배냄새가 맡아져서 좋지않았다

    나도 아직 담배를 피우지만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곳에서는 피우지 않는다
    더군다나 국립공원내에 있는 산에서는 당연히 금연이고 인화물질 소지
    조차도 금지된 장소인데 젊은사람들이 버젓이 담배를 피우다니...

    하긴 요즈음 중고생이나 초등생들 중에 횡단보도나 신호를 지키는 꼴을
    보기가 어렵다 아예 자동차가 오는지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다닌다
    날 죽여라 하듯이.. 집에서 저그 아버지가 무엇을 가르치는지 모르긋따





    어의곡 갈림길을 지나 국망봉을 향하여 가는 길에는 곳곳에 철쭉터널이
    형성되어 있는데 꽃들이 없어서 쪼매 아쉽다 내년에는 오월말쯤에 와서
    죽령에서 부터 상월봉을 지나 을전마을까지 세월없이 걸었으면 좋겠다

    끝없이 펼쳐진 소백능선을 걷다보면 저절로 환희심이 일어난다
    그리고 푸르게 펼쳐진 초원들이 호연지기를 일깨워 주는 것 같다
    그래서 격암 남사고는 소백산은 "사람을 살리는 활산"이라 말했는가 보다

    길가에 에돌아서 있는 자리가 보여 점심을 먹을까하여 갔더니 화장실이
    되어서 휴지가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에혀 오늘 밥 묵을만한 장소가
    와 이카노 하며 내리막 길을 내려 가다보니 길가에 넓은 자리가 있다





    그늘은 없지만 햇살이 그렇게 많지 않아 그냥 자리를 펴고 밥을 먹는데
    홀로 지나가시던 분이 같이 먹자고 하여 그러자고 했다 영주에 사는
    사람인데 공기업에 다닌다고 하며 영주에 살다 보니 휴일에는 거의
    소백산에서 산다고 한다 그러니 소백산을 뒷동산쯤 여기시는 분이다

    보통때는 김밥집에서 김밥을 사서 다니는데 오늘은 아이들 여행가는
    날이라 유부밥을 집사람이 싸 주어서 가져왔다고 하는데 맛이 좋다
    맥주 두 캔을 곁들여 밥을 먹는데 저 멀리 비로봉과 사람들이 보인다

    이야기를 계속하다보니 식사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일어났다
    국망봉을 향하여 걸음을 옮기는데 바로 오름길이다 에고 금방 밥을
    먹어 배가 부르니 오름길을 가기가 쪼매 거북하다 허리가 확 꺾여진
    사스래나무를 지나니 바위에 뿌리를 박고있는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그 뿌리중 하나는 바위를 타고 올라서 반대편 땅으로 향하고 있다
    끈질긴 생명의 표본이라 하긋다 무심코 고개를 드니 함박꽃나무에
    함박웃음을 머금고있는 꽃이 한가득 달려있다





    그리고 앵초와 설앵초, 광대수염, 애기괭이눈과 딸기꽃중에 유일하게
    분홍빛을 띄우는 줄딸기꽃이 나를 보고 웃는다 수풀을 지나 다시
    능선길에 오르니 산 옆구리에 붙은 커다란 바위가 보이는데
    그곳을 돌아서니 쌀알을 비스듬히 세워놓은 듯한 바위가 나온다

    잠시 더 가다가 바위돌 위에 올라 주변을 조망하니 하늘에는 뭉개구름
    하나가 둥실 떠 있고 저 멀리 이어진 소백의 등허리가 기운을 북돋운다
    소백이여 나에게 힘을 주소서.. 내 앞길이 비록 순탄치 않을지라도
    엎어지면 언제든 땅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간직하게 해 주소서...

    철쭉터널이 또 나온다 색깔이 고운 철쭉이 조금 달려있는데 이파리가
    약간은 붉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원래 수종이 그런지 어떤지 모리지만
    소백산의 한설과 칼바람에 맞서다 보니 그렇게 변했을 것 같다 





    능선을 타고 가다보니 집채만한 바위들이 많이 보인다 고개를 하나
    올라서니 저 앞쪽에 국망봉이 보인다 걸음을 재촉하여 태크로 된 계단
    앞에 도착하니 초암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그 갈림길을 지나 계단을
    다 올라 조금 더 가니 드디어 국망봉이다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의 장자인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고 소백산에
    들어와 이곳에서 신라의 도읍이었던 경주를 바라보았다고 해서 나라를
    쳐다보았다는 의미에서 국망봉(國望峰)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마의태자가 언젠가는 나라를 다시 찾겠다는 생각을 품고서
    그 땅을 쳐다본 봉우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 나라의 태자라면 그 정도의
    기백은 있었으리라 믿는다





    아무도 없는 국망봉에서 사진을 좀 찍고서 상월봉으로 향한다
    저 멀리 상월봉 옆구리에 붙어있는 송이버섯같이 생긴 바위가 보인다
    줌으로 당겨서 사진을 한 장 박고는 발걸음을 옮긴다

    여기도 철쭉으로 이어진 길이 많이 나오는데 자꾸만 아쉬운 마음이 든다
    소백에서 철쭉이 가장 많고 자연이 잘 보존된 길이 비로봉에서 상월봉
    사이의 길이라 했는데 시기를 못 맞춘탓에 그 절경을 놓친게 그러하다

    이런마음이 드는 것도 하나의 욕심이 분명할진대 이런 욕심은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어여쁜여자를 품에 안고 또 다른 여자를 찾는 격이 아닌가
    "색불이공(色不異空) 공불이색(空不異色)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
    (空卽是色) 수상행식(受想行識) 역부여시(亦復如是)"라고 했거늘...





    이 어리석은 중생은 저도 모르게 제 마음과 몸속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소백의 품에 안겨서 그 좋은 기(氣)는 느끼지 못하고 그저 홑껍데기인
    육신의 눈에만 보이는 아름다움과 추함밖에 분별하지 못 하는구나
    뇌안(腦眼)이나 심안(心眼)은 아직도 요원하구나...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달도 차면 기울어지는게 이 세상의 법칙인데
    마치 산정에 오르고서 그 산을 정복했다고 헛소리하는 인간과 무엇이
    다르고 돈을 주고 산을 샀다고 해서 내 것이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수천만 년을 살아온 산의 입장에서는 정말 가소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작 몇십 년 사는 티끌같은 저 인간들이 무언데 나를 정복했다고 말하고
    나를 제 것이라고 말하는가 무지한 넘들 같으니라고 할게 틀림이없다

    이 세상에는 영원히 내 것이라고 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를 포장하고
    있는 이 육신도 결국에는 한 줌의 티끌로 되었다가 없어지는 것인데
    무엇이 내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인가 모두 잠깐 빌려쓰는 것 뿐인 것을...





    상월봉은 대한불교천태종 본산인 구인사를 창건한 상월원각조사의 글이
    바위에 새겨져 있다고 해서 상월봉이라 불린다고 하는데 오늘은 상월봉을
    들리지 않고 우회하여 바로 늦은맥이재로 향하기로 한다

    수풀을 헤치며 내림길을 가노라니 수많은 식물들이 서로 나를 좀 봐 주라고
    목을 길게 빼고 있다 '오냐 오냐 너거들 다 잘났데이 다 이쁘데이'하민서
    발걸음을 재촉한다 예정시간보다 많이 늦은 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

    가는 길에는 오랜만에 단양까지 차를 가지고 왔으니 도담삼봉을 둘러보고
    단양에서 문경으로 가는 국도를 타고가다 보면 월악산과 천주산, 그리고
    도락산을 끼고 흐르는 계곡에 암반들이 제각기 멋을 부리고 있어서

    그 곳들을 둘러보고 경천댐으로 나가서 북상주에서 고속국도에 올려서
    구미로 돌아갈려고 계획을 하니 자연히 마음이 급해진다 그러다 다시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다 오늘 못 보면 다음을 기약하면 되고 지금 이곳
    소백의 품에서 그냥 소백의 기를 얻고 즐기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려 지금의 현실에 충실하지 왜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생각하면서
    조바심을 낸다는 말인가 바보처럼.. 늦은맥이재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을전마을로 내려오는데 경고문이 있다 '비가 많이 오고나면
    일주일 이내에는 이 길을 다니지 말라'고 씌여있다

    조금 내려오니 또다시 돌로 이루어진 너덜길이 나오는데 중간중간에
    등산로가 계곡의 물길로 들어간다 이러니까 비가 많이 오면 이 길이
    없어지고 물길이 되니까 위험해서 다니지 말라고 하는 가 보다

    한참을 내려오니 주위는 완전히 밀림같은데 폭풍우에 넘어진 듯한 나무가
    제법 많이 보인다. 근년에 태풍이 왔었나 보다 뿌리채 넘어진 나무들이
    많은 걸 보니.. 쓰러진 나무들의 위나 아래로 다니며 하염없이 내려간다





    가끔 옆으로 졸졸 거리며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하고
    휘파람새가 노래를 불러 주어 너덜길의 지겨움을 감소시켜 주기도 한다
    한참을 내려오니 커다란 바위가 하나 나오는데 밑에 굴 같은게 보인다

    옛날 같으면 늑대나 호랑이가 들어가도 될 정도의 굴이다 다가가서
    볼려고 하다가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개울을 건너면서 손이라도 잠시
    담구어 보니 물이 무진장 차갑다 손만 담구어도 정신이 번쩍 든다

    얼굴과 목에 물을 조금 끼얹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기니 이젠 제법 내가
    넓어지고 선녀탕 같은게 나오기도 한다 물이 많아지면 길이 휩쓸려져
    상당히 위험할 것 같으니 여름철에는 되도록 이 길은 이용하지 않아야긋다





    커다란 내를 따라 계곡 길을 더 내려오다 개울을 하나 지나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하게 된다 새밭교 양쪽 난간 끝에 원숭이 같이 생긴 돌상이 두 개 있던데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으나 단양을 지나치며 보니 그게 온달장군과 평강공주를
    뜻하는 것을 눈치채게 되었다 그런데 내 눈에는 꼭 손오공 같이 보이더라 
     
    오늘 산행을 마감하는게 아쉬운 듯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오늘 소나기가
    있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다행히 산행중에 오지 않고 마치는데 오는 걸 보니
    소백산신령님은 나를 쫌 잘봐주셨나 보다 '고맙심니데이 소백산신령님...'

    주차장에 도착하니 18시 03분이다 8시간 20분 정도 걸렸나 보다 
    신발을 갈아신고 화장실에 들러서 세수를 하고 구미로 향한다
    그렇게 피곤한 줄은 모리겠고 기분만 좋을 따름이다
    이렇게 좋은 날 이렇게 좋은 날에... 

    오늘 산행거리(소백산국립공원 안내표지 참조)
    어의곡통제소 -> 5.1km -> 비로봉 -> 3.1km -> 국망봉 -> 2.1km ->
    늦은맥이재 -> 5.8km -> 어의곡주차장 (16.1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