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8년 3월29일~30일 23시10분 서초구청앞

*산행코스 : 신구마을-첨봉-응봉산-설흘산봉수대-망산-다랭이마을

*소요시간 : 산과사람들 30명 3시간30분

 

꼭 한번 가보고싶었던 다랭이마을 때문에 유명세를 타고있는 설흘산을 무박으로 예약을 하고 나니 많은비가 내린다고하니 망설여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보슬비를 맞으며 서초구청으로 나간다.

 

차에 타니 역시나 일기예보탓으로 예약이 취소되어 많은 자리가 비어있다. 차는 비에 젖은 고속도로를 보슬비를 맞으며 시원스럽게 달려 산청휴게소에 도착을 한다.(02:30) 휴게소에 잠시 들렸다 차에오르니 오늘따라 잠을 청하지만 도저히 잠을 이룰수가 없다. 비몽사몽간에 차는 금산산행들머리인 금산탐방지원센타 주차장에 도착을 한다,(04:20)

주차장에는 자목련과 백목련이 만개해 화사하게 피어있지만 밖에는 어둠이 깔려있고 보슬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차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비옷을 입은채 보슬비를 맞으며 산행을 하지만(06:30) 짙은안개와 비 때문에 조망이 좋지않아 금산의 멋진모습을 마음껏 만끽하지못하고 아쉬움을 남긴채 3시간만에 우중 산행을 마치고 하산을 하니 조망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비님은 모처럼 찾아온 산님들에게 미안하듯 소리없이 자취를 감추어버린다.

 

금산탐방지원센타 주차장을 떠나 시원스런 남해바다를 조망하면서 달리다보니 차는 어느새 설흘산의 들머리인 선구마을앞 도로에 도착을 한다.(10:13) 선구마을은 응봉산의 들머리지만 응봉산은 설흘산의 한봉우리인양 설흘산주차장으로 표기되어있어 설흘산의 유명세에 묻혀 제 이름을 잊어버린 산같은 느낌이 든다.

 

차에서 내리니 짙은 초록색의 마늘밭과 사촌해수욕장과 어우려진 얼룩달룩한 그림같은집, 그리고 섬들과 어우려진 남해바다가 한폭의 그림을 그리면서 눈앞에 닥아오니 산님들의 입에서는 절로 탄성이 쏟아진다.

 

설흘산등산로 주자장입구에는 350여년이 된다는 팽나무가 설흘산을 배경으로 웅장하게 서서 찾아온 산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주차장을 지나니 밭에 심어논 산자고의 화사한 꽃과 밭을 수놓은 노랑색의 무꽃이 완연한 봄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설흘산(481m)은 남해군 남면 홍현리의 망산(406m)과 인접한 산이다. 설흘산에서 내려다보면 깊숙하게 들어온 앵강만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가 아늑하게 내려다 보이며, 인접하고 있는 전남 해안지역뿐만 아니라 한려수도의 아기자기한 작은 섬들도 조망할수있는 곳이다.

 

설흘산 정상부근에는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있다. 원래 봉수대는 주위를 넓게 관측할수있는 곳에 정한다. 설흘산 역시 한려수도와 앵강만 그리고 망망한 남쪽대해를 관측할수 있는 곳이다.

 

남면 구미지역과 응봉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망망대해와 기암괴석 그리고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다랭이 마을의 풍경을 같이 즐길수 있는 산행코스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설흘산이 아름다운것은 주능선이 아기자기한 바위로 되어있고 그 양편이 거이 적벽인 바위벼랑을 이루고 있으면서 푸른바다와 어우려져 있기 때문이다.

바닷가 사촌마을에서 시작하여 매봉(응봉산472m)을 지나 설흘산 주봉을 거쳐 역시 바닷가의 가천마을에 이르는 약5km의 암릉줄기가 바다를 절벽아래로 내려다보며 뻗쳐있어 그야말로 바다위에 그린 한폭의 그림같다.

 

설흘산은 그 자체 산세외에도 감동을 더하는 산으로 알려져 있다. 산자락에 깃든 인간의 억척스러움이 유달리 돋보이는 곳이다. 바로 다랭이논이다. 다랭이란 논두렁으로 둘러싸인 논의 하나하나인 논배미가 좁고 길게 이어져 있는 다랑이의 사투리다. 그 논이 이산 가파른자락에 108계단을 이루며 바다로 떨어질듯 위태로이 서있다. 얼마나 작고 가파랐으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질까 미뤄 짐작된다.

 

“옛날 한 농부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위해 논을 세어보니 한뱀미가 모자랐다. 이를 기이하게 여기고 한참을 찾았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찾는것을 포기하고 옆에 벗어둔 삿갓을 들고 일어서려는데 그 아래에 한배미의 논이 숨겨져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소가 바다로 떨어져 죽은 내용이다. “소를 이용해 논을 갈고 있던 농부가 논 끝부분에서 소의 방향을 돌리려 했으나 논이 좁아 그렇게 할수 없었다. 할수없이 석축으로 깍아세운 논두렁을 이용해 보려했으나 소가 그만 발을 헛딛는 바람에 쟁기와 함께 바다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지금도 다랭이 마을인 가천에 가면 거친파도와 세찬바람을 벗삼아 억척스럽게 세월을 이어가고 있는 다랭이논들을 눈이 시리도록 담아볼수 있다.

 

아름다운 남해바다를 조망하면서 설흘산산행안내도가 있는곳에 도착을 하니(10:23) 활짝핀 복사꽃이 짙푸른 남해바다와 어우려져 멋진 작품을 만들어놓는다. 이곳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니 곧이어 된비알길로 이어지고 얼마안있어 전망바위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서 보는 남해바다의 조망 또한 한폭의 그림으로 닥아온다.

 

산길에는 이름모를 봄꽃이 부끄러운듯 살포시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고 산에서는 좀처럼 보기힘든 돌담과 어우려진 고즈넉한 산길이 나타난다. 산길을 이어가다보면 만개한 연분홍색의 진달래꽃이 산길을 아름답게 수놓고 가끔씩 야생화가 수줍은듯 땅밑에 바싹 엎드려 살포시 얼굴을 내밀면서 웃은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산길은 바위길로 이어지면서 된비알이 시작되고 암반길과 돌자갈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다시 전망바위에 도착을 한다,(10:50) 전망대에 서서 아름다운 향촌마을과 섬들과 어우려진 짙푸른 남해바다 그리고 하얀포말을 일으키며 바다를 가로지르는 화물선의 모습을 보는것은 섬산행에서만이 느낄수 있는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해발225m인 “선구마을0.8km 응봉산정상0.8km”지점을 지나면 진달래가 만개한 암반길로 이어지고 산행중 진달래꽃를 배경삼아 남해바다를 보고있노라면 이곳이 천상의 낙원인양 착각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응봉산2km"의 이정표가 있는곳에 도착을 하여 만개한 진달래꽃이 꽃길을 만들어주니 감탄한 산님의입에서 ”산에 불났다“하는 함성이 저절로 터져나온다. 산에서 바라보는 남해마을의 집들은 물감으로 색칠을 하여놓은듯 꽃단장을 하고 옹기종기 모여있어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또한 산길에는 봄의 화신인 샛노란 생강나무가 만개하여 지천에 깔려있어 꽃산행을 겸할 수가 있어 기분이 상쾌하기 그지없다.

 

가끔씩 세찬바람이 불어오지만 완연한 봄탓에 바람끝이 차지않고 시원스럽게 느껴진다, 암반의 된비알길을 오르면 전망바위에 도착을 하고 이곳 또한 향촌마을과 어우려진 남해바다가 시원스럽게 조망되며 주위에서 들려오는 이름모를 산새의 지저귐이 산님들에게 기쁨을 배가 시켜준다.

해발375m인 “선구마을1.5km, 응봉산정상1.1km"지점을 지나 얼마안가면 멋스런 나무계단이 나타나고 계단을 올라서면 양옆으로 로프줄이 설치된 바위능선길에 도착을 한다. 바위능선길에 서면 뒤로는 첨봉이 남해바다와 어우려져 멋진 촬영장소를 제공하고 앞으로는 가야할 암봉과 함께 설흘산봉수대가 가물가물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발아래는 같은 산줄기이면서도 꽃소식이 없는 북쪽능선의 철쭉군락지가 눈앞에 전개된다. 다시오기 힘든곳이기에 아쉽지만 얼마안있으면 온산이 만산홍엽으로 물들인 산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암반길을 걷노라면 시원스런 조망에 막혔던 가슴이 확트이고, 짙푸른 바다위에 점점이 모여가끔씩 정겹게 떠있는 섬들의 모습은 산님들의 마음을 사라잡아버리니 섬산행의 진수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응봉산500m"지점에 도착을 하여(11:37)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남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파에 찌드린 가슴이 확트이는 느낌을 받으면서 설흘산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눈앞에 응봉산이 조망되기 시작하면서 된비알길을 올라서면 “가천주차장(육조문)1.7km, 설흘산봉수대2.02km,선구마을2.5km”지점인 매봉(응봉산472m) 고스락에 도착을 한다.(12:00) 응봉산 고스락에는 돌무덤과 정상석이 힘들게 올라온 산님들에게 촬영장소를 제공하고, 목마른 산님들을 위해 막걸리를 팔고있다.

 

정상은 오르는 자에게 자신을 송두리째 맡기면서 장쾌한 모습을 유감없이 선사하고 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맛을 은미하기위해 산님들은 다시 정상에 오르는 것일게다. 앵강망과 짙푸른 남해바다 그리고 그림같은 어촌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으로 닥아오고 멀리로는 가야할 설흘산봉수대가 빨리오라고 손짓을 한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은후 하산을 하니 하산길은 나무계단으로 이어진다.

 

설흘산봉수대를 바라보면서 산길을 이어가다보면 응봉산과는 달리 산길을 고즈넉한 흙길로 이어지면서 조망은 별로 없지만 산뜻하기 그지없고 마치 아베크길을 걷는양 발길은 날아갈듯 가볍다. 가끔씩 산행중 만나는 야생화가 부끄러운듯 살짝 얼굴을 내미는 모습은 새색시를 보는듯 즐겁기 그지없다.

 

“설흘산봉수대까지1.5km"지점인 헬기장을(12:17)을 지나 얼마안가면 ”설흘산1.0km"의 이정표가 설흘산이 가까워짐을 알리고 곧 이어 “매봉산, 주차장 가천, 봉수대”의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서는 많은 산님들이 잠시 휴식을 취한다. 샛노랗게 만개한 생강나무을 감상하면서 산길을 걷다보면 눈앞에 설흘산의 거대한 암봉이 조망되기 시작하면서 산길은 잠시 암반길로 이어지다 다시 흙길이 이어지면서 설흘산의 거대한 암봉이 눈앞을 가로막는다.

 

해발310m지점인 “”홍현2리0.65km,주차장(매봉산)0.56km, 봉수대0.6km"지점에 도착을 하니 이곳에서는 주차장에서 설흘산을 가기위해 올라온 시골아줌마와 아저씨 산님들이 모습이 눈에 띠게 많아진다. 곧 이어 “봉수대400m”지점을 통과하니 비알길로 이어지면서 땅은 물기를 머금고 있어 잘못발을 딛었다가는 넘어지기 십상팔구다.

 

“홍천1,300m, 가천1.100m, 설흘산100m"지점에서 5분여를 가다보면 봉수대안내판과 함께 웅장한 봉수대와 봉수대옆에 숨은듯 서있는 설흘산 정상석이 있는 설흘산 고스락에 (471m)에 도착을 한다.(12:52) 눈앞에는 앵강망의 푸른물결과 남해바다위에 떠있는 섬들의 모습, 사씨남정기의 서포 김만중이 유배시 생활했던 노도와 금산 그리고 다랭이 마을로 유명세를 타고있는 가천마을과 망산의 모습이 시원스럽게 눈앞에 펼쳐진다.

 

봉수대를 오른후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후 하산을 시작하니 곧이어 바위위에 소나무 한그루가 서있는 망산에 도착을 하고 산길은 하산길로 이어지지만 경사가 심한데다 산길은 물을 머금고 있어 미끄러워 나무에 의지해가면서 조심스럽게 하산을 한다.

 

하산을 하다보면 돌부처의 자생지가 나타나고 돌자갈이 깔려있는 생강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다랭이 마을이 눈앞에 펼쳐지는 임도에 도착을 한다.(13:45) 임도를 지나면 곧 봉수대입구의 간판이 서있는 아스팔트 차도에 도착을 하고 조금 걷다보면 “가천마을”의 표지석이 서있는 일명 다랭이마을에 도착을 한다.

 

다랭이마을입구에는 산나물, 톳나물, 쑥 등 봄을 팔고있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눈에 띠고 다랭이 논이 멋지게 펼쳐있는 다랭이마을로 내려가면 “영화촬영지”라는 표말과 “밥무덤”“남해 가천 암수바위”가 찾아온 산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암수바위를 지나 차도로 올라서자니 다랭이마을답게 경사가 심해 힘이든다,

 

눈앞에 펼쳐지는 설흘산의 멋진모습을 보면서 주차장에 도착해 차에올라 멋스런 삼천포대교를 지나 삼천포항에 도착을 하여 1시간동안 횟집에 들러 늦은 식사를 끝낸후 차에 오르므로 행복했던 남해 설흘산 산행을 추억의 한켠으로 간직한다.


노만우 이야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훈훈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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