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전망대 - 설흘산 (2013.03.16)

(http://gogosan.tistory.com/1162)


ㅇ 산행지 : 설흘산(481m) (남해)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선구리(11:50) -> 첨봉(12:40) -> 응봉산(13:50) -> 정상(15:10) -> 가천리(15:30) (총 3시간 40분)

한반도의 끝자락 남해..
그 남해의 끝자락에 설흘산이 있다.
설흘산을 찾는다. 동호인 산악회를 따라 나서는데.. 거리가 멀다보니 평소보다 1시간 빠른 6시 30분에 출발한다.
날씨도 좋고..
설흘산에 간다니까 거제도에 사는 고향친구가 함께 산행할 것을 제안한다.
산꾼들로 가득 찬 버스는 경부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완주-순천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를 4시간 30분간 달려 11시에 남해의 끝자락에 도착한다.
멀긴 멀다.
도착하자 마자 산꾼들은 전쟁터로 향하듯이 산속으로 사라지고.. 친구가 조금 늦는다.

서두르지 않고.. 산불감시 중인 어르신과 대화를 하며 친구를 기다린다.
멀리 떨어져 있어 명절때나 볼 수 있는.. 기다리던 친구가 도착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바닷가의 산이라 잠깐 오르니.. 곧바로 주변 조망이 터지고.. 남해 푸른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선구리 들머리

↑오름길에 여수쪽


남도는 봄이 빠르다. 길옆에는 벌써 진달래가 꽃을 피우고 있다.
날씨가 따뜻하니 곧바로 땀이 흐른다. 첨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시작된다.
중간에 잠깐 휴식을 취하며 과일로 목을 축인다.
친구는 맛있는 초밥을 싸오고.. 산꾼은 오랫만에 마눌이 직접 싸준 김밥을 갖고 왔는데.. 이상하게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
첨봉의 가파른 암릉은 우회하고.. 첨봉에 이른다.
뒤돌아 본 암릉이 아찔하다.

↑첨봉

↑암릉

↑첨봉을 우회하며..

↑첨봉에서 뒤돌아 본 암릉


첨봉에서 응봉산까지는 계속해서 암릉이 이어진다.
자연성릉과 같은 아찔한 암릉은 서에서 동으로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푸른 남해가 펼쳐진다.
위험한 구간에는 말뚝과 밧줄로 안전시설들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암릉에서는 응봉산과 설흘산 그리고 금산이 거의 일렬로 눈에 들어오고..
그밖에 망운산과 호구산 등 남해의 명산들이 모두 보인다.

응봉산에 이른다.
해발 472m.. 해발 481m의 설흘산과 9m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 능선으로 이어진 작은 산에 응봉산과 설흘산이 제 각각 산이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응봉산 정상 한쪽에서는 아저씨가 막걸리를 팔고 있다.
한잔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설흘산으로 향한다.

응봉산을 내려와 조망이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허기를 채우는데.. 웬지 설흘산으로 향하는 능선에서 벗어나 있다는 느낌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길은 설흘산으로 향하지 않고 가천리로 하산하는 길이라고 한다.
응봉산까지 다시 오른다.
응봉산 정상에서 막걸리에 눈을 돌리다 석탑에 가려있는 갈림길을 보지 못하고 지나친 것이다.
서두르지 않고.. 막걸리를 한잔하며 얘기를 했더라면 혹시 헤메지 않고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인생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때로는 쉬어가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암릉에서 선구리

↑암릉 (뒤로 응봉산, 설흘산, 금산)

↑암릉

↑응봉산에서 뒤돌아 본 암릉과 첨봉

↑응봉산

↑응봉산에서 설흘산

↑정상방향


응봉산에서 잠깐 내려와 설흘산으로 향하는 능선길은 소사나무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육산과 같은 부드러운 길이다.
설흘산에 가까워질수록 설흘산 옆에 붙은 웅장한 바위봉이 눈길을 끈다.
가까이 접근해서 그 모습을 보고 싶은데.. 의외로 길은 바위봉을 피해서 바위봉 반대편으로 돌아 정상으로 오른다.
산허리를 감아도는 소사나무 숲의 비탈길을 올라 정상에 이른다.
봉수대가 우리를 맞는다.
동쪽으로는 금산이.. 남쪽으로는 다랭이 마을로 유명한 가천리가 눈에 들어온다.
기념촬영을 하고.. 휴식도 없이 하산길에 들어선다.

↑갈림길에서 정상방향

↑정상오름길의 소사나무

↑정상 봉수대

↑정상에서 금산과 노도

↑정상에서 응봉산

↑정상에서


설흘산에서 가천리로 급경사의 하산길을 부지런히 걷는다.
빨리 내려가서 친구와 마음편하게 뒷풀이를 하고 싶은 생각에서 발걸음이 빨라진다.
성공적으로 하산.. 출발이 늦었던 것에 비하면 하산이 그리 늦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 불상사가 벌어진다.
버스가 장시간 주차할 수가 없어서 곧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뒷풀이를 한단다.
이런.. 어렵게 만났는데.. 막걸리도 한잔 못한 채.. 친구와 생이별을 한다.
친구를 만나 즐거웠지만 한편으론 아쉬웠던 산행은 이렇게 끝난다.

↑정상에서 가천리

↑가천리로 하산 능선

↑능선에서 정상 봉수대

↑하산후 설흘산