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응봉산, 설흘산 칼날 능선을 타고 봉수대에 올라서서 

 

산행일 : 2005. 2. 28(月). 약간 흐림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당산나무 (산행 들머리) (10:49)

칼날능선 (11:45)

수직 로프 (11:57)

응봉산 (매봉) (12:23~12:26. 472.7m)

육조문 갈림길 (12:35)

헬기장 (12:42. 헬기장 조금 지나서 점심식사)

무덤이 있는 갈림길 (13:06. 헬기장에서 무덤 갈림길까지는 약 5분 거리)

홍현2리와 가천마을로 내려가는 사거리 (13:16)

안부 삼거리 (13:27)

설흘산 정상 봉수대 (13:30~13:43. 488m)

안부 삼거리 (13:46)

1024번 지방도 (산행 날머리) (14:26)

 

총 산행시간 : 3 시간 37분 (3시간이면 충분함)

구간별 거리 : 드문 드문 있는 이정표에 있는 거리만 기록하면 아래와 같다.

  ♠ 응봉산(매봉)→(0.3km)→육조문 갈림길→(0.5km)→육조문

  ♠ 헬기장→(1.5km)→설흘산 봉수대

  ♠ 홍현 2리와 가천마을 내려가는 사거리→(0.6km)→설흘산 봉수대

  ♠ 설흘산 정상→(0.1km)→안부 삼거리→(1.3km)→홍현마을

  ♠ 안부 삼거리→(1.1km)→가천마을

총 산행거리 : 알수 없음. (약 5~6km?)

산행지도

                                            노란선이 히어리 산행길
 

산행기

 

  산 이름이 무척 아름답다.

평소에 설씨 성을 가진 자들이 부럽기까지 할 정도로 설이라는 글자를 좋아한다.

설씨 성이면 어느 이름이 뒤에 붙어도 멋진 이름이 된다. 설경구, 설운도 등.

하지만 같은 이름이라도 다른 성일 경우는 촌티 나는 이름이 된다. O경구, O운도.


 

  얼마 전에 대구의 요산요수님이 시산제를 지내면서 산하에 소개한 설흔산이 마음에 들어 가고 싶은 산 1순위로 가슴속에 자리매김하고 있었는데, 서울로 올라가시는 백운산님이 추천한 산이 바로 설흔산이기도하다.


 

  요산요수님의 산행기를 두 번이나 숙독하고 지도를 디카에 담는다.

하동 나들목에 남해라는 지명도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동 나들목 지나다닐 때마다 하게 된다. 요금 징수하는 여자 분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뭐라고 설명을 하는데 하나도 양에 차질 않는다.

남해 읍까지 가는 구간은 90%가 옛길 그대로 구불구불 2차선이다. 이 길은 언제나 4차선으로 새길이 뚫릴지…….

  고교 때 수학여행온 추억이 서린 남해대교를 건너 남해읍으로 향한다.

남해읍을 지나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얼마인가를 가니 삼거리에 설흔산이란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그 삼거리에서 직진을 하지 않고 이정표대로 좌회전하여 고개를 넘으니 설흔산 주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남해대교를 지나가면서
 

  선구리 보건지소를 지나자마자 왼쪽 언덕에 당산나무가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새로 지은 멋진 팬션이 보인다. 언덕위에 하얀 집. 전망이 기가 막힌 집이다. 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 당산나무 조금 지나 삼거리에서 조금 더 내려가 차를 주차하고 팬션 뒷길로 가니 요산요수님이 언급한 길이 아닌듯하여 다시 삼거리에서 능선길로 곧바로 올라간다.

  이정표가 있는 산행들머리에서 조금 더 올라간 후 아래를 내려다보니, 군청에서 운행하는 산불 방지 깃발을 단 트럭이 당산나무까지 올라와서 차를 급히 세운다.

한 사람이 내리더니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이 나만 빤히 올려다보고 있다. 거리는 불과 100m정도. 쫓아 올 줄 알았지만 올라오진 않고 쳐다만 보고 있다.

‘아저씨! 걱정 마셔요. 전 담배도 안 피우고, 보온 도시락 싸갖고 왔으니까요.’

                                보건소 지나자마자 나오는 산행 들머리.

 

왼쪽에 보이지는 않지만 당산나무가 있고, 왼쪽 첫번째 전봇대 뒤에 보이는 하얀 시멘트길로 올라가면 산행

들머리이다.

 

 

                  당산나무와 파란 물탱크 사이의 길 한가운데 있는 트럭이 산불방지 차량.

 

                                                       두릅나무

 

  숲 속에 들어서니 오른쪽에 산성으로 짐작되는 돌더미가 계속 쌓여 이어져 있다.

생강나무도 잔뜩 꽃망울을 머금고 있다.

곳곳에 전망 좋은 바위들이 계속 이어진다.

큰 바위군들을 지나고 얼마인가를 가다가 쿵소리와 함께 바위에 오른쪽 머리를 부딪친다. 이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오른쪽 머리(부딪친 부위)가 지끈지끈 아프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산님들이 저 바위에 머리를 부딪칠까 생각을 하니 중기를 동원해서라도 그 바위(자그마한 바위다.)를 깨부수고 싶다.

                                                            산성

 

                            생강나무의 꽃망울. 다음주에는 터질것으로 보인다.


 

                      전망 좋은 바위에서 내려다 본 아름다운 풍경 (선구리 향촌마을)

 

  설흘산 최고의 절경 칼바위능선이 시작된다.

아슬아슬. 위태위태, 강풍이 몰아칠 때는 오른쪽 아래로 우회하여 가야만 할 정도로 위험하다. 하지만 바람이 없을 때는 조심해서 가면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구간이다. 능선왼쪽으로는 추락하면 뼈도 못 추릴 정도로 천길 수직 낭떠러지이다.

칼바위 능선 최고봉에 오르는 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그 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하여 지나가니 최고봉에서 내려오는 구간이 거의 없다시피 수직 절벽이다.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내려오기가 힘든 구간이다.

           드디어 칼날능선이 시작된다.  왼쪽 아래에서 칼날능선에 올라서서 뒤돌아 찍은 것.


 

                                                  칼날 능선 초반부

 

                          본격적인 칼날능선이 시작된다. 뒤돌아 지나온길.

 

앞으로 가야할 칼날 능선. 왼쪽 멀리 보이는 봉이 봉수대가 있는 설흘산 정상이고 오른쪽 끝봉이 응봉산 매봉

 

                                            되돌아 본 칼날능선 최고봉.

 

  갑자기 능선이 끊어지며 수직 절벽 로프구간이 나온다. 높이는 약3m정도에 불과하지만 약간의 오버행이라 조심해서 내려가지 않으면 위험한 구간이다.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내려가면 성인남자들은 스릴을 맛볼 수가 있겠지만, 장갑을 낀 상태이거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 노약자는 위험하니 오른쪽 우회로로 가야 안전할 것이다.

다시 능선은 잠시 이어지다가 끝을 맺는다.

칼바위 능선의 길이는 적어도 100m는 넘을 것 같았다.

조류 중 가장 머리가 좋다고 알려진 까마귀 한 마리가 주위를 맴돈다.

                                    칼날능선 끝자락의 수직로프구간


 

  칼바위 능선이 끝나자 그다지 힘든 구간은 없고 평범한 산길이 이어진다.

어느 지도상엔 매봉이라 표시된 곳이기도 한 응봉산에 올라선다.

가천마을과 설흘산 정상이 성큼 다가온다.

육조문쪽으로 하산을 하니 얼마안가 육조문 삼거리가 나온다. 육조문까지 500m거리이다.

바로 설흘산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육조문에 들렀다 갈 것이냐 잠시 생각을 해본다.

이내 왼쪽 설흘산으로 향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육조문에 들렀다 올걸 하는 후회도 생긴다.

                                                 아기자기한 능선

 

 

                                                       지나온 길

 

                  작은 거북바위. 이런 종류의 크고 작은 바위가 한동안 이어지기도 한다.

 

                                                  응봉산 정상인 매봉

 

                     응봉산에서 바라본 설흘산. 설흘산 밑까지 평탄한 구릉지대를 지난다.

 

                       응봉산에서 바라본 설흘산

 

                                                 육조문가는 삼거리

 

                                           육조문 삼거리의 파리

 

  한동안 평지 잔디밭길이 이어진다.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으려다가 옆에 무덤이 있어서 조금 더 가서 자리를 잡고 보온도시락을 꺼낸다. 따스한 봄볕이 좋다. 무언가 튀는 것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메뚜기 종류의 갈색 메뚜기 새끼(크기가 약 5mm 정도)가 풀섶에 앉아 있다. 디카를 꺼내려고 움직이자 또 다시 튀어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저 앞에 헬기장이 보인다.


 

                                     가천마을로 내려가는 무덤있는 삼거리

 

  가까이에서 본 설흘산은 거대한 암벽이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었다. 암벽 왼쪽은 바위조각이 부서져 떨어지면서 너덜지대를 이루고 있다.

사거리가 나온다. 위쪽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잠시 후 50대 초반의 부부로 보이는 듯한 산님 두 분이 내려오신다. 오늘 산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는 분들이다.

                           설흘산의 거대한 암봉. 실제로보면 어마어마하게 크다.


 

                                                           사거리

 

  설흘산을 왼쪽으로 돌아 약간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니 안부가 나온다. 오른쪽이 정상인 봉수대이다. 봉수대에 오르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듯 돌들이 불규칙하게 흐트러져 있다. 서서히 붕괴가 진행되고 있었다. 어디에서 관리하는지는 몰라도 (아마도 남해군 문화관광과로 추측된다.)시급히 보수해야 될 것 같다. 까마귀들이 주위를 맴돌다 앉는다. 녀석들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설흘산 올라가기 전의 안부 삼거리

 

                                                      설흘산 봉수대


 

                                               설흘산의 까마귀 (줌 촬영)

 

                      설흘산 봉수대에서 내려다본 가천마을. 계단식 논이 인상적이다.

 

                                봉수대에서 되돌아본 응봉산과 그 오른쪽 칼날능선

 

                봉수대가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봉수대 아래의 설흘산 정상석

 

  다시 안부에 내려서서 홍현리쪽으로 하산을 한다.

지도상의 망산인듯한 삼각점이 있는 봉을 지나면서부터는 길이 그다지 좋지가 않다. 하지만 조망은 빼어나다. 아쉬운 것은 약간 흐린 날씨 때문에 멀리까지 보이지가 않아서 섬산행의 최대 즐거움인 푸른 바다와 원거리조망이 별로라서인지 아쉬움이 남는다.

                                            하산 중에 내려다본 홍현리


 

산행 중에 처음으로 보는 춘란(보춘화). 남쪽 지방인데도 춘란이 매우 귀하다. 춘란이 귀한것이 통영의 미륵산과 흡사하다.

 

 

                               흐린날씨 때문에 남해 금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홍현리 마을에 내려서니 개 짖는 소리가 평화로운 어촌마을의 정적을 깨트린다.

1024번 지방도에 내려서서 홍현2리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반대편에서 택시 한 대가 오고 있다. (선구리까지 5천원)

시간이 남았는데도 남쪽의 다랭이 마을과 가천 암수바위를 구경 못하고 온 것이 무척 후회가 된다.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다랭이 마을을 보러 보물섬 남해에 다시 와야 할 것 같다.

                                       산행 날머리인 1024번 지방도

 

                 홍현2리 버스정류장에서

 

 

       귀가중에 들린 임진성. 둘레가 300m정도되는 산성이다. 임란때 군관민이 합동으로 쌓았단다.

 

                                                     임진성 남쪽부분

 

                                                         임진성 동쪽

 

                                       남해대교를 건너면서. 보물섬이여 안녕!

 

♠ 설흘산 정상에서의 까마귀들의 모습, 남도의 봄이 오는 소리 등 재미있는 동영상을 보시려면 여기(  http://blog.joins.com/pil6994 )를 클릭 하십시오. 로그인이나 회원가입 없이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